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의원, “재벌과 투기자본 위한 자통법 반대한다”
심상정 의원은 “자통법이 정부안대로 통과된다면 심각한 이해상충으로 금융소비자의 피해가 우려되고, 인위적인 빅뱅유도로 대규모 구조조정의 후유증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심의원은 “자통법이 국회에서 통과된다면 금산분리원칙에 따라 금융투자회사에 대한 재벌(산업자본)의 지분보유에 일정한 제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자본시장통합법의 재경위 금융소위 통과에 따른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의 논평 전문입니다.
자본시장통합법이 정부안대로 15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금융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했다.
자통법은 한미FTA의 선결조건의 하나로 정부가 열린우리당, 한나라당과 공조하여 6월 임시국회 통과를 목표로 여러 민생법안들을 뒤로하고 속전속결로 달리고 있다.
소위 자통법은 우리나라의 자본시장을 미국식으로 재편하면서 금융상품의 포괄주의를 도입하고 현행 자본시장의 증권업, 선물업, 자산운용업, 투신업 등의 겸영을 허용, 대형화를 유도하여 국내 자본시장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의 자본시장은 그 규모나 기능이 위축되어 자금조달기능 확대와 직접금융시장 육성이라는 증권업 본래의 기능을 다하지 못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로인해 정부는「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법률(자본시장통합법)」의 제정을 통하여 한국판 금융빅뱅을 유도하여 자본시장 기반을 확대하고 대형투자은행을 육성하여 한국을 동북아 금융허브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상정되는 자본시장법은 증권업 본래 기능은 도외시한 채 정부도 예상하듯이 소수의 투자은행과 투기자본의 이해를 충족시키기 위해 금융빅뱅을 유도하고, 자본시장을 전면 개방하는 정책에 불과하다. 결국 은행식의 숫자 줄이기를 통한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자본시장법이 통과될 경우 관련업계의 인수합병은 불가피하게 되고 통폐합 등으로 구조조정의 후폭풍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정부가 제출한 자본시장법으로는 심각한 이해상충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자본시장법에는 ‘투자자권유제도’, ‘내부관리시스템 구축 의무화’, ’chinese wall’ 등의 이해상충 방지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그러나 업종간 겸업허용으로 고객자산(펀드)과 회사 고유자산간, 펀드와 펀드간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동일한 주주가 복수의 금융투자업 영위 시 회사 간에도 동일한 이해상충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겸업화, 대형화와 더불어 상품의 포괄주의로 사전 예측 불가능한 이해상충 문제도 충분히 발생 가능하다. 자통법의 주요한 모델인 미국에서도 대형 투자은행의 조사분석 왜곡, 부정사례가 빈발하여 보다 엄격한 시장규제제도로 집단소송제, 징벌적손배제도 등을 도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03년 증권관련 집단소송제가 도입되었지만 현재까지 증권관련 집단소송은 1건도 제기되지 않았다. 피해집단의 구성이 50인 이상이고 발행주식의 0.01%이상을 보유하면 누구나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시민단체와 법조계에 따르면 금융감독당국에 의해 혐의가 드러나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사안이 수십 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아직 한건의 소송도 제기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원인은 선의의 소송도 패소 시 천문학적인 액수의 회사측 소송비용을 배상해야 하는 부담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악의적 소송이 아닌 경우 패소 시에도 회사측 소송비용은 물어주지 않아도 된다. 자본시장법에서도 보다 현실적인 집단소송제의 도입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이미 외국에 널리 도입되어 있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와 이중, 다중대표소송제도 등의 도입도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재경부는 이같은 제도들의 도입에 대하여 ‘동 제도들은 국민의 권리구제를 담당하는 사법제도와 관련된 사항이므로 자본시장법과 같은 특정 금융업을 규율하는 법률에서 이러한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전체 사법체계와의 조화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으며, 필요한 경우 ‘민사소송법’이나 ‘상법’ 등에서 규율할 사항‘이라고 하고 있다.
정부의 업적주의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설명이다. 법체계상 그러한 문제가 있다면 당연히 관련법의 제·개정을 통하여 투자자 보호장치를 완비한 후에 자본시장법을 도입하여야 마땅한 것이 아닌가. 시장은 미국식으로 통합하고 대형화를 추구하면서 투자자보호제도는 왜 미국과 같은 수준으로 제도화하지 않는가. 투자자 보호책임은 사법제도에 미루면서 통합화, 대형화만 추구하면 자본시장의 활성화가 달성되는가?
그리고 재경위 금융소위에서 통과된 바와 같이 금융투자회사에 지급결제 서비스가 부여된다면 금산분리 원칙의 심각한 훼손이 불가피하다. 금융투자회사는 이업종과의 결합에 의하여 은행보다 다양한 금융상품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에 훨씬 경쟁력이 있으며 시장지배력이 매우 클 것이라는 것이 시장의 지배적 견해다. 즉, 은행의 일반 요구불예금이 금융투자회사로 몰린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이다.
결국 기존에 금융투자회사(증권사)를 보유하고 있는 재벌들은 장기적으로 은행 보나 나은 금융기관을 보유하게 되는 결과가 된다. 그 원인이 무엇이던 정부가 추구하는 방향이 대형화 겸업화이고 장기적으로는 시중은행과 유사한 또는 보다 큰 규모의 금융투자회사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자통법이 재경부가 삼성 등 재벌의 이해관계에 따라 추진하게 되었다는 주장이 파다하다. 결국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된다면 금융투자회사에 대한 은행과 마찬가지로 산업자본에 대한 지분소유의 제한 등 일정한 규제가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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