한국 우주인 후보, 우주인 훈련일기

대전--(뉴스와이어)--한국항공우주연구원(원장·백홍열)은 지난 달 7일부터 러시아 가가린 우주인 훈련센터에서 본격적인 우주인 훈련을 받고 있는 한국 우주인 후보인 고산(30), 이소연(28)씨 2명의 훈련일기를 매주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할 계획이다.

우주인 훈련 일기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우주인배출사업 홈페이지(www.woojuro.or.kr)와 카리스쿨 홈페이지(www.karischool.re.kr), 한국과학문화재단(www.sceinceall.com)에서 볼 수 있다.

우주인 훈련 일기는 우주인 후보 고산, 이소연 씨가 훈련과정에서 느낀 점과 훈련과정, 현지 생활 등을 직접 작성, 이메일을 통해 전해올 계획이다.

〔첨부〕한국우주인후보 우주훈련일기(2회) - 이소연

연륜과 열정으로 가득하신 러시아어 선생님,
이고르 블라디미로비치 베르쿨로프 (Игорь Владимирович Меркулов)

현재 훈련 과정 중 가장 많은 부분이 러시아어 수업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러시아어! 항공우주 분야에서 러시아는 많은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그 때문에 항공우주분야의 제2외국어가 러시아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게다가 러시아 기술력으로 제작된 우주선인 소유즈를 타고 우주에 가게 되는 것은 물론, 러시아 기술로 제작된 우주정거장에 체류하고, 이를 위해 훈련을 받는 한국 우주인 후보에게 러시아어는 아주 중요한 훈련 중 하나인 것입니다. 그 중요한 러시아어 교육 과정 중에 가장 많은 시간을 담당하고 계신 이고르(Игорь Владимирович Меркулов) 선생님에 대한 얘기로 시작하겠습니다.

인자한 옆집 할아버지, 이고르 선생님

입소식이 끝나고 바로 시작된 우주인 훈련, 기대와 걱정을 동시에 한 가득 안고 만나게 된 분이 이고르(Игорь)선생님이셨습니다. 슬쩍 소문을 듣긴 했습니다.

‘오랫동안 외국 우주인들에게 러시아어를 가르치셨고, 나이도 많으시고, 등등’을…

근데 직접 만나 뵙고 나니, 그 얘기들이 직접 제 눈으로 확인 되었습니다. 백발이 성성한 정말 할아버지셨고, 귀에는 보청기를 끼고 계시고, 수업이 시작되면 큼직한 안경을 쓰십니다. 꼭 어릴 적 봤던 외국 만화 영화 속에서 걸어 나오신 것만 같은 인자한 옆집 할아버지 이미지 그대로입니다.

어느 외국어 수업에서나 처음에 빠지지 않는 자기 소개, 러시아어 수업에서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그러다 선생님의 이야기도 듣게 되었는데, 연세는 75세이시고, 모스크바 우정 대학에서도 강의도 하셨고, 유럽 여러 나라들을 많이 다녀보셨다고 하셨습니다. 스타시티(Star City)에서 만난 우주인 관련자들, 그리고 여기저기 의학센터에서 만난 분들 모두 연세가 지긋한 분들이 대부분이었지만, 그 중에서도 이고르 선생님은 단연 고령이 아니실까 생각됩니다.

이곳 스타시티에서 이고르 선생님이 많이 어르신이신 것을 또 한번 느끼게 했던 것은, 수업이 끝나고 나오시면 이곳 군용 번호판을 단 차가 건물 앞에서 선생님을 기다립니다. 모스크바 시내에 살고 계시는 선생님을 지하철역까지 모셔다 드리려고 온 차량이라고 합니다. 대단한 선생님이심을 거기서도 살짝 느꼈습니다.

우주인 이상으로 더 멋진 선생님

점심을 먹고 잠깐 시간이 남아서 복도에 걸린 사진들을 보고 있는데, 선생님께서도 일찍 오셔서 제가 보는 사진을 같이 보셨습니다. 여기 스타시티에는 여기저기 이곳을 거쳐간 우주인들의 사진과 이름을 보여주는 큰 포스터가 붙어있는데, 거기의 외국 우주인들 사진을 가리키시며 직접 가르치셨던 우주인들 얘기를, 흡사 할아버지가 손주에게 지나간 옛 추억을 얘기하듯 하셨습니다. "이 사람은 어느 나라 우주인인데, 성격이 좋았고, 열정이 있었고…" 라고 하시면서 말입니다. 그 우주인이 멋지다고 얘기하시는데, 제겐 그 우주인 이상으로 이고르 선생님이 더 멋져 보였습니다.

정보기술(IT)강국인 한국에서도 그 정도 연세에 개인휴대용정보단말기(PDA)를 쓰시고, 수업자료를 직접 타이핑하고 프린트해서 나눠주시는 분, 드물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갓 훈련을 시작한 에네르기아(소유즈 우주선 제작회사) 엔지니어출신 우주인에게 "이메일 주소 좀 알려주세요" 했더니 이메일을 쓰지 않는다고 해서 당황했었고, 전화기 회선을 나눠 모뎀을 달아주면서 인터넷을 하라고 해서 놀랐던 이곳 러시아에서,

이고르 선생님은 매시간 직접 타이핑하시고, 프린트해오신 수업자료를 나눠주시고, 간간히 우리에게 설명하기 힘드실 땐, 그 자리에서 바로 PDA에서 노영사전을 찾아서 보여주십니다.

참고자료로 나눠주신 그림엔 직접 색칠까지 하셨다는 말씀에 깜짝 놀랐습니다. 물론 러시아어를 가르치는 선생님들 중 가장 진도도 빠르시고, 단위수업시간에 튀어나오는 새로운 단어도 제일 많고, 정리해야 할 거리도 제일 많은 선생님이기에 힘들긴 합니다.

이고르 선생님께 수업을 들을 때 마다 힘들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고희를 훌쩍 넘기신 연세에도 여느 젊은이 못지않은 열정을 가지고 가르치시는데, 제가 힘들어 하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고르 선생님과 많은 얘기를 나누기 위해, 그리고 수많은 우주인들을 지켜보신 선생님께 조언을 구하기 위해서라도 러시아어를 열심히 공부해야겠습니다. 이고르 선생님도 유인우주기술강국 러시아 저력의 중요한 한 부분이신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저도 대한민국이 유인우주기술강국을 이루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파이팅!! 하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다음에 뵙겠습니다. 다쓰비다냐!(До свидания!)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개요
항공우주연구원은 항공기·인공위성·우주발사체의 종합 시스템 및 핵심기술 연구개발, 항공우주 안정성 및 품질 확보를 위한 기술개발, 품질인증 및 국가 간 상호인증, 항공우주 기술정보 유통 및 보급·확산, 중소·중견기업 등 관련 산업계 협력·지원 및 기술사업화 등을 통해 국민 경제의 건전한 발전과 국민 생활의 향상에 기여한다.

웹사이트: http://www.kari.re.kr

연락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우주인개발단 민지선 042) 860-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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