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조약에 관한 법 하나 마련되지 않은 우리에 비해 미국은 자국 법에 따라 협상 개시 전부터 체결, 비준의 과정에 국회가 일일이 개입하며 전문가, 이해관계자의 의견수렴 등 철저한 검증을 하고 있다. 어제부터 진행 중인 한미 FTA ‘추가협상’만해도 양 정부가 체결 시점을 열흘 남겨둔 상황임에도 미국 민주당의 ‘신통상정책’ 마련에 따라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미국의 결정에 따라 끌려 다니기만 하는 우리 정부의 협상 태도가 1차적인 문제이지만, 그만큼 미국은 행정부가 의회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지 않을 수 없도록 법으로 정하여 법에 따라 조약의 체결과정을 밟고 있는 것이다. 반면, 우리 의회는 협상 개시도 몰랐고 정보도 제공받지 못하고, 의회의 어떠한 요구에도 ‘모르쇠’로 일관하는 행정부의 ‘통상 독재’에 대해 검증할 어떠한 제도도 마련되어 있지 않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하루 빨리 통상조약에 관한 국내절차법을 마련해야 함에도 국회는 그 책임을 방기하고 있는 것이다. 한미FTA 체결 과정에서 국회가 행정부의 ‘거수기’역할에 머물 것이라는 시민사회의 우려는 바로 이런 국회의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더 이상 안일하게 대처해서는 안된다.
국방위의 경우 법안소위위원장이 탈당하였으나 8월까지는 그대로 현직을 유지하고, 9월 정기국회 때 재조정하는 방향으로 합의하여 위원회를 정상화시킨 바 있다. 국민의 대표로서 그 역할을 다하고자 한다면 이것이 정상적인 방안이다. 통외통위는 26일 법안심사소위 회의가 잡혀있고 28일에는 전체회의가 있다. 시간이 많지 않다. 26일 전에 법안심사소위가 정상화 될 수 있도록 사전 조율 등의 협의 과정을 거쳐, 6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조약체결절차법안을 통과시키는데 주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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