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 선정 2007년 2월 추천방송」

MBC <거침없이 하이킥>

지난해 11월 첫 방송을 시작한 MBC 일일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은 독특한 캐릭터와 재미있는 에피소드, 뛰어난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거침없이 하이킥>은 MBC와 KBS의 ‘일일연속극 경쟁’에서 MBC가 연속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자, 일일연속극을 7시 50분에 편성하면서 8시 30분에 신설된 그야말로 ‘파격적인 프로그램’이다. 메인뉴스 바로 전에 방송하는 ‘일일드라마’가 메인뉴스의 시청률까지 견인한다는 ‘입증되지 않은 속설’때문인지, MBC의 <거침없이 하이킥> 편성을 두고 “1998년 일일연속극 MBC <보고 또 보고>의 인기로 뉴스데스크 시청률이 장기간 1위를 이어갔던 ‘영광’을 재현하려는 시도라는 분석도 나왔다.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는 프라임시간대에 지나치게 흥미 위주의 프로그램이 배치되었으며, 신설된 7시50분 일일드라마 <좋은여자 나쁜여자>가 매우 선정적이라는 점, 시사프로그램이 지나치게 심야 시간에 편성되었다는 점 등을 이유로 MBC 2006년 가을 편성을 부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편성에 대한 평가와는 다른 차원에서 각 프로그램을 모니터했고, 그 결과 <거침없이 하이킥>을 ‘2007년 2월의 추천방송’으로 선정했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는 기존의 드라마나 시트콤에서 보기 어려운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들을 볼 수 있다.

<거침없이 하이킥>은 한방병원 원장 가족이 중심이 된 이야기이다. ‘이순재’는 드라마 속에서 한방병원 원장이며 대가족의 가장이다. 하지만 ‘이순재’는 정식으로 한의학을 공부하지 않고 동네에서 작은 ‘한약방’을 운영하다가 한의학을 전공한 며느리 덕으로 한방병원 원장이 되었다. 따라서 기존의 가부장적 캐릭터에 비해 가족 내 권위가 없고 남의 이목이 무서워 솔직하게 감정을 드러내지도 못하는 소심한 가장이며, 노년기에 ‘야동’의 매력에 빠져 체면이 깎이는 ‘인간적인’ 캐릭터이다.

아내 ‘나문희’도 ‘엄하고 무서운 시어머니’와는 거리가 멀다. 가사노동과 손자 양육에 지쳐있고, 유능한 며느리와 무능한 큰아들 때문에 힘들어한다. 꼬박꼬박 옳은 소리만 하는 며느리가 얄밉고 드라마 속 ‘환상적인 권위를 가진 시어머니’상을 보고 자기도 그렇게 살아보기를 꿈꾸지만 며느리의 “오케이”에 만족하며 살아간다. 어쩌면 이런 ‘나문희’는 드라마 속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시어머니지만 현실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요즘 시어머니’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며느리 ‘박해미’는 늘 자신감에 차 있고 가정 내 대소사와 모든 가족의 일상에 지나치게 간섭하는 등 ‘절대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 ‘박해미’는 일면 싸가지 없고 독하고 잘난척하고 이기적인 사람으로 보이지만, 그의 건강하고 솔직하며 합리적인 모습은 시청자에게 ‘당차지만 깍듯하고 멋진’ 새로운 며느리상을 보여준다.

증권회사에서 명예퇴직한 뒤 아버지의 구박을 받으며 집에서 주식을 투자하는 ‘이준하’는 원치 않는 실직자 상태에 놓여있는 아픔을 먹는 것으로 보상받으려는 등 왕성한 식욕을 자랑하지만 낙천적인 성격과 가족을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인물이다. 아버지로부터 일도 하지 않으면서 먹기만 한다는 구박을 받는 ‘식신 준하’는 우리 사회의 수많은 청년 실업자와 명예퇴직자의 아픔을 현실감 있게 그려내기도 한다.

‘신지’는 이 집안의 둘째 아들 ‘이민용’과 일찍 결혼하고 일찍 이혼했다. 결혼과 육아라는 현실적 부담과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다는 자신의 꿈 사이에서 갈등하다 이혼한 ‘신지’는 드라마 초반에 경솔하고 무책임한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신지’는 엄마에게 양육을 전가하는 사회적 분위기에서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갈등하는 현대 여성의 삶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무책임해 보였으나 자신의 꿈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첫 무대에 선 기념으로 시댁식구들에게 한턱내는 신지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또 다른 공감대를 심어준다.

이 밖에도 ‘민용’을 사랑하면서도 소심함에 마음 졸이는 직장 동료 ‘민정’, ‘얼굴만 예쁘고 머리가 나쁜 여자친구’를 둔 모범생 ‘민호’, 얼굴은 잘생겼지만 집안에서 가장 문제아로 찍힌 ‘윤호’ 등 <거침없이 하이킥>의 캐릭터는 현실에서 만나는 보통 사람과 많이 닮았다. 이처럼 생생하고 섬세한 캐릭터는 <거침없이 하이킥> 인기의 가장 큰 비결로 평가된다.

<거침없이 하이킥>은 일상에서 흔한 일이라고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소재를 잘 녹여낸다. 아들 준이에게 유명 브랜드의 옷을 사주려고 새벽에 일어나 다른 엄마들과 치열한 옷 쟁탈전을 벌이는 엄마 ‘신지’, 공부를 못한다는 이유로 집안에서 터지는 크고 작은 사건에 늘 범인으로 지목되는 억울한 ‘윤호’, 불어 경시대회에서 1등한 손자에게 비싼 핸드폰을 선물한 외할머니 앞에서 초라해지는 ‘나문희’, 남의 눈과 평판을 중시하느라 자기를 놀리는 친구에게 변변하게 따져보지도 못하는 ‘이순재’ 등의 이야기는 시청자로 하여금 자신이 바로 이야기의 주인공인 것 같은 공감 불러일으킨다. 뿐만 아니라 육아와 자신의 꿈 사이에서 이혼한 젊은 여성, 그 아이를 다시 시어머니가 맡아 키워야 하는 철저히 개인에게 맡겨진 양육문제, 심각한 청년 실업과 조기 명예퇴직의 고통 등 사회적 문제도 일상의 문제로 잘 녹여낸다. 그래서 <거침없이 하이킥>은 ‘마냥 재미있는 시트콤’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여러 가지 문제를 생각해볼 기회를 준다.

최근 <거침없이 하이킥>이 초반의 유쾌함과 세태 풍자의 묘미에서 벗어나 지나치게 애정행각에 집중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또한 잦은 스페셜 방송 편성(연말, 설 명절, 인물열전)도 문제로 지적된다. 앞으로도 <거침없이 하이킥>이 초반의 참신함을 잃지 않고 웃음과 감동을 주는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 선정 2007년 2월 추천방송」

MBC <PD수첩> ‘삼성공화국, 언론은 침묵하라?’

2월 6일 MBC<PD수첩> ‘삼성공화국, 언론은 침묵하라?’(이하 <PD수첩>)은 ‘시사저널 사태’를 중심으로 삼성의 언론에 대한 지나친 영향력 행사 문제를 보도했다. 이른바 ‘시사저널’ 사태는 2006년 6월 27일 <시사저널> 870호에 실릴 예정이던 한 기사가 <시사저널> 편집인 금창태 사장에 의해 인쇄 과정에서 삭제된 사태에서 비롯되었다. 문제의 기사는 삼성그룹 이학수 부회장의 인사권 확대와 그에 대한 삼성 내 여론을 담은 ‘2인자 이학수의 힘 너무 세졌다’였다.

‘시사저널 사태’를 <PD수첩>에서만 다룬 것은 아니다. 1월 13일 KBS <미디어포커스>와 1월 18일 KBS <생방송 세상의 중심>도 삼성의 기사 삭제로 파행을 겪고 있는 ‘시사저널 사태’의 과정을 전했다. 1월 20일 KBS <미디어포커스> ‘삼성의 언론 관리 실태 보고’는 삼성 기자실 출신 기자의 모임 프레스 라이온즈와 기자들에 대한 수억 원대의 제품협찬이 명시된 삼성 내부 문건을 통해 삼성의 전 방위 ‘기자관리’ 실태를 짚었다. 또한 이로 인해 취재와 편집이라는 언론사의 고유권한이 위협받고 있음을 ‘시사저널 사태’ 사례로 밝혔다. 2월 3일 MBC <뉴스후>는 시사저널의 삭제된 기사 내용과 그 과정에서 삼성 고위층 개입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이처럼 ‘시사저널 사태’와 ‘삼성관련 언론문제’를 다루는 보도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PD수첩>은 ‘시사저널 사태’의 발단에서부터 방송 시점까지 쟁점을 심층적으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돋보였다. 더 나아가 ‘시사저널 사태’가 삼성그룹의 ‘언론사 관리’에서 비롯되었음을 보여줘 거대자본에 의한 언론 통제를 집중 조명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

<PD수첩>은 기사 삭제 과정을 세세히 살피면서 금창태 사장의 인터뷰와 편집부의 입장을 함께 전하면서 시청자들의 판단에 도움을 주었다.

또한 <PD수첩>은 언론사 외부의 압력이 어떻게 내부화되어 나타나는가를 밝혔다. 제작진은 삼성홍보팀 관계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정당한 절차를 거쳐서 얘기를 했는데 수정이 안됐고 이후 과정은 편집인과 편집부 사이의 문제일 뿐” 이라는 삼성의 입장을 전달했다. 이는 삼성의 대 언론 로비가 언론사 내부의 첨예한 갈등으로 바뀌는 상황을 보여 주었는데 광고주인 기업이 언론사 ‘데스크’를 통해 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른바 ‘짝퉁’ <시사저널>의 문제점도 세밀히 짚어 냈다. 독자의 불만과 바뀐 형식, 새 편집위원에 대한 문제점은 다른 프로그램에서도 이미 다룬 바 있으나, <PD수첩>은 더 나아가 기사 내용에서 나타나는 질적 저하를 꼼꼼하게 밝혔고 금창태 사장을 비롯한 각 필자에게 입장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

한편 <PD수첩>은 삼성에 의해 이뤄지고 있는 언론 관리의 실상을 세세히 파헤쳤고 문제점을 명확히 했다. 이 프로그램은 삼성의 언론관리 행태가 주로 ‘평시 광고로 관리 → 취재가 시작되면 인맥 총동원해 로비 → 막을 수 없으면 수위를 낮춤 → 타사에 기사 제공해 물타기’라는 프로세스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정리한 <시사저널> 2005년 추석 합본호 내용을 전달했다. <PD수첩>은 각각의 사례를 구체적으로 들고, 특히 우리 언론이 1,700명 비정규직 해고 사태를 알리기 위한 삼성계열사 에스원 노조원의 목숨을 건 처절한 시위를 얼마나 외면했는지 보여주었다. 또 이런 ‘언론 관리’ 가 “기사에 문제가 있으면 기사가 나온 뒤 법의 절차를 밝으면 될 일인데, 그 전에 뒤에서 압력을 행사하는 것은 야만이며, 고도화된 경제 검열”이라는 <시사저널> 주진우 기자의 인터뷰를 담았다.

마지막으로 <PD수첩>은 ‘시사저널 사태’가 <시사저널>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지적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현업 기자 3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78%의 기자가 시사저널의 사태가 언론계 전반의 문제라고 답했다는 내용과 함께, 3대 보수언론을 제외하면 대부분 신문사에서 삼성의 광고비 비중은 10%를 넘는다고 보도했다.

<PD수첩>은 자본으로부터 지나친 ‘경제적 통제’를 받고 있는 언론의 실상을 ‘시사저널 사태’라는 매개를 통해 파헤쳤다. 이에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는 이 프로그램을 ‘2007년 2월의 추천방송’으로 선정했다.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 선정 2007년 2월 유감방송」

MBC <일요일 일요일밤에> ‘이경규의 몰래카메라’

2005년 10월, 이경규의 <몰래카메라>는 ‘전 국민이 다시보고 싶은 예능 프로그램 1위!’라는 타이틀을 달고 14년 만에 안방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억지스럽고 가학적인 설정이 반복되면서 그 명예로운 타이틀은 퇴색해버렸다. 2월의 <몰래카메라>는 그동안 꾸준히 지적되어왔던 <몰래카메라>의 문제점이 총체적으로 드러나 시청자들에게 많은 불쾌감을 주었다. 이에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는 이 방송을 ‘2월의 유감방송’으로 선정하였다.

2월 4일 <몰래카메라-김진표 편>은 ‘속이겠다’는 설정에만 골몰하여 전혀 웃을 수 없는 설정으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강요한 대표적인 방송이라 할 수 있다. 애초 기획되었던 설정은 류시원을 속이기 위해 김진표가 김현철의 빚 독촉에 시달린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류시원이 몰래카메라인 것을 중간에 눈치채자, 방송은 갑자기 도우미 역할을 하던 김진표를 표적으로 삼아 억지스럽게 전개된다. 이 과정에서 김진표에게 물을 끼얹고 얼굴에 수건을 내던지는 등 모욕적인 행동이 이어지고 김현철과 류시원은 몸싸움을 벌인다. 이는 단순히 출연 연예인에게만 가학적이고 수치스러운 것이 아니다.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 또한 이 같은 억지 상황에 당황스럽고 불쾌했다. 무엇을 위해 그렇게까지 남을 속이려드는지 납득하기 힘들다.

한 주 앞서 방영된 <이루 편>(1월 29일) 또한 시청자들에게 호된 질타를 받은 바 있다. 아들 이루가 아버지 태진아에게 거짓말을 하고 몰래 고급 술집에서 술을 마시다 걸려 혼쭐이 나는 것이 이날 방송의 내용이었다. 부자(父子) 연예인이 출연하여 고급 술집에서의 사생활을 노출시키는 설정 자체가 문제가 있었다. 또 무리한 설정을 끌고 가는 과정에서 술집 종업원에게 반말을 쓰고, 접대를 하는 것 같은 행동을 하는 여자 후배들이 등장하는 등 가족이 함께 시청하는 주말 저녁시간에 적합하지 않은 내용이 방영되었다. 이를 본 시청자들은 불쾌감을 표하며 몰래카메라의 자성을 요구했지만, 몰래카메라는 한 주 뒤, 지적받은 문제점들의 종합세트 격인 <김진표 편>을 방영한 것이다.

이후에도 <몰래카메라>는 <원기준 편>(2월 11일), <조원석 편>(2월 18일), <김구라 편>(2월 25일)에서 여전히 억지스러운 설정으로 시청자들을 불쾌하게 했다. 중국에 가서까지 진행된 <원기준 편>은 많은 중국인을 동원해 언어가 통하지 않는 점을 이용, 코앞에서 출연 연예인을 놀리고 우스꽝스럽게 만드는 내용이었다. 또 <조원석 편>은 어이없는 돌발 상황들을 반복했고 <김구라 편>은 당황스러운 상황을 조성해 출연 연예인의 ‘인간성’을 시험하는 방식을 답습했다.

이렇게 <몰래카메라>는 연예인을 속이기 위해 구태의연한 방식들을 반복했고 새로운 방식을 찾기 위해 더 위험하고 자극적인 설정을 시도했다. 주말 저녁, 유쾌한 웃음을 기대하고 텔레비전 앞에 앉은 시청자들은 실망스럽고 불쾌하다. <몰래카메라>는 이제라도 시청자들의 지적을 귀담아듣고 그 문제점을 고쳐, 기획의도대로 ‘스타들의 진솔한 모습을 통해 국민들에게 시원한 웃음’을 주고 ‘스타들에게는 최고의 추억을 선물하는 시간’을 만들어보기 바란다. 무리한 설정 외에 프로그램을 끌어갈 방법이 없다면 ‘폐지’되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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