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최근 그동안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지배하던 자금시장이 최근 일정 손실을 감수하고라도 수익률 극대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자금을 운용하는 위험인수(risk-taking) 자금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대우사태 이후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심화되었다. 외환위기 직후 일시적으로 고금리 정책, 코스닥 열풍 등에 힘입어 투신 상품이 증가하였으나 대우사태, 미 9.11테러, SK사태 등으로 안전자산 선호(Flight to Quality) 현상이 강화되면서 은행권 예금이 급증하였다. 은행신탁의 경우 외환위기 이후부터 급격한 이탈세를 지속하였다. 한편 투신권 자금은 대우채 환매사태(1999말) 이후 원금 보장이 어려워지면서 오히려 이탈세를 시현 하였다.

최근의 자금운용 적극화 추세로 은행 예금으로의 자금유입이 주춤하는 대신, 주식과 채권 등에 투자하는 간접 금융상품에 대한 자금 유입이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물가 상승으로 실질금리 마이너스 추세가 더욱 심화되고 있는 데다, 2004년 하반기 들어 통화 당국이 세계적인 금리인상 추세에 反해 전격 금리인하를 단행함에 따라, 투신 채권형으로의 자금 유입 증가가 현저하다.

시중 단기부동 자금의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부동자금 구성에도 변화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안전자산 선호, 저금리 추세 등으로 언제라도 자금을 인출할 수 있는 금융권 단기 수신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2004년 10월 현재 6개월 미만 단기수신 규모는 약 406.6조원으로 추정되며, 단기부동자금 증가는 안정 성장을 위한 자금의 선순환 구조를 왜곡하고, 급격한 자금 이동을 유발하여 금융시장 혼란을 부추길 위험이 있다.

그러나 은행권 예금 유입은 부진한 반면, 주식시장 대기 자금으로 인식되는 MMF 자금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단기자금의 구성이 바뀌고 있다. 2004년 10월 현재 총 406.6조원의 국내 금융기관 단기상품 중 은행권 상품(MMDA, 시장성예금, 요구불예금, 6개월 이하 정기예금)이 72.6%, 투신권(단기채권형, MMF)가 25.0%를 차지하고 있다. 은행권 예금 유입은 부진한 대신, 주식시장 대기 자금으로 인식되는 MMF 자금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단기자금의 구성이 바뀌고 있다.

향후 시중자금 흐름 전망

내년부터 시행되는 일련의 제도 변화, 최근 내국인에 의한 이루어지고 있는 주가 상승 등을 고려할 때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자금흐름 기조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04년 12월 도입된 PEF는 취약한 국내 M&A 및 구조조정시장을 활성화시켜 자본시장의 성장과 발전을 촉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초기에는 사모투자펀드(PEF) 구성 문제, 투자대상 발굴의 어려움 등이 예상되나, PEF를 통한 기업 지배구조에의 참여가 가능한 만큼, 결국 기업의 M&A 및 구조조정 관련 자금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즉, PEF는 자산운용 산업의 발전 계기 및 시중 부동자금을 생산적인 투자로 연결하는 전기가 될 것이다.

그 동안 주식과 부동산 투자를 원칙적으로 금지했던 기금관리기본법이 개정되면서 연기금의 자산운용 폭 확대가 예상된다. 최근 주식과 부동산 투자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조항(기금관리기본법 3조 3항)을 삭제한 새로운 개정안이 마련되었고 초저금리 하에서 연기금 자산운용 폭 확대는 주식시장으로의 자금유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우리나라에도 2006년부터 미국의 기업연금과 유사한 퇴직연금 제도를 도입하여 단계적으로 확대 적용할 것을 추진 중이다. 현행 퇴직일시금제도를 확정급여형과 확정기여형으로의 전환을 계획으로 초기에는 확정급여형이 우세하지만 점차 금융시장이 안정되고, 근로자들의 금융지식이 축적되면 확정기여형으로 전환될 것으로 판단된다. 퇴직 연금제, 특히 확정기여형 연금이 성장하면 자본시장이 활성화되어 은행위주의 금융시장 왜곡 현상이 치유될 가능성이 높다. (90년대 미국 주식시장 활황이 확정기여형 특히, 401(k) 성장에 크게 기인된 것으로 평가)

이러한 변화 기대로 인하여 2004년 하반기 이후 국내주가는 외국인 보다 내국인에 의한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국내 주식시장은 외국인에 의해 좌우되었으나, 최근 외국인 주식투자는 둔화하고 있는 대신 내국인의 주식시장 자본유입이 증가하고, 특히 2005년 들어 개인들의 코스닥시장 참여로 코스닥시장이 가파른 상승세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주식형 펀드에만 의존하던 간접투자패턴에서 벗어나 장기투자 성격이 짙은 가계주식자금이 새로운 주식관련 상품인 적립식펀드와 ELS, 변액보험 등으로 유입되면서 이들 상품들이 최근 1년간 170% 이상 급성장하였다.

시중자금 선순환 정착 과제

최근의 자금시장 트렌드 변화는 자금의 선순환 구조 마련을 위해서는 매우 긍정적인 현상이나, 시중 부동자금이 급격히 이동하면서 금융시장을 불안하게 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설비투자 및 안정적 성장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은행권의 단기성 예금에 집중된 자금이 자본시장으로 이탈하면서 금융시장을 머니게임化시킬 가능성이 있다. 최근 실물 지표 및 투자 선행 지표가 다소 회복되고는 있지만, 투자 심리의 개선이 미흡하여 회복 속도는 미약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한 부동산 시장의 침체로 부동산관련 규제가 완화되고 있는 가운데 자본시장에서 일정 수익을 챙기고 빠져 나온 자금들이 다시 토지 및 일부 주택으로 흘러가 부동산 시장을 과열시킬 수 있다. 행정수도 대안, 기업도시 후보지, 신도시 개발 등과 관련하여 토지가격이 급등할 가능성이 잠재해 있다.

이러한 자본시장에 긍정적인 변화가 경제성장의 선순환 구조가 마련되면서 현재의 극심한 내수불황을 타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정부, 금융기관의 사전 대비가 중요하다.

- 정부는 자본시장 내 머니 게임화를 방지하고 경제주체들의 소비 및 투자심리를 회복시킬 뿐만 아니라 일관성 있는 부동산 정책을 지속함으로써 부동산 시장의 재 과열을 사전에 방지해야 할 것이다.
·주가 상승이 일시적 투기 열풍으로 흐르지 않도록 투기자의 시장 교란 행위는 방지하되, 펀드 모집 및 운용과 관련된 지나친 규제는 완화함
·우호적 M&A가 용이한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기업의 영속성을 유지하고 주식의 장기 보유 위험을 낮추되, M&A 열풍이 오히려 기업의 투자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적대적 M&A에 대한 적절한 보완책을 마련함

- 금융기관은 자본시장관련 신상품 개발과 공동 마케팅, 과도한 유상증자 허용 억제, 급격한 자금이동에 따른 충격 완화 노력 등이 요구된다.
·내국인 주도로 자본시장에 긍정적인 자금흐름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투자자 욕구에 부합하는 신상품 개발과 금융권 전체의 공동 마케팅 등이 필요
·급격한 자금이동에 따른 금융시장의 혼란에 대비하여 금융기관별 자금 수급 예측 등 사전 위험관리에 대비해야 할 것임

현대경제연구원 박덕배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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