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 결과에 따르면 80년대 민주화운동 참여자들의 상당수는 국가폭력의 후유증으로 사회·경제적인 어려움뿐만 아니라 정신적, 신체적으로도 고통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0년대 민주화운동 참여자 다수가 사회적으로 상당한 특권을 누리고 있는 것처럼 알려져 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님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형식적 민주주의의 진전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회의 민주화 정도에 대한 평가에서 절대 다수가 보통 이하라고 응답하여 민주주의 발전이 만족할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한국의 민주주의가 가야 할 길이 아직 멀다는 것이다.
조사에 응한 참가자의 절대 다수는 우리 사회 민주화의 진전을 위한 국가·시민사회의 더 많은 헌신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또한 응답자들은 현재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로 교육과 사회양극화를 지적하고, 스스로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직접적인 실천 활동에 참여할 의사가 있음을 밝혀,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80년대 민주화를 위해 헌신한 열정과 정신을 간직하고 있으며, 여전히 현실에서 이를 계승하는 삶을 살고자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화운동 참여자 실태조사’는 80년대 민주화운동 참여자의 과거 운동 경험, 현재의 삶, 한국 사회의 민주화 정도에 대한 평가와 앞으로의 전망 등을 알아보고, 80년대 민주화운동이 현재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살펴보고자 시행한 사업이다. 이를 통해 민주화를 위해 헌신한 분들의 정신을 계승하고 공공의 이익을 위해 개인을 희생한 이들을 정당하게 평가하는 계기를 마련코자 하였다.
이번 조사연구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주최하고 (사)민주화운동공제회, 한성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 부설 전쟁과평화연구소가 주관하여 진행하였다. 설문조사의 양적 연구와 심층면접을 토대로 한 질적 연구를 결합함으로써 두 가지 연구방법론의 장점을 살려 80년대 민주화운동 참여자들의 과거, 현재, 미래를 총체적으로 재구성하고자 했다. 이번 조사연구는 민주화운동 참여자들의 실태에 대해 최초로 시행된 전국적인 조사라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본격적인 조사는 2007년 1월~3월 사이에 이루어졌다. 80년대 민주화운동 참여자 700명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14명에 대한 심층면접, 80년대 민주화운동 참여자 5명, 전문연구자, 연구진 등 11명이 참여한 집단면접을 실시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를 보고서로 제작한 『1980년대 민주화운동 참여자의 경험과 기억』 출판기념회가 연구결과 발표 후 저녁 6시 30분부터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시민사회, 정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될 예정이다.
<붙임자료>
1. 연구결과 발표회 일정과 순서
▷ 일시 : 2007년 9월 6일(목) 15:00~18:00
▷ 장소 : 한국불교역사문회기념관 전통문화예술 공연장
▷ 순서
- 개회선언
- 인사말 : 이현배 민주화운동공제회 운영위원장
- 연구결과 발표
사회 : 정해구 성공회대 교수,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연구소장
발표 : 김귀옥 한성대 교수, 윤충로 한성대 연구교수
토론 : 김영숙 대구참여연대동구주민회 사무국장, 이해영 한신대 교수, 한대희 Lemond Diplomatique 전문위원, 홍성태 상지대 교수
- 질의응답
- 폐회
2. 출판기념회 일정과 순서
▷ 일시 : 2007년 9월 6일(목) 18:30~20:00
▷ 장소 : 한국불교역사문회기념관 전통문화예술 공연장
▷ 순서
- 사회 : 신형식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기획팀장
- 영상상영
- 개회선언
- 민중의례
- 축사 : 윤경로 한성대 총장
함세웅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 외빈 축사
- 대표저자 인사 : 김귀옥 한성대 교수
- 발간사 : 장임원 민주화운동공제회 이사장
- 폐회
3. 설문조사와 심층면접·집단면접으로 나눈 연구결과의 특성
이번 조사대상자의 성별 분포는 남성이 71.0%, 여성이 29.0%였다. 조사대상자의 연령을 살펴보면 41-45세가 40.7%였고, 35-40세가 29.3%, 45-50세가 20.1%였다. 조사대상자 가운데 1960년대 생이 70%에 달하는데, 이를 통해 ‘386세대’가 1980년대 민주화운동의 대세를 차지하고 있었음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조사대상자의 현거주지는 서울/경기권 50.6%, 영남권 19.7%, 호남권 19.6%, 강원/충청/제주권 10.1%로 분포되어 있다. 그러나 그들의 청년시절 의식 형성에 영향을 주었다고 판단되는 성장지역에 대한 질문에서는 서울/경기권 31.4%, 영남권 24.2%, 호남권 27.5%, 강원/충청/제주권 16.8%의 분포를 보여주었다.
4. 설문조사를 통해서 본 실태
1) 1980년대 민주화운동 참여와 관련된 전반적 사항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던 조사대상자 중 반수 이상이 학생운동 분야에서 활동하였고, 다음 순위는 노동운동이었다. 이러한 결과는 80년대 민주화운동에서 학생운동이 차지했던 위상을 보여준다. 또한 압도적인 다수가 불신검문의 경험을 가지고 있었고, 구속·구금의 경험이 있는 조사대상자 가운데 대다수가 정신적·신체적 위해를 당했으며, 이러한 위해로 인해 정신적·신체적 후유증을 갖게 되었다고 응답한 것은 전체 응답자의 21%(108명) 정도였으며, 이들 중 61%(66명) 가량이 거의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표 1> - 유형별 정신적 후유증(N=108, 단위%)
2) 1980년대 민주화운동 경험이 사회활동에 미친 영향
민주화운동이 사회활동에 미친 가장 큰 영향은 취업 및 직업 선택의 어려움이었다. 또한 주위의 냉대나 따돌림도 적지 않았다. 개인의 민주화운동 경력은 사회활동뿐만 아니라 가족생활에도 영향을 미쳐, 부모 및 친척과의 불화, 가족 신상의 피해나 불이익이 발생했고, 자녀교육, 결혼생활에도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3) 민주화운동 참여자의 경제적 형편
이번 조사의 특성은 조사대상자 가운데 시민단체 활동가가 많았다는 것이다. 이는 민주화운동 참여자 가운데 상당수가 여전히 운동에 몸담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수입 면에서는 월평균 101~200만 원이 가장 많은 수를 차지했다. 전체적으로 민주화운동 참여자들의 경제적 형편은 어려운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민주화운동 참가자들의 주택 자가율이 49.9%로 한국 전체 인구 가운데 주택 자가율 55.6%(연합뉴스, 2006.12.5)에 미달하는 것으로 삶의 안정성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4) 1980년대 한국 민주화운동에 대한 전반적 의견
한국사회의 민주화정도에 대한 평가에서는 ‘보통’ 이하가 절대 다수를 차지하며, 불만족과 매우 불만족이 60.2%에 달했다. 여러 부문 가운데 ‘매우 불만족’이 가장 높았던 부문은 경제부문이었으며, 그 다음이 노동 부문이었다. 이는 현실 경제 여건의 어려움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를 반영하듯 한국의 실질적 민주화를 가로막는 가장 큰 요인에 대해 조사대상자의 54%가 양극화문제를 선택했다.
<표 2> 현재 한국 민주화 전체와 부문별 만족도
모든 부문에 걸쳐 불만족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매우 불만족’이 가장 높은 순서대로 쓰면, 경제부문 41.7%> 노동부문 34.3%> 경찰사법부문 33.6%> 언론부문, 교육부문 32.7%> 정치부문 32.3%> 행정관료부문 28.9%> 문화부문 11.0% 등이다.
5) 1987년 6월항쟁에 대한 평가와 계승
조사대상자의 대부분은 아직까지도 6월항쟁의 과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았다고 보았다. 이는 형식적 민주주의의 진전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의 질적 심화가 아직 미흡하다는 의식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조사 대상자의 거의 과반수는 6월항쟁 정신을 계승한 한국 사회의 최우선 과제가 ‘실질적 민주주의의 구현’이라고 답변했다.
6) 과거 민주화운동에 대한 국가의 역할
이번 조사대상자의 2/3는 명예회복이나 보상을 신청하지 않았다. 이들이 보상을 신청하지 않은 이유로 가장 큰 것은 ‘어떠한 형태의 보상도 바라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보상을 바라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심층면접에서 보다 명확히 드러난다.
5. 심층면접조사를 통해서 본 실태
1) 청소년기 우리 사회에 대한 인식
대다수는 평범한 집안 출신들로 소년기 지배이데올로기의 내면화 과정을 살펴보면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은 역시 반공이데올로기였다. 이는 다시 국가주의, 애국심과 결합한다. 청소년기 심층면접자들은 반공주의와 애국심을 등치시키고 있었다.
2) 청년, 대학생 시절
이들의 의식의 전환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은 5·18광주민중항쟁이었다. 광주를 직접 경험했건 그렇지 않았건 광주는 도덕적 분노에 불을 당겼던 촉발제였다. 1980년대 국가의 탄압이 강할수록 민주화운동은 더욱 급진화 되었고, 그만큼 희생자는 늘었다. 심층면접자들의 경우도 구속, 구금, 강제징집 등 많은 고초를 겪었다.
3) 1980년대 운동 이후의 인식과 평가
1987년 6월항쟁 이후 많은 변화가 있었다. 변화된 지형에서 80년대식 운동방식은 많은 한계를 노정하게 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운동에서 일상으로 돌아갔다. 그렇지만 거의 대부분의 심층면접자들은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던 지인들과 만남을 지속하고 있었다. 이러한 인적인 연결망은 과거 민주화운동의 자산이며, 민주화의 진전을 위한 토대가 될 수 있다.
4) 전반적 평가
1980년대, 20·30대로 불꽃처럼 스스로를 불살라 세상을 밝히고자 하며 살았던 이들은 현재 우리 사회를 진단하면서 나름대로의 과제와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가. 심층면접자들은 현재 한국 사회의 민주화 정도에 대해 상당히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주었다. 이들 가운데 다수가 현재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를 교육 문제와 사회양극화 문제로 꼽았다.
나. 민주화는 절대적 좌표에 고정된 개념이 아니라, 시대의 변화에 따라 내용을 달리하는 것으로 보았다. 또한 하나의 목표가 완수되었다고 운동의 사명이 마감된 것이 아니라, 새로운 더 높은 목표가 도출되는 것으로 보고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6. 집단면접을 통해서 본 1980년대 운동의 쟁점과 과제
1) 80년대 민주화운동과 6월항쟁의 성격
집단면접자들은 80년대 민주화운동의 특성을 운동의 과학화·이론화, 궁극적으로는 국가권력에 대한 문제까지 염두에 둔 급진적 운동으로 이야기한다. 6월항쟁에 대해서는 참석자 대부분이 항쟁의 역사적 가치, 이후 운동에 미친 긍정적 영향을 부각시키려 했다. 이들에게 6월항쟁은 민주화운동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일깨우는 원동력이었다.
2) ‘386세대’에 대한 논쟁
‘386세대’론에 대해 집단면접자들은 비판적 입장을 취했다. 그렇지만 이들의 논의는 단순히 현재 직면하고 있는 현실의 한계를 지적하는데서 멈추지 않았다. 이들은 ‘386’문제를 자신의 거울이라 생각하고, 스스로의 반성을 통한 새로운 모색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들은 지금이 오히려 드러나지 않은 다수 ‘386세대’의 위상과 역할을 제고하고, 민주화의 진전을 위해 노력할 때임을 제언한다.
386세대의 진정한 특징(이해영, 1999:81-83)은 ① 80년대를 경험한 세대는 그나마 문제의 인식과 해결 수단의 선택에 있어 민주적 토론과 건강한 비판 훈련을 경험해 본 사실상 예가 드문 세대 가운데 하나이다. ② 80년대의 적은 하나의 반이성, 비합리 그 자체였다. ③ 80년대는 무엇보다 집단행동의 시대였다. 다양한 연대의 경험이야말로 80년대가 다음 세기 멀리까지 가져가야만 하는 전통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④ 민중지향성이라고 불리는 ‘낮은 곳’에 대한 관심이야 말로 80년대의 징표이다.
3) 운동 관련자의 명예와 보상 문제
집단면접자들은 민주화보상법 자체의 역사적 의미는 인정하지만, 그것이 지닌 문제점으로 민주화운동 관련자 범위, 보상방식과 명예회복의 의미, 보상 주체의 문제 등을 지적하였다. 또한 이들은 민주화운동 보상의 궁극적 의미는 민주화를 위해 헌신한 사람들이 사회적 존경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라고 논의한다.
4) 현재 민주화운동에 대한 평가와 향후 전망
집단면접자들은 현재 한국 사회의 민주주의 이행과정과 민주화운동에 대해 위기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집단면접자들은 ‘민주화운동의 진전과 진보적 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해서는 통일 문제, 비정규직 문제, FTA 문제 등 산적한 많은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새로운 가치의 합의, 한국 사회에 대한 보다 치밀한 분석과 이론적 논의, 이에 걸맞은 ‘386세대’의 역할이 필요함을 밝힌다. 그렇지만 이들의 논의는 경직되거나 전투적이기보다는 보다 현실적이다. 전체적으로 보아 이는 ‘386세대’의 자아정체성이나 사회에 대한 기본 태도는 연속성을 보이나, 고민의 내용이나 문제해결 방법 등은 옛날보다 훨씬 유연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라는 한상진 교수의 논의와 부합한다.
전체적으로 조사에 참여한 80년대 민주화운동 참여자들의 지금의 고민은 과거의 고민과 다른, 한층 더 성숙되고 심화된 민주주의의 미래를 향한 것이다. 이것은 한편으로는 고통스런 현실을 반영한 것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운 희망을 함축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개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한국 민주주의 발전의 핵심 동력이었던 민주화운동 정신을 계승·발전시키기 위해 2001년 국회에서 제정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법(법률 제19627호, 2023. 8. 16. 일부개정)에 의해 설립됐고, 2007년 4월 11일 행정안전부 산하 기타 공공기관으로 지정됐다. 사업회는 국가기념일인 6·10 민주항쟁 기념식 개최를 포함해 민주화운동 정신 계승사업, 민주화운동 관련 사료 수집 사업, 국내외 민주화운동 및 민주주의 조사 연구 사업, 민주주의교육 사업 등 우리 사회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다양한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사업회는 2018년 말 경찰청으로부터 경찰청 인권센터로 운영되던 옛 남영동 대공분실의 운영권을 이관받아 국가폭력의 현장이었던 대공분실을 민주주의와 인권의 장인 ‘민주화운동기념관’으로 건립, 2025년 6월 정식 개관했다. 아울러 2023년 1월부터 이천 소재의 민주화운동기념공원의 위탁 관리를 맡아 묘역 관리 및 추모제 개최, 전시 및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웹사이트: http://kdemo.or.kr
연락처
김귀옥(한성대 교수), 02-760-4163, 019-228-1446
이영교(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02-3709-7616, 011-9630-3449
김익중(민주화운동공제회 총무팀장), 02-712-5811, 019-268-34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