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우주인 후보, 우주인 훈련일기 (7편)

대전--(뉴스와이어)--한국항공우주연구원(원장·백홍열)은 러시아 가가린 우주인 훈련센터에서 본격적인 우주인 훈련을 받고 있는 한국 우주인 후보 고산 씨의 우주인 훈련일기(7편)을 공개했다.

한국우주인후보 우주 훈련일기(7편)(고산)

소유즈 우주선 교육, Expedition 14우주인 귀환

보통 시간이 쏜 살 같이 지나간다고 한다. 하지만 스타시티에서는 시간이 로켓처럼 빨리 날아가는 느낌이다. 이것저것 열심히 배우다 보니, 벌써 이곳에 온지 두 달이 넘었다. 이제 막 세상을 배워가는 어린 아이에게는 매 순간이 새로움과 경이로움으로 다가 올 텐데, 이곳에서 나의 생활도 마치 유년기로 되돌아 간 듯한 느낌이다. 하루 24시간이 새롭고 소중한 경험들로 가득 채워지고 있다. 아마도 그 소중함의 무게만큼이나 흐르는 시간이 아쉽게 느껴지는 것 같다.

소유즈 우주선에 대한 본격적인 훈련의 시작

4월 셋째 주부터 소유즈 우주선에 대한 본격적인 훈련이 시작되었다. 우주선에 대한 교육은 이론 교육과 실습 교육으로 이루어지는데 두 가지 교육을 효과적으로 조합해서 교육을 진행한다.

실습 교육은 실제 소유즈 우주선의 크기로 만들어진 시뮬레이터에서 진행된다. 시뮬레이터 내부에는 지상 시뮬레이션 훈련에 필요하지 않은 부분을 제외한 장비들이 실제 소유즈 우주선과 90% 이상 유사하게 설치되어 있고 이 장비들은 외부의 컴퓨터와 연결되어 실제로 작동되기 때문에 가상의 상황을 설정하여 훈련을 할 수 있다.

우주선이 발사될 때 우주인들이 앉아서 카운트다운을 기다리는 착륙 모듈 - 이 모듈만 지구로 귀환하기 때문에 착륙 모듈이라고 부른다 - 의 내부는 우주선을 제어하고 모니터링 하기 위한 각종 장비, 우주인의 생명 유지에 필요한 장비, 그리고 착륙에 필요한 장비들로 가득 차 있어서 공간이 넉넉하지 않다.

이 곳에는 우주인들을 위해 요람처럼 생긴 세 개의 좌석이 마련되어 있다. 가운데 코멘더의 좌석을 중심으로, 왼쪽이 엔지니어, 오른쪽이 우리 한국의 우주인이 앉을 자리이다. 좌석은 체구가 그리 크지 않은 내가 앉았을 때도 꽉 찬 느낌이 들 정도의 크기이다.

우주인 선발 당시 다른 후보들 6명과 함께 여기 와서 시뮬레이터를 보고 나서야, 우주선을 타고 저 검은 우주 속으로 떠나는 기분이 어떨지 실감했던 기억이 새롭다. 겉으로 보기에 그리 특별해 보이지 않는 이 우주선을 타고 아무 것도 없는 우주 공간을 이틀 동안이나 날아간다는 생각을 하면, 긴장감과 짜릿함이 동시에 느껴진다.

착륙 모듈의 해치를 열고 위로 올라가면 생활 모듈이다. 이곳에서 우주인들은 잠을 자기도 하고, 음식을 먹기도 하고, ‘볼일’을 보기도 한다. 무중력 상태에서는 볼일을 보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어서 특별한 장치가 필요하다.

사진 속에 교관이 들고 있는 장치가 바로 문제의 그 장치이다. 이 장치가 자동으로 오물을 수거하는데, 혹시 고장이 날 경우에 대비한, 수동 펌프가 함께 비치되어 있다.

지구에서는 자연스럽게 진행되었던 모든 일들이 우주에서는 세심한 주의를 필요로 한다. 종종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를 우주 공간에 떠 있는 아주 큰 우주선으로 비유하기도 하는데, 이만큼 편리하고 쾌적하고 아름다운 우주선은 다시없을 것이다. 많은 우주인들이 우주비행 후에 환경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는데 아마도 이런 경험들 하나하나가 우리의 ‘모선’인 지구의 소중함에 대해서 더 깊게 생각해 보는 기회를 제공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Expedition 14의 승무원들의 귀환

지난 주말에는 Expedition 14의 승무원들이 귀환했다. Mikhail Tyurin(미카일 튜린), Michael Lopez-Alegria(마이클 로페즈-알레그리아) 는 둘 다 모두 건강한 상태이다. 특히 러시아 우주인인 튜린은 착륙 바로 다음날 수영장에서 만날 수 있었는데, 다들 그의 빠른 회복에 놀라워하며 축하의 인사를 건넸다.

물론 튜린은 회복 훈련 프로그램을 위해 수영장에 온 것이다. 우주에서는 근육이 퇴화하고, 뼛속의 칼슘이 빠져 나가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운동을 해 주어야 한다. 하지만 아무리 운동을 열심히 한다고 해도, 6개월가량 우주에 나가 있게 되면, 우주인의 몸은 발사 이전에 비해 많이 약해진 상태가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귀환 후에는 체계적인 회복 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

매일 우리와 같은 자리에 앉아서 함께 식사를 하는 러시아 우주인 Valery Ivanovich Tokarev (발레리 이바노비치 토카레프: Expedition 12의 승무원)의 경험담에 의하면, 튜린 역시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몸 전체가 제 기능을 되찾기 위해서는 몇 개월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재미있는 이야기도 해 주었다. 지구에 돌아오면 처음 얼마간은 걸음을 걸을 때 굉장히 이상한 느낌을 받게 되는데, 그것은 우주에서 오래 머무는 동안 발바닥이 간난 아이처럼 말랑말랑해 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종종 우주인이 지구로 귀환하여, 해치를 열고 나오는 순간을 ‘제 2의 탄생’ 에 비유하기도 한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을 해 보면 꽤나 적절한 비유인 듯싶다. 우주선 밖으로 나서자 마자 ‘걸음마’부터 다시 배워야 하니 말이다. 오랜 우주비행 후 지구에 돌아 왔을 때, 너무나도 익숙했던 모든 것들이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오는 경험 또한 우주를 떠다니는 느낌만큼이나 신선하지 않을까?

어제 ‘우주인의 집’을 우연히 방문했는데 러시아 어린이들이 그린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우주인의 무사 귀환을 축하하고, 그리고 지나간 어린이날을 축하하면서 그림들 중 하나를 첨부한다. 제목은 ‘지구가 우주인을 만나다’ 이고 10살짜리 어린이가 그린 그림이다. 우리나라 어린이들에게도 우주가 좀더 구체적인 꿈으로 다가올 날이 멀지 않았다. 대한민국 어린이들이 저마다 멋진 꿈을 가슴에 품길 바라면서, 늦게나마 어린이날 축하 인사를 보낸다.

"어린이 여러분 언제나 건강하고, 늘 가슴속에 높은 꿈 간직하길 바랍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개요
항공우주연구원은 항공기·인공위성·우주발사체의 종합 시스템 및 핵심기술 연구개발, 항공우주 안정성 및 품질 확보를 위한 기술개발, 품질인증 및 국가 간 상호인증, 항공우주 기술정보 유통 및 보급·확산, 중소·중견기업 등 관련 산업계 협력·지원 및 기술사업화 등을 통해 국민 경제의 건전한 발전과 국민 생활의 향상에 기여한다.

웹사이트: http://www.kari.re.kr

연락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우주인개발단 민지선 042) 860-2257

국내 최대 배포망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