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된 그림의 작가’ 독일 신표현주의 거장 게오르그 바젤리츠 展
러시안 페인팅이란 동독 출신인 바젤리츠가 자신이 보고 자란 과거 러시아의 미술과 사진을 원작으로 하되, 이를 작가 자신의 기억 속의 이미지로 재해석하면서 작가의 개성을 불어넣고 특유의 거꾸로 된 회화로 다시 그려낸 작품들을 통칭한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지금, 구동독을 경험한 작가가 과거를 어떻게 기억하는지를 살펴볼 수 있으며, 사회주의 리얼리즘(Socialist Realism) 미술과 바젤리츠 개인의 조형적 해석이 만나는 흥미로운 작품 시리즈가 될 것이다. 한편, 늘 상상의 이미지를 바탕으로 작업하던 작가의 새로운 작품경향을 볼 수 있는 기회도 될 것이다.
특히 거꾸로 된 그림의 작가로 유명한 바젤리츠는 1969년부터 작품을 거꾸로 걸기 시작했는데 이후 대부분의 작품에서 이와 같은 형식을 볼 수 있다. 이번 러시안 페인팅에서도 이 형식이 나타나는데 거꾸로 된 그림은 관람객을 당황시키면서도 동시에 호기심을 불러 일으켜 작품을 오랫동안 바라보게 할 것이다. 또한 이번에 소개되는 러시안 페인팅 시리즈는 기존의 작가 특유의 힘있는 붓터치, 뚜렷한 색채, 두터운 물감층으로 이루어진 강렬한 화면과는 달리, 캔버스에 유채로 그린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화면이 투명하게 표현되어 수채화 같은 느낌을 준다.
이번 전시는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사람, 일상, 삶」은 구동독과 러시아에서 살아갔던 사람들의 모습을 담담히 보여준다. 「역사의 초상」은 레닌, 스탈린 등 정치적 인물을 그린 작품들로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이미지가 작가에 의해 회화라는 형식으로 어떻게 다시 그려지는가를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이미지의 변주」에서는 러시아의 이미지를 담은 사진과 회화 등 원작을 토대로 하여, 하나의 이미지가 또다시 어떻게 다른 작품으로 탐구되고 변주되는지를 보여준다.
국립현대미술관 제7전시실에서 열리며, 관람료는 일반인 3,000원. 전시개관일 오후 1시와 3시에는 전시 설명회가 열린다.
작가와의 대화시간도 마련되어 있다. 강연과 질의응답으로 구성되어 그간 궁금했던 작가의 작품세계에 대해 직접 설명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강연회는 5월 11일 오후 2시 국립현대미술관 소강당에서 열리며 선착순 참여 가능하다. 신청은 birdwood@naver.com
게오르그 바젤리츠(Georg Baselitz, 1938 ~)에 대하여
본명은 한스 게오르그 케른으로, 1938년 도이취바젤리츠(Deutschbaselitz)라는 구 동독의 한 도시에서 태어났다. 1956년 동베를린 미술아카데미에 입학했으나 ‘정치적 미성숙’이라는 이유로 동베를린 미술아카데미에서 제명당하고 1957년 서베를린으로 망명했는데, 그 이후로 고향의 지명을 따서 게오르그 바젤리츠라는 이름을 사용해 오고 있다.
1969년부터 거꾸로 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으며, 1970년대 대표적인 신표현주의 작가로 부상하였다. 1980년대 베를린 미술 아카데미 교수로 재직했고, 1990년대에는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LA 카운티 미술관, 워싱턴 스미소시언 미술관, 베를린 국립갤러리, 파리 현대시립미술관 등 전세계를 순회하며 대규모 회고전을 열었다. 2004년에는 예술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Premium Imperiale 을 수상했으며, 2006년 독일 경제전문지 《캐피탈》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미술가 중 6위에 올랐다. 현재 런던 왕립미술원 및 크라쿠프 예술아카데미 명예 교수로, 독일과 이탈리아에서 지내며 작품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신표현주의에 대하여
신표현주의는 1970년대 후반부터 부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현대회화 양식으로, 1970년대의 개념미술과 미니멀리즘에 대한 반작용으로 독일을 시발점으로 미국, 이탈리아 등 세계 각지에서 발전했다. 신표현주의 작가들은 피상적이고 추상적인 미술에 반기를 들고 인식할 수 있는 구상으로 관심을 돌렸다. 거대한 화면, 거친 붓터치, 강렬한 원색, 다양한 오브제의 사용, 콜라주와 몽타주 도입 등을 특징으로 하며, 주제 면에서는 종교, 죽음, 성(性) 등의 이미지를 작가가 의도하는 시대정신에 맞게 표현해내고 있다.
대표적인 신표현주의 작가로는 게오르그 바젤리츠를 필두로 A.R 펭크, 외르크 임멘도르프, 안젤름 키퍼, 지그마르 폴케, 마르쿠스 뤼페르츠가 있으며, 제 2세대 작가로는 살로벨, 헬무트 미덴도르프, 발터 단, 이리 게오르그 도구필, 페터 뵘멜스, 알베르트 올렌 등이 꼽힌다.
거꾸로 된 그림에 대하여
바젤리츠는 1969년 최초의 거꾸로 된 그림인 <머리 위의 나무(The Wood On Its Head)>를 세상에 선보였다. 이때부터 풍경, 정물, 누드, 초상 등을 거꾸로 그리기 시작했으며, 이후 그의 대부분의 작품에서 이와 같은 형식을 볼 수 있다.
바젤리츠에게 있어서 주제는 그림 그 자체이므로, 그림에서 지각되는 모티브에서 관습적인 의미를 제거하기 위해 그림을 거꾸로 제시하였다. 이러한 방식으로 대상이 본래 갖는 의미들을 제거하고, 주제를 해석하려는 의도를 좌절시킴으로써 그는 기존의 속박과 전통으로부터의 자유를 추구한 것이다.
거꾸로 그려진 대상은 오브제로는 부적합하기 때문에 오히려 회화에 적합하다
An object painted upside down is suitable for painting because it is unsuitable as an object
- 게오르그 바젤리츠
□전시개요
ㅇ전시회명 : 잊을 수 없는 기억 : 게오르그 바젤리츠의 러시안 페인팅
ㅇ전시기간 : 2007. 5. 11(금) ~ 7. 15(일)
개막식 - 2007. 5. 10(목) 16:00
ㅇ전시장소 : 국립현대미술관 제7전시실
ㅇ작품 수 : 41점
ㅇ관람료 : 3,000원
cf)전시설명회 : 매주 화~일 오후 1시, 3시
□부대행사
ㅇ 작가 게오르그 바젤리츠와의 대화
- 일시 : 2007. 5. 11(금) 14:00 - 16:00
- 장소 : 국립현대미술관 소강당
- 주제 : 작가의 작품세계 설명 및 일반인과의 질의대답
- 신청 : 이메일 접수(birdwood@naver.com)
웹사이트: http://www.moca.go.kr
연락처
학예연구사 김남인 02-2188-6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