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엑스포 인기몰이 러시아 전자현악 4중주팀 ‘미에르바(Mierva)’

경주--(뉴스와이어)--경주세계문화엑스포2007(9.7~11.5)이 열리고 있는 경주세계문화엑스포공원을 들어서면 황룡사 9층탑을 음각한 경주타워가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다. 정문에서 경주타워 앞으로 나 있는 ‘주작대로’를 따라 걷다보면 단풍이 곱게 물든 왼편 ‘신라 왕경숲’ 속에서 리드미컬하면서도 파워풀한 세미클래식 연주가 발걸음을 잡아끈다.

안압지를 축소해서 만든 연못을 지나 포석정 모양의 분수대 방향으로 향하다 보면 조그마한 소공연장이 나온다. 금발과 갈색머리 미녀 네 명이 정열적인 연주를 펼치고 관람객들은 박수로 리듬은 맞춘다.

공연이 끝난 후 15분쯤 뒤 무대의상을 갈아입고 분장실을 나서는 ‘미에르바(Mierva)’에게 20대 여성 관람객 2명이 사인을 해달라며 수첩을 내민다.

우리나라 가수들이 일본의 기획사의 제안에 의해 일본에서 활동하듯 이들은 한국의 기획사에 의해 2002년 결성,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러시아 출신 전자현악 4중주 뮤지션이다. 그만큼 미에르바는 러시아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젊은 연주가들이다.

아테네를 수호하는 여신 ‘미네르바’가 현존한다면 이런 모습일까. 그들의 음악도 음악이지만 외모 덕분인지 경주엑스포가 시작되면서부터 팬클럽도 생겼다.

비올라를 연주하는 엔젤라(Anzhela.25.비올라)는 “관람객들이 경주엑스포에 좋은 느낌으로 와서 열린 마음으로 연주를 듣는 것 같아 좋아요. 전시관, 식당 등 엑스포에 종사하는 몇몇 분은 저희 공연을 보러 매일 오죠”라며 어깨를 으쓱거렸다.

엑스포 관람객들로부터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지만, 엑스포에 참여하는 공연단이나 참여단체의 종사자들도 이곳 소공연장에서 자주 눈에 띈다.

미에르바 멤버 4명의 공통점은 모두 다섯 살 때부터 클래식 악기를 배운 것. 차이코프스키의 나라 러시아의 부모들은 자녀가 어릴 때부터 악기 하나씩은 가르친다. 향학열이 아니라 ‘향음열’이 아주 강하단다. 이들은 어려서부터 음악을 배우다 음악이 좋아서 아티스트가 됐다.

리더인 까리나(Karina.30.바이올린)는 대학을 졸업한 뒤 블라디보스토크 뮤직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었고, 2000년에는 경주세계문화엑스포 러시아심포니오케스트라에 섰을 정도로 전력이 화려하다. 엑스포 무대에서 우리나라 기획사의 눈에 띄어 미에르바에 발탁됐으니 경주엑스포와 인연도 깊은 셈이다.

클래식 바이올리니스트였던 나타샤(Natasha.26.바이올린)는 러시아 록그룹에서 활동했었고, 엔젤라와 팀의 막내 쏘냐(Sonya.24.첼로)는 오케스트라에서 클래식을 연주했다.

미에르바의 미션은 경주엑스포를 축제 분위기로 물들이는 것. 하루 3~4회 30분씩 소공연장에서 매일 연주한다.

까리나는 “레파토리는 매일매일 조금씩 다릅니다. 타이타닉 OST의 ‘마이 하트 윌 고 온(My heart will go on)’, 비발디의 사계 리믹스버전인 ‘스톰(Storm)’ 등 모던 스타일의 클래식 뮤직을 연주하지만 연세 드신 한국인 많으면 ‘칠갑산’, 젊은 관객이 주류일 땐 ‘진달래꽃’으로 분위기를 조절합니다.”고 말했다.

미에르바는 ‘Mierva’란 이름으로 한국에서 음반도 냈다. 또한 서울, 부산, 대전, 대구, 광주 등 전국의 대규모 축제나 국제행사 축하무대에는 거의 다 서봤다.

까리나는 “카운틀리스. 셀 수 가 없습니다. 한국에서 5년간 수백 회의 연주를 했고 일본에서도 여러차례 공연했답니다.”라며 활동영역에 국경이 없음을 자랑했다.

나타샤는 어린이 관람객들이 엑스포에서 직접 만든 도자기를 들어 음악에 맞춰 좌우로 흔들어 주는 모습이 공연하면서 제일 인상적이었다고. “매일 객석은 통로가 없을 정도이지만 비가 오는 날이면 관객이 조금 적긴 합니다. 하지만 관객숫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한 명이라도 저희 음악을 듣고 만족한다면 그것이 최고의 행복입니다.”라는 나타샤의 말에는 프로정신을 배어있다.

공연 이외의 시간에는 다른 나라들의 공연을 본다. 16개국이 참여하는 ‘세계공연예술축제’는 꼭 챙긴다. 연주가라 그런지 공연에 관심이 많다. 엑스포 밖에서는 보문호수에서 조깅을 하거나 시내에서 쇼핑하고 유적지도 둘러보며 한국을 몸으로 느낀다.

팀에서 첼로를 맡은 쏘냐는 “가장 인기 있다는 ‘토우대장 차차’(입체영화)를 보고 싶은 데 낮에는 기다리는 줄이 길고, 오후에는 공연시간과 겹쳐서 한 번도 못 봤습니다. 행사가 끝나기 전에는 꼭 보려구요.”라며 토우대장 차차를 관람하지 못한 것을 가장 아쉬워했다.

엔젤라는 “경주엑스포는 미에르바 공연자로써 뿐만 아니라 세계문화와 한국문화를 가까이서 볼 수 있어서 관람객의 입장으로도 좋습니다. 그리고, 엑스포 자체가 거대한 가족 같아요. 공연팀, 전시팀, 스텝, 경호원 등 다른 나라 다른 문화가 모였는데도 하나가 된 것 같아요”라며 경주엑스포에서의 60일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생애 최고의 경험이 될 것 같다고.

전 세계 순회공연을 갖는 것이 꿈이라는 미에르바는 “일단 경주세계문화엑스포라는 국제무대에 서 봤으니, 용감하게 세계로 나아갈 거예요”라며 당찬 어조로 말했다.

웹사이트: http://www.cexpo.or.kr

연락처

경주세계문화엑스포2007 조직위원회 팀장 김진현 담당 김선주 054)740-3072

국내 최대 배포망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