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연대 논평-‘전 언론사의 국정브리핑화’의 꿈은 개 꿈
따져보자. 합동브리핑센터를 왜 만드나? 정부 논리에 충실하자면 청와대 브리핑, 국정 브리핑, KTV를 통해서 브리핑하면 되지 뭐 하러 브리핑센터를 만드는데 국민 세금을 낭비해야 하는지 모를 일이다. 또 전자브리핑시스템도 그렇다. 정부가 주는 대로 받아쓰기하라는 것 외에 아무 것도 없다.
지금처럼 기자실과 송고실을 운영하는 선진국 사례는 없다고 정부가 말한다. 정부가 조사했으니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참여정부처럼 정보 통제를 하는 나라도 흔하지 않다. 우리는 정부의 정보통제에 아주 고통스런 경험을 가지고 있다. 한국의 방송과 통신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방송통신융합추진위원회 회의록과 한미FTA 관련 회의록의 사례로 설명해 보자.
우리는 관련 회의록을 몇 차례 입수해서 공개한 적이 있다. 국가기밀사항도 아니고 정책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도 아닌 말 그대로 민간인들도 참여한 회의록이어다. 그런데 관련 부서의 전혀 엉뚱한 사람으로부터 전화가 온다. “제가 징계 받게 되었습니다. 발표문에 그 내용을 빼 주세요.”
한미FTA관련 문건이 입수되면 관련부처 사람들이 전화를 해 온다. 도대체 누구로부터 문건을 입수했냐면서 “우리가 죽게 됐다. 국정원의 내사가 들어올 것 같다”며 제발 발표하지 말아달라고 애원한다. 그것도 있었던 회의였고, 정부가 의도적으로 숨기고 있었지만 크게 중요한 내용은 아니었다. 사실이었을 뿐이다.
또 있다. 지난 해 12월에 우리는 국무조정실에 방송통신융합추진위원회 회의록을 공개하라는 정보요청을 했다. 하지만 답신은 ‘지금 공개할 수 없다’였고, 나중에 공개하겠다고 한 후 정부안이 확정된 이후인 지난 2월에 회의록 일부를 보내줬다.
브리핑제도를 정권 초기에 도입하면서 약속했던 정보공개법 개정을 통한 정보접근권 강화는 공염불이었다. 정부는 시간이 갈수록 밀실행정에 재미를 붙였고, 중요하지도 않은 내용마저 내부 구성원들을 일방적으로 지목해서 징계 운운하며 우리와 같은 시민사회단체를 압박했다.
그런데 또 다시 국정홍보처는 “정부는 또한 비공개정보라도 공익차원의 적극적 정보공개 노력을 하도록 하는 내용 등을 포함하는 정보공개법 개정을 통해 국민의 알 권리 증진을 위한 조치들도 추진 중에 있다”고 밝혔다. 못 믿는다. 아니 안 믿는다. 정부의 정보공개와 관련해서는 ‘팥을 써서 메주를 쑤겠다’는 주장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정권 초기에 이미 해서야 할 일을 지금부터 하겠다고 하는 정부를 어떻게 믿으란 말인가!
정보 중 시급성을 다투는 정보가 있다. 이를 누가 결정하는가? 정부가 결정한다. 그러면 언론은 정부가 공개가능하다고 판단이 들어 간 정보를 선별적으로 입수해서 보도해야 한다. 정부가 정보의 게이트키퍼를 자처한 것이다. 시급성 시사성을 다투는 정보는 애초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정부와 정권에게 불리한 내용은 아예 접근 자체를 봉쇄하는 것이다.
차라리 노골적으로 말하라. ‘취재지원시스템 선진화 방안’이 아니라 ‘정부홍보대사로 언론사 위촉방안’이라고.
그리고 브리핑센터니 전자브리핑도 ‘지나가는 개가 웃을 소리’다. 청와대브리핑, 국정브리핑, KTV가 그 동안 어떤 보도를 했는지 살펴보면 쉽게 증명된다. 한미FTA와 관련해서 이들 브리핑이 단 한 번이라도 진지하게 반대의 입장을 반영한 적이 있는가? 한미FTA는 오로지 ‘선’이었고 이를 반대하는 국민들은 ‘악’이었다. 심지어 반대 입장에 대한 반론과 더불어 조작까지 했던 곳이다.
국민들의 의견이 엇갈릴 때 정부는 철저하게 반대의견을 묵살할 것이고, 이를 유용하게 할 수 있는 제도가 바로 종합브리핑센터요 전자브리핑제도임을 왜 솔직히 말하지 않는가. ‘전 언론사의 국정브리핑화’를 꿈꾸는 그대들의 꿈은 그래서 무산될 수밖에 없다.
역사의 반동은 정권의 탐욕에서 비롯된다. 마지막까지 정권의 탐욕은 국민들의 알권리까지 억압하는 정책으로 결말을 보려하는 ‘참여를 극도로 싫어하는 참여정부’의 탐욕에 진저리난다. 군사독재정권처럼 솔직하고 노골적으로 언론을 통제하고 싶다, 언론을 정부의 2중대로 만들고 싶다고 말하라.
2007년 5월 22일 언론개혁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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