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가 최근 국내 여행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경쟁력 및 대응실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숙박·편의시설, 서비스 등의 ‘관광인프라와 품질경쟁력’은 일본에 뒤지고, 숙박비, 교통비 등 ‘관광비용의 가격경쟁력’은 중국에 밀리는 전형적인 샌드위치 상황에 처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본과 중국 사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제조업과 같은 형국으로 한국관광의 미래도 밝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특히 관광자원의 경쟁력도 뒤떨어지는 상황에서 관광의 질과 가격마저 주변 경쟁국의 틈바구니에 끼게 될 경우 자칫 아시아의 관광후진국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대한상의는 우려했다.
한편 대부분의 여행사들은 관광산업의 미래를 밝게 내다봤으나 한국관광산업의 미래는 어두울 것으로 전망했다. 응답 여행사의 대다수(95.1%)가 ’관광산업이 미래유망산업‘이라고 응답했으나 이들 중 ‘한국관광의 미래가 유망하다’는 응답은 9.9%에 불과했다. 관광산업 자체는 미래가 유망하지만 ‘우리나라는 경쟁력이 낮아 유망하지 않다’는 응답이 64.4%에 달해 가장 많았고, 25.7%는 ‘경쟁이 치열해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답했다.
한국관광의 현주소는 외국인관광객의 평가에서도 쉽게 드러났다. 여행업계는 한국관광에 대한 외국인들의 평가를 묻는 질문에 ‘가격은 비싸고 서비스는 보통 수준’이라고 답했다. 가격 측면에서는 ‘비싸다’는 비중이 57.9%로 ‘저렴하다’는 비중(11.9%)보다 훨씬 높았으며, 서비스는 ‘보통(57.2%)’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지만 ‘낮다’의 비중(31.9%)이 높다(10.9%)보다는 3배가량 높게 조사됐다.
여행업계는 외국인관광객이 한국관광시 느끼는 가장 큰 불만으로 ‘볼거리 부족(40.8%)’을 꼽았다. 우리나라만의 차별화된 관광상품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다음으로 ‘높은 관광비용(26.8%)’을 꼽았으며, 표지판, 안내센터 등 ‘열악한 관광시설(16.0%)’이란 응답도 적지 않았다.
반면 우리나라 국민들이 국내여행시 느끼는 가장 큰 불만은 ‘높은 비용(46.2%)’이었다. 높은 물가수준에 최근에는 해외 저가상품까지 많아지고 있어 내국인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음으로는 상업화되고 있는 ‘볼거리의 부족(18.4%)’이 꼽혔고 ‘열악한 관광시설(14.8%)’, ‘도로정체 등의 교통문제(9.5%)’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서울에 위치한 한 여행사 관계자는 “높은 물가와 환율로 인해 관광원가는 상승하고 있지만 이를 그대로 가격에 반영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수지타산을 맞추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서비스의 질을 낮출 수밖에 없고, 이는 불만으로 이어져 손님이 줄어드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미래를 대비해 적극적으로 개발해야할 국내 여행상품으로 여행업계는 ‘역사·전통을 느낄 수 있는 상품(25.7%)’과 ‘지역축제와 연계한 체험상품(25.7%)’을 최우선으로 꼽았으며, ‘한류 등 문화산업과 접목한 상품(22.4%)’이 그 뒤를 이었다. 분단국가의 현실을 느낄 수 있는 휴전선, 백두산 등 ‘북한 관련 상품(10.5%)’, ‘성형 등 의료산업과의 접목상품(8.2%)’ 등의 답변도 적지 않았다.
앞으로 우리나라 관광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최우선 정책과제로는 ‘관광자원 개발(40.5%)’이 가장 많은 응답을 보여 돈과 시간이 많이 드는 자원개발에 대한 정부차원의 과감한 투자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는 중국의 올림픽·Expo, 홍콩의 테마파크, 마카오·싱가포르의 카지노 등과 같은 ‘전략적 육성정책(26.0%)’, ‘업계지원 및 규제완화(16.8%)’, ‘국가이미지 홍보(16.1%)’ 등의 순이었다.
아울러 업계차원의 과제로는 관광객 유치를 위한 ‘마케팅 강화(36.9%)’가 가장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다음으로 ‘다양한 관광상품 개발(32.0%)’, ‘서비스 개선(16.3%)’, ‘관광비용 절감(14.4%)’의 순이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우리가 일본과 중국의 틈바구니에 끼어있는 동안 아시아 각국은 급성장하는 아시아 관광시장의 선점을 위해 정부가 직접 나서서 육성전략과 지원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지적하고, “우리 정부도 대규모 투자가 요구되는 관광자원 개발에 적극 나서는 동시에 세제지원, 규제완화 등 관광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정책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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