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직업 귀천의식, 선진국보다 훨씬 심해

서울--(뉴스와이어)--우리나라 사람들의 직업에 대한 귀천의식이 미국, 일본, 독일 등 선진국보다 훨씬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회의원, 약사, 교사와 같은 공공부문과 고소득 전문자영직업에 대한 평가가 높은 반면, 민간 부문의 직업군에 대한 평가는 선진국에 비해 낮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 삶과 일에 대한 만족도는 미국, 독일보다는 낮고 일본보다는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원장 이원덕)은 21일(수) 서울 여의도 CCMM빌딩 1층 코스모홀에서 ‘글로벌시대, 한국인의 직업관’ 주제의 세미나에서 미국, 일본, 독일과 직업의식을 비교한 결과를 발표한다. ※ 조사방법 - 2007년 7월에서 8월까지 한국, 일본, 미국, 독일 4개국을 대상으로 각 국의 취업자 1,200명을 표본 추출하여 주요 10개 직업에 대한 직업 의식을 조사.

다음은 발표되는 논문의 주된 내용이다.

1. 주요 직업에 대한 국가별 인식차 (발표자: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장홍근 박사)

□ 국가별 직업위세

먼저, 국가별로 직업위세(사회 구성원들이 어떤 직업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권위, 중요성, 가치, 존경에 대한 인식정도 또는 평가를 의미) 순위에 있어 적지 않은 차이가 드러났다. 한국에서는 국회의원, 약사, 중고교교사가 상위권으로 평가되었으며, 일본에서는 의회의원, 약사, 소프트웨어개발자가, 미국에서는 소프트웨어개발자, 기계공학엔지니어, 약사, 그리고 독일에서는 소프트웨어개발자, 약사, 중소기업간부 등이 상위권으로 평가되었다.

한국에서 상위권으로 평가된 중고교교사가 일본과 미국, 독일에서는 중위권으로 평가되었다. 공장근로자, 음식점종업원, 건설일용근로자는 네 나라에서 모두 하위권으로 평가되었다.

전체적으로는 국회의원이 3.70점으로 가장 높고 건설일용근로자가 1.96점으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약사(3.68점, 2위)와 소프트웨어개발자(3.62점, 3위)가 국회의원의 뒤를 이어 직업위세가 비교적 높은 직업군이다. 기계공학엔지니어(3.44점, 4위)와 중소기업 간부(3.40, 5위), 중고등학교교사(3.39, 6위), 은행사무직원(3.17점, 7위) 등이 중위권에 포진해 있지만 다른 직업군에 비해 은행사무직원은 다소 처진 상태이다. 공장근로자(2.33, 8위), 음식점종업원(2.21점, 9위), 건설일용근로자(1.96점, 10위) 등 육체노동 직업군은 하위권에 속해 있다.

제시된 직업군 각각에 대한 직업위세 평가점수의 전체 평균값은 3.09점으로 나타났으며 국가별로는 미국이 3.29점으로 가장 높고, 다음으로 독일(3.07점), 한국(3.02점)의 순이며 일본이 2.98점으로 가장 낮았다. 전체적으로 미국인들이 상대적으로 직업위세에 대해 비교적 관대하게 후한 평가를 내리는 경향이 있는 반면, 독일과 한국, 일본의 경우 상대적으로 직업위세 평가에 있어 관대성의 정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 직업위세 격차

다음으로, 주요 직업에 대한 평가(직업위세 격차)는 한국에서 가장 크며, 미국에서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과 독일은 한국과 미국의 중간에 위치한다. 이는 직업에 대한 귀천의식이 한국인들에게서 상대적으로 가장 크게 나타낸다. 사회적 평판이 높은 특정한 직업에 대해 그 위세를 매우 높이 평가하는 반면 그렇지 아니한 직업에 대해 매우 낮게 평가한다면 직업귀천의식이 널리 퍼져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직업간 직업위세 평가 편차가 가장 적었다. 최고 3.82점, 최저 2.72점으로 밀집한 형태를 보인다. 이에 반해 한국은 직업간 직업위세 평가 편차가 가장 크게 나타났다. 최고 4.21점, 최저 1.56점으로 최고점과 최저점 모두 비교대상 4개국 가운데 가장 높고, 가장 낮았다. 또한 직업위세 상위직업에 대한 평가 점수는 다른 나라들의 그것에 비해 높고, 하위직업에 대한 평가 점수는 더 낮았으며 직업위세 상위 직업군과 하위직업군의 격차가 크며 중간 지대가 매우 취약한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결과는 한국인들의 직업에 대한 평가가 비교적 극단적인 모습으로 나타나며 직업 귀천의식이 상대적으로 다른 선진국에 비해 강고하게 남아있음을 시사한다. 일본과 독일은 미국에 비해서는 직업별 직업위세 평가 격차가 커지만 한국보다는 적다. 독일의 경우 한국과 마찬가지로 상하위 직업군에 대한 평가가 뚜렷이 나타난다.

먼저 최상-최하점 차이는 미국이 1.10점으로 가장 적고 다음으로 일본(2.11), 독일(2.16)의 순이며 우리 나라는 2.65점으로 가장 크다. 2위와 9위 직업위세 점수의 차이 역시 미국이 0.93점으로 가장 적고 다음으로 일본(1.40), 독일(1.54)의 순이며 우리나라는 1.99점으로 유난히 높다.

직업위세 인식 격차의 정도를 직업위세 점수 간 차이가 가장 작은 미국을 기준(1.00)으로 비교해보면, 1위와 10위 간 격차의 경우 한국은 미국의 2.41배, 일본은 1.92배, 독일은 1.96배로서 한국이 다른 나라들에 비해 유난히 높다. 2위와 9위 간 격차 역시 미국을 기준(1.00)으로 할 때, 한국은 2.14배, 일본은 1.50배, 독일은 1.66배로서 동일한 양상을 보인다. 이상의 분석 결과로 미루어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한국 사회에서 직업귀천의식이 특히 심함을 알 수 있다.

장홍근 박사는 이와 관련 “외환위기 이후 심화된 사회경제적 양극화와 고용불안정으로 인해 직업간 귀천의식이 심해지고 있다”며 “민간부문의 고용안정과 직업간 소득 격차를 완화하려는 정책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2. 직무 만족도의 국제비교 (발표자: 최지희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

□ 국가별 삶의 만족도와 직무만족도

국가별 삶의 만족도의 경우 미국이 75.3점(100점 만점 기준)으로 가장 높고 독일이 74.8점으로 미국과 거의 유사하게 높으며 한국이 66.6점으로 낮고, 일본은 57.99로 네 국가 중 가장 낮다.

직무만족도 또한 국가간 편차는 약간 더 적으나 비슷한 양상을 나타낸다. 미국과 독일이 각각 69.7점과 70.1점으로 비슷하게 높으며, 한국이 64.8로 세 번째로 높고, 일본이 56.8로 직무만족도 가장 낮게 나타난다.

한편, 삶의 만족도와 직무만족도에 있어서 국가간 격차가 이처럼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은 국가 간에 국민성과 가치관의 차이와도 상관이 있겠지만 산업화의 후기주자로서 경제성장이 비교적 단기간에 이뤄진 한국과 일본의 경우 삶의 만족도와 직무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나며, 상대적으로 산업화가 먼저 이뤄진 미국과 독일의 경우 삶의 만족도와 직무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특히 일본의 경우 빠른 경제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삶의 만족도와 직무만족도가 다른 국가들에 비해 확연히 낮게 나타나는 것은 주목할 만한 현상이라 본다.

□ 연령별 직무 만족도

연령별 직무만족도를 살펴보면 직무만족도는 전체적으로 10대에서 40대까지 연령과 함께 증가하나 50대에 약간 감소했다가 60대 은퇴기에 가까워지면서 높아진다. 전반적으로 50대의 직무만족도 감소는 일자리의 안정성과 은퇴 후 준비에 대한 불안 등에서 오는 것으로 설명되며 60대의 높은 직무만족도는 은퇴기에 도달하여 삶과 직무에 대한 태도의 변화에서 온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연령별 직무만족도의 변화는 국가별로 약간의 차이를 나타내는 것을 볼 수 있다. 한국은 연령과 함께 직무만족도가 증가하다가 30-40대에 피크(peak)를 이루고 50대에 감소했다가 60대에 다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며, 미국은 30-50대에 별 변화가 없다가 60대에 급격히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일본은 20-40대에 큰 변화가 없다가 50-60대에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며 독일은 30대에 피크를 이루고 다소 감소하다가 급격히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한국과 일본의 경우도 50대에 비해 60대에 직무만족도가 높지만 특히 미국과 독일의 경우 60대의 직무 만족도가 50대를 포함한 어떤 연령층 보다 상당히 높게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 개요
1997년 직업교육과 직업훈련의 연계와 통합이라는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설립된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은 국민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교육과 고용 분야에 대한 정책연구와 프로그램 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웹사이트: http://www.krivet.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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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홍근 연구위원 3485-5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