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참여정부는 역시 재벌공화국임을 또다시 보여주고 있다. 정부는 지난 4월 출총제 개악안을 통과시킨 것도 모자라 지방균형발전 명목으로 출총제 적용 대기업이 지방 기업에 출자하거나, 대기업집단 계열사중 한 곳을 지방으로 이전하는 경우 출총제 적용을 배제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출총제 추가 완화대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국회를 통과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출총제 적용대상을 자산총액 6조원에서 10조원으로 상향하고 출자한도 또한 기존 순자산의 25%에서 40%로 대폭 상향했다. 개정 공정거래법이 적용될 경우 출총제 적용대상이 현행 14개 그룹 343개 기업에서 6개 그룹 22개사로 대폭 감소하게 돼 재벌들은 사실상 제한없이 계열사 지분확장에 나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번 지방출자의 경우마저 출총제 적용을 제외한다면 출총제는 22개사 가운데서도 수도권 기업에만 적용되어 사실상 있으나마나한 법이 되어 버린다. 이제 재벌은 최소한의 경쟁자도 존재하지 않는 완전한 시장지배자가 돼 대한민국의 모든 경제를 장악하게 될 것이다. 대한민국의 경제 들판에는 거대한 잡식 공룡들만 존재하는 세상이 되는 것이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도 참여정부와 같은 견해로 인터뷰를 통해 “대기업 부채비율이 100%도 안 되는 상황에서 투자에 걸림돌이 되는 출자총액제한제도는 과감히 폐지해야 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출총제가 투자를 가로막아 경기가 회복되지 않는다고 줄곧 외쳐대는 재계의 입장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공정위가 발표한 ‘2006년 출총제 기업집단 출자현황 분석`에 따르면 현행 출총제가 적용되는 14개 재벌의 경우 출총제를 적용받고도 추가 출자여력은 20조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출총제가 투자를 가로 막고 있는 것이 아닌 것이다. 출총제 폐지는 곧 계열사 지분확장으로 이어져 재벌의 안전한 경영권 세습을 위한 도구로 전락될 것이 자명하다.

정부의 지방기업 출자 시 출총제 적용 배제안에 대해 정부 주무부처인 공정위는 이미 반대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김병배 공정위 부위원장은 지난 2월 라디오 방송에서 ‘지방출자기업에 출자총액제한제도 적용을 면제해주는 방안은 지나친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주무부처인 공정위가 강력하게 반대 의견을 피력하고 있음에도 정부는 지방 출자 기업의 출총제 면제를 약속하고 있는 것이다.

김부위원장은 또 지난 달 17일 ‘계열사간 상호출자를 통한 계열 확장은 독립·중소기업의 성장발전을 저해하는 행태로 헌법에 의해 규제돼야 한다’고 까지 소신을 밝힌 바 있고, 경제력 집중 억제에 따른 국내기업 역차별 주장에 대해서도 ‘출총제는 국내외 기업에 모두 적용되며 총수 중심의 재벌구조는 우리나라에서만 독특해 외국기업과의 차별을 논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해당 주무부처가 이토록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는 출총제 개악안에 대하여 참여정부는 두 귀를 틀어막은 채 재벌 앞에 낮은 포복으로 엎드리고 있다. 시장경제는 대표선수 몇 명 육성해서 금메달 따오기 식의 엘리트 스포츠가 아니다. 몇몇 대표주자가 국내서의 독점이윤(내국민 후생감소)을 바탕으로 해외에서 성공한다고 이 나라가 선진국이 되는 것이 아닌 것이다. 이 나라 모든 국민과 중·소·대기업이 고루 경제성장의 혜택을 보아야 한다. 그래야만 건강한 경제 체질이 형성돼 위기 시에도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것이다. 출총제는 투자를 가로 막고 있는 악법이 아니라 시장의 건강한 경쟁체제를 위한 최소한의 규제 장치임을 노무현 정부는 이제 좀 깨닫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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