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창조문학신문사(대표 박인과)에서 이 계절의 시들을 모아 시사랑(http://cafe.daum.net/msi)에 발표했다.

창조문학신문사는 수시로 공모하고 있는 신인문학상과 각종 문학상, 문화상 등으로 권위있는 문인 등용문이 되어있으며 민족문화의 핵심을 스케치하고 있다.

문학평론가 박인과 씨는 “너무도 잔인한 4월은 기어코 잔인하고 말았다. 선혈의 비린내가 아직도 질펀하다. -조승희- 그러나 예외 없이 봄의 향연은 꽃 피워지고 있었다. ‘한국문단’의 아침마다 봄꽃들이 다투어 피고 있었음은 우리의 필연적인 희망으로 통한다”면서 “그렇게 우리는 꽃피워야 한다. 우리의 영혼은 멈출 수가 없다. 글꽃을 피워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쓰고 또 쓴다”고 말한다.

이번에 창조문학신문사( http://www.sisarang.co.kr )에서 발표한 문학작품들은 모두 끔찍한 사건들에 대한 반대 현상의 갈구로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는데, 봄에 대한 맑고 진한 그리움들로 엮고 있다. 이 작품들은 권위있는 ‘한국문단’ 문인들의 순수한 창작물들로서 22편이다.

작품들은 1. ▣ 행간의 여유 / 임 경구, 2. ▣ 야 그녀의 자궁에 구멍 잘 맞춰 / 박 인과, 3. ▣ 회색풍경 / 강 봉덕, 4. ▣ 꽃은 피고 세월은 가고/ 조 성범, 5. ▣ 4월 앞에서 / 이 정선, 6. ▣ 봄 도둑 / 이 경덕, 7. ▣ 친구여 / 한 현수, 8. ▣ 맷돌 / 김 종헌, 9. ▣ 향수·2 / 장 경욱, 10. ▣ 돈 / 李 相潤, 11. ▣ 쑥 / 천 혜경, 12. ▣ 갈증 / 박 민철, 13. ▣ 봄비를 맞고 싶다 / 김 성호, 14. ▣ 지독한 사랑 2 / 안 재동, 15. ▣ 이성이 놓아버린 감정의 키를 잡고 / 조 성탁, 16. ▣ 밑창을 갈자 / 이 윤재, 17. ▣ 이방인의 이방인 / 이 혜진, 18. ▣ 사랑실은 비 / 이 정자, 19. ▣ 찻잔 / 전 홍미, 20. ▣ 연못사원 / 박선희, 21. ▣ 詩를 포기하며 / 유 재건, 22. ▣ 어린왕자가 청솔모를 만났을 때 / 한 현수 등으로 다음과 같다.


1. ▣ 행간의 여유 / 임 경구

빽빽한 글발 아래
촘촘히 자리 잡은

급한 맘 징검다리
여유로 벌려 놓자

문장들 웃음 털면서
시원시원 건넌다


2. ▣ 야 그녀의 자궁에 구멍 잘 맞춰 / 박 인과

그녀와 나는 호흡을 맞췄다.

일정한 높낮이와 음량으로
서로의 소리들을 조율했다.

그녀의 자궁으로 젖어드는 성감대와
나의 남근으로 피어나는 성감대의 소리의 꽃

문장과 문장들은 서로 짝짓기를 하며
날개를 달고 있었다.

벌, 나비도 불러 잔치를 벌였다.

새로운 문장의 사타구니 사이로 벌려진
시의 집, 그 그녀의 자궁의 틈 사이로
농익은 성감대의 꽃을 터트리고 있었다.

양파껍질 벗기듯이
그녀의 껍질을 벗기면서
그녀와 나는 한몸이 되어 날개를 달고 있었다.

무한의 허공을 날며
문장과 문장 사이를 오가며
시어들의 씨앗들을 영원의 시간의 강에 뿌리며

그녀와 나의 숨소리는 일정한 높낮이와 음량으로
파란 하늘을 뿜어내고 있었다.

"야, 구멍 잘 맞춰"

시란, 알맞은 시어가 시의 자궁에
잘 틀어박혀야 된단 말이야!


3. ▣ 회색풍경 / 강 봉덕

자폐 앓은 지상 끝, 고층
회색사무실로 울컥 절박하게 몰려드는 유성들
시린 몸 불사르며 부활을 꿈꾸는지도 몰라

벽과 벽 사이로 외근을 다녀온 말단대리가
만성관절염에 걸린 의자에 올라타 오래된 행성을 뒤적이면
유적같은 서류철과 케비넷이 교감을 끊는다
속도감도 눈치도 없던 386이 촘촘히 사라지고
펜티엄이 빠르게 들어와 넓힌 자리, 민첩하고 회선 많은
LCD구입에 도장 찍는 말년과장
투덜거리는 복사기 안으로 여사원이 걸어 들어가자
환하게 웃는 해바라기 씨앗 파지로 쏟아져
반쯤 올라온 찻물위로 떠다니는 적요

PM 7시 침묵, 집으로 돌아간 빈 공간
“나를 여기서 뽑아내 줘”
안테나를 쏘아 올린 팩스가 비명을 수거해
저 먼 미래로 전송되는 유성같은
나는,


4. ▣ 꽃은 피고 세월은 가고/ 조 성범

골목길
담장 너머
꽃이 피어났다

왼발에 하루
오른쪽 어깨에 세월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 겨우 살아가는 그런 세월에
꽃은 피어났다

겨우내
밤마다 허공중으로 뱉어 낸 욕지거리가
하얗게 내려앉아
한올 한올 머리카락 사이로
숨 가쁜 빛이 깨끔 발로 지나는 그런 봄날에
꽃은 피어났다

또 하루가
막 시작될 즈음
숨 가쁜 시간이 겨우 지나가는
그런 봄밤에
꽃이 지고 말았다.


5. ▣ 4월 앞에서 / 이 정선

벌써 4월이 되었네
무엇이 그리 떠오르는지
새새 들려오는 띵동 폰 소리
그 속의 숨은 얘기 찾곤하네

누구를 위해서 피어나기나 하는 것처럼
부딪쳐야 하는 것이 삶인지라
서로에게
고운 색이 되기위함임을 우리는 알지

세월에 익어가면서 다시 맞은
봄색시 4월 앞에서
자꾸만 소중해져가는 친구라는 존재
죽마고우가 아니면 어떠리

타고난 대로 피어나는 꽃이 이쁜 것은
포장하지 않은 그 모습이어서이 듯이
진실어린 모습으로
흐르고 흐르다보면
거목이 되도록 피어나는
저 복사꽃만큼이야 아니되겠나


6. ▣ 봄 도둑 / 이 경덕

봄이 오는 듯하다
도둑이 봄을 훔쳐갔다
경찰서에 신고할까 하다
들판에 나아가
누군가 조사하여 보니
신록이란 놈

요놈아 어디 갔니
냉큼 오거라 명령을 내렸으나
고놈
벌써 저만큼 달려 가듯
도망가고 없었다

참으로 섭섭하다
오호통재라
동아줄로 동여매어
기둥에 붙들어 놓을 것을
뒷북만 치니 한심하다.


7. ▣ 친구여 / 한 현수

친구는 하얀 하늘을 날았다

연녹색 새순 돋은 산호수의 봄을
돌아보지 않고
꽃대 높여 향을 뿌리던 난에게
손짓하지 않았다

산마루위로 새 한 마리
구름 속에 고단한 몸을 감추고,
세상은 아무일 없는 듯 그대로 있다

누군가 영원히 갈 때는……

작별의 입맞춤도 없이
가슴 안에 슬픔만 가둬두고는

친구여


8. ▣ 맷돌 / 김 종헌

속엣것 다 주어도
아깝지않은 심사로
거칠고 모난것들
가슴으로 곱게 갈아
내리 내리 부어주시는 사랑

벙어리 세월
귀머거리 세월
냉가슴 앓아도
돌고 돌며 견뎌 온
모진 삶의 여정

숲 지나는 바람처럼
심란한 세상
눈물로 앙금진 세월
고스란히 묻어두고
중쇠같은 자식 바라보며
묵묵히 앉아 계신

아 -
어머니


9. ▣ 향수·2 / 장 경욱

가슴이 무너질 듯 오고가는 천릿길
오늘도 소록도 뱃길은 달린다.

헤어진 사랑 앞에 눈물만 하염없어라

숨 막히게 기고한 사연마다 그리움 젖어
가랑비 뜯는 하늘도 내 마음같이 슬프다.

일엽편주 술 한 잔에 쓰린 속마음
먼 누각 아래 달빛만 파도에 출렁인다.

처량한 기적소리 고요한 어둠을 찢듯

어린 가인의 애끊는 밤 피리 소리
아득히 잊어버린 옛 향수를 달랜다.


10. ▣ 돈 / 李 相潤

월급을 탄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주머니에 돈이 없다

가난도 타고난 팔자라 생각하고 그냥
살아가면 될 일이지만
돈 나가는 데는 무진장 많아도
시 하나 사겠다는 사람 없는 세상에서
시인이라는 이름은
얼마나 속절없고 외로운가

돈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는 이 좋은 세상에서
날마다 돈 때문에
곱절로 늙어 가는 아내를 보면
자다가도 눈물이 다 나오려 한다

그래서 그런지 그런 날은
시, 저도 종일 굶어 뱃속이 끄르륵거리면서도
밥 달라 소리 한 번 없다


11. ▣ 쑥 / 천 혜경

어디선가 날아온 이름 없는 애기씨 들과
동무삼아
고향처럼 뿌리 내렸겠지...

들판 한가운데 서로 뿌리 엉키며
언땅을 심장 가득 끌어 안고
모질게도 한겨울내 살았겠지...

밟히고 밟혀서
흘러내리는 진액은
바람처럼 봄을 울렸겠지...

이파리 한올 한올 시를 품은 향기되어
들판을 진동할때
내 호흡마다 님의 소리 울리겠지...


12. ▣ 갈증 / 박 민철

향기 차가운 밤 광장의 공기가 닿는다
따뜻한 함지박 소금을 살짝 뿌리니 색깔이 더욱 노랗다
알록달록 사람들의 옷/ 어둠속 모기의 비행
옥수수의 찐 고함 소리 제법 삶이 모락이다
멀리 노점상들이 하나둘씩 이여든다
초원에서 노니는 하이에나 빈 깡통 소리를 내었다
으르렁 으르렁 하나둘씩 옥수숫대를 받아들었다
어떤 사람들은 옥수수를 먹으며 참새 소리를 내었고
낙타 등처럼 휘어져 있는 사람은 흉터가 있는 까만 소리를 내었다
허수아비의 굽어진 공포
어둠속 수줍음 늘 식은땀을 떨기 위해 충분하다
그때마다 회색 수염이 나타나 부처님 같은 말씀만 주었다
악어가 내 생각을 읽기나 한 듯 가난한 마음들이 쌓아 올려졌다
까만셔츠, 까만바지, 까만 독수리들이 나타나
허수아비 가슴을 쥐어 뜯는다
그들은 아무리 상처가 커도 절대 달은 삼키지 못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것은 진정 먹고 살기위한 생채기라고 거역했다
독수리- 진 자의 허수아비를 더욱 포위하라고 명령했다
멀쩡한 신참내기,
허수아비 함지박을 무지막지하게 망가 뜨린다
관객으로 뭉쳐진 조소 어둠속 피를 토하며 울어댔다

붉은 선혈로 죽은척 하는 옥수수

"오- 하느님"

마술과 기적이 따로 놓여 있는지 몰라도 진정 이것은 기적은 아니외다
신이 있다면 씨앗과 기름을 구해서 저 함지박을 풀로 꾸매 주소서
날마다 고열에 시달리는 저 할미가 지겹습니다
거짓말...당신은 어릿광대 같으니


13. ▣ 봄비를 맞고 싶다 / 김 성호

송곳 같던 겨울이 이상기온으로 실종되자
눈길을 걷고 싶던 철부지들의 꿈이 실종되고
노숙자들의 근심도 더불어 실종선고를 받았다

권위주의를 없앤다는 것이 권위까지 실종되어 버렸고
나라의 경제는 멀미를 멈추지 못한 채
실종된 서민들의 주머니마저 흔들고 있다

선거철이 시작되기도 전 대권주자들이 실종선고를 받고
부동의 대권후보의 입에서 좋은 말이 떨어지기많을...
국민들의 대선정국의 흥도 긴-긴 꿈속으로 실종됐다

맘껏 찌푸린 하늘이 봄비를 준비하고 있다
봄비 내리고 나면 실종되었던 모든 것들이
새싹처럼 헤집고 나와 눈이 화들짝 열리고
얼어붙었던 마음들이 느즈러진 마음들이
제 모습 찾았으면 제 모습이라도 보았으면


14. ▣ 지독한 사랑 2 / 안 재동

누군가를,
지독히 미워할 땐
쉬 깨닫지 못하는 것이
사랑이고

사랑으로 가득 찰 땐
잘 느끼지 못하는 것이
미움이듯이

나풀나풀 힘없이
대지로 추락하는 순간까지
계절도 바람도 탓 않고
한 번쯤의
홧홧한 사랑만을 꿈꾸는
저 성긴 늦가을 낙엽들.

바라보기만 해도
뜨거운
온몸의 저 열꽃.


15. ▣ 이성이 놓아버린 감정의 키를 잡고 / 조 성탁

때로는 잘 정돈된 국립묘지처럼
너무나 깔끔한 이성이 싫어
잣대가 아닌 인간적 판단으로 사는
감정에게 힘을 주어 그것을
깨트리는 특권을 부여하고 싶어
그러나 이성은 너무나 완고한
인간애로 무장한 채 빈틈 없고
잘못 없는 우리들을 만들어 가며
허울이라는 거짓 명제도 잘된 논리하나로
순순한 냇가로 흐르게 해
이성이 지배하는 감정은
늘 백기를 앞세워 인사를 하고
책에서 배운 참된 윤리의식이
감정주위에서 삼엄한 경비를 설 때
완벽과 틈이 없는 것보단
단풍잎이 바람에 아무런
저항없이 날아다니듯
해파리가 조류를 따라 흐르는 것처럼
때로는
이성이 놓아버린 감정의 키를 잡고
어디론가 흘러가 살고 싶을때가 있다
지금 저 멋지고 윤기나는
이성의 울타리를 넘어
떨어진 옷을 입고 세상 이성이
더럽다 말하는
사람의 흉내를 내고 싶다


16. ▣ 밑창을 갈자 / 이 윤재

밑창 갈자.
밑바닥을 완전히 고쳐주겠다는
구두수선 할베의 말대로
밑창을 갈자.
밑창 갈면
지나온 설운 발자취 모두 지워질지도 몰라
하현달처럼 뭉글어진 밑창을 갈면
보름달처럼 온전한 날들이 올지도 몰라
다시금 밑창을 갈고 새롭게 땅을 딛으면
미워했던 것들 보듬을 수 있을지 몰라
땅위에 것들 더 사랑할 수 있을지 몰라
그래 밑창 갈자.
밑바닥 팔자 고쳐주겠다는
할베의 말대로
밑창 갈자.


17. ▣ 이방인의 이방인 / 이 혜진
-아름다운 동네에서 온 사람

창백한 얼굴에서
두려움의 금빛이 심장박동과 같이
움찔거리는 키다리 신사

온 몸이 무기처럼
이곳 저곳에 문신이 박혀있고
굶주린 호랑이처럼 용맹도 하건만
동네 밖을 나가면
제 집도 못 찾네.

자신의 할아버지가 태초에
첫 사람이었고 자신의 백색 피부와 금발은
신께서 내리신 은총의 선물이라네

우연히 찾아온 방문객을
안내할 때면 자신이 알려주는 동네가
제일 안전하다며 노래하고
가보지도 못한 나라의 소식을
이리저리 짜깁기해서
새로 쓰고 책까지 내며
엉뚱한 삶의 빈 노트에
정말 모르는 그림을 그리네

오늘도 끈질긴 집념과
세계를 지킨다는 사명감으로
우리집 대문에 못질을 하고
우리집 식량에 못질을 하고
이제 우리의 자식들을 간음하고 있네


18. ▣ 사랑실은 비 / 이 정자

밝은 햇살을
산야에 떨어뜨려 놓던
사랑 실은 비는

유두 같은 꽃망울을 독차지하며
한없이 핥고 있다

백화 만개한
4월 무릉도원을
핏발서게 해 놓고


19. ▣ 찻잔 / 전 홍미

찻잔에 담긴 것은
차가 아닌 선(線)이다

넘쳐도 안 되고
모자라도 안 되는

경계선
그 고요함의 수평을
찾고 있다


20. ▣ 연못사원 / 박선희

그녀가 사라졌다

아름답고 큰 연못이었던 그녀,
못골이라고도 불리는 대연(大淵),
지금은 어디에도 흔적이 없는,
물끄러미 남은 동네 이름 속에서만 둥근
물무늬로 일렁대는;

천의무봉한 그녀의 삶 속으로
필생의 한 남자 바람처럼 왔다가 바람처럼
지나갔다 한 남자가 흘러가버린 쪽으로
수천 개의 실금이 번졌다
천기가 누설되어버렸다
메마른 그리움만 잡풀처럼 우후죽순 돋아나
그녀를 아프게 덮었다

눈썹달처럼 아련한 날을 보내며
한 남자만 기다리다 폐경이 되었던가
끝내, 하늘연못으로 우화등선해 버렸던가
심연 깊은 곳에서부터 수맥 타고 들려오는
그녀의 상사별곡;

사라진 그녀를 위해 마흔두 평의
연못사원을 들였다
살아있는 연꽃경전이 된 나는 대연에
뿌리 내리고 둥둥 만개중이다
하늘연못에 뿌리가 닿을 때까지
허공에도 젖지 않을 거다


21. ▣ 詩를 포기하며 / 유 재건

똥개들이 흘레하는
판자촌을 지나서

백주에도 초만원인
여관촌을 또 지나고

멱살을
서로 잡고서
웃고 있는 금뺏지들

청명한 가을날도
은행을 수확 않는

고귀한 바람들이
풍경을 지나친다

주머니
두둑할수록
비어가는 저 낭만들

빈자는 빈자 끼리
부자는 빈자들을

벗기고 벗기면서
이어가는 저 너스레

세월은
잘도 흐른다
어차피 가는것들

분노도 사치가 된
작금의 무사안일

문사는 문사 끼리 무사는 무사 끼리 주지육림 궁리하고
헐벗은 바바리맨 혼자서

신문고
그 앞에 서서
심볼을 까고 있다

뉴스의 가십거리
그만도 못한 진실

눈 가리고 아웅하는
기자들의 저 넌센스

모두가
밥통을 숨기고
죽는 소리 남발한다

시인은 붓 버리고
화가는 물감 던지고

감투에 혈안 되어
흑색선거 난무하다

오늘도
부질없어라
울지말자
시인아

*평시조+평시조+평시조+사설시조+평시조+평시조=혼합시조 1편입니다


22. ▣ 어린왕자가 청솔모를 만났을 때 / 한 현수(숲생태칼럼니스트)

자지러질 듯 핀 샛노란 개나리에 흠뻑 취해 걷다 보니 어느덧 팥배나무 아래에 와 있었다. 어디서 왔는지 청솔모 한 마리가 나뭇가지위를 들락거리고 있다. 우리는 몇 번 눈이 마주쳤다. 기웃거리던 녀석이 갑자기 나무에서 내려와 내 주위를 빙빙 돈다. 순간 깜짝 놀랐다. 청솔모가 불과 몇 발치 앞에서 시커먼 눈으로 나를 이방인처럼 처다보고 있는 것이다

카메라를 조심스럽게 꺼내 들었다.
“겁이 없는 친구구먼” 이 녀석을 이렇게 가까이서 담아 볼 수 있는 행운을 놓칠수 없었다. 두 발을 전봇대처럼 고정하고 모든 신경을 청솔모의 움직이는 모습에 맞추었다. 렌즈에 비치는 밀물같은 동작을 정신없이 잡았다

“가까이, 더 가까이 오너라 녀석아“
조금씩 렌즈 속으로 녀석을 당기는 희열을 맛보는데, 어느덧 내 손 안에 꽉 차게 들어오는 검은 실체를 보고 나는 뒤로 넘어질 뻔 했다. 이 녀석은 내 발 앞에 떨어진 건빵을 물고 나를 올려 보더니 일 없다는 듯 나무위로 올라가는 것이 아닌가. 보란 듯 긴 꼬랑지를 하늘로 치켜들고 포즈까지 취해주고...

그러기를 여러 번 반복하더니, 청솔모와 나는 서로의 움직임에 길들여져 갔다. 왠지 가까운 친구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나도 편하게, 녀석도 편하게 생각하는지 행동이 점점 굼뜨기 시작하고, 남은 건빵조각을 내 앞에서 하나씩 집어 먹었다.

청솔모의 먹는 것을 보며 아프리카 사파리의 여행이 생각났다. 사냥을 하는 치타를 추적하고 최대한 접근한 후 좋은 사진을 찍으려고 서로 경쟁하던 사람들. 그러나 치타는 아무일 없다는 듯, 사냥한 먹이를 질근질근 먹는 것이었다. 사람들의 접근에 무감각해졌는지 후레시를 터트리고 소란을 떨어도 식사에만 집중하는 것이었다.

사람에 길들여 지는 것이란 이런 것인가. 야생의 상실, 그렇다. 사람이 자연을 간섭하면 야생이 없어지는 현상 말이다. 내가 만난 청솔모와 치타는 야생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었다. 생태고리의 거대하고 필연적인 기반이 훼손되어 버린 것이다. 사료에 길들여진 도시의 비둘기처럼.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를 보면, 여우가 어린 왕자에게 하는 말, '길들여지는 것’
야생동물을 길들이는 것은 동화지만 참 위험한 생각이다. 지극히 인간 중심적인 사고.

“ 네가 날 길들인다면 우리는 서로를 필요로 하게 되지. 내겐 네가 이세상에서 오직 하나밖에 없는 존재가 될 거야. 만일 네가 날 길들인다면, 마치 태양이 떠오르듯 내 세상은 환해질 거야. 나는 다른 발자국 소리와 구별되는 네 발자국 소리를 알게 될 거구 “

동물과 친해지는 세상, 갈수록 우리와 가까워지는 동물의 왕국이 과연 좋은 것인가. 아니면, 어쩔 수 없이 동물을 소유하고자 하는 현실적인 욕심으로만 남는 문제인가. 생텍쥐페리의 비생태학적인 호소가 도리어 현실적인지 모른다.

여우가 준 선물을 담고 별나라로 떠나는 어린왕자의 마음은 이미 고향에 두고 온 장미 한 송이에 가 있었다. 길들여진 장미 한 송이라도 소중하게 여겨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내 비밀이란 이런 거야. 제대로 보려면 마음으로 봐야 해.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는 보이지 안거든.”

우리의 시야에서 사라지는 야생들,
인간의 잘못된 간섭만큼 사라지는 야생은 이미 우리의 마음 밖으로 영원히 도망친 것은 아닐까
건빵에 길들여진 청솔모의 마음이 여우의 그런 마음이 아니길 바란다.
야생이 야생다워야 세상이 아름다워지고, 인간의 삶도 더불어 행복해진다.
야생이 있다는 것은 자연이 건강하다는 것이다. 그것이 진리이다.

어린 왕자의 카메라렌즈 안에 쉽게 들어오는 동물이 어떻게 야생이라고 할 수 있을까

창조문학신문사 개요
창조문학신문사는 한민족의 문화예술을 계승하여 발전시키고 역량 있는 문인들을 배출하며 시조의 세계화를 지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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