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한국은행이 우리나라 중앙은행으로 첫발을 내디딘 지 57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먼저 이 자리를 빌려 창립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한국은행의 발전을 위해 격려와 충고를 아끼지 않으신 많은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각자의 위치에서 맡은 바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있는 직원 여러분들의 노고에 대해서도 치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금년 들어 우리 경제는 수출이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내수도 개선되는 움직임을 나타내었습니다. 물가가 안정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부동산 가격의 오름세도 둔화되었으며 경상수지는 소폭의 적자를 기록하였습니다.
이같은 경제상황을 감안하여 당행은 물가안정에 유의하면서 실물경제의 개선추세가 이어지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영하였습니다. 이러한 정책기조 아래 지난해 8월 인상조정된 콜금리목표 연 4.5%를 그대로 유지해 왔습니다.
이와 함께 금융기관 대출의 큰 폭 증가 등으로 통화증가율이 높은 수준을 지속해 온 데 대응하여 유동성 증가세 억제에도 정책적 노력을 경주하였습니다. 특히 작년 말경 실시한 지급준비율 인상조치의 효과가 가시화될 수 있도록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은행의 절도 있는 자금운용을 유도하였습니다.
앞으로 우리 경제는 회복속도가 다소 빨라지면서 금년중 4%대 중반의 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물가는 소비자물가와 근원인플레이션 모두 안정세를 지속하겠으며 경상수지는 대체로 균형을 보일 전망입니다. 다만 국제원자재가격의 상승, 국제금융시장의 불안 가능성 등 해외요인의 불확실성이 적지 않으므로 이에 대한 면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한은 가족 여러분!
최근 통화정책을 둘러싼 국내외 여건이 빠른 변화를 거듭하고 있어 이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먼저 국내외 금융시장의 통합이 가속되면서 국제금융의 흐름이 국내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특히 다양한 파생금융상품이 출현하면서 통화정책의 파급경로가 불확실해지고 있습니다.
국내적으로는 금융기관들의 경쟁적인 대출확대 등 쏠림현상이 나타나 통화정책 운영에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쏠림현상은 개별 경제주체의 입장에서는 불가피할 수 있겠으나 국민경제 전체적으로는 유동성 공급이 지나치게 확대되고 시장불안 가능성이 증대되는 등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또한 그동안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부채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면서 가계의 채무상환능력 저하로 인해 통화정책의 탄력적 운영여지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다행히 금년 들어 주택담보대출의 증가세가 둔화되고는 있으나 개인의 순저축률이 낮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음에 비추어 가계의 재무구조가 조기에 개선될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입니다.
외환위기 이후의 경기순환주기 단기화도 통화정책 운영에 있어 고려해야 할 또 다른 과제입니다. 산업연관효과가 크지 않은 IT제품 중심으로의 수출구조 재편, 기업경영의 보수화에 따른 설비투자 위축 등으로 경기순환주기가 짧아지면서 통화정책의 효과가 당초 기대와는 다르게 나타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국내외 금융시장의 상황변화와 그 파급영향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경제구조 변화에 맞추어 정책분석틀을 개선하고 부문별 정책파급효과를 재점검하는 등 통화정책의 현실 적합도를 높여나가는 데에도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한은 가족 여러분!
이제 우리 한국은행이 하반기 이후 역점을 두고 추진해야 할 사항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금리정책은 물가안정에 유의하면서 경기, 금융시장 상황, 자산가격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운영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특히 최근의 높은 유동성 증가세는 중장기적으로 물가상승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통화지표의 움직임에 한층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그간의 금리목표제 운용성과를 평가하여 콜금리를 정책목표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콜금리의 가격기능을 제고시킬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여야 하겠습니다. 공개시장조작과 대출 및 지준제도의 연계적 운용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통화정책 운용수단을 개선해 나갈 필요도 있습니다. 통화정책방향 발표 내용을 개선하는 등 정책의 투명성과 예측가능성을 높이는 데도 더욱 힘써야 할 것입니다.
금융안정 노력도 한층 강화해야 하겠습니다. 국제금융시장의 불안가능성이 잠재되어 있고 국내적으로는 쏠림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국내외 금융시장의 움직임을 면밀히 점검하고 이상 징후가 감지되면 공개시장조작 등을 통해 신속히 대처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와 함께 지급결제업무를 취급하는 비은행금융기관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지급결제시스템의 안전성 확보에 만전을 기해야 하겠습니다. 2009년 가동 예정인 차세대 한은금융망 시스템 구축작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는 등 지급결제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지속되어야 할 것입니다.
지난번 새 은행권을 발행하면서 우리 모두 화폐에 대한 국민의 높은 관심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2009년 상반기를 목표로 하고 있는 고액권 발행이 예정대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은행권 제조에서 발행까지의 모든 과정을 포괄하는 종합계획을 치밀하게 수립하여 한 치의 오차 없이 추진하여야 할 것입니다.
국민경제교육도 합리적 경제행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데 부응하여 대상별 맞춤형 교육을 강화함과 아울러 다양한 콘텐츠를 계속 개발하여야 하겠습니다.
외화자산의 효율적 운용에도 배전의 노력이 있어야 하겠습니다. 유동성과 안전성을 확보하면서 수익성을 높일 수 있도록 투자대상을 다변화하고 투자기법을 정치화하여야 하겠습니다. 통화스왑 확대 등 외환보유액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모색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은 가족 여러분!
시장경제 하에서 통화정책은 중앙은행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뒷받침되어야 소기의 정책효과를 거둘 수 있으며 이러한 국민의 신뢰는 탁월한 능력과 엄격한 자기관리의 바탕 위에서만 구현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여야 할 것입니다.
우선 조사정책기능을 강화하여 미래 경제상황을 보다 정확하게 예측·판단하고 시의적절한 정책대응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하겠습니다. 부서간 원활한 정보교류와 활발한 정책토론을 통해 조직 전체의 역량도 배가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아울러 능력과 성과 위주의 인사급여 시스템을 조기에 정착시키고 예산 낭비적 요소를 제거하여 경영의 효율성을 한층 높여야 하겠습니다.
우리 한국은행은 지난해 ‘중장기 발전전략’과 ‘경영혁신방안’을 마련하고 이를 전행적으로 추진해 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자기혁신은 당행의 발전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는 데 우리 다같이 인식을 함께 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여야 할 것입니다.
친애하는 한국은행 가족 여러분!
지금 우리는 변화의 속도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직원 여러분께서는 이러한 점을 직시하여 오늘에 안주하지 말고 남보다 앞서 내일을 준비하는 전향적인 자세를 갖추어야 하겠습니다.
아울러 국민의 삶을 책임지고 있는 공직자라는 사실을 항상 명심하여야 할 것입니다. 어려운 업무여건 속에서도 우리가 맡은 직무에 흔들림 없이 혼신의 노력을 다할 때 한국은행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는 더욱 굳건해 질 것입니다.
창립 57주년을 맞아 다시 한 번 여러분들의 노고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여러분과 여러분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07년 6월 12일
총재 이 성 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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