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 특별 전시 ‘국립극단 57년’

뉴스 제공
국립극장
2007-05-06 16:24
서울--(뉴스와이어)--사랑하는 이를 눈물로 보내는 예쁜 公主!
화랑 원술랑을 사모했든 것이 잘못일까?
아니 그를 사랑하는 것보다
그가 百年을 언약해놓은 또 한 송이 예쁜
꽃이 있었음을 몰랐든 것이
公主의 한이로다
1950.4. 국립극장 창립공연
- 1950년 4월 국립극단 창립공연 <원술랑>을 본 관객이 공주 역의 백성희에게 보낸 팬레터 -

매화 한 가지에 새봄 빛이 만연하오.
삼가 만복을 비옵니다.
새해 아침 월탄 박종화 배상
- 월탄 박종화 선생이 특유의 필체로 유치진 선생에게 보낸 친필 엽서 -

국립극단 제37회 공연 滿船 1964년 10만원 현상 희곡 당선작
천승세 작 최현민 연출 장종선 미술 3막6장, 요금 일반 80원 학생 50원
1974년 7월 1일~7일 국립극장
- 1974년 7월 신문에 게재된 <만선> 광고 -

연극 속에 등장하는 배우에 대한 팬들의 애정과 연민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57년 전 제1회 국립극단 공연인 <원술랑>을 보고 그 아쉬운 마음을 숨기지 못한 한 남성 관객은 극중 원술랑(김동원 역)의 약혼녀인 비운의 공주 역을 맡은 백성희에게 엽서를 보냈다. 스물여섯이었던 여배우는 83세가 된 지금까지 그 엽서를 고이 간직하고 있다. 호방하기 그지없는 서체가 엽서 하나를 가득 채우는 월탄 박종화의 엽서에는 후배이지만 동랑 유치진에 대한 믿음과 애정이 그대로 묻어 있다. 또 옛 신문광고에는 1974년 당시 관람 요금이 80원이었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 준다.

국립극단이 탄생한 지 올해로 57년. 한국 현대연극의 주인공으로서 현대문화사를 함께 써 온 국립극단의 참 모습을 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엽서 한 장, 빛바랜 사진, 낡은 포스터 그림 등은 57년 된 극단과 배우들이 전해주는 생생한 삶의 흔적들로서 연극과 인생에 대한 이해와 깊은 감회를 느끼게 해 줄 것이다.

국립극장(극장장 신선희)은 5월 10일부터 7월 1일까지 두 달가량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로비에서 특별기획《국립극단 57년》전시회를 갖는다. 2007년 봄 국립극장이 야심 차게 준비한 ‘청소년 공연예술제’와 때를 맞춰 진행되는 이 전시회에는 1950년 4월 29일 국립극장 창설과 함께 태어나 올해로 57년을 맞은 국립극단의 57년 간 쌓인 기록과 자료 10여 종 1,000여 점이 정리, 전시된다.

수많은 역사적 부침기를 통과하면서‘국립극단’이라는 정식 명칭으로 정착한 국립극단의 역사는 그 자체가 한국 현대연극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1950년 유치진 작, 허석 연출로 <원술랑>을 창단 공연으로 올린 후 2008년 봄 이강백 작, 오태석 연출의 <황색여관>에 이르기까지 208회의 정기공연을 무대에 올렸고, 수많은 특별공연과 지방 및 해외 공연을 올려왔다.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극단 중 하나이자 유일한 국립 극단으로서 장민호(84), 백성희(83)와 같은 현존 최고령의 배우들이 지금도 활동하고 있고, 수많은 명배우들의 산실로도 확고한 자리를 잡고 있다.

국립극단은 한 나라의 문화수준을 가늠하는 척도로 알려져 있다. 국립극단의 역사를 되돌아본다는 것은 그 나라의 문화적 정서를 재조명하는 일과 다름 아니다. 그러나 장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의 공연예술 자료들이 모두 남아 있지 않다. 사라지고 흩어지는 소중한 자료들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절박감에 이번 전시회는 준비되었다.

《국립극장 57년》전은 국립극단의 역사를 명동에서 장충동으로 옮기게 된 1973년을 기점으로 그 이전과 이후로 나누고, 다시 전기는 부민관 시절, 6.25전쟁으로 인한 대구 피난 시절, 시공관 시절, 명동국립극장 시절로 세분화해 모두 5기로 나눠 전시된다. 특히 기념비적인 작품이나 호평을 얻었던 작품 등을 중심으로 포스터, 프로그램, 대본, 무대디자인, 의상, 장신구, 사진 및 기타 유물 등의 자료들이 전시된다. 또한 국립극단 역사상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인물인 유치친, 이해랑, 김동원, 차범석, 허규, 이근삼 등 여섯 분들의 특별부스도 마련되어 고인들의 애장품을 비롯한 소중한 유물들이 함께 선보인다.

국립극장은《국립극단 57년》을 시작으로 2007년 하반기에는‘세계 국립극장 페스티벌’(9.7~10.28)과 함께《국립극장 57년》전시를 계획하고 있으며, 이 전시회들을 통해 2008년‘공연예술박물관’건립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한편《국립극단 57년》과 함께 해오름극장 2층 로비에서는‘2007 청소년공연예술제’에 참가하는 국내 단체들의 홍보관과 세계 각국에서 온 공연용품들의 전시관도 마련되어 한국뿐 아니라 세계 공연문화를 두루 여행할 수 있는 흔치 않은 자리가 될 것이다.

7만 5천명의 관객 동원 기록하며 시작된 국립극단

1950년 4월 29일 국립극단의 창단과 함께 경성 부민관에 오른 작품은 유치진 작, 허석 연출의 <원술랑>이었고, 제2회 공연은 중국 작가 조우가 쓴 <뇌우>(유치진 연출)였다. 각각 5만과 7만5천이라는 초유의 관객을 동원한 이 연극들은 당시 서울 인구 40만 명으로 계산했을 때 오늘날 1천만 영화 관객과 맞먹는 놀라운 흥행 기록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제3회 공연으로 <청춘의 윤리>(정비석 작)를 준비하던 중 극단이 창단된 지 57일 만에 6.25전쟁이 터져 대구로 피난을 가야했고, 대구 문화극장에서 피난기를 보냈다. 1957년 환도하여 명동 시공관을 거쳐 1974년부터 현재의 장충동으로 이전, 오늘날의 국립극단을 이루고 있다. 국립극단은 2007년 봄 <황색여관>(이강백 작, 오태석 연출)으로 모두 208회의 정기공연을 올렸고, 오는 6월 22일부터 29일까지 차범석 작 임영웅 연출의 <산불>을 올릴 예정이며, 가을에는 국가브랜드 공연 <태>와 세계명작무대 <햄릿>을 올릴 계획이다.

이번 전시회에는 제1회 공연인 <원술랑>의 공연 사진을 비롯해 제2회 <뇌우>의 포스터와 사진, 당시의 신문광고 등이 전시되며, 대구 문회극장 시절에 올린 <야화>의 사진 등 희귀한 자료들이 선보인다.

1천여 점의 연극자료 전시, 제1회 <원술랑> 의상 그대로 복원

국립극단은 부민관에서 현재 장충동까지 모두 5번이나 극장을 바꿔야만 했다. 국립극장이 그동안 공연자료실을 통해 꾸준히 자료들을 수집, 보관해 왔으나 초장기의 자료들을 모두 찾아내기는 역부족. 그러다 2000년대 들어 국립극장 리모델링 작업을 시작할 무렵, 먼지투성이로 버려진 옛 자료들을 창고에서 발견하게 되었다. 이 자료들은 모두 1950년대 후반부터 1973년 전까지 명동극장에서 사용되었던 공연사진과 무대디자인, 의상디자인, 도면 등으로 당시의 작품을 선명하게 기록한 귀한 자료들이었다. 이번 전시회에는 그 당시에 제작된 <원술랑> 무대의상 디자인, <딸들은 자유연애를 구가하다> 등 20여 작품의 공연미술 자료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전시회에 선보이는 자료들은 사진 170장, 포스터 170장, 프로그램 200부, 대본 170부, 소품인형 10개(꼭두각시, 홍동지 등), 소품가면 50개(봉산탈춤, 파우스트 등), 무대의상 50벌(햄릿, 파우스트, 이성계의 부동산, 태 등), 무대 미니어처 5개(산불 등) 등 다양한 자료 1천여 점인데, 특히 제1회 공연인 <원술랑>의 원술랑, 진달래, 공주 등 주인공의 의상을 옛 자료를 통해 그대로 복원해 전시한다.

유치진·이해랑·김동원·차범석·허규·이근삼 특별 부스 마련

57년이라는 세월 동안 국립극단에서 중심 역할을 했던 인물 중 작고했지만 길이 기억될 예술가의 유품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먼저 유치진(1905~1974, 극작가·제1대 국립극장장), 이해랑(1916~1989, 배우·연출가), 김동원(1916~2006, 배우), 차범석(1924~2006, 극작가), 허규(1934~2000, 연출가·전 국립극장장), 이근삼(1929~2003, 극작가) 여섯 분에 초점을 맞추었다.
유치진 선생의 반듯한 안경과 만연필과 육필원고, 이해랑 선생의 옛 사진과 노트, 김동원 선생의 유명한 <햄릿> 사진과 무대의상, 차범석 선생의 육필원고 및 자료, 허규 선생의 소리북 등 귀한 자료들이 전시된다. 이밖에 장민호, 백성희 원로단원을 비롯해 유민영(교수), 전세권(극단 신협 대표), 노경식(극작가) 등 많은 분들이 이번 전시회를 위해 귀중한 소장품들을 기증했다.

세계 각국 진귀한 공연용품과 악기도 함께 전시

《국립극단 57년》전시와 함께 해오름극장 2층에서는‘2007 국립극장 청소년 공연예술제’ 참가 단체 및 국립극장이 진행하고 있는‘2007 문화동반자’사업 참가국들의 다양한 전시품들이 함께 전시된다.‘청소년 공연예술제’참가단체들 중 6개 단체에서 해당 공연의 소품과 의상 등을 전시하는데, 특히 6월 29일부터 7월 1일까지 해오름극장에서 <고도를 기다리며>를 공연하는 대만의‘당대전기극장’은 뉴욕 메트로폴리탄 무대에 오르기도 해 세계적인 호평을 받는 단체로, 공연시 사용해 온 각종 다양한 탈(가면)과 소품들을 전시해 눈길을 모은다.
한편 지난해 아시아 7개국이 참가해 좋은 반응을 얻은‘국립극장 문화동반자 사업’이 올해는 북아프리카와 중앙아시아 지역까지 범위를 넓혀 인도, 몽골, 미얀마,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우즈벡, 튀니지, 이집트 등 8개국의 예술가와 무대 예술인들이 참가한다. 이들 나라에서도 각종 진귀한 공연예술품을 선보이는데, 몽골의 마두금, 덮쇼러 등의 악기와 전통의상, 인도의 전통의상 및 장신구, 타블라, 시타르, 하모늄, 반수리 등의 악기이집트의 도이라(타악기), 나이(피리), 말레이시아 게돔박(타악기) 등 8개국에서 온 다양한 전통악기와 의상, 소품 등 70여 종이 전시된다. 이 중 한국에 처음 선보이는 악기도 있어 교육적인 면에서도 큰 볼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국립극단은 물론이고 세계 각국의 무대예술품을 통해 세계 공연계를 여행하는 진귀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국립극장의 새 프로젝트 - 공연예술박물관 건립

공연예술박물관은 공연예술계의 오래된 숙원 사업 중 하나이다. 민간단체에서도 몇 번이나 시도했고, 여러 번의 학술 세미나에서 그 당위성이 강조되었지만 실행단계에까지 이르지는 못했다. 공연예술박물관은 그만큼 특수성이 요구되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국립극장은‘공연예술박물관’설립을 목표로 2007년부터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갔다. 2006년 7월 7일 공연예술박물관 현황과 전망에 대한 세미나 개최를 바탕으로 2007년에는‘공연예술자료관’팀을 발족했다. 2008년 7월 국립극장 별관 자리에 공연예술박물관 건립을 앞두고 첫 번째 행사로 이번《국립극단 57년》전시를 기획하게 되었고, 이어 하반기에는‘세계 국립극장 페스티벌’과 함께《국립극장 57년》을 열 계획이다.


<국립극단 57년>
The National Drama Company of Korea Since 1950

◎ 일 시 : 2007년 5월1일(화) ~ 7월1일(일)
◎ 장 소 :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2~3층 로비
◎ 관람료 : 무료
◎ 문 의 : 2280-4115~6(국립극장 고객지원실)

◎《국립극장 57년》(3층)
Ⅰ. 제1기 - 부민관 시대(1950. 4~1950. 6.25전쟁)
Ⅱ. 제2기 - 대구 문화극장 시대(1953~1957. 5)
Ⅲ. 제3기 - 명동 시공관 시대(1957. 6. 환도 후~1959)
Ⅳ. 제4기 - 명동 국립극장 시대(1962~1973)
Ⅴ. 제5기 - 장충동 국립극장 시대(1973~현재)

*특별부스 / 유치진, 이해랑, 김동원, 차범석, 허규, 이근삼 6인전

◎ ‘2007 청소년 공연예술제’ 참가단체 홍보관 및 세계 공연예술품 전시(2층)
1관 - 대만 ‘당대전기극장’ 상설 홍보관
2관 - ‘청소년공연예술제’ 참가단체 홍보관
3관 - ‘2007 국립극장 문화동반자’ 8개 참가국 악기 및 공연용품 전시관

국립극장 개요
1950년 창설한 국립극장은 우리 공연예술계 현대사의 주무대였다. 서울 중구 장충단로 남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으며 가장 큰 해오름극장과 달오름, 별오름극장을 운영한다.

웹사이트: http://www.ntok.go.kr

연락처

국립극장 대외협력팀 02-2280-4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