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사랑방 손님과 가을 저녁의 음악회

오는 9월 21일 국립국악관현악단이 기획공연 <사랑방 음악회>를 연다. 74석 소극장인 별오름극장 무대에서 열리는 작은 음악회다. 그 이름에서부터 관객들에게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가려는 국립국악관현악단 단원들의 의지가 엿보인다. 사랑방 같은 따뜻한 분위기의 소규모 공연장이기에 연주자는 관객과 눈을 마주치며 연주하고, 관객은 음악에 대한 감흥을 표정 등으로 전할 수 있다. 곡 선정에서부터 연주까지, 단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며 준비하기 때문에 연주자의 세심한 정성과 개성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적은 인원의 연주자가 실내악곡을 독주, 혹은 중주로 연주하기에 악기 고유의 음색과 연주자 개개인의 기량을 최대한 감상할 수 있다. 이번 연주회에서는 황병기 예술감독의 해설이 곁들여 진다. 특유의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자상하면서도 여유있는 해설이 되리라 기대가 된다.

이 공연은 지난 1월과 2월에 관객의 큰 호응을 받았던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실내악의 밤>과 같은 맥락에 있다. 당시 관객들의 반응이 좋아 공연 취지가 잘 드러나도록 공연명을 바꾸어 선보이는 것. 9월뿐만 아니라 11월과 12월에도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74석을 포근하게 감싸는 독주와 중주의 어울림

9월 공연의 첫 곡은 거문고 주자 겸 작곡가인 정대석이 작곡한 거문고 독주곡 ‘무영탑’이다. 우리 고유의 가락에 현대적인 느낌을 가미한 곡으로 거문고 주자 마현경이 깊은 울림의 소리를 전한다. 중앙대학교 한국음악과를 졸업한 그는 목포 전국국악경연대회 우수상(1996), 정읍 전국국악경연대회 기악부 대상(1996), 서울전통공연예술경연대회 최우수상(1997) 등 화려한 수상경력을 지니고 있다. 타악 주자 한주연이 장구로 장단을 맞춘다.

이어 서보람이 최지혜 작곡의 아쟁독주곡 ‘하늘’을 국악기 중 유일한 저음 현악기인 아쟁의 중후한 음색으로 들려준다. 제11회 전주대사습놀이 학생전국대회(1996)와 난계 국악대회(1997) 입상 경력이 있으며 추계예술대학 시절부터 발군의 실력을 발휘해왔다.

한양대학교 국악과를 졸업했으며 현재 여성국악실내악단 ‘다스름’의 동인이기도 한 거문고 주자 오경자는 거문고 독주곡 ‘꿈속에서’를 연주한다. 그는 2004년 신쾌동류 가락의 거문고 음반 「散」을 냈으며 그 외에도 여러 음반에 참여해 온 활동파다. ‘꿈속에서’는 2004년 발매된 거문고를 위한 김만석 작곡 음반에 수록된 곡. 거문고는 전통적 시김새(선율을 이루는 골격음의 앞이나 뒤에서 그 음을 꾸며주는 장식음이나 잔가락)를 강조하고 피아노가 ‘너와 나, 인생이 모두 꿈이니 부질없다’는 몽환적인 내용을 시김새 속에 풀어낸다. 지난 1월 <실내악의 밤>에서 피아노로 여러 연주자와 호흡을 맞춘 선보미가 함께 연주한다.

목원대학교 한국음악과를 졸업한 대금 주자 장광수와 중앙대학교 한국음악과를 졸업한 가야금 수석 연주자 김미경은 ‘메나리’를 들려준다. 박범훈 작곡의 대금과 가야금 이중주인 ‘메나리’는 ‘강원도 아리랑’과 ‘한오백년’의 선율을 테마로 한 곡으로 메나리조의 5음 음계로 되어 있다. 성지은이 장구로 장단을 맞춘다.

한편 국립극장 문화동반자 사업에 참가한 몽골과 인도 전통예술인들의 무대도 마련된다. 각각의 전통악기의 정취와 이국적인 음악으로 사랑방의 가을이 더욱 깊어갈 것이다.

기계적인 음향 장치의 도움을 가급적 배제한 자연 그대로의 소리, 그 속에 담긴 악기의 섬세한 음색, 각 연주자만의 표현 방식과 기교, 독특한 표정까지 오롯이 감상할 수 있는 <사랑방 음악회>가 전통의 멋을 되살리는 ‘오늘의 무대’가 되고, 더 나아가 수준 높은 예술성으로 다져진 ‘명품 공연’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해 본다.

위 글은 국립극장 월간지「미르」9월호 “공연 미리보기2- 국립국악관현악단 <사랑방음악회 >”- 정재은님의 글을 인용하였습니다.

󰁸 공연프로그램

< 9.21(금) 19:30 >

1. 거문고 독주 “무영탑” 정대석 작곡

무영탑은 신라 경덕왕 시절 불국사 석가탑의 조영(造營)을 둘러싼 백제의 석공 아사달의 예술적인 집착과 이면에 얽힌 설화를 소재로 하여 작곡하였다. 특히 거문고의 악기 구조에 따른 장점을 살려 열여섯 괘를 타악기적인 역할과 그 외 효과음을 다양한 주법으로 표현했다.

거문고 - 마현경, 장구 - 한주연

2. 아쟁독주 “하늘” 최지혜 작곡

이 곡은 작곡자가 어린시절 동무들과 뛰어놀다 문득 올려다 본 하늘을 소재로 작곡하였다. 하늘은 너무 넓고도 컸으며 파랗고 맑아 그 크기의 끝을 가늠하기 어려워 계속 보고 있으면 머리가 빙글빙글 어지러웠던 느낌을 표현하였다. 원래는 바이올린을 위해 만들어진 곡인데 특별히 아쟁독주곡으로 옮겨보았다.

아쟁 - 서보람, 신디-선보미, 장구-성지은

3. 몽골 전통음악 4중주 “Oh My Land, My Stallion (오 마이 랜드, 마이 스탤론)"

이 곡은 두 파트로 나뉘어져 있으며 음악속도로 구분 되어진다. 느린 페이스의 멜로디는 사람과 자연, 몽골사람들의 철학을 구체적으로 표현하였고, 점점 빨라지는 속도의 멜로디는 달리는 말, 몽골의 발전 그리고 포부 및 염원을 뜻하고 있다. 이 곡의 Part 1.에서는 넓은 시야의 풍경을 묘사하였고 Part 2. 에서는 빠른 속도로 달리는 말을 묘사하였다.

연주 - 국립극장 아시아문화동반자 초청예술팀 <몽골 전통음악 연주단>
호치르(Khruchir) - Sanjdorj Narantuya(산즈도르 나란투야)
여칭(Yochin) - Dagva Lkhagvasuren(다그바 라콰슈렌)
샹즈(Shanz) - Altantsetseg Batnasan(알탄트쎗세그 바트나산)
야트가(Yatga) - Otgontuya Yondon(오트곤투야 욘돈)

4. 인도 전통음악 3중주 “ Thumri (툼리)-Raga Mishra Pahadi (라가 미슈라 파하디)”

이 곡은 툼리(thumri)의 일종으로 툼리(thumri)는 19세기 중반부터 20세기 중반까지 인도에서 번성하였던 경음악(Light-classical music)장르이다. 인도의 오랜 전통형식에서 중간적인 현대적 변형화된 음악이라고 볼 수 있는데 다시 말하자면 준 고전적이면서도 현대적인 연주무대에 맞게 발전된 형태라고 볼 수 있겠다. 비슷한 장르인 가잘(ghazal)이 대중적이고 상업적인 성향이라면 툼리(thumri)는 비교적 궁중이나 고풍스런 장소에서 연주되던 고급스런 성향을 띠고 있다.

연주 - 국립극장 아시아문화동반자 초청예술팀 <인도 전통음악 연주단>
시타르(Sitar) - Fateh Ali(파테 알리)
사랑기(Sarangi) - Akram Hussain(아크람 후세인)
따블라(Tabla) - Aman Ali(아만 알리)

5. 거문고와 피아노에 의한 2중주 “꿈속에서” 김만석 편곡

이 작품은 남도민요 중 육자배기, 잦은 육자배기, 삼산반락, 개고리 타령, 흥타령을 바탕으로 작곡되었으며 거문고는 전통적 시김새를 강조하고 피아노가 이 시김새 속에 위 곡들의 몽환적 내용을 표현하게 한 작품이다. 전체적으로 피아노는 거문고의 반주역할이 크며 선율뿐 아니라 장단의 역할도 함께하고 있다.

거문고 - 오경자, 피아노 - 선보미

6. 대금과 가야금 2중주 “메나리” 박범훈 작곡

25현가야금과 대금2중주곡인 “메나리”는 본래 일본 악기인 샤쿠하찌(尺八)와 고토(箏)를 위해 작곡된 박범훈의 1993년 작품이다. 메나리란 강원도와 경상도 지방에 전승되어온 토속 민요조를 가리키는 고유어인데, 작곡자는 이 작품에서 한오백년과 강원도 아리랑 등 메나리조로 된 민요를 곡의 주선율로 활용하면서 곡명을 그대로“메나리” 라고 하였다. 다양한 변형박자를 활용하여 민요에 내재된 생활의 흥취를 표현하는 것도 잊지 않고 있다.

대금 - 장광수, 가야금 - 김미경, 장구 - 성지은

< 11.16(금) 19:30 부제 : 남도음악의 밤 >

1. 이생강류 대금산조

이생강류 대금산조는 대금이 가진 본 소리에 가장 충실하면서 동시에 산조의 다양한 조와 장단을 적극 활용해 대금산조의 세계를 화려하게 표현하는 장르다. 이 곡은 독특한 호흡법으로 펼치는 긴 호흡이 인상적이다. 진양-자진모리에서 기교와 기량이 마음껏 표출되며 특히 중중모리에서의 메나리조와 자진모리에서의 새소리는 이생강류 대금산조 협주곡에서만 맛볼 수 있는 독특한 표현으로 기억에 남을 것이다.

대금 - 김병성, 장구 - 이승호

2. 지영희류 해금산조

지영희류 해금산조는 다른 산조가 계면조 중심의 남도가락으로 짜여져 있는 것에 비해 경기 시나위의 경쾌한 선율이 많으며, 폭넓은 농현과 섬세한 주법등 굴곡이 많은 것이 매력이다. 거문고 산조의 ‘엇모리’, 가야금 산조의 ‘휘모리’장단이 악기별 산조의 특징이라면 지영희류 해금산조는 ‘굿거리’장단이 특징적이다. 장단은 진양조, 중모리, 중중모리, 굿거리, 자진모리 다섯 장단으로 구성된다.

해금 - 이경은, 장구 - 박천지

3. 최옥삼류 가야금산조

최옥삼류 가야금 산조는 최옥삼(1905~1956)이 가야금 산조의 명인 김창조에게 사사 받아 함동정월(1917~1993)에게 전해진 가야금 산조이다. 이 산조는 함동정월이 활동하지 않아 한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1968년 가야금 산조가 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로 지정되고 난 후 1970년대에 들어와서야 그 전승에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곡의 구조는 다스름, 진양조, 중모리, 중중모리, 늦은 자진모리, 자진모리, 휘모리로 구성되어있다. 이 산조는 전체적으로 농현이 깊고 무거우며 절제된 편이다

가야금 - 한향희, 장구 - 박천지

4. 김일구류 아쟁산조

가야금으로 처음 연주된 산조가 거문고, 대금, 해금, 아쟁, 피리 등에 점차적으로 확대된 전개과정에서 비교적 다른악기보다 늦게 형성된 아쟁산조는 감성적이고 표현력이 강한 음악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오늘 연주되는 김일구류 아쟁산조는 대부분이 계면조의 선율로 이루어져있으며 진양조, 중모리, 중중모리, 자진모리로 구성된다.

아쟁 - 여미순, 장구 - 최종관(특별출연)

5. 구음 시나위

즉흥 음악인 시나위는 일정한 장단의 틀 안에서 각각의 악기가 자유스럽게 자신의 선율을 연주한다. 장단이 풀리면 연주자들이 마음대로 자신의 선율을 가져가다가, 장고가 일정한 장단을 이끌면 조심스럽게 약속된 음악으로 통일시켜 나간다. 여기에다 구음까지 가세가 되면 시나위 음악의 두 축이라 할 수 있는 '자유'와 '조화'의 진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구음 - 김금미(국립창극단)
대금 - 김병성, 해금 - 이경은, 가야금 - 한향희, 아쟁 - 여미순, 장구 - 박천지

< 12. 7(금) 19:30 >

1. 가야금 중주 “첫봉화” 권영대 작곡

이 곡은 북한의 악기 개량사업이 시작되기 전에 작곡된 합주곡을 가야금 중주곡으로 편곡한 음악으로 정적이면서 박력있는 빠른 박자으로 구성되어있다. 1악장은 빠른 4박음악으로 가야금의 빠른 분산화음이 나온다. 2악장은 6/8의 느린템포로 자유스러운 음악이다.

가야금 - 문양숙, 김미경, 아쟁 - 박기영, 장구 - 박천지

2. 거문고 독주 “소엽산방” 황병기 작곡

‘소엽’은 낙엽을 쓴다는 뜻이다. 즉 “소엽산방”은 낙엽이 쏟아져 수북이 쌓인 뜰을 쓸면서 사는 사람의 산방이라는 뜻이다. 이러한 산방의 운치를 표현하는데 가장 적합한 악기가 거문고일 것이다. 작곡자는 거문고 산조와 정악의 어법을 융합시켜서 도가풍의 신묘한 가락을 만들고자 했는데, 선율이 전통적인 듯 하면서도 기인한 진행이 많고 반음 사용과 중심음의 이동이 자주 나타난다. 무현(無絃)과 대현(大絃)의 개방음을, 선율을 앞꾸미는 저음으로 사용하는 것도 전통음악에서는 없던 새로운 것이다. 느리고 불규칙한 리듬으로 시작하여 중용 속도의 도들이 장단과 복잡한 리듬의 엇몰이(10/8)를 거쳐 잦은몰이로 고조된다.

거문고 - 오경자(사진), 장구 - 연제호

3. 피리독주 “花” 김성국 작곡 (초연곡)

꽃은 사람을 기분좋게 하는 재주가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사람들은 기쁜일에는 기쁨을 더하려고, 또 슬픈일에는 애도하는 맘으로 꽃을 찾는다. 그렇게 꽃은 행복을 준다. 오늘 나는 꽃을 주고 싶다. -작곡자 김성국-

피리 - 강주희(사진), 기타-양재인(객원연주), 퍼커션-이승호

4. 저음해금을 위한 “에필로그” 오의혜 작곡

이 곡은 저음해금을 중심으로 해금과 25현 가야금이 함께 연주하는 곡이다. 다소 어눌한 전통가락과 반음계적 선율이 어우러지며, 클라이맥스에서 도입한 카덴짜(Cadenza)는 악보에 얽매이지 않고 연주자의 기량을 자유롭게 펼 칠 수 있도록 열어둔다.

저음해금 - 서은희(사진), 해금 - 변아미, 가야금 - 문양숙

5. “아쟁 4중주” 박위철 작곡

이 곡은 소아쟁과 대아쟁을 위한 중주곡이다. 동부의 메나리소리와 남부의 육자백이의 음악적 특징을 중심으로 발전시켰으며 기쁨보다는 고달픔, 머나먼 인생행로의 어려움을 표현하고자 시도했다.

아쟁 - 최병숙, 허유성, 서보람, 현경진, 장구-박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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