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면부지의 사람에게 신장 기증한 김흥균 씨

전주--(뉴스와이어)--“조건 없이 나누고 싶었을 뿐입니다.”

가족에게도 떼어주기 쉽지 않은 자신의 장기를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생면부지의 사람에게 기증한 사연이 있어 감동을 주고 있다. 김흥균 씨(48·전주시 금암동·전북도청 행정지원관실 근무)는 지난 달 31일 전북대학교병원에서 자신의 신장 한 쪽을 떼어내는 6시간의 수술을 받았다. 만성 신장질환을 앓고 있는 김모씨(여·34)에게 이식해 주기 위해서다. 두 사람은 이전에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다.

김 씨가 조건 없는 사랑을 베푼 것은 그저 ‘나누고 사는 것이 행복해서’다. 김 씨는 어떻게 이렇게 어려운 결정을 했느냐는 질문에 “같이 세상을 편안하게 살면 그게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번에 신장 기증을 결정한 것도 “늦으면 안 되기 때문”이란다. “의학적으로 60세가 넘으면 장기기증이 큰 의미가 없다는 말을 들었다. 곧 50세가 되고, 늦기 전에 실천해야겠다는 생각에 기증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마침 전북대병원과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에 등록한, 신장 기증을 간절히 기다리는 환자가 있었고, 김 씨의 결정과 시기적으로 맞아 떨어지며 이 환자는 새로운 삶을 선물 받을 수 있었다. 수술은 모두 잘 이뤄져 김흥균 씨는 하루만에 가벼운 산책이 가능할 정도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기증 받은 환자도 상태가 매우 좋다는 것이 의료진의 설명이다.

더 놀라운 것은 김 씨의 부인 이상례(46·완주우체국) 씨를 비롯한 가족들의 반응. 어머니와 부인, 자녀 두 명 등 김 씨의 가족들은 김 씨의 결정에 흔쾌히 찬성했다는 것. 90년대 중반부터 사랑의 장기기증 운동본부에 장기 기증 등록을 하는 등 가족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합의가 이뤄져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대학교 1학년인 아들과 중학생 딸도 장기기증 서약을 해 놓은 상태다. 김 씨는 이미 예전부터 사랑의 장기기증 운동본부를 후원해 오고 있었고, 정기적으로 헌혈을 하는 등 사랑 나눔을 실천하고 있기도 했다.

김흥균 씨의 부인 이상례 씨도 지난 해 ‘정보통신봉사상’을 받는 등 봉사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 지난 해 부인이 상을 받은 이후에는 부부가 함께 장애시설, 노인복지시설을 방문해 발클리닉 봉사활동 등을 펴고 있다. 부창부수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셈이다.

부부는 한사코 이름과 사진은 공개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신앙인으로서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인데 알려지는 것이 부담스럽다”며 “그저 우리 때문에 더욱 많은 사람들이 장기기증에 동참하게 되길 바란다”고 수줍게 웃는 부부의 모습이 살아있는 천사와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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