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 보도비평 - ‘KBS 대형마트 문제점 관련 보도’
전국 곳곳에 자리 잡고 있는 대형 마트는 점포 수 만해도 340여 개에 이른다. 대형마트가 많은 고용인원, 고객, 납품업체를 가진 ‘유통공룡’으로 성장하고 있는 만큼, 그 규모와 성장에 걸맞는 공정한 상거래와 고용형태가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대형마트는 납품업체 직원을 강제 동원하고, 마트 상품권을 강매하도록 조장하며, 반품·재고 손실을 납품업체에 전가하는 등 횡포와 부작용이 심각했다. KBS는 이러한 대형마트의 횡포에 대해서 5개월간 ‘리포트기사’ 8꼭지와 ‘연속기획’ 5꼭지를 할애해 꾸준히 추적·고발했다.
1. 납품업체 직원 강제 동원에 대한 끈질긴 추적
KBS는 대형마트가 납품 업체 직원을 강제동원하고 있다는 문제를 무려 5개월 동지속적으로 감시해 고발했다.
처음 1월 31일 <납품업체 옥죄기>(김정환 기자)에서 납품업체 직원의 강제동원을 지적한 뒤, 3월 13일 <유통공룡의 그늘/(1)파견 직원, 대형마트 전용 잡부로 전락>(김정환 기자)에서 여전히 시정되지 않은 문제를 지적했다. 이 보도가 나간 후 대형마트들은 앞 다투어 자정선언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자정선언을 한 바로 다음 날 대형마트는 또 다시 납품업체를 동원하여 밤샘 작업을 시켰고, KBS는 3월 21일 <말로만 ‘자정 노력’>(심인보 기자)에서 이러한 대형마트의 이중적인 모습을 보도했다. 그로부터 두 달이 지난 5월 24일 <또 납품업체 동원>(김용덕 기자)에서 대형마트가 여전히 납품업체 직원을 강제 동원하고 있음을 꼬집었다.
2. 납품업체에 대한 횡포를 다각적으로 고발
KBS는 납품업체 직원이 대형 마트 잡부로 전락한 것에만 집중한 것이 아니라 대형마트가 납품업체에게 행사하는 횡포를 다각적인 측면에서 고발하고 그 배경도 지적했다.
1월 31일 <유통공룡 횡포>(박중석 기자)는 납품업체가 대형마트에 제품을 팔기 위해서는 판촉사원 파견 약정서를 써야만 하며, 대형 마트 측에서 판촉행사 비용 일부도 납품업체에 떠넘기고 있음을 고발했다. 또한 공정위가 넉달 동안 대형 유통업체를 광범위하게 조사하고 있지만 “납품업체에 대한 현장 실태조사는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며 공정위의 안일한 조사 태도도 지적했다. 설을 앞둔 2월 15일에는 <설 상품권 강매>(김정환 기자)에서 대형 마트가 납품업체들에게 설 상품권을 사도록 강요하고 있음을 다루었다.
KBS의 노력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대형 마트의 등쌀에 속병을 앓고 있는 납품업체의 현실에 대해 연속기획으로 보도했다. 3월 14일 <유통공룡의 그늘/(2)납품업체, 특판행사에 ‘골병’>(박중석 기자)에서는 거의 매주 이루어지는 특판 행사에 납품업체들이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참가해야 하는 현실을 지적했다. 3월 15일 <유통공룡의 그늘/(3)반품·재고 손실 납품업체에 전가>(김정환 기자)에서는 반품과 재고로 인한 손실을 모두 납품업체에게 전가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3월 16일 <유통공룡의 그늘/(4)불공정 증거, 조직적 은폐 시도>(박중석 기자)에서는 공정위의 조사가 이어지자 증거를 은멸하기 위해 자료 소각을 구두로 명령하는 치밀함을 보인 마트의 행태를 고발하고, “대형마트 업체로는 처음으로 공정거래 자율 준수를 선언하고도 이를 지키기는커녕 조사를 방해한다”며 이마트의 앞 뒤 다른 모습을 꼬집었다. 연속기획의 마지막 보도인 3월 17일 <유통공룡의 그늘/(5)법 개악으로 횡포 부채질>(박중석 기자)에서는 대형마트의 이러한 횡포가 2005년 공정거래위원회의 법 규정을 개정 이후 가능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개정 당시 “파견사원 규정에 예외 조항이 신설”되었는데 그 예외 조항이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자의적임”을 설명하고, 상거래 관행상 인정 된다면 반품할 수 있다는 규정을 새로 만들어 사실상 반품을 허용했음을 꼬집은 것이다.
3. 지역 상권에 대한 피해에도 관심
KBS는 한 발 더 나아가 대형마트로 인해 중소 상인이 삶의 터전을 빼앗기고 있음을 지적했다. 4월 12일 <상인 보호 VS 선택권>(박중석 기자)에서는 대형마트의 횡포와 부작용 때문에 이를 규제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지만 이러한 규제가 소비자의 선택권 침해라는 의견도 있음을 다루었다. 그러나 4월 23일 <대형마트 천지>(김정환 기자)에서 대형마트로 인해 중소 상인이 삶의 터전을 빼앗기고 있다는 현실적인 문제를 짚었다. 두 보도가 대형마트가 지역 상권에 미치는 영향과 소비자 선택권까지 관심의 폭을 넓혔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대기업이 자본을 앞세워 지역 중소 상인의 생계 수단마저 좌지우지하는 것 역시 심각한 지적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보도 수도 적고 심층성이 떨어져 아쉬웠다.
2007년 이후 보도된 대형마트 관련 보도 13꼭지 중 11꼭지를 박중석, 김정환 기자가 취재했다.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는 하나의 주제를 두고 5개월 동안 꾸준히 추적한 기자의 태도와 이를 가능하게 한 KBS보도국 시스템을 높이 평가한다. 앞으로도 대형마트가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가 개선될 때까지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기 바란다. 또한 앞으로도 대형마트 뿐 아니라 사회의 부조리하고 비합리적인 문제를 ‘사회 의제’로 설정하여 적극적으로 추적·고발하는 보도가 많아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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