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체복무제 허용결정은 정부가 병역거부자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대체수단을 마련하라는 대내외의 요구를 수용하여 한국에서도 대체복무제의 물꼬를 열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그러나 이번 결정에 있어 대체복무 허용대상을 종교적 사유에 따른 병역거부에 한정하고 복무기간도 현역병의 2배나 되는 것은 아쉬운 점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비종교적 이유로 집총을 거부하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으며, 현역병보다 2배나 긴 대체복무제를 시행하는 나라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대체복무자들에 대해 지나치게 과도한 업무를 부여하는 것은 병역거부에 대한 징벌적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최소한의 인권보호라는 명분은 도리어 퇴색될 수 있다.
오늘날 병역거부를 이유로 수감된 병역거부자들 중 그 수가 한국에서만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을 본다면 정부의 대체복무제 결정은 한참 늦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정부와 국회는 병역거부자들의 대체복무 법제화에 조속히 나서는 한편 징벌이 아닌 합리적인 수준의 대체복무가 이루어지도록 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번 대체복무제 허용 결정은 소수자의 인권보호와 무조건적인 병역의 의무를 둘러싸고 벌어졌던 기존의 소모적인 논쟁을 뛰어 넘어 법제화를 통한 문제해결의 단계로 진입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웹사이트: http://peoplepower21.org
연락처
참여연대 대표전화 02-723-53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