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언련 신문모니터위원회 9월 좋은·나쁜사설(칼럼) 선정 결과 발표

서울--(뉴스와이어)--「민언련 신문모니터위원회 선정 2007년 9월의 좋은 사설」

한겨레<멀고도 먼 재벌 지배구조 개혁>(2007/09/03)

한겨레, ‘금산 분리의 단계적 완화’ 기류에 대해 경고

얼마 전 끝난 국정감사에서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이 삼성그룹 내부 문건인 ‘삼성금융계열사의 금융지주회사 전환 로드맵(2005.5)’을 공개해 파장이 인 바 있다. 이 문건은 ‘삼성그룹의 은행업 진출’을 목표로, 금산분리법안(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 완화계획 등을 포함한 5대 추진 목표와 구체적 수행방안을 담고 있다. 거대 자본권력이 국가의 법제도는 물론 시장경제질서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심각한 경고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유력대권 주자로 분류되고 있는 일부 후보와 보수신문들은 이러한 재벌기업의 경제장악시도에 대해 비판하기는커녕 ‘역차별’이라는 논리로 금산분리의 점진적 완화 여론을 부추겼다. 이에 민주언론시민연합 신문모니터위원회는 비정상적 재벌지배구조에 대한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금산 분리의 단계적 완화’ 움직임이 명분 없음을 설득력 있게 지적한 한겨레신문의 <멀고도 먼 재벌 지배구조 개혁>(09/03)을 ‘2007년 9월의 좋은 사설’로 선정했다.

한겨레는 먼저 공정거래위원회의 ‘2007년 대규모 기업집단 소유지분구조에 대한 정보공개’를 인용해 재벌들의 지배권 문제를 지적했다. 총수일가의 보유 지분이 전년보다 낮아졌음에도 실질적 지배권을 행사하는 지표인 의결권 승수가 높아진 것은 ‘불법적 경영권 세습과 횡포’로 인한 ‘폐해’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한겨레는 국회를 비롯해 유력 대선 주자인 이명박 후보의 공약으로 채택된 ‘금산분리의 단계적 완화 및 폐지’ 움직임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한겨레는 정치권의 친재벌적 기류가 “재벌의 무한 확장을 그나마 억제하던 금융 산업 분리원칙을 ‘형해화’(형태만 남기고 실질적인 권한은 없게 하는 것)”해 “한국경제가 산업과 금융을 함께 장악한 재벌에 의해 좌우”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금산분리의 원칙은 대부분의 국가들이 재벌의 불공정 경쟁, 경제력 집중, 고객 투자금의 사금고화라는 폐해를 막기 위해 도입한 보편적 제도다. 그럼에도 금산분리를 폐지하자는 것은 대기업들의 은행 진출을 위한 활로를 터주고 불법적 재벌체제의 경제 장악력을 더욱 공고히 하자고 주장하는 셈이다. 금산분리 원칙이 완화되거나 폐지될 경우 야기될 국가 경제의 폐단은 ‘명약관화’하다.

최근 전 삼성 구조조정본부 법무팀장 출신인 김용철 변호사의 양심선언에 따라, 삼성의 전방위적 로비활동과 불법 비자금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만약 김 변호사의 양심고백이 모두 사실로 밝혀진다면, ‘대한민국은 삼성공화국’이라는 공공연한 소문이 사실로 드러나게 되는 셈이다. 한겨레 사설의 우려처럼 “이대로 가면 다음 정권에는 ‘삼성은행’이 탄생하고…한국경제가 산업과 금융을 함께 장악한 재벌에 의해 명운이 좌우”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또한 이번 ‘삼성 비자금’ 사건에서 삼성은 주거래 은행인 우리은행을 통해 당사자도 알지 못하는 차명계좌, 보안계좌 등을 운용하며 비자금을 관리해왔다는 정황증거가 드러나기도 했다. 만약 삼성이 은행을 소유할 경우 이보다 더한 불법·탈법 사례가 얼마나 비일비재할 지 생각만으로도 끔찍하다.

기업이 본연의 역할을 잊고 국민과 국가 위에 군림하려는 지금, 중요 대선 쟁점으로 떠오른 금산분리의 원칙은 후보들의 정책비교를 통해 반드시 검증받아야 할 것이다.

「민언련 신문모니터위원회 선정 2007년 9월의 나쁜 사설」

중앙일보<[손병수 칼럼]“감옥에 보내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2007/09/08)

정몽구, 김승연 회장 판결 두둔하고 나선 중앙일보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헌법 제11조 1항)

“사회적 특수계급의 제도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어떠한 형태로도 이를 창설할 수 없다” (헌법 제11조 2항)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두가 따라야 하고, 어길 수 없는 헌법 조항 전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을 수호해야 할 사법부가 앞장서 이를 무시한 어리둥절한 판결이 있었다.

지난 9월 6일 이재홍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는 비자금을 조성해 9백억 원의 회사 돈을 횡령하고 주가 조작으로 회사와 주주들에게 피해를 입힌 정몽구 현대차 회장에 대해 “실질적인 죄값을 치르도록 해야 한다”며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생계를 위해 수백만 원을 훔친 좀도둑에게 실형이 선고되는 현실에서, 수백억 원을 횡령한 큰 도둑이 집행유예를 받는 것이 ‘실질적인 죄값’이라는 말인가. 신체적 구속을 당해야 할 자에게 사회공헌 약속 이행 명목의 벌금을 납부하고, 준법경영 강연을 하고, 기고를 하라는 사법부의 어이없는 판결은 규탄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언론은 이를 지적하기는커녕 사법부 판결과 대동소이한 입장을 보였다. 일부 일간지와 경제신문 등은 각기 사설, 칼럼 등을 통해 이번 판결 내용을 환영하고 재판부를 두둔한 것이다. 민언련 신문모니터위원회는 이 중 중앙일보 9월 8일자 에디터 칼럼 <“감옥에 보내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손병수 경제부문 에디터)를 ‘2007년 9월의 나쁜 칼럼’으로 선정했다.

중앙일보는 2005년 삼성 X-파일 사건 등을 비롯해, 삼성을 비롯한 기업 관련 비리 의혹에 관해 철저히 함구하거나 두둔하는 보도형식을 보여 왔다. 이번 칼럼 역시 중앙일보의 친기업적 색채가 가득 묻어있다. 중앙은 이번 판결이 공정성이나 형평성을 잃은 것이 아니라고 강변하며 “재벌 총수니까 엄벌해야 한다는 역차별의 정서는 해당 기업은 물론 한국 경제를 망치는 독버섯으로 자랄 수 있다”는 등 ‘역차별의 정서’라는 궤변으로 사건의 본질을 호도했다.

수백억 원을 횡령하고도 실형선고를 받지 않은 정 회장은 ‘그만의 특권’으로 다른 죄인들과 차별을 받은 것이다. 법 앞의 평등을 어긴 대표적인 사례로 지적되는 이번 판결 앞에서 ‘역차별’이라는 말은 도저히 상황과 맞지 않는다. 차별의 문제를 지적하는 마당에서 어떻게 역차별을 운운할 수 있단 말인가.

중앙은 더 나아가 폭행사건으로 공판을 앞둔 한화 김승연 회장 판결에 대해서도 “폭행사건은 쌍방 간 합의가 있으면 실형을 면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김 회장은 재벌총수라는 점에서 더 엄한 처벌을 받은 셈”이라며 ‘역차별’의 잣대를 들이댔다. 이를 근거로 “과연 김승연 회장도 정몽구 회장이 들었던 재판장의 발언을 들을 수 있을까?”라며 ‘집행유예’ 판결을 압박하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실제 김승연 회장은 이 칼럼이 신문에 게재된 3일 뒤 집행유예 판결로 실형을 면했다.

김승연 회장이 저지른 범죄는 단순 폭행이 아니다. 회사 인력과 조폭까지 동원하여 흉기를 사용하고, 상해·폭행·감금·업무방해·협박을 저지른 조직적 특수 범죄이다. 중앙의 주장은 재벌이 저지른 범죄를 의도적으로 축소 해석하고 역차별을 운운해 사회 정의보다는 재벌들의 안위만을 걱정하는 꼴이다.

한편, 중앙은 “정 회장 판결과 비슷한 시점에 발표된 영국계 HSBC은행의 외환은행 조건부 인수 발표는 이런 역차별의 손익계산서를 선명하게 보여 준다”며 HSBC의 외환은행 조건부 인수 발표를 정 회장의 집행유예 판결과 연결 지었다. 금산분리 정책으로 인해 국내 기업들이 해외기업에 비해 역차별을 받고 있고, 이 때문에 해외자본들이 수익을 얻어간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금산분리로 인해 국내 대기업들이 금융자본에 투자하지 못하는 것을 대기업 총수들의 범죄 행위와 억지로 연결시키고 ‘역차별’ 운운한 것은 재벌관련 범죄를 ‘국가 경제 위기론’으로 무마해 온 기득권신문 전형적 주장에 지나지 않다.

더욱이 중앙이 말하는 주장은 사실과도 다르다. 중앙은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차익을 얻은 것을 “론스타 입장에서 보면 이런 차익은 2003년 당시만 해도 장래가 불투명한 한국의 부실 은행에 위험을 무릅쓰고 거액을 투자한 대가”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외환은행 인수 당시의 재정상태가 부실하지 않았음이 이미 검찰을 통해 확인된 바 있다.

또한 중앙이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를 “국민은행 몫이 론스타로 넘어간 셈”, “국내 은행이나 기업들 입장에서 보면 배 아프기 짝이 없는 결과”로 치부하는 것도 본질을 벗어난 주장이다. 해외투기자본의 국내금융 인수는 기업들 간의 경쟁차원에서 논할 문제가 아니다. 국민들은 론스타와 같은 해외자본이든, 국내자본이든 부정한 방법으로 은행을 인수해 자기 배만 불리려는 ‘나쁜 자본’을 반대한다. 막대한 차익을 챙겨 외국으로 나가는 ‘먹튀’든, 국내의 특정 자본의 잇속만 불리는 ‘먹튀’든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번 판결을 내린 이재홍 수석판사는 “오히려 서민층이 집행유예를 원하더라”라는 이야기를 남겼다. 하지만 시사주간지 ‘시사IN’의 조사결과, 절반에 가까운 48%의 서민들이 이번 판결을 잘못된 것이라 평가했다고 한다. 이는 ‘시사IN’이 이재홍 판사가 언급한 택시 기사, 식당 아주머니뿐만 아니라 노점상, 환경미화원, 빌딩 경비원, 구두수선공, 영세 업체 직원, 비정규직, 실직자 등 누가 봐도 우리 사회에서 ‘서민’으로 불릴 만한 사람 1백명을 만나 조사한 결과다.

반면, 이번 판결이 적절하다는 의견은 30%뿐이었다. 서민들은 재판부가 밝힌 ‘경제 회복’이라는 분명치 않은 실리보다는 ‘사회 정의’라는 명분이 더 중요하다고 여기고 있음에도, 이를 반대로 억지 주장한 것이다.

일부 보수언론들은 잘못을 저지른 재벌 총수에 대해 비판보다는 감싸기에 연연하고 있다. 이미 앞서가는 시민의식에, 언론이 지금과 같이 후진적인 목소리만을 외친다면 결국 외면 받는 것은 기득권 편들기에 여념 없는 언론 자신이라는 사실을 하루 빨리 자각하기 바란다.

웹사이트: http://www.ccdm.or.kr

연락처

(사)민주언론시민연합 대표 신태섭 (02)392-0181 팩스(02)392-3722 E-Mail: 이메일 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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