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문학신문 신인문학상에 이미현 씨의 시 ‘詩에게’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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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문학신문사
2007-06-23 10:00
서울--(뉴스와이어)--창조문학신문사(대표 박인과) 신인문학상 시부문에 서울 대치동의 이미현 씨가 당선되었다.

이미현 씨는 주부문학회 등 여러 문학 단체에서의 활발한 문학활동과 사랑으로 이웃과 사회에 봉사해 왔으며, 이번에 여러 작품으로 창조문학신문에 응모한 결과 그 중 ‘詩에게’의 작품이 선정되게 되었다.

창조문학신문에 게재된 이미현 씨의 당선작 ‘詩에게’와 ‘당선소감’, ‘심사평’ ‘시상식 일정’(사고社告) 등은 다음과 같다.


▣ 詩에게 / 이미현(54세, 서울거주)

사계의 흔적이 뚜렷한 산이 내 마음인줄 알았어
달님에게 위를 바라볼 수 없는 눈을 주었듯
보이지 않는 당신에게 내 사계는 네모나기도 둥글기도 한 시계 같았던
기울여진 나의 시간을 일으켜 세우는 째깍대는 초침소리 였었어

때로는 내가 그대를 사랑하고 있는 것 같지가 않아서
때로는 내가 그대를 좋아하고 있는지조차 몰라버려서
말없이 더듬던 더듬이에 고장난 공회전이 있기도 한

지금은 그대가 어느 때보다 더 나를 진정으로 이해해야 할 때이라구
왜냐하면 내가 그대를 어느 때보다 더욱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고
내 기분은 상처를 받았다고 스스로 알고있기에

온통 나로 다듬어지지 않은 그릇 속에서
솟구치는 파도였어도 결국 실타래 풀어놓은 잔잔한 물결
수평의 선이 되고저 오르내렸던 소리

내가 냉정함과 무관심으로 행동하고 있음을 알고 있지요
요즘은 내 기분을 말하기가 아주 작은 일이었지만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것처럼
그대가 다른 사람을 사랑할 때 조그만 일들은 큰 일이 됩니다.

자연이 만드는 봄의 기대치일까
당신은 땅 끝 그리고 물의 끝자리에 줄을 튕기고
솟지 않는 그림자로 지평 그 선으로 하여금 당신의 기대치도 편편했었으리라

때로는 그대가 나를 사랑하고 있는 것 같지 않아도
때로는 그대가 나를 떠올리고 있는지조차 모르겠으나
언제나 내가 모든 가능한 방법으로 그대를 사랑한다는 것을
믿어 주리라고 생각하곤해

적막한 숲속에 앉아 귀 기울여보면
거침없이 맞닥뜨리는 억센 봄바람
마른 잎과 가지들에 부딪혀 간지러운 실루엣으로 내 볼을 안는다

오르면 오를수록 힘겨워지는 산
수천 떨어뜨린 땀방울자리에 계단을 만들어본다
오르면 또 내리는 계단
내리면 다시 오르는 층에 앉으니
지평선 같은 그대와 수평선 같은 내가
편편하게 펼쳐져 있다


▣ 당선소감 : 이미현

돌아보면
소화제 한 알, 아스피린 한 정도
20여 년 동안 넘겨본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어느 날, 복용해야 한다는 한달치의 약 받아들고
한첩을 넘겼습니다.
두손도 없는 것이 버텨 선 발조차 없는 것이
육신을 누빕니다.

어디에도 없는 통증의 벽을 찾아
녹아내리는 분말들

당선소식.
한 첩의 약인 듯 마음으로 녹여봅니다.

어려움 속에서도 모난 글 격려해주시던
강천 선생님이 떠오릅니다.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말씀 한 마디에도 쓰고 싶은 마음
불러일으켜 주시는 박인과 선생님께도 깊은
감사드리며, 아울러 여러 심사위원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 신인문학상 심사평 : 문학평론가 박인과
“일상의 존재와 극한 절망 사이에서 빚어내는 -(마이너스)와 +(플러스)의 변주곡”

이미현의 시 ‘詩에게’는 약간 산만한 듯하면서도 우선 잘 읽혀진다. 그것은 그녀의 시가 한민족의 순화된 생태적 생명의 선율로 빚는 그리움의 시어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쩌면 그녀의 시는 한마당 농악으로 어우러지듯이 긴박하고 풍요로운 소리들의 향연을 튕겨낸다.

‘시에게’라고 지칭되는 대상은 애인이거나 삶이거나 철학적인 대상에서 신적인 영역의 깊이까지 침몰해간다. 그녀는 고독의 고통스런 밑바닥에서 신의 옷자락을 무시로 찢어당기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녀는 산을 오른다. 한없이 산을 오르면 닿을 것 같은 그 무엇엔가에 홀려 무작정 오른다. 인간이 바벨탑을 쌓고 하늘까지 높아지고자 하다가 멸망당했다. 그렇듯이 인간의 속성 속에는 항상 튀어오르고 싶은 무언가가 있는 것일까.
이미현은 “솟구치는 파도였어도 결국 실타래 풀어놓은 잔잔한 물결 / 수평의 선이 되고저 오르 내렸던 소리”의 시어에서 알 수 있듯이 그녀의 튀어오름은 수평이 되고자 하는 것이다. 그녀가 발산하고자 하는 오르가즘은 그래서 평정을 찾기 위한 것이다.

온도의 속성으로 논한다면 열이 오르면 +(플러스) 쪽으로 수은주가 높아지고 열이 내리면 -(마이너스) 쪽으로 낮아진다. 영상과 영하의 기온이 교차하는 것이 삶의 생태적 온도이다. 산을 오르는 것은 영상의 온도로 들끓고 존재하기 위함의 어떤 것이다. 그것은 격정의 지평선 너머에 있다. 산을 내려오는 것은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고 모든 것을 비우기 위한 -(마이너스) 차원의 잔잔한 수평선이다. 잔잔한 수면으로 일렁이는 물살은 나란히맥이다. 나란히맥은 우리 민족 고유의 서정지대에 있는 정서의 정수리에서 흘러내린다.
그녀의 내면에는 마이너스지대와 플러스지대로 이해될 수 있는 이런 자연 순환의 원리가 공존하고 있다. 그래서 그녀는 죽음과 그리움을 양팔 저울에 올려놓고서 시간이란 양념을 곁들여 만찬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그녀의 시는 시간의 양념에 의해 시어들이 늘어진다. 늘어질대로 산문처럼 늘어진다. 그러다가 이내 당겨오는 선율로 시어들을 움츠리게 하며 긴장의 끈을 제공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솟구치는 파도’로 클라이막스에 오른다. 그러다가 시간의 양념이 곁들여진 적당한 시기에 ‘결국 실타래 풀어놓은 잔잔한 물결’로써 그의 변주곡은 ‘편편하게’ 다듬이질 된다. 그것은 격정의 상승과 클라이막스, 그리고 휴식과 관계된 연결선상에 있다. 그것은 오르고(+) 내리는(-) 산행의 표본이다. 그래서 늘어질대로 늘어졌다가 튼튼한 긴장력으로 수축하고 다시 편편하게 펴지는 리듬 등으로 어울려 변주되는 것이 그녀의 시이거나 그녀 자신만의 생태적 매력이다. 그래서 그녀의 시는 시어들의 늘어짐의 행위로 일정한 곡조를 타고 물흐르듯이 자유로우면서도 질서정연하게 생명의 젖퉁이를 건드리며 사선의 줄넘기로 ‘줄 튕기기’를 하고 있다. 그런 그녀는 지금 죽음이다. 시에 있어서 그녀는 죽음과 삶의 경계가 ‘줄 튕김’의 행위로 무너지고 만 것이다.

그래도 그녀는 “수평의 선이 되고저 오르내렸던 소리”처럼 꽹과리와 장구와 징과 북소리의 파장을 따라 피리소리처럼 춤을 추듯 음을 튕겨내듯 한민족 대표적 정서인 한의 음을 튕겨내듯 시어들을 튕겨낸다. 그렇게 그녀는 생명과 죽음의 ‘줄 튕기기’를 계속할 것이다. 극과 극은 서로 만나기 때문이다. “땅과 물의 끝자리에 줄을 튕기며” 생명의 허리를 끊어버린다. 극과 극은 만나기 때문에 땅의 끝, 혹은 물의 끝의 극한 극에서 끊어버리면 다시 이어지는 것이다. 이것은 농악의 특성이고 한민족의 내재된 잠재력으로 이어져 온 것이다. 끊임없는 위험 속에서도 그 정통의 맥을 이어온 한민족의 숨통이 그렇게 이어져 왔다. 그녀는 그 춤사위의 매듭과 연결처럼 죽음의 생명을 끊어버림으로써 생명의 영원한 줄을 튕겨내는 행위를 계속하는 것이다. 그것은 끝없는 시어의 산란으로 이어진다.

격정의 숨결로 호흡하며 오르내리는 그녀의 끝없는 시창작 행위는 그래서 산행에 비유된다. 그러한 그녀의 시는 역시 산을 닮아 있다. 그녀의 시행의 길고 짧음은 산의 높낮이와 관계가 있다. 높은 산을 오르면 시어의 호흡이 길어지고 낮은 산을 오르면 시어의 호흡이 빨라진다. 높은 산과 낮은 산, 그의 한 편의 시에는 그가 일부러 시행을 길게 늘어놓은 높이로 계산되는 산의 정상과 편편한 지평도 보인다. 그 중에서 제일 높은 산의 정상은 “솟지 않는 그림자로 지평 그 선으로 하여금 당신의 기대치도 편편했었으리라”의 시어가 위치한 부분이다. 이 부분이 이 시에서 제일 긴 시행이다. 제일 긴 산행을 의미한다. 이 곳에서 제일 높은 산상의 정수리를 두드린다. 이 시, 이 제일 높은 산의 정상에서 그녀는 ‘당신의 기대치도 편편했었으리라’라며 산의 정상을 두드려 편편하게 만들고 있다. 클라이막스에 오른 정상에서 편편하게 두드려 댐으로써 다시 높은음자리와 낮은음자리로 파편되어 떨어지는 +(플러스)와 -(마이너스)의 음향선상에서 안정을 찾고자 함이다. 그것은 마지막 시어 “지평선 같은 그대(+)와 수평선 같은 내(-)가 / 편편하게 펼쳐져 있다”로 이젠 휴식의 시간, 그 안정지대로 진입하고 있는 것으로 더욱 극명하게 다가온다. 그래서 그녀는 <평평하다>의 동사를 사용하지 않고 평평함의 결과로 이루어지는 <편편하다>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지평선 같은 그대’는 그녀의 사랑과 삶의 대상으로서의 흙의 속성을 지니고 있고 ‘수평선 같은 나’는 그녀의 사랑의 표현으로서의 싱싱하고 깊은 물의 속성이다. 물은 모든 것을 녹여낸다. 그리고 침몰시킨다. 아무리 산이 높아도 그녀는 오르는 행위를 계속할 것인데 결국 점령당한 땅은 깊은 물에 빠져 잠기게 될 것이다. 극 쪽의 빙하가 녹고 있는 뉴스들을 보면서 이제 이 땅도 곧 잠기게 될 것이라는 과학적인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기울여진 나의 시간을 일으켜 세우는 째깍대는 초침소리”로 그녀의 시는 우리의 곁에서 그리움의 동반자가 되어줄 것임이 확실하다. <문학평론가 박인과>


▣ 창조문학신문사 사고(社告)

창조문학신문 시상식은 2007년 7월 23일에 개최되는데, 대한민국국회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거행되는 문화행사 창조문학신문의 “문화와누리”의 한 프로그램으로 실시된다. 이 때의 시상식에는 대한민국정치발전문화상, 대한민국시민문화상, 대한민국평화상, 창조문학신문 신춘문예와 신인문학상, 각종 문학상 및 문화상의 시상식을 가질 예정이다. 창조문학신문사는 온라인상에서 이루어진 수상자 여러분이 세계 어느 곳에 있더라도 꼭 이 행사를 기억해 주고 참석해 주시기를 바라고 있다.


창조문학신문사 개요
창조문학신문사는 한민족의 문화예술을 계승하여 발전시키고 역량 있는 문인들을 배출하며 시조의 세계화를 지향하고 있다.

웹사이트: http://www.sisara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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