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의 선거UCC 운용방침에 따르면, 선거UCC는 선거운동 기간에만 할 수 있고, 선거에 대한 단순한 의견개진은 허용하지만 특정 정당이나 후보의 당락에 유리하거나 불리하게 할 의도가 있는 UCC는 규제하도록 하고 있다. 또, 단순한 의견개진이라 하더라도 게시물을 인터넷 사이트에 반복적으로 유포시키는 행위는 선거에 영향을 미칠 의도가 있는 것으로 간주하여 처벌을 당한다.
▲우선, 네티즌들의 지지, 반대 의사표시를 선거운동기간 23일간만 허용하겠다는 것은 유권자의 입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것으로 참정권과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조항이다. ▲두 번째, ‘의도’라는 것은 주관적인 것으로 객관적 지표를 통해 확인할 수 없고, 드러나는 양태만으로 목적 여하를 따지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단순한 의견개진과 선거에 영향을 미칠 의도가 있는 행위를 구분하여 규제하겠다는 것은 자의적이고, 모호하여 유권자에게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 이는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식’의 기준으로 1천1백 년 전 후삼국시대 궁예의 관심법을 부활시키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세 번째, UCC의 반복게시를 선거에 영향을 미칠 의도가 있는 것으로 간주하는 것은 온라인의 특성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 그 의미 또한 불명확하다. ‘글을 여러 번 쓰느냐, 한번 쓰느냐’는 선거에 대한 관심의 차이일 뿐 선거운동 여부를 판단하는 척도로 사용할 수 없다. 특히, 댓글, 스크랩, 퍼가기, RSS, 트랙백 등 정보공유와 소통을 위한 기술적 환경이 획기적으로 변화한 조건에서 이러한 규제조항은 더더욱 시대착오적인 것이라 하겠다.
국회는 지금까지 자신에게 유리한 선거 룰을 만들기 위한 공방은 벌였지만, 선거의 주체인 국민의 선거참여 확대 문제는 등한시해왔다. 국회는 시민사회에서 수년간 제기해왔던 선거법 개정 요구를 무시하고, 대선이 코앞에 닥치기까지 변화를 수용할 만한 법개정 논의를 하지 못한 책임을 져야 한다. 6월 국회가 다가도록 구성하지 못한 정치개혁특위를 지금이라도 시급히 구성하고, 표현의 자유와 유권자참여를 지나치게 제한하고 있는 현행 선거법을 선거운동의 자유를 대폭 확대하는 방향으로 전면 개편해야 한다. 특히 UCC 등 온라인상의 창의적이고, 자발적인 정치활동, 선거활동을 지나치게 규제하는 것을 제고하여 참정권과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지 않으면2007년 대선, 2008년 총선 과정에서 저항과 혼란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미 한국사회 온라인 인구는 3천만을 넘었고, 이들이 미니홈피, 블로그, 카페 등 자신 만의 미디어 공간에서 일촌, 이웃, 회원 등으로 거미줄처럼 얽혀 서로의 생각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 또, 인터넷을 사용해봤다면 온라인 공간 내에서 충분히 자정기능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선관위는 시대착오적인 선거법의 확대 적용으로 유권자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행정 편의적 방침으로 국민을 규제하려 해서는 안 된다. 유권자의 축제가 되어야 할 대선 과정을 자기 검열과 위법 여부로 노심초사 하게 만드는 나라는 민주국가가 아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선관위의 ‘선거UCC 운용기준’은 시대변화에 역행하는 과도한 유권해석으로 전면 수정해야 한다. 또한, 국회는 검은 돈은 묶되, 유권자의 선거활동의 제한과 규제는 푸는 방향으로 선거법을 개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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