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 선정 2007년 3월 추천방송」

KBS1 <HD TV문학관>
‘카스테라’ ,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랍스타를 먹는 시간’

방송일시 : 2007년 3월 2-4일&nbsp; 밤 10시
연 출 : 카스테라 : 김용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 김형일, 랍스터를 먹는 시간 : 이원익

3월에 방송된 KBS <HD TV문학관>의 ‘카스테라’와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랍스타를 먹는 시간’은 탄탄한 원작과 섬세한 연출력을 바탕으로, 대중들이 꺼릴 수 있는 사회적 의제들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에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는 <HD TV문학관>의 세 방영분을 ‘3월의 추천방송’으로 선정했다.

3월 2일에 방송된 ‘카스테라’는 박민규씨의 원작 소설 「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와 「고마워, 과연 너구리야」를 연결시켜 재구성한 작품이다.

회사의 경쟁 체제에서 도태된 사람을 게임 속 ‘너구리’로 묘사하며 매일 아침 공사장에서 장애물 넘기를 하는 모습을 그린 것과 사람들의 등을 억지로 눌러서 지하철에 밀어 넣는 돈벌이가 있다는 설정은 우리 현실 속에 존재하지 않는 허구적인 발상이다. 하지만 이것은 자본주의 경쟁 시대를 살아가는 대다수 현대인들의 삶의 모습을 비유하고 있기에 시청자들의 공감을 산다. 그룹사운드의 보컬처럼 화려하고 열정적인 모습을 꿈꾸며 사회에 진입했다가 그 또한 별 수 없는 너구리와 같은 존재가 되어버린다는 작품 속 줄거리의 전개는 자본주의 경쟁 체제에 대한 회의적인 메시지를 던진다. 자신이 그런 너구리가 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한 채, 혹은 그렇게 되고 싶지 않아서 현대인들은 만원지하철에 등을 떠밀 듯 자기 스스로를 치열한 경쟁 속에 떠밀며 아등바등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드라마 ‘카스테라’는 불법체류자인 중국인 여성을 좋아한 한 남자의 사랑의 결실과 끝까지 자기 방식대로 묵묵히 살아가는 너구리 과장의 우스꽝스런 몸짓으로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다. 서로 밟고 밟히며 삭막하게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마지막 남은 삶의 희망은 ‘사랑’과 삶의 ‘여유’를 되찾는 것뿐이다.

3월 3일에 방송된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하 ‘난쏘공’)은 1978년에 출간된 조세희씨의 원작 소설을 드라마화한 것으로, 산업시대에 자본의 논리에 따라 극단으로 치닫는 빈부 격차 상황과 그로 인해 발생되는 사회적 병폐를 잘 보여주고 있다. 몇 십 년 동안 살아온 보금자리를 돈 있는 사람들에게 강제 철거당하고, 열심히 일을 해도 제대로 보상 받을 수 없는 사회의 부조리 속에서도 인간답게 살기 위해 노력하는 난장이 가족의 모습은 슬프지만 아름답다.

소설 속 등장인물의 캐릭터와 사건은 드라마 ‘난쏘공’에서 연기자들의 호연과 훌륭한 연출로 그 빛을 발했다. 특히 파업이나 임금 협상 등 시대적 상황에 대한 비중을 줄이고 ‘가족애’에 그 중심을 두고 있는 것은 몇 십 년 전에 출간된 원작 소설과의 거리감을 최소화하고, 지금의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기 위한 제작진의 세심함이 느껴졌다.

3월 4일에 방송된 ‘랍스터를 먹는 시간’(이하 ‘랍스터’)은 방현석의 「랍스터를 먹는 시간」과 김미라의 「터널을 벗어나며」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엮은 작품이다.

드라마 ‘랍스터’는 베트남 현지 조선소에 근무하고 있는 한국인의 시선으로 담아낸 베트남 참전 세대의 이야기와 베트남전에 참전했다 그 후유증으로 자살까지 하게 되는 삼촌을 회상하는 한 여성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랍스터’는 지금까지 거의 방송에서 다뤄지지 않았던 베트남전쟁의 ‘양민학살’을 다루며 전쟁의 잔혹성을 부각시키고, 그 어떠한 경우에도 민간인 학살이 행해져서는 안 된다는 작품의 메시지를 설득력 있게 잘 전달했다. 또한, ‘베트남 전쟁’을 회고함과 동시에 ‘이라크 전쟁’ 파병의 부당함을 더해 단순히 과거에 머무는 것이 아닌, 새로운 현재적 의미를 담아내고 있다.

이상의 세 작품들은 ‘대중성’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각각 사회적인 의제들을 다루며 굵직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공영방송인 KBS가 이런 공익적인 프로그램에 많은 비용을 투자하고,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오랜 제작기간을 들여 노력하고 있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또한 HD촬영 방식으로 고화질·고음질의 질 높은 영상을 추구하며 ‘TV 영화’를 구현하고 있다는 점도 <HD TV문학관>이 가지는 장점이다. 재생 시간도 거의 영화 상영시간과 비슷하게 맞추며 시청자들에게 TV로 예술영화 한 편을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전달하고 있다.

그동안 단편 드라마들은 시청률에 얽매여서 비슷비슷한 형식과 내용을 ‘뽑아내고’ 있는 대부분의 드라마들과는 달리, 독창성과 실험성을 바탕으로 한국 드라마에 신선함을 불어넣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방송국에선 ‘제작비 대비 광고수입’이 적다는 이유로 제작을 점차 꺼리고 있고, 아예 정규 편성 자체가 없어지는 경우도 더러 생기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KBS <HD TV문학관>이 양질의 단편 드라마 한 편을 만들어내기 위해 기울이는 오랜 기간의 노력과 정성은 더욱 의미가 크다. 앞으로도 더 좋은 원작과 훌륭한 연출을 통해 한국 드라마의 지평을 넓히는 KBS <HD TV 문학관>이 되기를 바란다.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 선정 2007년 3월 추천방송」

KBS <추적60분>
‘거리로 내몰린 1년, “우리는 KTX 여승무원입니다”’

방송일시 : 2007년 3월 21일 밤 11:05
제 작 진 : 책임 프로듀서|구수환, 연출|김영철

지난 3월 21일 방송된 KBS <추적60분> ‘거리로 내몰린 1년, “우리는 KTX 여승무원입니다.”’(이하 <추적60분>)는 KTX 여승무원 대량 해고ㆍ정규직 전환투쟁 사태를 통해 편법적인 파견의 문제점을 지적함과 동시에 여성 노동권에 대한 편견을 제고했다.

<추적60분>은 초반에 지금까지 이어져 온 싸움으로 인한 여승무원들의 고된 일상과 가족의 고통을 소개하는 한편 중후반은 이번 사태가 갖고 있는 함의를 다각도로 취재했다. 여성노동력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이중성, 파견과 도급의 차이, 비용 절감을 위해 파견을 주어선 안 될 업무까지 자회사를 통해 고용하고 있는 철도공사의 행태, 노동부의 눈가림식 조사 등의 문제가 그것이다.

KTX 여승무원 노조는 지난해 3월 1일 파업을 시작한 뒤, 280여 명이 5월 최종 정리해고 통보를 받았으나 아직도 철도공사의 직접 고용을 주장하며 1년 넘게 투쟁을 계속해 오고 있다.

2004년 ‘꿈의 고속철도’ KTX의 승무원 채용에 합격한 승무원들의 자부심과 각오는 남다른 것이었다. 그러나 채용 당시의 공무원 대우를 약속한 근로조건은 허구였다. 법적인 보건휴가조차 제비뽑기로 주어지고, 철도청의 각종행사에 동원되는가 하면, 근무일정을 빼서 철도청장 학위수여식에 꽃을 수여하는 데까지 보내졌다. 심지어는 철도유통이 받는 도급비가 인상됐음에도 불구하고 월급까지 일방적으로 삭감되는 처우를 받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 같은 사태의 내막은 알지 못한 채 ‘떼를 쓰고’ 있는 현상으로 바라보고 있는 현 사회의 그릇된 인식을 시민들의 인터뷰를 통해 조명, 지적하고 있다.

또한 <추적60분>은 파견과 도급이라는 간접 고용 형태의 문제를 이번 사태의 핵심으로 지적했다. 간접적 인력 고용 방식인 파견과 도급을 비교·정리하여 계약관계의 성격을 규정하고 있는데, 중요한 차이점인 업무지시의 여부를 중점 취재하여 철도공사가 내세우는 도급이라는 주장의 모순을 밝혀내고 있다. 승무원 업무의 특성상 철도공사 측과의 업무 협의가 필수적이며 실제로도 승무원은 철도공사와 업무회의를 갖고 지시를 받은 바 있음을 들어 파견으로 보는 것이 옳다는 귀결이다. 그러나 KTX 여승무원 업무 자체의 성격에 대한 분석이 문제의 선행적 핵심임에도 도급-파견의 정리 이후 살펴보는 역방향의 구성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승무원 업무는 결국 도급은 물론 파견을 주어서도 곤란한 업무이다. 즉, 철도공사는 간접 고용을 취해선 안 될 업무를 간접 고용을 통해 채용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현재 규정상 승객의 안전이라는 주요 업무는 철도공사 직원이 관할하게 되어 있다. 따라서 도급으로 근무하고 있는 여승무원은 안전과 무관하다. 그러나 현재 KTX엔 오직 한 명의 철도공사 직원이 있을 뿐이다. <추적60분>이 간단한 실험을 통해 밝혔듯이 성인 남성이 KTX의 한 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7분이 넘는다. 위급한 상황은 물론이고 의약품을 전달하는 등 일반적인 안전 업무에 있어서도 여승무원의 역할은 꼭 필요한 셈이다. 이런 사실을 모를리 없는 철도공사 측은 그들이 주장하는 도급 성격상의 업무 분리를 적용시켜 시민들의 안전을 철도공사 직원 1인에게 맡기고 있는 셈이다. 철도공사측은 위급한 안전문제 발생 시 승무원들과 안전에 관한 협력과 지시가 있다고 밝혔으나, 실상 승무원들이 안전교육을 받고 있지 않는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전했다.

<추적60분>은 또한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의 입을 통해 이런 식의 편법적인 고용이 철도공사가 무분별하게 자회사를 양산했던 방만한 경영에 있음을 지적했다. 이러한 간접 고용의 편법적인 악용이 사회에 만연한 현상임을 프로그램의 통일성을 헤치지 않는 선에서 지적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끝으로 <추적60분>은 지난 7월 서울지방노동청의 불법파견 여부에 대한 조사에 의혹을 제기했다. 와중에 서울지방노동청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내용의 앞뒤가 맞지 않음을 지적했다. 앞선 인터뷰에서 노동청장은 KTX 여승무원의 고용형태에 대해 판단이 서지 않아 자문을 구했다고 했다. 제작진은 직접 그 법률자문단을 찾아 자문 과정에 대해 취재했으며 현장 판단을 하지도 않은 채 위탁협약서라는 문서 하나로 이뤄진 ‘수박 겉핥기’ 식의 자문이었음을 입증했다. 그리고 그 결과를 노동청장에게 제시해 그가 자문과 상관없이 독단적으로 일을 처리했음을 밝혔다. 노동부장관과의 인터뷰를 시도, 이 사안과 관련한 긍정적 검토에 대한 대답을 받아냈고 클로징 멘트로 노동청의 재조사 필요성을 주장하는 등 의제설정 기능을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이렇듯 <추적60분>은 1년 넘게 끌고 있는 KTX 여승무원 사태에 대해 TV 시사교양프로그램의 비중 있는 분석이 전무한 상황에서 사건을 밀도 있게 탐사하여 적절한 지적과 인식 제고, 그리고 재수사 등의 방향성까지 노력하는 등의 힘을 실었다. 이에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는 이 프로그램을 ‘2007년 3월의 추천방송’으로 선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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