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원, 환경 오염 막는 ‘즉석 떡밥’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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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원자력연구원
2007-10-25 11:10
대전--(뉴스와이어)--민물낚시와 바다낚시에 두루 쓰이는 낚시용 떡밥을 반죽·포장한 뒤 감마선으로 멸균, 낚시 현장에서 별도의 배합 과정 없이 즉시 사용할 수 있는 ‘즉석 떡밥’이 개발됐다. 이 떡밥은 1년 이상 장기 보존이 가능하고 생분해도도 기존 떡밥보다 좋아져 수질 오염을 막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정읍방사선과학연구소 김동호 박사팀은 분말 또는 과립 상태인 낚시 떡밥에 물을 섞어 반죽한 뒤 밀봉 포장한 상태에서 15~20kGy의 감마선을 조사, 완전 멸균된 반죽 떡밥을 제조하는 기술을 개발해 국내 특허를 등록했다. 이 기술로 제조한 떡밥은 품질 특성과 집어 효과가 기존 떡밥과 비슷하거나 뛰어나고, 상온에서 1년 이상 보존이 가능하며 생분해도도 향상돼 상품성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낚시용 떡밥은 곡류 분말, 어분, 글루텐 등을 원료로 제조되는데 탄수화물, 단백질 등 영양분이 많아 물에 반죽할 경우 미생물의 생장으로 쉽게 부패하거나 변질된다. 실험 결과 시판되는 분말 떡밥 10종류를 반죽한 뒤 섭씨 30℃에서 보존하였을 때 일반 세균과 곰팡이 등에 의해 하루 정도 지나면 모두 부패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때문에 대부분 떡밥은 수분 함량을 5% 이하로 줄인 분말 또는 과립 상태로 유통시키기 위해 제조공정 중 건조과정을 거쳐야 하고, 매번 낚시를 할 때마다 물에 반죽해서 사용해야 하는 불편이 따른다. 그러나 떡밥 종류마다 물의 혼합비율이 달라 사용자가 반죽을 할 경우 필요 이상으로 과다한 양을 사용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반죽 떡밥을 만들기 위해서는 일반 미생물은 물론 열저항성이 큰 바실러스균의 포자까지 살균하는 완전멸균 수준을 확보하여야 한다. 고온가압 살균의 경우 보통 섭씨 120℃에서 15분 이상 가열해야 하지만 반죽 떡밥은 열전도도가 낮고 고온의 수증기가 내부까지 침투하기 어려워 살균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또 열을 가하면 떡밥의 주성분인 전분이나 단백질의 물성이 변화돼 떡밥 고유의 품질이 나빠지고, 제대로 살균이 됐다 하더라도 포장과정에서 미생물에 오염될 우려가 크다.

미생물의 생장을 억제하는 다른 방법은 보존제나 방부제를 사용하는 것이지만, 방부제가 첨가된 떡밥을 사용하면 자연분해가 늦고 저수지, 강, 바다 등의 수자원과 생태계를 오염시키는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현재 국내 낚시 인구가 500만 명을 넘어서면서 사용되는 떡밥의 양이 연간 수십만 톤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돼 떡밥에 의한 수질 오염 문제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김동호 박사팀은 떡밥에 수분이 25~75%가 되도록 물을 넣어 적절하게 혼합 반죽한 뒤 이를 용기에 포장하고 15~20kGy의 감마선을 조사하면 바실러스균, 곰팡이균 등이 완전 사멸돼 상온에서 1년 이상 멸균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감마선을 조사하면 떡밥 속의 전분과 단백질의 고분자 구조가 저분자 구조로 변화돼 생분해도도 현저히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기술은 콩, 옥수수 등 다른 낚시용 미끼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대전 지역 낚시 동호회원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반죽 떡밥을 기존의 떡밥과 비교 시험한 결과 새로 개발된 떡밥이 사용 편의성과 조과가 우수할 뿐 아니라 떡밥 사용량도 줄어 수질 오염을 대폭 감소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동호 한국원자력연구원 정읍방사선과학연구소 방사선생명공학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은 “감마선량을 조절하면 미끼용과 밑밥용 등 떡밥의 용도에 따라 물속에서 풀리는 속도를 조절할 수 있어 수질 오염을 효과적으로 방지할 수 있다”며 “국내 관련 기업의 요청이 있을 경우 기업체에 기술 이전해서 즉석 떡밥의 실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낚시용 떡밥은 비식품으로 방사선 조사 허용 규제를 받지 않아 빠른 시일 내에 상용화가 가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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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원자력연구원 정읍방사선과학연구소 방사선생명공학연구센터 김동호 선임연구원 063-570-3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