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硏) 고성능 하나(HANA) 피복관’개발, 첫 상용 원전 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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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원자력연구원
2007-11-08 12:00
대전--(뉴스와이어)--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핵연료피복관이 처음으로 가동 중인 상용 원전에 장전돼 최종 성능 검증을 받는다. 원자력 기술자립 과정에서 난공불락으로 남아있던 핵연료피복관 국산화의 마지막 단계로, 해외기술 종속을 벗고 원천기술을 확보하려는 10년 노력이 이룬 개가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노심재료개발랩 정용환 박사팀은 자체 개발한 고성능 지르코늄 합금 ‘하나(HANATM) 피복관’으로 제조한 시범 연료봉 30개를 영광 원전 1호기에 장전, 이달 중순부터 오는 2012년까지 약 5년간 1단계 상용로 연소시험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국내 상용 원전에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든 핵연료피복관이 장전된 것은 1977년 고리 1호기 가동으로 우리나라가 원자력 발전을 시작한 지 30년만에 처음이다.

핵연료피복관은 우라늄 핵연료를 감싸고 방사성 물질이 외부로 나오지 못하도록 막아주는 1차적인 방호벽이자, 핵분열 연쇄반응으로 발생하는 열을 냉각수에 전달하는 기능을 하는 핵심적인 부품이다. 고온 고압의 원자로 환경에서 견딜 수 있도록 부식저항성, 변형저항성이 강하고 중성자 흡수성이 낮으면서도 우라늄 핵연료가 효과적으로 연소되도록 고연소도의 성능을 발휘하여야 하기에 재료공학은 물론 원자력과 기계, 물리, 화학 등을 아우르는 첨단 기술이 요구되어 미국, 프랑스 등 소수 선진국이 세계 시장을 독점해왔다.

정용환 박사팀은 1997년 국산 핵연료피복관에 착수, 700종에 달하는 후보 합금에 대한 방대한 기초연구를 토대로 합금 선별과 평가시험, 합금 설계 및 제조 등의 과정을 거쳐 2000년 순수 국내 기술로 고성능 지르코늄 합금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어 2001년에는 기존의 상용 피복관은 물론 외국의 거대 핵연료 회사들이 개발한 최신 신소재 제품보다도 50퍼센트 이상 성능이 향상된 ‘하나 피복관’ 시제품을 만들어냈다.

2004년부터는 노르웨이 할덴(Halden) 연구용 원자로에서 연소시험을 시작, 현재 3년의 연소시험을 마친 결과, 기존 상용 피복관 대비 50% 이상 향상된 우수한 성능을 재확인됐다. 이에 한국수력원자력㈜, 한전원자력연료㈜와 공동으로 시범 연료봉을 제작해 이번 상용 원전 실증 시험을 수행하게 됐다. 연료봉 단위로 수행하는 상용로 연소시험 1단계를 통과하면 집합체 단위의 연소시험을 거친 뒤 오는 2016년부터 국내 원전에 상용 공급될 전망이다.

핵연료피복관은 개발에 엄청난 시간과 비용이 요구돼 미국 웨스팅하우스(Westinghouse), 프랑스 아레바(AREVA) 등이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원자력발전소의 연료인 핵연료 부품 가운데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아직 국산화가 완성되지 않은 유일한 부품으로, 국내 원전 20기에 소요되는 핵연료피복관 수입 비용만 연간 300억원에 달하는 실정이다.

정용환 박사팀은 체계적이고 치밀한 합금 연구를 통해 기존에 개발된 피복관 재료와 차별화되고 독자소유권을 갖는 신합금 조성을 찾아냄으로써 10~15년의 격차를 극복하고 선진국과 대등한 기술력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하나 피복관’과 관련, 국내와 미국 일본 유럽 중국 등에 30여 건의 특허를 등록함으로써 해외 기술 종속에서 탈피하고 향후 핵연료피복관을 해외에 수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였다. 국내 유일의 핵연료 제조회사인 한전원자력연료㈜가 건설중인 핵연료피복관 제조공장이 2008년 완공되면 본격 상용 공급체계를 갖추게 돼, 연간 500억원의 수입대체 및 수출 효과가 기대된다.

정용환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노심재료개발랩장은 “핵연료피복관은 원자력발전소의 핵심적인 부품이지만 원천기술이 없다는 이유로 외국 업체들이 터무니 없이 값을 부르는 대로 줘야 했다”며 “하나 피복관 개발을 통해 확보된 신합금 설계 및 제조기술은 내식성과 고강도가 요구되는 분야의 구조재료 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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