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와 관련해서 여러 개의 소송이 제기 되어 있는 상황에서 나온 첫 판결이라는 데에 의미가 있다. 그러나 이 판결은 종부세가 입법자인 국회의 입법 한계를 벗어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했을 뿐, 종부세가 문제없는 세금이라는 뜻은 아니다.
종부세는 6억 이상 부동산 소유자에 대해서만 부과된다. 종부세는 오래전부터 누진세율을 특징으로 했던 소득세, 4천만원 이상에 대해서만 이루어지는 금융소득 종합과세와 더불어 일종의 부유세적 성격을 가진 세금이다.
부유세는 바람직한 세금이 아니다. 부자라는 이유만으로 누진적으로 많은 세금을 내야 할 이유가 많지 않다. 재산이 두 배면 세금도 두 배 내는 것이 재산세의 성격에 맞는다. 재산은 두 배가 되는데 세금은 세배 네 배 부과하는 것은 응익적 성격이 강한 재산세의 성격과 어울리지 않는다. 특히 소득세와 금융소득과세가 누진구조로 되어 있는 상황에서 종부세까지 겹쳐져서 어떤 사람들은 2중, 3중으로 부유세 성격의 세금을 부담하게 되어 있는 것이다.
법원은 토지가 공급이 제한되어 있는 등 독특한 성격이 있기 때문에 주식이나 예금 등에 비해 더 강한 제한을 가할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토지가 주식이나 예금과 다른 것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규제를 더 강하게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주택이나 건물을 짓기 위해 필요한 도시용 토지의 공급은 정부가 규제로 막기 때문에 고정되어 있는 것일 뿐이다. 토지 규제를 풀면 도시용 토지의 공급은 주식이나 예금처럼 공급이 얼마든지 유연해질 수 있다.
주택 공급은 시장상황의 변화에 더 유연하게 대응하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수요가 늘면 주택은 많이 지어지고, 수요가 줄어서 건설업자들이 짓지 않으면 주택 공급은 당장 줄어든다. 종합부동산세 같은 제도가 주택 보유 수요를 줄여서 주택과 택지의 공급을 더욱 경직시킨다고 보는 것이 옳다.
우리나라 국토의 총량이 고정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 때문에 토지와 주택을 다른 재산과 달리 취급할 이유는 없다.
종합부동산세에 대한 법정 공방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원고 측이 항소할 경우 상급심 판결이 남아 있으며, 헌법재판소에도 이 세금과 관련된 여러 건의 헌법소원이 제기돼 있다. 앞으로의 판결에서 법관들은 국토의 총량이 고정되어 있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택지와 주택의 공급은 종합부동산세 같은 제도가 많을수록 점점 더 경직되어 간다는 사실을 새롭게 인식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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