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언련 신문모니터위원회 7월 좋은·나쁜사설(칼럼) 선정 결과 발표
「민언련 신문모니터위원회 선정 2007년 7월의 좋은 사설」
한겨레 <비정규직 투쟁, 경찰 투입으로 못 막는다>(2007/07/21)
파업에 대한 정부의 낡은 대응 방식 아프게 질타
민언련 신문모니터위원회는 ‘7월의 좋은 사설’로 한겨레 <비정규직 투쟁, 경찰 투입으로 못 막는다>(7월 21일)를 선정했다. 지난 7월 20일 홈에버 월드컵몰점과 뉴코아 강남점에 대한 공권력 투입이 전격 이뤄졌다. 이에 대해 사설은 파업에 있어 ‘회사의 불법에는 관대하고, 노조의 불법에는 엄격’한 정부의 낡은 대응 방식을 꼬집어, 좋은 평가를 받았다.
2006년 11월 30일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이하 기간제법)과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이하 파견법) 등 이른바 ‘비정규직법’이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그리고 올 해 7월 1일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에 적용되었다. 법안에 의하면 기간제 비정규직 노동자가 2년 이상 근무하게 되면 무기계약으로 간주되어 정규직으로 자동 전환된다. 그러나 적지 않은 기업들은 이를 악용해 2년이 되기 전에 노동자들을 해고하거나 외주화하고 있다. 법안이 통과되기 전부터 제기됐던 문제들이 현실화된 것이다.
이랜드 그룹은 홈에버 노동조합과의 단체협약을 어기고 18개월 이상 근무한 직원들을 해고했으며, 뉴코아에 대해서도 외주화를 통해 계산직 노동자들을 해고했다. 노조는 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을 요청했으나, 노동부는 “0개월짜리 계약서에 왜 서명을 했느냐”면서 형식적인 대응으로 일관했다. 또한 사측은 “비정규직 용역전환 등 구조조정을 3주간 유보하라”라는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안마저 무시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노동자들은 헌법적 권리를 실현하기 위해 사업장 점거라는 형식으로 자신의 권리를 행사했다. ‘쟁의행위에 따른 직장 점거’는 파업중인 노동자들이 사용자 의사에 반하여 사업장에 머무는 행위로서, 조합원들의 단결을 유지하고 파업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사용하는 쟁의행위의 한 유형이다. 특히 파업을 무력화시키려는 사용자의 방해가 현저한 경우, 직장점거가 갖는 의미는 더욱 각별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사업장 점거의 정당성 여부에 대한 법원의 판결이 진행중임에도, 노동자들의 점거파업을 ‘불법행위’로 단정짓고 농성장 주변을 봉쇄했으며, 두 차례에 걸쳐 대규모 경찰력을 동원해 노동자들을 연행, 구속했다. 이에 사설은 “파업은 노동자들의 최후의 투쟁수단이지만 한국에선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이를 불법으로 몰아 중단시킬 수 있다”며 노동자들의 열악한 파업 현실을 지적했다.
사설은 사측에 대해서도 “사태가 조금만 길어지면 경찰력이 투입될 것이 뻔한 상황에서, 노조의 요구에 경청할 만큼 어리석은 기업은 없다”며 “사측은 이런 정부의 편들기를 알고 협상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것이 아닌가?”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의 대응방식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사설은 “이랜드 노조의 농성에 또다시 낡은 대응 방식을 들고 나왔다”, “파업이 장기화하면 최후통첩을 하듯 경찰 투입 의사를 밝히고 협상이 벽에 부닥칠 때쯤 실제로 나섰는데, 이번에도 다르지 않았다”, “정부는 예나 지금이나 회사의 불법에는 관대하고 노조의 불법에는 엄격하다”며 정부의 행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간 정부는 파업이 벌어지면, 노동조합 간부들을 수배하고 경찰력을 동원하는 등으로 노조를 압박해왔고, 이러한 상황은 노동자들과 경찰들의 싸움으로 비춰지곤 했다. 애초부터 원만한 노사협의를 이룰 수 없는 실정이기 때문에 노동자들의 파업은 모든 것을 각오하고 시작하는 비장한 싸움일 수밖에 없다.
사설은 마지막 문단에서 “이번 농성해산으로 이랜드 사태는 끝날 수도 있으나, 비정규직을 비롯한 노동자들의 투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이랜드 사태가 9월 17일로 100일을 넘었고, 연행과 폭행 등 처절한 투쟁이 계속되고 있다.
노동자들의 최후 투쟁수단인 파업권에 대한 정부의 낡은 대응방식은 사회혼란을 부추길 뿐이다. 정부는 새로운 노사 관계의 정립을 위해 대응방식을 바꿀 때가 됐다. 현재 파업을 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평생 집회가 뭔지 노동조합이 뭔지도 모르고 살아온 사람들이다. 그것은 사측이나 정부가 더 잘 알 것이라고 생각된다. 정부가 약자의 편이 아니더라도, 중간자적 역할은 제대로 해야 하지 않을까.
「민언련 신문모니터위원회 선정 2007년 7월의 나쁜 사설」
동아일보 <[광화문에서/홍권희] ‘아줌마 눈물’ 뒤의 민주노총>(2007/07/23)
민주노총의 이랜드 파업 개입을 ‘패권주의’로 호도
민언련 신문모니터위원회는 ‘7월의 나쁜 사설(칼럼)’로 동아일보의 <[광화문에서/홍권희]‘아줌마 눈물’ 뒤의 민주노총>(07/23)을 선정했다. 칼럼은 이랜드 사태의 본질인 비정규직법안의 한계와 사측의 차별시정 노력부족은 언급하지 않은 채, 민주노총의 개입만을 문제 삼으며 패권주의로 몰아가는 왜곡되고 편향된 시각을 보였다.
지난 7월 20일 정부는 비정규직 170여 명이 21일간 점거농성을 한 이랜드 매장 2곳에 공권력을 투입했다. 이후 민주노총은 기존에 진행하던 ‘이랜드 불매운동’에서 투쟁의 수위를 높였다. 주거래은행을 상대로 한 대출회수 압박 및 금융거래중단을 요청하고, 이랜드에 대한 세무조사 실시 촉구 및 금융권의 어음연장 불가 압박 등을 진행했다. 그러나 이랜드그룹은 성실한 교섭을 통해 사건을 타결하려는 노력은커녕 전 직원 명의의 호소문을 홈페이지에 게재하며 길거리 홍보전에 나서는 행태를 보였다.
칼럼은 이랜드 사태에 대해 발 벗고 나선 민주노총에 대한 악의에 찬 적대적 시선을 적나라하게 노정하고 있다. 민주노총의 이랜드 사태에 대한 투쟁은 “민주노총 자체의 위기극복”이 “최대 목적”이라고 폄훼했다. 또한 “또 하나의 속셈”이 있는데 그것은 지난 한미 자유무역협정 반대 총파업에 대한 국민의 비난 여론을 의식해 “‘아줌마의 눈물’을 앞세워 국민의 지지를 얻어 보려는”것이라며 파업의 본질을 악의적인 이권싸움으로 몰았다.
나아가 민주노총이 벌이는 ‘비정규직 조직화를 위한 50억원 기금 조성사업’을 비롯한 민주노총의 차별철폐 노력을 “화장술”로 치부했다. 칼럼은 민주노총을 ‘정규직노조의 이기적 조직’으로 호도하며, “실제 차별을 없앤다면 산하의 정규직 노조들이 ‘절대 반대’라는 생얼굴을 보여”줄 것이라고 근거도 없는 악의적 주장을 퍼부었다.
칼럼은 이번 사태의 핵심은 ‘무엇을’이 아니라 ‘어떻게’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러면서 칼럼은 ‘어떻게’란 “고용의 유연성과 안정성 어느 쪽도 크게 해치지 않는 방안”이어야 함에도 민주노총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라”는 구호만 외친다고 비난했다. 이어 칼럼이 내세운 해법은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는 큰 비용이 든다…정규직 노조가 분담하지 않고는 조달이 거의 불가능한 게 현실”이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는 회사의 차별시정에 대한 의무를 정규직의 책임으로 돌리는 악의적 왜곡이 아닐 수 없다.
칼럼에는 정작 사태를 야기한 비정규직법의 한계와 비정규직의 열악한 고용지위에 대한 문제지적은 빠져있다. 또한 사태를 장기화하는 원인이 되고 있는 사측의 소극적 협상태도와 길거리로 내몰린 해고자의 생존권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칼럼은 민주노총의 이랜드사태 연대투쟁에 대해서 “이랜사태가 더 오래, 더 복잡하게, 더 치열하게 전개되기를 원하는 모양”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아무리 민주노총이 싫다고 하더라도, 문제 해결을 위해 투쟁하는 당사자들에게 어떻게 이런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는 것인지 상식 밖이다. 어쩌면 필자는 ‘이랜드 사태’를 민주노총을 비하하기 위한 하나의 ‘꺼리’로밖에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이랜드사태는 원칙적으로 노사가 자율적으로 푸는 것이 적절하다. 이랜드 노동자가 그것을 모르는 게 아니다. 그러나 현재 그들은 약자다. 파업이 일어나면 정부는 공권력 투입을 공표하고 얼마 안 되어 실제 노동자들의 파업현장에 경찰이 투입되고 노조 간부는 구속되는 것이 현실이다. 사측이 적극적으로 노조의 입장을 수용하려 들지 않는 것도 그러한 정부의 친기업적 관행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상급단체인 민주노총이 산하 사업장인 이랜드에 개입하는 것은 노동운동 단체로서 당연하다. 법적으로도 민주노총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라 이랜드사태의 제3자가 아니다. 이랜드 노조가 민주노총에 속해 있는 이상 이번 사태에 개입하지 못할 이유가 전혀 없을 뿐 아니라 이 사태를 방관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이기적인 집단’으로 비판받아야 할 사안이다. 동아일보의 칼럼은 문제에 대한 기본적인 객관성마저 결여한 채 오로지 ‘민주노총 흔들기’의 소재로만 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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