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진흥재단, 인문한국지원사업 1단계 심사결과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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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연구재단
2007-09-21 17:23
서울--(뉴스와이어)--한국학술진흥재단(이사장 허상만, 이하 재단)은 인문한국지원사업(Humanities Korea Project)에 대하여 9월 20일(목) 재단 홈페이지(www.krf.or.kr)를 통해 1단계 심사 결과 통과된 29개 기관 40개 연구소(단)의 명단을 발표하였다.

지난 8월 30일(목)까지 신청 접수된 전국 69개 대학(교)의 153개 연구소(단)에 대하여 연구아젠다(연구실천계획) 및 시행계획, 연구소(단)의 연구실적, 운영실적 및 향후 운영계획 등을 중심으로 1단계 심사를 실시한 결과, 인문분야 28개, 해외지역연구분야 12개 연구소가 선정되어 26.1%의 선정률을 보였는데, 특히 인문분야의 대형 연구소와 해외지역연구분야에서는 수도권 지역의 연구소들이, 인문분야의 중형 연구소에서는 특성화에 노력한 지방 소재 기관들이 강세를 보였다.

<표 1. 인문한국지원사업 분야별·규모별 1단계 선정 현황>
구 분 신청 1단계 선정 선정율(%)
인문연구분야 대형연구소(단) 21 9 42.9
중형연구소(단) 81 19 23.5
해외지역연구분야 연구소 51 12 23.5
※ 연구소 : 단일 대학부설연구소

인문한국지원사업은 지난 5월 17일(목) 교육인적자원부(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장관 김신일)에서 발표한 “인문학 진흥 기본계획”의 세 가지 부분별 사업(연구, 교육, 사회) 중 연구부분의 세부사업으로, 연구소(단) 중심의 연구체제를 확립하고 연구소 내에 연구주체를 양성하여 인문학 연구의 인프라를 구축하며, 연구 역량을 국제적 수준으로 제고하고자 금년에 신설된 사업이다.

재단은 본 사업의 설계와 시행을 위해, 교육인적자원부의 기본계획이 발표된 후 3차례의 의견수렴을 위한 설명회(서울, 대구, 대전)와 온라인 의견수렴 과정을 거쳤고, 최종적으로 교육인적자원부의 세부사업기획위원회를 통해 사업 요강 및 내용을 확정하여 지난 6월 29일에 발표한 바 있다.

본 사업의 설계 과정에서, 인문학 및 해외지역연구분야의 역량을 결집할 인문한국연구소의 필요성과 의의에 대한 학계의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되었으며, 특히 해외지역연구분야에 대해서는 희소지역에 대한 지원도 중요하지만 동아시아 등 국가 전략적 중요지역에 대한 고려 및 연구역량에 걸 맞는 차별적 지원방식의 중요성도 동시에 지적되었다.

의견수렴내용을 반영하여 최종적으로 중형 트랙의 신설 및 유망연구소 제도를 추가 도입하여 발전 가능성이 있는 연구소들도 지원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재단은 본 사업을 통해 향후 10년간 인문연구분야 30개, 해외지역연구분야 20개 연구소(단)를 지원하여 적극 육성할 계획이며, 인문연구분야는 인문학적 주요 의제를 토대로 하는 연구를 장기적으로 지원하여 세계적 담론 생산과 소통을 주도하는 연구소(단)를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단위지원액은 대형 연 10~15억원, 중형 5~8억원 규모이며, 해외지역연구분야는 인문학을 중심으로 하는 해외 각 지역에 대한 학제적 연구를 지원하여, 해당 지역에 대한 자료를 축적·확산시키고 역량 있는 지역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단위지원액은 연 5~8억원 규모이다.

재단에서는 신청접수된 153개 과제에 대하여 총 43명의 선정심사단을 구성하여 9월 10일부터 14일까지 5일간의 합숙심사를 실시하였다.

각 신청연구소에서 제시한 아젠다가 대체로 학제적이고 복합적이었기 때문에, 문학, 철학, 사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전공자들로 심사단을 구성하여 합숙심사 기간동안 지속적인 검토와 토론을 실시하였으며, 최종적으로 아젠다의 우수성 및 연구수행능력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1단계 심사 결과 인문분야 28개, 해외지역연구분야 12개의 연구소를 2배수 후보로 발표하였다.

특히 해외지역연구분야의 경우, 세계 각 지역에 대한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사단에서 국내 해외지역연구의 환경과 신청기관의 현재적 역량, 향후 계획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우수한 수행계획을 제출한 연구소 12개가 선정후보로 1단계 통과되었으며, 특히, 해당심사단에서는 심사총평으로, 현재적 역량은 부족하지만 지속적 지원 필요성이 있거나 향후 발전 가능성이 있는 지역 연구소에 대해서는 재단의 타 연구지원사업의 단기 소액 지원을 확대하여 전반적 역량을 좀더 강화시킨 다음 인문한국사업에서 지원할 것을 건의하였다.

선정심사단 전체 명단은 선정작업이 완료되는 10월말 최종선정결과와 함께 발표할 예정이며, 1단계 심사 결과에 대해서는 선정심사위원회 위원장인 유초하 교수(충북대, 철학)가 신청 및 선정 경향 분석 등을 포함한 심사총평을 발표하였다.

재단은 1단계를 통과한 40개 연구소에 대해 10월 중에 면담 심사를 실시하여 10월말 최종 선정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첨부 : 1. 1단계 선정 연구소 명단 1부.
2. 인문한국지원사업 1단계 심사 총평 1부.
3. 인문한국지원사업 개요 1부. 끝.

첨부 1)
1단계 선정 연구소 명단

1. 인문연구분야 : 대형
연번/형태/과제번호/기관명/연구소명/국문과제명

1/연구단/AL0001/부산대학교/한국민족문화연구소/로컬리티의 인문학(Locality and Humanities)
2/연구단/AL00022/연세대학교/인문학연구원,국학연구원,언어정보연구원/지식기반사회의 인문학 - 기본 개념의 학제적 연구

3/연구단/AL00033/전북대학교/전라문화연구소,농업과학기술연구소,(사)호남사회연구회/쌀,문명- 쌀문화를 통한 자연,인간,문명의 통섭적 연구-

4/연구소/AL0005/서울대학교/규장각한국학/연구원한국의 인문 전통과 근대
5/연구단/AL0011/한국학중앙연구원/장서각,고전학연구소/동아시아 책과 지식의 문화사 연구 - 세계적 수준의 연구소 구축(The Cultural History of Books and Knowledge in East Asia - Building an International Research Center)

6/연구소/AL0013/고려대학교/민족문화연구원/한국문화의 동역학(Korean Cultural Dynamics)
7/연구소/AL0014성균관대학교(인문사회과학)/동아시아학술원/소통과 확산: 동아시아 연구를 통한 한국인문학의 창신Reaching Across and Out of Boundaries : The Revitalization of the Humanites of Korea through the Study of East Asia

8/연구단/AL0015/이화여자대학교/이화인문과학원,한국문화연구원/탈경계 인문학의 구축과 확산
9/연구소/AL0016/서울대학교/인문학연구원/문명의 허브를 향하여, 한국인문학의 새로운 구상

1단계 선정 연구소 명단 (계속)

1-2. 인문연구분야 : 중형

연번/형태/과제번호/기관명/연구소명/국문과제명

1/연구소/AM0001/한림대학교/한림과학원/동아시아 기본개념의 상호소통 사업(A Project for Intercommunication of East Asian Basic Concepts)

2/연구소/AM0023/부경대학교/해양문화연구소/열린 바다와 해양인문 연구
3/연구소/AM0027/서울시립대학교/인문과학연구소/글로벌폴리스의 인문적 비전
4/연구소/AM0029/한국과학기술원/인문사회과학연구소/사고에 관한 연구
5/연구소/AM0034/경희대학교/비폭력연구소/비폭력의 연구와 실천
6/연구소/AM0067/인하대학교/영어권문화언어연구소/21세기 한국의 영어: 지구어로서의 영어, 지역어로서의 영어
7/연구소/AM0005/성공회대학교/동아시아 연구소문화로서의 아시아: 사상.제도.일상으로 아시아 재구성하기

8/연구단/AM0015/순천대학교/지리산권문화연구원/지리산권 문화 연구
AM0015/경상대학교/경남문화연구원/

9/연구단/AM0019/한양대학교/비교역사문화연구소,인문학연구소/트랜스내셔널 인문학: 한반도에서 발신하는 지구적 패러다임(Transnational Humanities: Global Paradigm from 21th Century Korea)

10/연구소/AM0022/한양대학교(안산)/문화재연구소/유라시아대륙의 인류와 문화전파에 대한 비교고고학적인 연구

11/연구소/AM0055/건국대학교(충주)/동화와번역연구소/동화콘텐츠학의 정립과 한국동화의 세계화 - 국내외 동화서사 비교 및 수용양상 연구를 통하여

12/연구소/AM0056/강원대학교/인문과학연구소/인문 치료학(Humanities Therapy)을 위한 인문학 진흥책

13/연구소/HM0002/숭실대학교/인문과학연구소/해외 한인사회의 인문학적 생존기반 및 문화생산
14/연구소/AM0002/경북대학교/영남문화연구원/영남지역 고문서 아카이브 구축과 계층별 생활사 연구
15/연구소/AM0013/인하대학교/한국학연구소/동아시아 상생과 소통의 한국학
16/연구단/AM0033/인제대학교/인문의학연구소,한국문화와 문화전략연구소,통일학 연구소/한국의료인문학연구--건강한 삶을 위한 인문학적 비전

17/연구소/AM0046/금강대학교/불교문화연구소/불교고전어 · 고전문헌의 연구를 통해 본 문화의 형성과 변용 및 수용과정 연구

18/연구단/AM0059/부산대학교/인문학연구소,점필재연구소/고전번역학+비교문화학을 통한 <소통인문학>의 창출 : 주변과 중심의 횡단을 위해

19/연구소/AM0074/연세대학교/미디어아트연구소/상상력과 테크놀로지 - 기계와 인간의 인문학

1단계 선정 연구소 명단 (계속)

2. 해외지역연구분야
연번/형태/과제번호/기관명/연구소명/국문과제명

1/연구소/A00011/고려대학교/중국학연구소/중국의 지역성과 문화역학
2/연구소/A00019/고려대학교/일본학연구센터/일본연구의 세계적 거점 구축
3/연구소/A00031/충북대학교/러시아연구소/중국.러시아.몽골 알타이지역(중국: 동북3성, 내몽고, 신강/러시아: 극동, 동-서시베리아/몽골 공화국)

4/연구소/B00006/부산대학교/중국연구소/중국의 인류(人流) 물류(物流) 지류(知流)의 네트워크 조사와 데이터 구축

5/연구소/B00008/국민대학교/일본학연구소/일본학을 선도하는 세계적 연구소 육성
6/연구소/B00019/고려대학교/아세아문제연구소/인문한국지원사업 해외지역연구(동북아시아)
7/연구소/A00020/한국외국어대학교(용인)/중동연구소/중동지역연구의 토대와 소통 - 이슬람과 인간 -

8/연구소/A00021/부산외국어대학교/지중해연구소/ ‘중동/동지중해 지역의 문명간 교류 유형 연구
9/연구소/A00026/서울대학교/스페인중남미연구소/라틴아메리카 연구
10/연구소/A00028/고려대학교/러시아·CIS연구소/러시아와 동슬라브 벨트, 시베리아,극동벨트, 중앙아시아벨트와의 원심력과 구심력

11/연구소/B00013/한양대학교/아태지역연구센터/유라시아 정체성과 문명공존: 유라시아학 체계정립과 지역종합정보시스템 구축

12/연구소/B00018/부산외국어대학교/이베로아메리카연구소/인문한국 라틴아메리카 지역연구 사업

첨부 2) 인문한국지원사업 1단계 심사 총평

인문한국지원사업 선정심사위원회 위원장 유초하
(충북대 교수, 철학과)

1. 전반적 인상

한국 인문학을 도약적으로 발전시키고자 인문학계와 학술진흥재단이 3년여에 걸쳐 기획하고 추진하여 성사시킨 의욕적 지원프로그램인 인문한국 사업(Humanities Korea Project)의 1차년도 신청과제에 대한 1단계심사가 마무리되었습니다. 지원신청을 접수한 각 연구소-연구단이 약 두 달동안 심혈을 기울여 작성한 사업계획서를 접한 심사단은 그에 녹아든 동료 학인들의 노고에 우선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전국의 인문학 연구자들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다양한 이웃 학문영역의 동료들과 숙의하느라 방학기간의 재충전 기회를 포기하면서 인문학의 발전을 위해 고뇌를 나눈 흔적을 읽었기 때문이지요. 인문학의 주제, 방법, 분야별 특성과 소통, 통합학문을 향한 다양한 방식과 수준의 모색 등 여러 측면에서 새로움을 담아낸, 독특하면서도 의미있는 많은 연구기획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는 한국 인문학의 밝은 미래를 엿보는 일이어서 심사단은 빡빡한 일정 가운데서도 행복을 누렸다고 할 만합니다.
지원 신청 과제들이 제출한 이번 연구-실천 과제(아젠다)에서 심사단은 전환기적 문명상황에서 이 시대 인문학인들이 공통되게 추구하는 일종의 사조(trend)를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첨단 과학기술과 삶의 가치에 관한 사색과 고뇌, 전통-고전 사상-문화와 근현대-탈현대 사조의 절합, 인문학 내부의 상호소통, 인문학과 사회과학-자연과학 및 사회현실-일상생활 사이의 다양한 방식의 횡단과 융합, 초국가적-탈민족적 인문정신의 재형성, 문명권간 외면적 차이와 공통의 저변, 다문화상황-복합갈등시대의 인문적 과제, 다지역 공통문화 또는 특정지역 이질문화 사이의 네트워킹과 연대, 주변문명이나 문화오지에 대한 우호적 관심, 인종/성별/계층간 갈등과 화평 등 많은 복합적 연구주제-실천과제들에 대한 다면적-다층적 접근의 모색이 두드러졌습니다. 치유인문학/배려교육/문화서사학/로칼리티인문학/조형인문학/의료인문학/인문복지학 등 새로운 용어의 창출 사례도 많이 제시되었지요. 이렇듯 통시적 역동에 대한 다각적 관점과 공시적 융섭을 향한 풍성한 시각의 화려한 행진은 (일차심사를 통과한 신청과제의 분포와는 일단 무관히) 그것만으로도 학문-사상-문명의 인류적 발전에 개입할 미래적 역량의 예고편을 보는 듯 뿌듯한 느낌을 갖게 합니다.

2. 사업취지와 심사평가기준으로 본 신청과제의 일반적 경향
전반적 인상과는 달리 아쉽게도, 제출된 사업계획서에 담긴 내용으로 판단할 때 이번 프로젝트의 추진배경과 기획의도, 시행의의 등에 관해 온전히 이해하고 작성한 연구기획은 많지 않았다는 데에 다수의 심사단은 공감했습니다. 이번 인문한국 지원 사업의 특성은 크게 세 가지 측면으로 요약될 수 있을 것입니다. 우선 이 사업지원이 목적으로 삼는 것은 ① 향후 한국 인문학을 선도해나갈 자립형 거점연구소-중점연구단의 육성을 촉진하고, ② 이들 연구소-연구단이 10년동안 확보할 중심적 연구인력을 정년트랙의 정규교수로 충원할 것을 강제함으로써 우수인력의 안정적 연구여건을 확보하는 데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목적에 부합하는 연구소와 연구진을 연계하여 선정할 매개항-심사기준으로서, 주제영역/방법절차/성과활용/인력구성의 어떤 측면에서든 인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개척하는 연구주제-실천과업을 특성화된 형태로 설정하여 연구단별 향후 발전의 아젠다로 제시할 것을 요구한 점이 또 하나의 특성이 될 것입니다. 이번 1단계심사를 통과한 신청과제들 가운데서도 이러한 기본적 취지에 합당한 경우가 썩 많지 않았다는 점은 아쉬운 점으로 남습니다.
심사과정에서 빈도 높게 나타난 계획서상의 대표적인 미흡점들의 이면, 다시말해 과제신청자들이 온전하게 이해하지 못했거나 적극적으로 수용하지 않은 인문한국 사업의 기본 성격에는 다음과 같은 점들이 포함됩니다. ① 사업계획의 내용이 연구/교육/사회적활용의 어떤 영역을 얼마나 포함하는가의 문제와는 별개로 지원신청할 과제 자체는 일차적으로 연구 곧 학문적 생산에 있다. ② 계획서가 담아야 할 10년간의 과업 가운데는 (특히 4년차부터 시행할 제2-3단계 사업에) 지원신청의 시점에서는 구체적 세부사항까지 확정할 수 없는 미지의 것이 포함되어야 한다. ③ 향후 10년동안 그리고 그 이후에도 진행할 사업의 주된 성과는 번역/사전편찬/교과서제작 등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런 과제는 기존의 지원 프로그램으로 충분히 소화될 수 있으므로) 학계의 과거 성과를 업그레이드하는 새로움을 창출하는 것이어야 한다. 이 밖에도 연구인력 구성과 연구지원 환경, 교수임용 의무 관련 절차규정, 연차별 재정규모의 변화예측 등에서 미비한 경우가 적지 않았고, 특히 사업계획서의 제한분량을 50% 가까이 초과한 경우가 있을 정도로 지원요건의 기본사항을 지키지 않은 사례도 없지 않았습니다.

3. 지원신청 과제의 분포로 본 몇 가지 특징
인문한국 사업에 지원신청한 과제들의 가장 뚜렷한 공통의 특징은 단일한 전공분야로 구성된 연구단이 전연 없었다는 점에 있을 것입니다. 이는 애초에 공고된 신청요강에서부터 학제적 연구를 요구한 데 따른 결과이기도 합니다. 인문학의 각 분야끼리는 물론 기초학문과 응용학문의 다양한 학문분야와 결합한 학제적 연구기획이 제안되었습니다. 정보기술학/뇌과학/인지과학/서사학(Narratology)/문화연구 등의 복합학문을 포함한 여러 형태의 결합과 네트워킹을 통한 소통-횡단-통섭-융합의 연구계획이 풍성하게 제시되었습니다. 여기서 아쉬운 것은 이렇듯 새로움을 추구하는 경향이 압도하는 가운데 여러 시대의 동서양 고전에 대한 통시적 접근이나 존재/자연/삶/가치/윤리/행복 등 전통적 주제에 대한 구조적 접근 등 인문학의 원초적 본령에 속하는 연구기획이 매우 적었다는 점입니다. 이는 학문적·사회적 적실성을 함께 요구한 신청요강 가운데 현실적 문제에 대한 응답의 측면을 과도하게 수용했다는 주관적 의식의 측면, 그리고 사업참여 기획자들의 연령이 젊어졌다는 연구주체구성의 측면이 어우러진 결과이리라 추측됩니다. 요인이 어디에 있든 문제해결의 방향은 명확하다고 생각됩니다. 첨단의제 설정의 신시대적 경향을 나무랄 일은 물론 아닙니다. 하지만 광범하고 다양한 신영역개척이 심도있게 진척되기 위해서라도, 그리고 신문명의 형성에 조응하는 인류 수준 신윤리의 모색을 위해 더욱, 인간-사회-자연을 포괄하는 고전적 관점의 발전적 계승, 존재와 가치에 관한 근원적 접근, 통합학문을 향한 방법적 원리의 모색이라는 인문학의 원천적 사명에 부응하는 (부당한 의미부여의 오류를 범하자면) 넓은 의미의 ‘정통적’ 연구는 계속 주목되고 고무되어야 할 것입니다.
또 하나의 중요한 특징은 지원신청에 참여한 연구단의 분포, 그리고 1차심사를 통과한 과제 수의 어느 쪽으로 보나 서울-경인권과 여타 지역 사이에 격차가 없다는 점에 있습니다. 지원신청공고와 1차심사의 전 과정에서 연구주제/전공분야/연구대상지역/연구단소재지역의 어떤 점에서든 양적 균형을 위한 배분은 인정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켜왔다는 점에서 이러한 결과는 주목할 만한 일이라 하겠습니다. 또한, 이번 사업은 지금까지의 경향으로 볼 때 연구기획력과 재정규모에서 우월한 학교나 연구소에 재정적 특혜를 주는 것이라기보다 학진의 지원이 부차적인 비중을 지닐 만큼 인문학 연구진흥에 대규모 자체투자를 할 의지를 지닌 연구단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도 고무적인 현상입니다. (이에 관해서는 인력관리와 HK교수의 정규교수 임용, 그리고 시설투자 등에 관한 총장의 확약서를 지원결정의 요건으로 삼고 있다는 점이 뒷받침합니다.) 이는 정부나 학진의 사전조정에 의한 조작적 균형이 아니라 자발적인 투자와 자기역량에 의거한 형평발전의 전망이 밝아지고 있다는 지표라고 해석해도 좋을 것입니다. 대형연구소 분야에서는 1차심사 통과 과제 수로 보면 서울권이 우세를 보이고 있지만, 2단계 심사 이후의 평가결과는 현재로서는 예측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지역학연구 분야에서는 한국을 비롯하여 중국/일본/러시아/몽골 등을 포괄하는 동북아 내지 동아시아 권역을 주제대상으로 하는 연구단이 신청과제 전체의 약 절반에 이르는 비중을 보이며, 그 이외의 지역 중에서도 아프리카/중남미/이슬람권 권역은 연구인력분포나 신청과제 수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한국현대사의 추이와 현단계 남한 사회의 정세국면으로 보아 일단 자연스러운 현상일 터입니다. 다만, 앞으로 학문선진화를 이루고 문화강국으로 진전하기 위해서는 일부 지역의 연구에 대한 보호육성형 지원이라는 약간의 정책적 배려가 고려될 필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4. 신청자 상대의 내면적 충고를 겸한 심사단의 반성
이번 1단계심사가 모든 점에서 원활하게 진행되고 정확한 결과를 산출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심사평가의 기준으로만 보더라도, 위에서 언급한 근간 수준 이외에 많은 항목의 세부 고려사항이 있었지만 그 모두를 참작한 평점이 이루어졌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심사위원들이 개인적으로 지닌 독자적인 관점, 또는 전공분야 등 소집단별 공통안목이 경우에 따라 아젠다의 적실성에 대한 가장 적확한 잣대로 작용하기에 미흡했을 수도 있습니다. 첨단지향 과제에 대한 공통의 선호가 예컨대 근대 이전 이슈나 고전연구에 대한 평가절하로 이어졌을 수도 있고, 반대로 인문학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자 하는 참신한 아이디어로 작성된 아젠다가 ‘과도한 의욕’으로 몰려 밀려난 경우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또한 우수하지만 10년 장기 지원의 필요성과 적합성 측면에서 사업 성격에 부합하지 않아 탈락된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미비점들에 대한 약간의 보완책으로, 중형 인문연구 분야와 지역학 분야에서, 연구소의 발전가능성과 필요성 등을 고려하여 3년간 1억원 정도를 지원하는 유망연구소를 일부 선정할 예정입니다.
43인의 심사단은 인문학의 바람직한 발전을 위한다는 자세로 개인적 검토, 패널내 토의, 패널간 토론에 각자 나름대로 진지하고 성실하게 임했다는 사실을 서로가 인정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채워지지 않은 결함들에 대해서는 앞으로 보다 엄정한 자기검색과 치밀한 상호토론을 통해 더욱 정밀한 심사평가의 관행과 제도를 확립하는 데로 나아갈 것을 다짐해봅니다.
인문정신의 창발과 확산을 위해 인문한국 사업 첫해 프로젝트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 지원신청자들 모두에게 동료학인으로서 감사드리며, 이번 심사에서의 선정여부와는 무관히 인문인들의 지속적인 상호격려를 제안합니다.

첨부 3) 인문한국지원사업 개요

Ⅰ. 사업목적
○ ‘연구소/단’ 중심의 연구체제를 확립하여 연구소 내에 연구주체를 양성하여 인문학 연구의 인프라 구축과 국제적 수준의 연구 역량을 제고함
○ 연구소/단의 연구 기능을 강화하도록 지원하여 연구를 통한 교육의 내실화와 질적 수준 향상을 도모하고, 연구 성과의 학문적·사회적 확산을 지향하여 세계적 담론 생산과 소통을 주도하고 지식 기반 고부가가치를 창출함
○ 학문적·사회적 수요를 반영한 아젠다를 중심으로 기획된 학제적 통섭 연구를 장기적으로 지원하여 세계화·지식정보화 사회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를 도모하고, 당면 문제의 진단과 해결 방안을 도출하며, 미래의 전망을 모색함

Ⅱ. 지원방향

○ 인문연구분야 : 인문학적 주요 의제를 토대로 하는 연구를 장기적으로 지원하여 세계적 담론 생산과 소통을 주도하는 연구소(단) 육성
○ 해외지역연구분야 : 인문학을 중심으로 하는 해외 각 지역에 대한 학제적 연구를 지원하여, 해당 지역에 대한 자료를 축적·확산시키고 역량 있는 지역전문가 양성

Ⅲ. 사업규모
○ 지원예산 : 20,000백만원
○ 지원규모
- 인문연구분야 연구소(단) : ‘07년도 10~20개 지원을 시작으로 향후 10년간 30여개까지 지원 육성 예정
ㅁ 대형연구소(단) : 연 10~15억 원, ‘07년도 5~10개 내외
ㅁ 중형연구소(단) : 연 5~ 8억 원, ‘07년도 5~10개 내외
- 해외지역연구분야 연구소 : 연간 5~8억원 규모의 연구소를 ‘07년도 5~10개 지원을 시작으로 향후 10년간 20여개까지 지원 육성 예정
○ 지원분야
- 인문연구분야 : 사회적, 학문적으로 장기 기획 연구가 필요한 인문학적 아젠다
- 해외지역연구분야 : 인문학적 기반의 해외지역연구 (세계 각 지역 및 국가)

Ⅳ. 지원대상 : 대학부설연구소(단) 중 재단이 제시한 요건에 부합되는 연구소(단)
Ⅴ. 지원기간 : 10년 (3년+3년+4년)
Ⅵ. 심사절차 : 3단계(예비심사, 전공심사, 종합심사)
Ⅶ. 향후 추진일정
○ ‘07. 6. : 사업공고
○ ‘07. 8. : 온라인 신청접수
○ ‘07. 9-10. : 예비심사, 전공심사, 종합심사
○ ‘07. 11. : 선정결과 통보 및 협약체결

한국연구재단 개요
한국연구재단은 연구활동 지원, 인력 양성, 연구인프라 구축을 통하여 국가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목적으로 설립된 정부 출연 학술연구지원기관이다. 국내 유일의 기초학문 육성ㆍ지원기관으로, 전 학문 분야의 균형 있는 학술활동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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