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들 광화문에 모이다...세종문화회관에서 뮤지컬 ‘달려라 하니’ 관람

서울--(뉴스와이어)--5월 1~3일, 전투경찰 250명이 광화문에 모인다. 또 수백명의 집회가 열리는 건가? 시민들은 놀라겠지만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달려라 하니>를 관람하기 위해서이다.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와봤지만 세종문화회관에 공연을 보러가는 건 처음이예요.”

어느 한 전경은 살짝 상기된 얼굴로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시위 진압을 위해 수차례 동원되어 왔기에 광화문은 익숙한 곳이었지만, 늘 눈앞에 보이는 세종문화회관은 딴 세상 같았다고. 시위대의 구호나 집회의 소음 따위는 아랑곳 하지 않고 늘 공연을 올리는 세종문화회관은 도도해 보이기까지 했다는데, 그렇게 세종문화회관과 전투경찰들은 서로를 코앞에 두고도 모른 척, 못 본 척 시치미를 떼고 있었던 격.

세종문화회관에서 자주 공연을 보는 사람이라면 시위 확산을 막기 위해 도로를 봉쇄하고 있는 전경들 틈새를 비집고 지나간 경험이 한두 번씩은 있을 터.

“집회 때문에 차가 막혀서 공연 시간에 늦었다고 저희한테 화를 내면서 뛰어가시는 분들을 보면 억울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고 그렇죠 뭐.”

이렇게 가깝고도 먼 사이였던 세종문화회관과 전투경찰.

그간의 어색함을 만회하고자 세종문화회관이 먼저 손을 내밀었다. 1~3일, 매일 전투경찰 250명을 서울시뮤지컬단의 공연 뮤지컬 <달려라 하니>에 초청한 것이다.

뮤지컬 <달려라 하니>는, 이진주 원작의 동명 만화를 뮤지컬로 재구성하여 남녀노소를 떠나 온 가족, 연인 모두가 함께 관람할 수 있는 꿈과 희망을 메시지로 세대 간 문화의 격차를 줄이고 추억과 희망을 공유할 수 있는 문화 컨텐츠를 제공함으로 새로운 의사소통의 장을 열어 줄 작품으로 창작되었다.

4월 28일부터 공연되기 시작하여 현재 많은 언론과 뮤지컬 전문가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이번 전투경찰 초청 이벤트를 기획했던 서울시뮤지컬단 이지향 기획은 “창문 밖을 내다보면 언제나 고생하는 모습이 보이지만 멀게만, 또 다른 세계의 사람들로만 느껴지던 가깝고도 먼 사이의 세종문화회관과 전경들 사이에 가로막혀 있던 보이지 않는 장벽을 넘어<달려라 하니>를 통해 그동안의 노고를 잊고, 함께 희망과 꿈을 향해 달리고 싶었다.” 라며 이번 이벤트의 기획의도를 설명한다.

유니폼을 입고 있을 때는 늘 시위대, 집회군중과 대치하지만 집으로 돌아가면 따뜻한 가족의 보살핌을 받는 소중한 아들, 형, 동생임에 분명한 전투경찰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서울시뮤지컬단이 마련한 공연기회를 통해 비록 몸은 위험천만의 상황에 처해 있지만 잠시라도 멀리 떨어져 있는 가족들에 대한 애틋함으로 메말랐던 마음을 촉촉하게 적실 수 있길 바란다.

세종문화회관 개요
1978년 4월 설립된 세종문화회관은 1999년 재단법인으로 출범하였다. 2003년 시설개보수공사를 통해 최첨단 시설을 갖추고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의 공연장으로 문화예술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웹사이트: http://www.sejongpac.or.kr

연락처

세종문화회관 서울시뮤지컬단 기획 이지향 02)399-17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