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의원, “4.20 장애인 차별철폐의 날을 맞이하며”
동시에 오늘은 시혜와 동정으로 포장된 장애인 차별을 거부하며 장애인들이 인간적 권리를 선언한 날이기도 합니다. 2002년부터 이 날은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로 새로이 숨쉬고 있습니다. 오늘이 6번째입니다.
우리사회에서 장애인들 앞에 놓인 벽은 높기만 합니다. 오늘처럼 장애인의 날만 되면, 말로는 모두가 장애인을 위하는 듯 하지만, 실제 장애인들이 겪는 차별의 뿌리는 사회 곳곳에 퍼져 있습니다. 여전히 중증장애인의 절반인 30만 명의 장애인들이 한 달 동안 고작 세 번밖에 외출하지 못합니다. 장애인 두 명 중 한 명이 초등학교 졸업 이하 학력에 머물려야 하고, 학령기 장애아동 네 명 중 세 명은 교육기관이 없어 방치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장애인들의 경우 세 명 중 두 명이 실질적인 실업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우리는 압니다. 투쟁하지 않으면 차별을 없앨 수 없다는 것을. 그래서 매년 많은 사람들이 최옥란 열사가 돌아가신 3월 26일을 시작으로 장애인 차별 철폐투쟁의 행진을 벌이고 있습니다. 오늘 4월 20일은 특별히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로 삼아 새로 다짐을 굳게 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무척 많습니다. 그토록 처절히 투쟁하여 장애인이동권이 공론화되고 ‘교통약자의 이동편의증진법’이 제정됐지만 서울시의 실천은 거북이보다도 느립니다. 최근 국회에서 장애인차별금지법이 통과되었지만, 활동보조인 서비스를 얻기 위해서 서울시장 집 앞에서 투쟁해야 합니다. 국회의원 299명 중 229명이 발의하였지만 여전히 국회에서 방치되고 있는 장애인교육지원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투쟁을 벌여야 합니다. 지금도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을 위해 서울역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여야 하는 게 우리의 현실입니다.
장애는 개인의 문제가 아닙니다. 장애인들은 신체적 혹은 정신적 손상을 이유로 차별하는 사회 때문에 더욱 고통을 받습니다. 사회가 장애를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지난 3월 26일 최옥란 열사 5주기를 맞아, 장애로 인한 사회적 차별이 행해지지 않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노동, 교육, 이동 등에서 장애인이 지닌 차이가 차별로 드러나지 않도록 하고, 우리사회에서 장애인의 노동권, 교육권, 이동권, 기본생활권, 주거권, 정보접근권, 장애여성권 등 7가지 권리가 인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약속이 언어로 지켜지는 것이 아님을 잘 압니다. 오랫동안 우리사회에 고착화된 차별의 구조를 털어내어야 가능한 일입니다. 진보적 사회운동만이 해낼 수 있는 일입니다. 이 일에 저도 모든 힘을 합하겠습니다. 앞으로 대선 기간에 장애인들과 함께 공약을 더욱 다듬고, 장애인들의 목소리가 세상을 울릴 수 있도록 주어진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장애인 차별 철폐의 그 시간까지 힘차게 투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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