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 후보가 9일 교육정책 공약을 발표했다.

‘사교육비 절반 5대 실천 프로젝트’라고 불리는 이명박 후보의 교육정책은 제목에서 엿볼 수 있듯이 “사교육비 부담이 서민에게 가장 큰 고통이며, 이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어떤 서민 대책도 의미가 없다는 문제점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따라서 “저소득층 학생들이 공교육의 틀 속에서 질 높은 다양한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것, 경쟁력을 갖춘 고품질 공교육으로 가난의 대물림을 확실히 끊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자 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명박 후보가 사교육비 절감을 위해 내세운 구체적인 방안은 △고교 다양화(자립형 사립고 100개, 마이스터고교 50개, 기숙형 공립고 150개 육성), △ 영어 공교육(영어수업 확대 교육국제화 특구 확대), △ 3단계 대입자율화(1단계-학생부·수능 반영 자율화, 2단계 수능과목 축소(선택 응시), 3단계(완전 자율화), △책임 교육제 (학력별 학력정보 공시), △맞춤형 학교지원(교원경쟁 유도, 저소득층 학생 지원)이다.

우리 단체는 이명박 후보의 교육정책 공약의 세부사항이 정작 자신이 밝힌 교육목표인 ‘서민을 위한 교육’, ‘공교육 정상화’에 모순되는 그야말로 ‘부자를 위한 교육정책’, ‘대학과 엘리트만을 위한 교육정책’이라고 평가한다. 또한 그의 정책은 자수성가하여 경제적 부를 이루고, 자녀 교육을 위해서 불법도 서슴치 않으며 위장전입을 한 이른바 ‘맹부’의 교육관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고 본다. 특히 이름마저 생경한 신조어인 ‘자율형 사립고’를 100개나 만든다는 것은 전교조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등록금이 세 배나 되는 학교를 전체 고교의 10% 이상으로 만든다는 의미에 다름 아니다. 특히 기존의 3불정책을 전면적으로 뒤집는 ‘3단계 대입 자율화 정책’은 사교육을 줄이겠다는 취지와 전혀 반대의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높다.

제목부터 차별성 엿보여

아래 <표1>은 이번 교육공약 관련 보도 중에서 가장 주요하게 다룬 큰 기사가 어느 지면에 배치되었으며, 어떤 제목이었는지를 분석한 내용이다. <표1>을 보면 큰 제목은 한겨레 이외의 5개 신문이 대학 자율화, 3불정책 폐지 등 공약의 핵심적 내용을 제목으로 뽑았는데, 한겨레는 <‘교육 양극화’>라는 정책의 문제점을 제목으로 처리했다. 한편 기사의 소제목도 차이가 있었다. 한겨레, 경향, 서울신문은 <전교조 “최상층 위해 교육정책 바꾸겠다는 것”(한겨레), <공약 파장 예고>(경향), <“3불정책 무력화”논란>(서울) 등 문제점이 있다는 점을 제목에 담았다. 이에 비해 조·중·동은 <‘국민 성공시대, 실천하는 경제대통령, 실천 정부’ 슬로건 확정>(조선), <“사교육비 절반 줄 것”> (중앙)등 성공적인 공약임을 강조하는 내용이 담겼다.

조·중·동과 한겨레·경향·서울의 대조적인 기사량과 기사내용

보도량과 보도내용에서도 차이가 있었다. 조선일보와 한겨레, 경향신문, 서울신문은 이 내용을 1면 머리기사로 편집하고, 5~6건의 관련내용을 상세히 보도했다. 반면 중앙일보는 4면에 일반기사 1건과 사설 1건만 보도했으며, 동아일보는 일반기사 1건을 보도하는데 그쳤다. 기존에 이명박 후보 관련 보도의 경우 대부분 조·중·동이 앞장서서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보도하던 것에 비해 동아와 중앙의 적은 보도량은 매우 대조적이다.

동아일보는 이명박 후보의 교육정책을 그대로 전달하는 데 기사 1건만을 보도했으며, 기사에서는 정책의 의미와 문제점 등을 상세히 분석하지 않았다.

중앙일보는 4면 머릿기사 <이명박 “대학 입시 완전 자율화 하겠다”는 공약을 그대로 전달하는 수준의 기사였다. 4면 <사실상 ‘2불’(본고사·고교등급제 금지) 폐지/ 현정부와 정반대>는 “전교조와 한국교총 등 교원단체의 이해가 걸린 사안도 적지 않다. 대입 자율화와 자율형 사립고 100개 만들기, 학교별 학력정보 공개가 대표적이다”라며 이번 공약이 실현될 경우 문제점을 짚는 듯 했다. 그러나 이 기사에서 지적하는 수준은 고작 “수험생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입시정책은 최소한 3년 이상 유예를 둬야 한다. 대입 방식을 바꾸는 것은 어느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당장 손질하기는 어려운 문제다”, “특정 과목이 수능에서 제외되면 해당 교사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등 공약 실현 과정에서 유의해야 할 수준일 뿐이었다. 이 기사에서 이번 공약이 근본적으로 교육 평준화를 깨고 서민을 외면하는 교육정책이라는 내용은 “평준화 정책의 근간을 흔드는 정책으로 반대한다”고 했다”는 전교조의 인터뷰 단 한마디 뿐이었다.

한편 조선일보는 1면 머리기사를 포함해 4건의 일반기사를 실었는데 내용은 이명박 후보의 기자회견 내용과 교육관련 발표를 그대로 정리하는 수준의 기사를 2건 게재한 뒤, 5면 <40대 미국 박사출신 그룹 ‘작품’>에서 이 정책을 누가 만들었는지 알려주는 가벼운 내용과 함께, <교총, “입시부담·사교육 줄이기 위한 조치”긍정적>에서 교총과 주요대학 입학처장들이 환영분위기를 표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따라서 조선일보는 보도량이 동아와 중앙보다 몇 건 더 있다고 하더라도 사실상 이번 교육정책에 대한 검증 및 분석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반면 한겨레와 경향신문 서울신문은 비교적 상세히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한겨레는 3면 <‘귀족형 사립고’ 길 넓혀…인문고 5곳 중 1곳 사실상 ‘특목고’>에서 자율형 사립고라는 것은 일종의 ‘귀족형 사립고’임을 설명했다. 이 기사에서는 이 밖에 특별한 고교를 확대하겠다는 내용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상위 20%만을 위한 교육을 하겠다는 것, 이렇게 되면 교육 양극화를 통한 사회 양극화가 극에 달할 것”이라는 이형빈 이화여고 교사의 인터뷰를 담기도 했다. 또한 3면 <전문가들 “사교육비 절감? 어불성설”>에서 대학 자율권이 늘어나면 입시경쟁을 부추겨서 사교육의 부담이 되레 커질 것이라면서 “이런 공약의 목표로 사교육비 감소를 내세우는 어불성설”이라는 한국해양대 김용일 교수의 인터뷰를 담았다. 한편 이명박 후보의 일문일답을 담아서 기자회견 내용 이외에 정확한 이명박 후보의 취지를 담는 기사를 실었으며, <‘학벌 폐해’해소방안 등 없어 ‘사교육 증가대책’ 될까 우려>에서 대선자문단의 이명박 후보 ‘교육 공약’평가를 실었다. 한겨레 대선자문위원인 송인수 좋은교사운동 대표의 기고로 이루어진 이 기사는 교육 현장에 있는 전문가들이 이명박 후보의 공약을 평가하는 기대와 우려를 함께 다뤄서 돋보였다.

경향신문은 단순 공약설명이 1건, 이를 분석하고 우려되는 사안을 점검하는 기사가 2건, 찬반양론을 담은 기사가 1건이었다. 특히 4면 머리기사인 <“입시제도 통째로 바뀌나” 학생 ·부모 또 혼란>에서는 학부모와 학생, 대학생, 학원 원장 등의 교육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이 기사에서는 “자신의 적성을 살릴 수 있는 학교가 생긴다면 좋을 것 같다”는 학생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입시가 자주 바뀔수록 학교보다는 학원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유리하다는 것은 과거 여러 차례 경험으로 입증됐다”는 학원 원장 김모씨의 인터뷰 등의 현장의 우려를 담기도 했다.

서울신문은 공약을 단순 설명한 보도가 2건이었고, 공약을 심층 분석한 기사, 공약과 비판의 목소리를 함께 다룬 기사, 찬반목소리를 함께 담은 기사, 통합신당의 반대 목소리 기사가 각각 1꼭지씩 있었다. 서울신문 기사는 대체로 이명박 후보의 공약을 차분하게 분석하는 수준이긴 하였지만, <“내용 좋다” 즉석 수용…공약 발표 1순위로>에서 교육공약이 탄생한 뒷얘기를 흥미 위주로 보도한 것은 다소 아쉬웠다.

중앙·조선 사설로 적극적 찬성 목소리 높여

중앙일보는 사설 2개 분량의 장문의 사설 <이명박 후보 교육개혁안 좀 더 과감하게>를 게재했다. 중앙일보는 그동안 3불정책 폐지와 내신무력화를 위한 다양한 발굴기사를 싣고 사설·칼럼을 통해 이러한 주장을 강조해왔다. 사설은 이런 평소의 주장을 그대로 담고 있다. 사설은 “이 후보의 공약은 학교·교원 간 선의의 경쟁 강화, 학생의 학교 선택권 확대, 대학의 자율권 신장 등을 통해 우리 교육을 대폭 수술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그동안 우리가 주장해온 내용과 유사하지만, 대수술하기에는 부족한 점도 많다”고 오히려 좀 더 노골적인 ‘부자교육, 엘리트 교육’만을 주장했다. 사설에서 이명박 후보에게 “대학 자율권 대폭 보장, 획일적인 고교 평준화 정책을 대폭 보완, 교원평가제·교육정보 공개 등으로 학교 경쟁력을 높”이는 등 좀더 ‘과감한 교육정책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사설 <히말라야 오지까지 유학 보내게 만드는 한국 교육>에서 해외유학을 막기 위해서 과연 우리 교육 전체가 “부자 교육”체제로 가야한다는 노골적인 주장이 담겨있다. 사설은 한국 학생들이 뉴질랜드,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네팔의 오지까지 유학을 갔다고 사설의 절반 이상을 유학생이 많다는 점을 부각시킨 뒤, 그 이유가 “대한민국에 좋은 학교가 별로 없기 때문”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자립형사립고든 특목고든, 아니면 무슨 다른 명칭의 학교든 좋은 학교만 많이 만든다면 학부모들이 비싼 비용 물어가며 동남아나 아프리카 오지까지 자식을 보낼 이유가 없다. 학부모들은 대한민국이 교육난민을 세계로 내보내는 나라가 아니라 세계의 학생들을 끌어들이는 아시아의 교육허브가 되게 만들어줄 교육정책을 원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겨레는 사설 <가난의 대물림 고착시킬 이 후보 교육 공약>에서 이명박 후보의 문제의식 자체는 적절했으며 현 정부의 교육정책과 목표와 같았다고 언급한 뒤, 그러나 정책방향은 현 정부와 반대라고 지적했다. 사설은 “이 후보는 자율형 사립고의 신설을 공약했다. 이는 입시기관으로 변질돼, 초·중등 교육까지 사교육을 확대시킨 특목고나 자립형 사립고를 모두 포괄하는 개념의 학교다. 부유층 자녀가 주로 다닐 이런 학교 맞은편에는, 가난한 학생들도 입시에 몰두할 수 있도록 기숙학교를 만들겠다고 한다. 학교를 입시기관화 하는 것도 모자라, 빈곤층과 부유층이 다니는 학교도 구별할 작정인가 보다”라고 이번 정책을 비판했다.

그동안 조·중·동은 소수 기득권 계층의 편의와 일부 대학들의 특목고생 유치에 대해 적극적인 편들기로 일관했으며, 내신반영비율을 낮추려는 대학의 속셈을 위해 임의대로 정보를 편취하고 왜곡·편파보도를 일삼아왔다. 예컨대 내신반영 비율 등을 놓고 노무현 대통령과 전국 대학 총장들 토론회가 벌어졌던 지난 6월에는 조·중·동 모두 사설과 칼럼을 통해 ‘내신 반영률 50%지침은 대학 자율성 침해’라고 한 목소리로 내신무력화에 대한 여론몰이를 한 바 있다. 중앙일보는 7월 2일 1면 머리기사로 <‘교육부 50% 반영 지침’ 내신과 모의수능 긴급 비교 분석>에서 중앙일보와 청솔학원과 공동으로 조사한 자료라면서, 지역 간 학력차가 극심하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중앙일보가 도출한 지역 간 학력차가 극심하다는 결론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며, 교육부는 계층 간 지역 간 교육 기회의 불균등을 완화하기 위해서라도 내신 반영비율을 높이자고 한 것이었다. 중앙일보는 강남과 특목고 학생들이 좋은 대학에 잘 들어가게 하기 위해서는 내신 반영 비율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을 하기 위해서 청솔학원이 제공한 지역 간 학력격차를 특종으로 처리·작위적으로 부각시킨 것이다. 또 조선일보는 9월 6일 1면 머리기사 <교육부, 또 내신실질반영률로 대학 위협>과 12면 <‘교수 1인당 학생수 위반’ 핑계로 보복>에서 교육부가 고려대학교에 정원 축소 제재를 통보한 것에 대해서 “‘말 안 듣는’ 대학에 대한 제재조치”라며 사실관계와 인과관계는 내팽개치고 ‘추측’을 ‘사실’로 둔갑시켜 보도하기도 했다. 이 역시 대학 자율화에 대한 자신들의 주장을 강화시키기 위해서 전혀 상관관계가 없는 내용임에도 억측만으로 사실로 둔갑시킨 것이었다.

우리는 현재 가장 유력한 대통령 후보가 보수신문들이 논리와 주장을 거의 그대로 받아들여 국민의 평등한 교육기회라는 대의는 외면하고 교육을 통한 기득권의 재생산에 방점을 찍은 교육정책을 내놓은 데 대해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특히 인재 양성을 위한 연구와 자기혁신에는 소홀한 채 성적이 좋은 중상류층 학생을 유치하는 데 골몰하는 대학의 야합을 그대로 인정한 채, ‘서민을 위한 교육’, ‘사교육 절반 삭감’등을 주장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모순이다.

또한 보수신문이 이명박 후보의 교육정책을 보도하는 태도 역시 문제가 크다. 국민들에게 공약을 객관적으로 심도 있게 분석·제공하지 않고, 기득권층에만 유리한 것을 모든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 양 적당히 ‘수박 겉핧기’ 식으로 보도하는 것은 크게 잘못된 것이다. 앞으로 조중동이 공약에 대해서만이라도 그 의미와 문제점을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최소한의 선거보도의 원칙을 지켜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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