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의 수도 아크라에서 조금 떨어진 단파와 아보코비. 두 마을에 새로운 바람이 불었다. ‘도서관’이라는 것이 생긴 것이다. 천권의 책과 상주하는 선생님이 있고, 밤이 되도 마음껏 공부할 수 있는 태양열 발전기까지 있는 도서관은 규모는 작지만 이 마을 아이들에게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젊은이들은 도시로 떠나고 노년층이 대부분인 이곳에서 사람들은 농사와 하루 10~ 20가나 세디를 벌기 위한 노점상 등으로 생계를 유지한다. 아프리카 나라 중 교육열이 특히 높은 가나는 중학교까지는 무료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60%인 650명 정도만이 학교에 나오는 형편이다.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인 문제다. 가난을 대물림하며 살고 있는 사람들은 아이들이 자라서 의사, 변호사가 되길 바라지만 그것을 뒷받침해 줄 형편이 못 된다.
이들 중 특별한 세 명의 아이들이 있다. 열살박이 팰릭스는 또래 친구들이 방과 후에 공을 차는 동안, 마당에서 숙제를 한다. 해가 지면, 어둑한 단칸방에서는 글씨가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여섯 살 때 사고로 다리를 저는 모세스는 지난 십여년 동안 학교에도 가지 못하고 집안 구석에서 시간을 보내야 했다. 생계를 위해 일해야만 하는 식구들 누구도 그를 학교에 데려다 줄 만큼 한가하지 못했다. 모세스는 또래 친구들이 축구공을 차며 축구 스타를 꿈꿀 때, 멍하니 바라보는 일 밖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우등생인 제임스는 가끔 학교에 결석을 한다. 채석장 일이 바빠지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방과 후에 두 시간씩 꼬박꼬박 채석장에서 엄마를 도와 일 해야만 하는 제임스.
제임스가 엄마를 도운 것은 다섯 살 무렵부터다. 엄마 역시도 다섯 살 때부터 30년 동안 채석장 일을 하고 있다. 제임스의 도움으로 엄마는 월 80달러 정도를 벌고, 이것으로 제임스의 학비를 댄다. 변호사가 되고 싶은 제임스는 채석장에서도 늘 책을 가져올 정도로 열성적이다. 그는 늘 새로운 지식에 목마르고, 공부할 시간이 아쉽다.
그러던 어느날, 책이 봉고차에 가득 실려 온다. UN스텝재단과 가나 정부가 함께 만든 ‘작은 도서관’이 개관된 것이다.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도 흥분하기는 마찬가지다.
‘도서관은 뭐 하는 곳일까?’
호기심에 도서관을 찾은 아이들은 난생 처음 듣는 ‘눈’에 관한 이야기며 해리포터의 마법 이야기 등에 책장으로 우르르 몰려든다. 특히 팰릭스, 모세스, 제임스에게는 그 무엇보다 반가운 소식이다. 팩릭스는 이제 더 이상 마당에서 공부하지 않는다. 방과후엔 축구하자고 꼬시는 친구들을 뒤로 하고 도서관에서 ‘백설공주’를 읽으며 즐거워한다. 비오는 날, 흐린 날도 얼마든지 숙제하고, 책을 읽을 수 있는 공부방을 얻게 된 것이다.
제임스 역시 이제는 돈 걱정 없이 마음껏 읽을 수 있는 책과 공부할 공간을 갖게 되었다.
모세스는 드디어 글을 배우기 시작한다. 도서관에 상주하는 선생님으로부터 책 읽는 법을 배우고, 책으로부터 세상이야기를 듣는 것이다. 그의 몸은 세상으로 나갈 수 없지만 그의 상상력은 이제 자유의 날개를 얻었다. 모세스는 십여년만에 처음으로 미래에 대한 꿈을 말한다. 은행 매니저.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포기했던 모세스에게 희망이 생겼다.
도서관에서는 앞으로 경제교육과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마을에 생긴 “작은 도서관”에는 책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의 꿈이 있고, 가나의 미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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