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정부의 행보가 자이툰 부대 파병 재연장을 의도하는 것이라면, 노무현 정부는 자국민들을 기만하는 정부라는 낙인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미 오래 전에 파병연장의 허구성이 만천하에 드러났는데도 미국의 눈치를 보느라 독자적으로 자국 부대의 철군조차 결정하지 못하는 정부라는 오명도 벗기 어려울 것이다. 또한 아프간 피랍사태를 통해 현지 주민들의 여론에 반하는 무분별한 대테러전 참전이 어떤 대가를 치루게 했는지를 깨닫지 못하는 무책임하고 무능한 정부라는 비판도 면치 못할 것이다.
지금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자이툰 파병연장의 또 다른 이유를 애써 찾아내는 것이 아니다. 이라크 정세 불안과 갈등을 조장하는 외국군으로 주둔하는 일도 아니다. 이라크 평화와 재건지원이 아닌 석유와 경제이권 챙기기를 목적으로 파병연장을 기도한다면 이는 한국군뿐만 아니라 한국인 모두에게 위험천만한 일이 될 것이다. 더욱이 이라크 파병정책은 미국 내에서조차 많은 반대에 부딪치고 있고 정치권 내 최대 논란이 되고 있는 문제이다. 미국과 함께 이라크를 침공했던 영국군도 철수를 결정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이 파병연장을 고집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지금 당장 정부가 할 일은 국민들에게 약속한대로 연내 파병부대를 철수시키는 일이다. 그것이 철군을 바라는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일이다. 그리고 이제부터 정부는 군대 파견이 아닌 방식으로 이라크 평화정착을 지원하는 길을 진지하게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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