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한나라당이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경제협력 활성화 등을 뼈대로 한 새 대북정책 ‘한반도 평화비전’의 당론채택을 추진한다고 한다. 자유민주체제와 시장경제의 우위를 바탕으로 한 한나라당식 햇볕정책인 셈이다.

툭하면 색깔공세를 일삼던 한나라당에서 대북정책을 이렇게 180도 회전하는 것을 보니 선거철은 선거철인가보다. 아니면, 한반도 평화는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어 가고 있거나.

부디 전자가 아니길 바라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선거를 앞두고 이런 공약을 쏟아내는 것은 아무래도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국민은 한나라당이 그동안 해온 일을 알고 있다. 남북관계의 중요한 고비마다 상호주의를 내세우며 대결과 갈등만 부추겼던 과거 행태에 대한 진지한 반성과 사과가 전제돼야 한다. 평화를 정략적으로 접근하는 게 아니라면 실제 행동으로 진정성을 보여줘야 하지 않겠나.

한나라당은 우선 지금껏 자행해왔던 천박한 냉전주의와 색깔론부터 반성하기 바란다. 무엇보다 한나라당이 법사위를 점거해서 가로막은 국가보안법부터 당론으로 폐지하라.

또한 한반도 평화체제를 위해 정치권이 시급히 해결해야할 수많은 과제들이 산적해있다. 남북정상은 조속히 만나야 하며, 헌법의 낡은 영토조항을 변경해야 한다. 대립과 갈등의 바다가 돼버린 서해 앞바다를 남북 공영의 ‘평화의 바다’로 만들고, 평화를 건설하려는 모든 노력에 침을 뱉는 한미전시증원훈련 역시 즉각 중지해야 한다.

한나라당이 진정으로 한반도 평화를 염원한다면 남북을 대결의 역사로 만들어 온 이러한 낡은 제도와 관행부터 봉인하기 바란다. 그런 다음 당론으로 ‘한반도 평화비전’을 채택해도 늦지 않다.

심상정 의원은 3월 중순에 이런 내용을 한반도 정치군사 현안 해결 5대 제안으로 발표한 바 있다. 거대야당 한나라당이 결단한다면 한반도 평화를 가로막는 다섯 가지 긴급현안은 얼마든지 풀어낼 수 있다.

평화는 말이 아니라 실천을 원한다. 대선후보자들과 정치권 모두의 책임 있는 실천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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