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관 시인, 2007년 토지문학제 평사리 문학대상 수상
특히 이날 시 부문의 토지문학제 평사리문학대상에는 전영관 시인이 ‘불혹의 집’으로 수상의 영광을 안아 상패와 상금 500만원을 부상으로 받았다.
응모작품 수가 1천여 편에 달해서 옥석을 가리는데 적잖은 정신을 모았다는 심사위원 김 종(시인/동신대학교 교수)씨와 김석규(시인/ 전 부산시인협회 회장)씨는 "최종심에 오른 네 편의 작품 창작 내공이 고른 수준이었으며 시상을 잡아서 언어를 끌고 가는 솜씨가 한 사람의 시인으로 세상에 선보이기에는 무리가 없었다. 수상작 1편이라는 조건이 반복해서 작품을 읽게 했고 결국 작품을 읽고 난 뒤의 그 미세한 느낌까지 기대어 전영관 시인의‘불혹의 집’을 수상작으로 밀었다"라고 심사평을 냈다.
테마수필 필진이면서 수필드림팀의 회장을 맡고 있는 전영관 시인(경기도 일산)은 수상 소감에서 "몇몇 갈림길을 지나왔다. 나는 길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번민과 후회라는 스퀴드마크가 여전히 선명하다. 아무런 표지도 없는 사거리 중앙에서 망설이던 기억들이 새롭다. 노력에 비해 과분한 신호등을 만났다. 그러나 신호등이 남은 거리를 알려주지는 않는다. 얼마나 남았느냐 물었을 만큼 아직도 변곡점 위의 열쭝이일 뿐이다. …. 수상이라는 파란 신호등 하나가 새로운 절망임을 직감한다. 그러나 기꺼이 어깨를 펴고 나아가려 한다. 달콤한 절망 앞에 새로운 백지 한 장 펼친다. 속도보다는 방향을, 넓이보다는 깊이를 화두의 앞에 놓겠다."며 겸손한 마음과 새로운 도약의 의지를 밝혔다.
한편, 이번 토지문학제에는 박경리 선생을 대신해 선생의 고명딸인 김영주씨(원주 토지문학관장)와 선생의 사위이자 김영주씨의 부군인 김지하 시인이 참석하여 자리를 빛냈다.
그리고 한국문인협회 김년균 이사장 등이 화환을 보내 축하를 하였으며 조유행 하동군수, 정순영 토지문학제추진위원장 및 각 지역문인협회장과 회원 그리고 일반인들이 행사장인 최참판댁 마당을 발 디딜 틈 없이 메워 축제를 즐겼다.
올해로 7회째를 맞는 토지문학제는 이날 오후 여섯시부터 시작하여 경남작가회 회원의 퍼포먼스(태동)와 최참판 행렬, 지리산 섬진강 권 문학연대선언, 박경리 선생의 생애와 문학세계 조명(김영주/김지하), 지역별 시 및 명 구절 낭송, 시를 노래하는 밤(초청가수 축하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로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전영관 시인의 대상 수상작품 전문은 아래와 같다.
불혹의 집
전영관
늦도록 야근이라도 했을까 두런두런/ 손 씻는 버드나무 야윈 팔 사이로/ 고단한 새벽만 우련하다/ 해쓱하게 마른버짐 핀 얼굴로 산은/ 종아리까지 발 담근 채 상류로/ 거슬러 오르는/ 갈대들의 연두 빛 걸음걸이를 헤아리는 중인데/ 청태 자욱한 자갈밭에 드문드문/ 헤집어 놓은 자리들 뽀얗다 지느러미 뭉툭해지도록/ 거친 바닥을 밤 새 뒤척인 흔적이리니
세월이 잔잔하게 무두질한 강물도 속내는 그렇지 않아/ 우락부락 높낮이가 있고 마름과 줄풀의 허름한 자리도/ 예정되어 있으리니 철 이른 연밭/ 무진무진 찾아든 열사흘 달빛이 물안개와/ 결 곱게 버무려지면서 불혹의 집을 세운다
유혹 아닌 것 없고 흔들리지 아니한 순간도 없더라만/ 봄이면 구멍 숭숭한 연근 속으로 환한 꽃빛이 들어차고/ 미물들도 알자리를 저리 뽀얗게 마련하는 것과 같이/ 물푸레 손잡이 닳아지도록 날품팔이 아버지/ 망치질로 노임 채우던 소리의 깊이를/ 날계란 하나와 밀가루 한 움큼 계란떡으로 어머니/ 올망졸망 오남매 두레상으로 부르던 소리의 넓이를 /철들은 줄 알았던 불혹의 어린 아들은/ 부지런한 아침볕이 짚어주는 물가를 따라가며/ 성긴 눈으로 가늠해본다/ 지금껏 어떤 터를 헤집고 있었는지/ 그 자리 오롯이 우리 식구 모여앉아 있는지.
수필드림팀 개요
수필드림팀은 신춘문예 혹은 문예지를 통해 등단한 수필가들 중심으로 역량 있는 중견수필가 그리고 삶의 향기 그윽한 연륜의 수필가, 30대의 문기文氣 번득이는 수필가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수필을 가볍게 대하지 아니하면서 남다른 애정과 프로의식을 지니고 있다. 수필드림팀이라고 명명한 이유는 외향성이 아닌 내향적 주문이며 현재가 아닌 미래지향성 때문이다. 해마다 수필 인구가 늘어나 수필의 질적 저하에 대한 우려가 큰 가운데 스스로에게 목표와 책임을 부여, 문학성과 감동이 재고된 수필을 쓰기 위해 노력하자는 의도라고 보면 정확하다. 그래서 수필드림팀은 우리의 최종 목표이며 그만한 책임의식을 가지고 앞으로도 테마수필을 통해 감동적인 수필을 내놓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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