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민언련 신문모니터위원회 선정 2007년 4월의 좋은 사설」
한겨레 <사설/한-미 FTA 협정문 공개 그렇게 두려운가>(2007/4/21)

폐쇄적 협정문 초안 공개방침에 대한 일침 돋보여

한미FTA는 국민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사안이다. 따라서 협정 체결과 비준 과정은 민주적이고 투명하게 진행돼야 하며, 협정문의 철저한 검증은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절차이다.

그러나 협정문 초안 공개절차는 폐쇄적이고 비민주적인 형태로 이루어졌다. 정부는 미국 측과의 일정에 맞춰 공개시점을 미뤘고, 4월 20일에야 국회 한미FTA 특위 소속 의원들에게 협정문 열람을 허용했다. 정부가 공개한 협정문 초안은 영문이었으며, 제한된 장소에서 컴퓨터 모니터로만 열람이 가능했다. 정부는 더욱이 외부 유출을 막는다며 필사까지 전면금지를 국회에 요청했다가 국회의원들의 항의 후에야 간단한 메모를 허용했다.

한겨레는 4월 21일 <사설/한-미 FTA 협정문 공개 그렇게 두려운가>에서 “500쪽이 넘는 것으로 알려진 문서를 화면으로만 보고 메모도 하지 말라는 요구”는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태도”였다고 비판했다. 모니터 열람은 가능하지만 문서열람은 안 된다는 정부 측 논리에 대해서도 “어떻게든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게 하겠다는 의도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며 따끔하게 지적했다.

또한 정부가 정한 협정비준 시한이 너무 촉박해 “사회·경제 전반에 걸쳐 광범한 변화를 수반하는 자유무역협정을 불과 한 달 남짓 만에 제대로 검토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외교통상부가 밝힌 내용을 그대로 인정하더라도 스무가지가 넘는 법률 개정이 필요”하며 “시행령과 시행규칙까지 포함하면 수십가지 법령을 개정해야 할 사안”이라고 설명하면서 이러한 검증을 “한달 남짓에 끝내라는 것은 사실상 검증을 하지 말라는 얘기나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이 사설은 “협상과정에 비밀유지는 필요하다”고 인정하면서도, “검증일정과 방법까지 정부가 판단하고 결정하려 한다면 권한을 넘어서는 일”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한미FTA 이외에도 이미 협상이 시작된 한-EU FTA를 비롯해 앞으로 계속 이어질 통상 협상과 관련해서도, 협상부터 검증과 비준 등 전 과정에서 국민의 의사가 철저히 반영될 필요가 있다. 이에 ‘통상절차법’과 같은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기도 하다. 이 사설에서 이에 대한 구체적 논의까지는 나가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지적되지만, 폐쇄적이고 비민주적인 협정문 초안 공개방침에 대해 시의적절하게 비판한 것은 매우 돋보였다.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이런 협정문 초안 공개방침에 대해 사설을 통해 지적했지만, 조·중·동의 사설에서는 발견할 수 없었다. 특히 한겨레 사설이 시기적으로나 내용면에서 가장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에 민언련 신문모니터위원회는 한겨레 4월 21일 <사설/한-미 FTA 협정문 공개 그렇게 두려운가>를 ‘2007년 4월 좋은 사설(칼럼)’로 선정했다. <정리·전민정>


「민언련 신문모니터위원회 선정 2007년 4월의 나쁜 사설」
동아일보 <사설/미국산 쇠고기 ‘과학적 판정 결과’ 수용해야>(2007/4/5)

역지사지의 심정으로 미 축산농가의 심정을 헤아리라니...

2003년 광우병 발생으로 전면 금지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는 국민 건강권과 직결된 문제로 극도의 신중함이 요구된다. 그러나 동아일보 사설은 국제수역사무국(OIE)판정이 신뢰할만한 과학적 근거라는 점을 내세워 “쇠고기 전면 재개방 없이는 의회에서 FTA비준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미국 측 주장을 대변하며, 정부에 쇠고기 수입재개를 압박했다. 이에 민언련 신문모니터위원회는 동아일보 4월 5일 <[사설] 미국산 쇠고기 ‘과학적 판정 결과’ 수용해야>를 ‘2007년 4월의 나쁜 사설(칼럼)’로 선정했다.

한미FTA 타결 직전, 노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OIE권고를 존중해 쇠고기 시장을 합리적인 수준으로 개방하겠다”는 구두 약속을 했었다. 8단계 위험 평가를 바탕으로 ‘30개월 미만의 뼈 없는 살코기’에 한해 수입을 허용키로 한 농림부 방침을 일방적으로 뒤집은 부적절한 처사였다. 이는 한미FTA 4대 선결조건으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재개키로 한 것과 더불어 국민의 생명권을 경시한 행위라는 점에서 많은 비판을 받았다. 이후 미국은 지난 3월 내려진 OIE의 ‘광우병위험통제국’ 예비 판정을 내세워 우리 측에 쇠고기 전면수입을 한층 강하게 요구했다. 사설은 이에 대해 “국제기구의 전문가들이 과학적인 기준에 따라 광우병의 위험정도를 판정한” OIE 결과를 수용하자며 미국을 적극 거들고 나섰다.

그러나, OIE 등급의 신뢰성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의문이 제기되어 왔다. 일본 농림수산부가 지난 3월 22일 공개한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안전성에 대한 OIE 과학위원회 평가 보고서’는 “미국 정부가 광우병 감염 가능성이 있는 원료를 동물용 사료로 이용하는 한 교차오염의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아울러 미국 정부에 “동물용 사료로부터 광우병 위험부위 제거를 주의 깊게 검토할 것”과 “사료 규제조건 관리 및 사찰 상황” 보고 등을 요구했다. OIE의 ‘광우병위험통제국’ 판정이 미국산 쇠고기의 안정성을 담보해 주지 못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더구나 OIE는 정부 간의 협력기구로 가축전염병과 육류의 교역기준을 협의하고 결정하는 정치성을 띈다. 광우병과 관련한 기준을 결정하는 국제수역사무국 산하 육상동물위생규약위원회 위원장은 미국 농무부 소속 공무원이다. 광우병 위험성에 대한 5단계 판정이 미국·캐나다 등 광우병 발생국 요구에 의해 올해부터 3단계로 줄었다는 사실도 의구심을 더한다.

또한, 2005년 OIE 총회에서 정부 대표단이 살코기·혈액제품에 광우병 원인체가 오염돼 있을 수 있다고 주장한 사실이 드러나 정부가 의도적으로 광우병 위험을 은폐해 왔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제23차 OIE총회 결과 보고> 강기갑 의원 입수·공개)

이런 상황에서 사설의 “OIE가 과학적으로 신뢰할 만한 결론을 내린다면 미국산을 차별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은 지나치게 수세적이다. OIE 총회 결과 미국의 광우병 위험등급이 상향조정 된다 해도 한국이 수입위생 조건을 완화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WTO 위생검역협정은 “OIE 가이드라인을 기초로 회원국 간의 조화를 도모하되, 회원국에 대해 자국민의 건강과 생명의 적정보호 수준 변경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과학적 근거가 있는 경우 OIE 기준보다 높은 보호 수준을 설정할 권리도 부여하고 있다. 사설의 주장처럼 “OIE 결정이 나오면 이를 존중해야” 할 어떠한 당위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사설에서도 인정하고 있듯, 쇠고기 검역조건은 한미FTA 협상의제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미국은 협상 막판까지 이 문제를 최대 ‘딜 브레이커’로 내세워 정부를 압박했다. 자체 위험평가 절차를 대폭 간소화해 5월 OIE 최종 판정 이후 즉각적으로 개방에 나설 것을 요구하는 등 검역 주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도 서슴지 않았다. 이같은 미국의 행태와 미국에 끌려 다니는 우리 정부에 대한 비판이 우선돼야 함에도 사설은 “자칫 FTA와 직접적인 관련도 없는 쇠고기가 한미FTA의 미래에 먹구름을 드리울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나아가, “한번쯤은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으로 미 축산농가의 처지도 헤아려봐야 한다”고 호소하기까지 한다. 자국 농민의 피해와 국민 건강권은 철저히 외면한 채 ‘미국 눈치보기’에 급급한 동아일보의 단면이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광우병 발생을 우려한 미 쇠고기 수입 반대 움직임을 “반미단체들의 선동”으로 폄하한 대목도 악의적이었다는 평가다.

일본·영국·유럽연합 등에서는 지난해 10월까지 30개월 미만 소의 광우병 발병 사례가 100여건 이상 확인된 바 있다. 현재 우리의 수입위생조건인 ‘30개월 미만 뼈 없는 살코기’ 기준도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국민 건강권 보호에 시종일관 무력한 태도를 보였다. 이를 비판하기는커녕, 동아일보는 미국 편에 서서 정부와 국민을 끊임없이 압박하기에 바빴다. 가장 기본적인 국민 생존·건강권이 걸린 문제에서조차도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정부와 언론에 더 이상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정리·최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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