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문 경찰청장 2004년 송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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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2004-12-31 15:35
서울--(뉴스와이어)--사랑하는 전국의 경찰관 여러분! 그리고 전·의경 여러분! 꿈과 희망으로 힘차게 출발했던 갑신년 한 해도 이제 역사의 뒤편으로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1년동안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치안질서 유지와 경찰혁신에 불철주야 매진해 온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험난하고 고된 치안일선에서 묵묵히 소임을 다하다 순직하신 동료경찰관의 명복을 빌며, 부상당한 경찰관 및 전·의경 여러분의 조속한 쾌유를 기원합니다. 아울러, 때로는 애정어린 미소로, 때로는 따끔한 질책으로 저희 경찰에 힘을 주신 국민 여러분에게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전국의 경찰가족 여러분! 돌이켜보면, 금년은 여느 해보다 무척이나 어렵고 바쁜 한 해였습니다.

연초부터 복잡한 정치상황 속에서도 ‘고속철도 개통’, ‘한류 열풍’ 등과 같은 반가운 소식이 있었는가 하면 경기불황에 따른 ‘서민 고통’, ‘자살 신드롬’ 확산이라는 어두운 그림자도 있었습니다. 우리 경찰에게도 힘겨운 한 해였습니다.

‘미아·가출인’·‘FTA 비준 및 이라크파병’·‘촛불집회’·‘테러’·‘총선’·‘성매매’·‘수능부정 사건’ 등 참으로 많은 일들로 치안부담이 가중된 한 해였습니다. 특히, 많은 국민들을 놀라게 했던 ‘엽기적 연쇄살인’과 ‘경찰관 피살사건’은 민생치안과 공권력 확립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끼게 한 잊지 못할 사건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경찰은 단합된 힘으로 ‘위기를 기회’로 승화시켜 어려움을 능히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국민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민생치안과 법질서 확립에 모든 경찰역량을 집주하여 5대범죄/교통사고사망자/불법폭력시위가 모두 감소하였습니다.

'민생침해범죄 소탕 100일 계획' 등을 통해 범죄 분위기를 제압하고, ‘정지선지키기 생활화 운동’과 ‘공권력 확립 종합대책’ 등을 추진하여 국민생활 전반에 준법풍토를 확산시켜 가고 있습니다.

또한, 제17대 총선에서는 신고보상금과 선거특진제도를 활용하여 금품·흑색선전 등 선거사범을 철저히 단속함으로써 경찰이 깨끗한 선거풍토 정착을 선도했다는 좋은 평가를 받기도 하였습니다.

경찰혁신도 지난해에 이어 내실있게 추진함으로써 고품격 치안서비스 제공과 새로운 조직문화 창출의 기틀을 확고히 다졌습니다. '미아·실종자 찾기', '성매매여성 긴급지원센터' 개소, '피해자 서포터제' 운영 등 사회적 약자보호를 위한 맞춤시책도 추진하였습니다. '고소사건 즉일조사제', '교통사고처리절차 간소화' 등 국민들의 불편·불만요인도 적극 발굴하여 개선하였습니다. ‘사건·사고에 강한 경찰’을 구현하고자 지방청별 '광역수사대'·'마약수사대'를 신설하였으며 수사역량 강화의 전환점이 될 '수사경과제'도 내년부터 본격 시행할 예정입니다.

진정한 국민만족을 위해서는 내부만족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조직의 활력제고에도 매진하였습니다. 변화의 필요성과 공감대를 확산시키고자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하였고 업무효율을 저해하는 제도와 관행을 개선하였습니다. 무엇보다 경찰인력을 대폭 증원하여 부족한 치안력을 확충하고 승진적체를 대폭 해소하였습니다.

또한, 어려운 국가 재정여건 속에서도 비번자 동원수당 등 다양한 처우개선책을 예산에 반영함으로써 경찰의 사기를 한 단계 더 높였습니다. 아울러, '자치경찰제', '수사권 조정', '중장기 발전전략' 등 경찰운영의 틀 전환을 위한 미래 준비도 속도감있게 진행 중에 있습니다. 이러한 경찰혁신의 방향과 성과에 대해 외부기관들도 “경찰이 시대의 변화와 요구를 제대로 읽은 결과”라며 높이 평가하고 있고 일부에서는 벤치마킹을 문의하는 등 상당한 호평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모든 성과들은 경찰가족 여러분의 투철한 사명감과 헌신적인 노력의 결과로서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사랑하는 경찰가족 여러분! 그러나, 우리 스스로의 냉철한 반성과 국민들의 기대수준에 비추어 볼 때 미흡한 점과 보완해야 할 점도 없지 않았습니다.

비록 치안지수가 나아졌다고는 하나, 아직도 국민들의 체감치안은 기대만큼 회복되지 않고 있고, 내부혁신이 국민만족으로 승화되지 않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늘 강조합니다만, 윤리의식과 근무기강이 바로 서지 않으면 경찰발전은 요원하다는 것을 여러분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동안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의식과 제도 전반에 걸쳐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으나, 비리와 부조리, 음주운전, 음해·비방 등 복무기강 해이사례는 완전히 말끔하게 근절되지 않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범죄를 제압해야 할 경찰관이 성추문에 연루되고, 납치·강도 등 강력사건의 주인공으로 등장하여 국민 앞에 차마 얼굴을 들 수 없었던 아픈 기억도 가지고 있습니다.

인권의식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근의 성폭행사건 수사에서 보듯 아직도 과거의 그릇된 관행을 떨쳐버리지 못한 채 인권침해적 행태를 그대로 답습하는 경우가 없지 않습니다. 인권이야말로 경찰이 지향해야 할 궁극적 가치이고 인권보호는 선택이 아닌 '시대적 사명'임을 다시 한번 가슴에 새겨야 할 것입니다. 거듭 강조드립니다만, 우리 경찰관들의 행동자세와 마음가짐이 경찰혁신의 성공을 좌우하고 국민신뢰 획득의 열쇠가 됨을 명심해 주기 바랍니다. 다가오는 새해에도 우리 경찰의 도약을 위해 여러분이 그동안 쌓은 경험과 지혜를 마음껏 발휘해 줄 것을 당부 드립니다.

자랑스런 전국의 경찰가족 여러분! 세밑이면 으레 '송구영신(送舊迎新)'이라는 말이 등장합니다. 혹시라도 한 해 동안 우리를 힘들게 했던 미움과 질시 그리고 아픔과 아쉬움은 훌훌 털어내고 '을유년(乙酉年)' 새해를 가슴 가득 기쁨으로 맞이합시다.

다시 한번 금년 한 해, 맡은 바 소임에 충실해 준 전국의 경찰관, 전·의경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새해에는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꿈과 행복이 늘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갑신년을 마무리하며
경찰청장 최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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