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위원장은 열린우리당 서울시당이 주최한 대학생 겨울정치 아카데미에서 ‘동북아시아 시대에서의 한반도의 역할’에 대해 강연하며 “30~40년 후에 동북아가 상호 간에 열린 공간이 될텐데, 그때 한국이 비교우위를 가질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위원장은 특히 중국, 일본, 러시아 등 강대국 틈새에서 중심국가 구상의 가능성을 낮게 보는 견해와 관련해 “중심의 개념을 ‘힘의 중심, 지리적 중심’의 개념으로 보면 한국은 불가능하지만 ‘IT의 중심, 협력의 중심’ 등 거점의 개념으로 보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동북아 시대 구상의 4가지 비전으로 △하나 되는 동북아 △네트워크 동북아 △열린 동북아(폐쇄적 지역주의 아닌 열린 지역주의 지향) △함께 하는 동북아(정부뿐만 아닌 국민과 민간이 참여)를 들었다.
문 위원장은 이날 동북아 구상 실현을 위한 공동체 협력사업에 대한 장·단기 계획도 밝혔다. 이 가운데 사회문화협력 사업으로 △한중일 3국 공동TV 채널 △동북아 프로축구 인터리그 창설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문 위원장은 “한중일 3국이 공동TV 채널을 만들어 KBS, CCTV, NHK가 각각 하루 8시간씩 방송하는 구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구상은 프랑스와 독일이 지난 92년 개국한 유럽의 아르떼(ARTE) 채널을 염두에 둔 것으로, 이 채널은 양국 언어로 문화·교양 프로그램을 주로 방영하고 있다.
아울러 “한국, 중국 각각 5개팀과 일본 6개팀 등 모두 16개팀이 참여하는 동북아 프로축구 리그를 만들어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경기를 벌이는 방식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문 위원장의 강연내용을 간추렸다.
▶ 문정인 동북아시대위원장 강연 요지
동북아시대의 구상은 참여정부의 시작과 더불어 ‘동북아 경제중심’의 개념에서 시작해 2003년 6월 평화와 번영의 구상에 맞춰 개편, ‘둥북아시대위원회’로 바뀌었다. 어떻게 하면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 시대를 만드느냐가 주요한 역할이다.
동북아시대위원회에 대한 비판을 간추린다면 첫째 동북아의 개념이 축소지향적이다, 둘째 강대국 사이에 중심국가가 가능한가, 셋째 동북아는 한국의 아전인수적인 지정학 개념일 뿐이다 등으로 요약 가능하다.
이에 대한 반론을 펴보겠다. 세계화의 파고가 높아질수록 지역경제, 안보 협력체가 강화되는데 유일한 공백지역이 동북아시아다. 하지만 협력이 전제되지 않으면 통합도 없고, 동북아의 중심국가도 이룰 수 없다.
또 지역 내 동북아 3국 간의 직접적 협력보다 동남아시아의 국가를 통한 우회지역주의를 선호하는 경향도 있다. 하지만 직접적인 동북아시아의 한·중·일 협력이 전제되지 않으면 동아시아 구상도 나올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동북아 시대 구상(한중일+북한+러시아)는 의미가 있다. 선근후원의 개념으로 가까운 곳을 먼저 하고, 먼 곳으로 나가서 다자간 협력체를 이루고자 하는 것이 중심적인 개념이다.
‘중심국가론’에 대한 비판이 많은데, 중심의 개념은 ‘힘의 중심’, ‘지리적 중심’의 개념이라면 한국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IT의 중심’, ‘협력의 중심’이라면 가능하다. 거점의 개념으로 봐야 한다. 30~40년 후에 동북아가 상호간에 열린 공간이 될텐데, 그 때에 한국이 여전히 비교우위를 가질 수 있는 것이 무엇이 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아이디어’, ‘물류’, ‘네트워크’, ‘협력’, ‘금융’의 중심이 되고자 하는 것이다.
중국에서 가장 중요한 하위지역을 들자면 동북아시아이다. 일본도 결국 동북아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동북아에 힘의 중심이 있기 때문에 협력할 수밖에 없다.
동북아 시대는 엄청난 기회의 지평을 가지고 있다. 안보, 경제. 사회, 문화적 협력이 가장 원할한 시대다. 하지만 또한 엄청나게 많은 불확실성을 지니고 있다. 안보문제의 측면에서 북핵문제가 잘되면 동북아 협력의 길이 열리겠지만 자칫 잘못하면 미중갈등으로 확대될 수 있다. 해결이 안 된 채 방치되어도 한국의 안보, 경제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경제문제에 있어서도 산업조정의 역할이 없기 때문에 나타나는 중복투자 문제가 심각하고, 문화적으로도 고구려사 문제, 신사참배 문제 등 갈등의 소지가 적지 않다.
한쪽에서는 엄청난 기회의 지평이 열리고 있지만 한쪽에서는 엄청난 도전과 위협이 존재하는 것이 동북아의 현실이다. 참여정부와 동북아시대위원회의 역할은 이런 배경에서 동북아에서 평화와 번영을 이루고자 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