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후보 ‘한반도 대운하’ 공약 관련 방송보도 모니터보고서

서울--(뉴스와이어)--[대선시민연대는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협하는 반드시 폐기해야 할 폐기대상 나쁜 공약으로 특성화고 300개 신설과 대학입시 자율화 공약, 금산분리 폐지, 한반도 대운하, 유류세 인하 공약을 선정했다. 또 대통령 후보들에게 4대 폐기공약을 철회할 것을 촉구하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에 우리는 ‘4대 폐기공약’들에 대해 방송들이 어떤 보도태도를 취하고 있는지 분석해 봤다. 우선 첫 번째로 ‘한반도 대운하’ 공약에 대한 보도부터 살펴봤다.]

대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정책보도는 실종된 채, 정치공방과 폭로전을 중계하는 보도가 대선보도를 채우고 있다. 특히 각 후보가 자신의 정책을 구체화하여 발표한 주요 공약은 검증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이명박 후보의 ‘한반도 대운하’(이하 대운하) 공약이다. 지지율 1위 후보가 첫 번째로 내세운 대표 공약이지만 이를 심층 분석한 보도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실정이다.

이명박 후보가 대운하 건설을 위해 현장 조사를 나선 지난 2006년 8월부터 현재까지 방송 3사의 메인뉴스를 모니터한 결과, 총 64건의 대운하 관련 보도 중 분석보도는 KBS와 MBC 각각 1건으로 총 2건(3.1%)에 그쳤고, SBS는 1건도 없었다. 그나마 분석을 시도한 2건도 11월 10일과 14일에 보도된 것으로, 이전 1년 동안 3사 모두 1건의 자체 분석보도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운하 관련 내용이 보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보도만 모니터 대상으로 했다.)

대운하 검증은 없고, 보고서 변조·유출 논란에 비중

대운하 공약 관련 보도는 ‘보고서 변조·유출 논란’에 많은 비중을 뒀다. 보도를 주제별로 분류한 결과, ‘보고서 관련 수사상황’ 보도가 18건(28.1%)으로 가장 많았고 ‘대운하 보고서 관련 공방(변조·유출 논란)’ 보도도 17건(26.6%)이나 됐다. ‘보고서 변조·유출 논란’을 다룬 보도가 절반(54.7%)을 넘은 것이다.

‘대운하 보고서 변조·유출 논란’은 지난 5월 정부 산하 기관 3곳에서 한반도 대운하 프로젝트가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보고서를 작성한 것이 밝혀지면서 불거졌다.

이때부터 한나라당 경선을 계기로 시작된 대운하 공약 검증 문제는 보도에서 사라지고 ‘대운하 보고서 논란’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유권자 입장에서는 대운하 공약에 대한 단편적인 정보나마 얻을 수 있는 기회조차 빼앗긴 꼴이 되어 버린 것이다.

정부가 특정 후보의 공약을 검증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논란과 별개로 그 보고서의 내용이 타당한지 검증하는 것 또한 방송의 중요한 역할이었다. 그러나 방송사들은 논란의 단초를 제공한 자료의 유출과 조작문제에 집중한 것이다.

검증 공방조차 정보 없어

‘대운하 관련 검증공방’ 보도도 부실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들 보도는 대부분 후보 간 토론회를 단순히 ‘중계’하거나, 정치공방 중 오간 대운하 관련 내용을 한두 마디 따서 그대로 보도한 수준이었다. 게다가 검증 제기조차 ‘공세’나 ‘설전’ 위주로 전달해 그 의미를 희석시켰다. 또한 대운하 공약에 대한 타 후보의 의미있는 지적에 대해서도 이명박 후보가 직접적으로 답변을 회피하거나 정치적으로 답변한 것까지 그대로 내보냈다. 결국 검증공방 보도에서도 시청자들은 보도를 통해 제대로 된 정보를 얻기 어려웠다.

 MBC 보도의 예

<가시 돋친 설전> 2007-6-28

박 후보는 대운하로 역공을 가했습니다.

● 박근혜 : "식수원 오염 문제에 대해서도 여러 차례 벌써 말씀을 바꾸셨고 또 운하의 목적도 처음에는 물류운하라고 말씀을 하셨다가 이제는 물류는 20%밖에 안 되고 관광운하라고 입장을 바꾸셨습니다."

● 이명박 : "박 후보께서 말씀하시는 내용을 보니까 전부 인터넷에서 저를 반대하려는 반대세력 자료 갖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감정이 격해지고 목소리 톤도 높아집니다.

● 박근혜 : "어디 이렇게 소설 쓰듯이 한 거 아닙니까 그 사람들을 설득시키시고 국민을 설득시키셔야 되는 문제 아니겠습니까."

● 이명박 : "박 후보께서는 소설 같다는 얘기를 하면 안 되죠."

양측 간의 못 다한 설전은 다음달 10일 예정된 후보 검증청문회 때까지 장외에서,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첫 번째 토론 대결> 2007-5-29

1대 1일 토론이 시작되자, 이명박 전 시장의 대표 공약인 한반도 운하 구상이 집중 포화를 맞았습니다.

● 홍준표 의원: "독일 운하에서 사고 났다는데, 그러면 부산 시민들 두 달 동안 생수 먹어야 합니다."

● 원희룡 의원 : "교육 과학 복지 너무 중요하고 시급한데 예산 없어 못하는 것 너무 많은데 우선순위를 돌려야 하는 건 아닌지.."

● 이명박 전 서울시장 : "대운하를 반대하면 뭐가 되는 것 같은 분위기가 정치적으로 많은 것 같다."

 KBS 보도의 예

<‘대운하·평준화’ 공방 치열> 2007-6-28

이명박 전 시장은 박근혜 전 대표의 시도별 자율적 고교평준화 공약을, 박 전대표는 이 전시장 대운하 공약에 대해 각각 맹공을 퍼부었습니다.

<녹취> 이명박(전 서울시장) : "투표해서 다 평준화 되면 다시 돌아가나. 이 공약 지킬 것인지 철회할 것인지."

<녹취> 박근혜(전 대표) : "10년간 대운하를 연구하셨는데 이 후보는 식수오염 문제가지고 몇 차례 말 바꾸고 있다."

 SBS 보도의 예

<막바지 ‘난타전’> 2007-6-28

지금까지 토론회에서 우세를 점했다고 자평하는 박 전 대표는 운하의 경제성, 식수원 오염에 대해 이 전 시장측이 말 바꾸기를 계속해왔다고 공격했고, 이 전 시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도 운하를 찬성했을 것이라고 맞받았습니다.

설전은 급기야 가시 돋친 공방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명박/전 서울시장 : 주간지에 나오고 또 인터넷에 써서 저를 모함하려는 그 세력들이 내놓은 그런 자료로 10조다, 뭐 된다 이렇게 하는 것은 온당치 않습니다.]

[박근혜/전 한나라당 대표 : 설득력 있게 말씀을 하시면 되지 그 자체를 굉장히 막 이게 모함이고, 이렇게 받아들이신다면 그건 질문할 수가 없지 않습니까?]

<대운하 열띤 공방> 2007-5-29

공격의 화살은 우선 이명박 전 시장의 한반도 대운하 구상에 집중됐습니다.

[고진화/한나라당 의원 : 속도 경쟁 시대 아닙니까? 왜 이 느리고 느린 운하를 가지고 한국의 국가경쟁력에 승부를 걸려는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물을 가둬두면 썩습니다, 여러분.]

[홍준표/한나라당 의원(좌) : 환경파괴를 가져오는 이 대운하 문제, 이것을 어떻게 4년 내에 하겠다고 하시는지?]

[이명박/전 서울시장(우) : 어떤 나라에서도 운하가 물을 맑게 한다, 그리고 물이 부족한 나라에서는 물을 보관할 수가 있다.]

검증 공방의 주체도 한나라당 내부와 정치권으로 한정되었다. ‘대운하 공약 관련 검증공방’ 보도 내에서 공방 한 주체를 분석한 결과 3사 모두 80% 이상이 한나라당 측 인사였다. 특히, 공약 발표 이후 지속적으로 대운하 공약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 온 환경단체나 시민단체들의 의견은 3사 모두 한 번도 다루지 않아 큰 대조를 이뤘다.

검증보도, ‘검증’은 제대로 안돼

2건의 대운하 검증보도도 내용면에서 부실했다.

MBC가 11월 14일 보도한 <‘한반도 대운하’ 쟁점은?>은 이전보도에 비해 대운하 공약을 둘러싼 쟁점을 상세히 소개했지만, 두 가지 쟁점에 대해 찬반 의견을 기계적으로 나열하는 수준에 그쳤다. 그외 주요 쟁점들은 언급하는 데 그쳐 제대로 된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다.

KBS가 11월 10일 보도한 <‘한반도 대운하’ 득실은?>도 공약소개와 이를 비판하는 입장을 기계적으로 전달해 MBC와 별 차이가 없었다. 또 다른 후보들의 대운하 공약에 대한 비판을 나열식으로 전달하고, “KBS 정책검증 자문위원들은 한반도 대운하 공약에 대해, 기술적 실현 가능성은 높지만 국민적 합의가 쉽지 않아 정치적 실현 가능성은 다소 낮으며, 관광자원 확보의 효과는 있겠지만, 물류효과는 확실치 않다”는 단편적인 평가를 내놓아 정책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 별 도움을 주지 못했다.

이명박 후보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은 이번 대선에서 국민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대표적 공약이다. 이 후보는 이 공약이 “우리나라 물류체계 혁신을 이루고, 전세계적인 관광효과와 더불어 완공시 30만개의 일자리 창출의 효과가 있다”며 경제성장의 주요공약으로 홍보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대선시민연대, 환경단체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한반도 대운하 공약’에 대해 “국민의 2/3가 식수로 사용하는 한강과 낙동강의 수질을 위협하고, 천문학적인 건설비용으로 국민세금을 낭비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의 물동량 흐름상 경부운하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 무엇보다 운하 계획의 주요 내용조차 밝히지 않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일이다.”며 이 공약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또 언론사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대운하 공약은 이명박 지지자들조차도 절반이상은 수정해야한다는 의견을 가진 공약이기도 하다.

여러가지 문제가 제기되고 있지만 이명박 후보는 대선시민연대가 제안한 한반도 대운하 검증토론회를 거부하는가 하면 한나라당은 대운하 공약을 수정, 보완한다는 방침 정도를 밝히고 있다. 이 후보는 연일 이어지는 BBK 연관 의혹제기와 정치공방에 곤혹스러워하며 ‘정책 대결을 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대운하에 대한 이 후보의 대응을 보면 정말 정책 대결의 의지가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도 방송은 대운하 공약에 대한 검증은커녕 시민사회 의견조차 무시하고 있다. 검증보도 또한 기계적균형을 맞추느라 급급한 상황이다. 누구 눈치를 보는 것인지 뒷짐 지고 남의 나라 얘기하듯 보도하는 시늉만 하는지 모를 일이다.

공약에 관한 검증보도가 논란에 치우치는 이유는 공약을 내건 후보가 대통령이 되었을 때 그 공약이 실제 정책으로 실현된다는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언론은 대선 공약을 단지 선거 공약이 아니라 당선된 대통령이 수행할 정책이라는 전제 아래 그 정책이 국민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하는 차원에서 보도를 해야 마땅하다. 특히 유력 후보의 공약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런 의미에서 대운하 공사가 실제 시작될 때도 지금같은 수준의 보도를 하고 말 것인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방송이 스스로에게 부여된 최소한의 민주적 기능마저 외면한다면 국민들은 방송에 대한 신뢰를 접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방송 3사는 주요 공약에 대한 검증을 위해 구체적인 노력을 보여주길 거듭 촉구한다.

웹사이트: http://www.ccdm.or.kr

연락처

(사)민주언론시민연합 대표 신태섭 (02)392-0181 팩스(02)392-3722 E-Mail: 이메일 보내기

국내 최대 배포망으로 소식을 널리 알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