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정부의 대북정책이 일관성을 잃고 방황하고 있다. 갈피를 잡지 못하는 대북정책이 노무현 정부의 일관된 대북 정책이라는 세간의 비판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다.

정부는 지난 2월 남북장관급회담에서 대북 쌀 차관을 합의하였다. 그러나 정부는 북한이 2.13 합의 초기조치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쌀 지원을 재검토하고 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애초의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던 정부가, 이제와 입장 재검토를 말 하는 것은 정책 일관성 부재의 전형이다.

정부는 북한의 2.13합의 이행 지연과 대북 쌀 차관 제공을 연계시켜야 한다고 말하지만, 2월 남북장관급회담 어디에서도 이러한 명시적 전제조건은 없었다. 어떻게 보면 남북합의 사항을 정부가 일방적으로 파기하려는 꼴이 된다.

일각에선 이를 대북 지렛대로 여길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작년 7월 이후 남한의 대북 인도적 지원 중단이 대북 지렛대가 되기는 커녕 북한의 이른바 ‘통미봉남’의 빌미를 제공하였을 뿐이다. 그 결과 2.13합의 전후의 본격화된 대화국면에서 남한은 대북통로조차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였다.

옹졸한 셈법이 큰 농사를 망친다. 정부의 과감하고 통 큰 태도가 어느때보다 중요한 시점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정부의 대북정책이 오락가락하는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 해 북한이 미사일 실험을 강행하였을 때, 정부는 인도적 지원과 정치·군사문제 분리라는 자신이 설정한 원칙을 깨면서까지 대북 인도적 지원 유예를 결정하였다.

사회 내부에서 이러한 정부의 모순된 태도를 비판하자, 이종석 당시 통일부 장관은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전제로 대북 인도적 지원을 유예한 것이라고 변명하였다. 그러나 정부는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였지만 대북 인도적 지원에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지난 2월 남북장관급회담에서 정부는 2.13합의 초기조치 이행시한인 4월 14일 이후에 남북경추위를 하겠다고 고집하였다. 그 결과 북한은 이산가족상봉을 그 이후에 하겠다고 함으로써 쌀 차관과 이산가족상봉을 연계시킬 것임을 밝혔다.

인도적 사안을 둘러싸고 남북이 이렇듯 갈등을 보이는 것 자체가 안타까운 일이다. 이산가족상봉의 지연의 책임은 북한뿐만 아니라 정부에게도 큰 것이다. 조건달린 인도주의는 이미 인도주의가 아니다.

이제라도 정부는 인도적 지원과 정치·군사문제의 분리 방침을 재확인하고, 대북 쌀 차관의 제공에 나서야 할 것이다. 한국이 정책 실효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북한 주민 및 남한의 이산가족 모두에게 고통을 안기는 북한 제재에 나설수록, 북미 사이에서 입지만 약화될 뿐이다.

더욱이 남북협력을 통한 평화체제의 동력을 형성해야 하는 마당에, 인도적 지원을 둘러싸고 갈등을 일삼는 것은 전형적인 소탐대실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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