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언련 선정 2007년 12월 10일자 ‘오늘의 나쁜 선거기사’
동아일보는 10일자 <사설/D-9, 바른 선택 준비할 때다>에서 BBK관련 사건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는 후보의 행태를 ‘네거티브’로 규정하고 ‘네거티브 방지법’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교묘하게 이용하여 두 후보를 비난하고 나섰다. 이에 <2007대선 민언련 모니터단>은 이 사설을 12월 10일 오늘의 나쁜 선거기사로 선정했다.
사설에서는 “(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와 무소속 이회창 후보)두 후보는 선거 초반부터 정책 대결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지지율 1위인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약점을 캐고 공격하는 데만 열중해왔다. 그럼에도 두 호보의 지지율은 합쳐도 이 후보에게 한참 모자란다. 오히려 이 후보의 지지율은 상승하고 있다. 네거티브로는 결코 승기를 잡을 수 없다는 증거다. 본보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 10명 중 8명은 네거티브 선거전에 반감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도덕성 검증’은 네거티브가 아니다.
현재 우리 정치권과 보수언론들은 ‘네거티브’를 무조건 추잡하고 부정적인 것으로 호도하고 있다. 따라서 선거에서 당연히 이루어져야 할 후보자의 자격에 대한 문제제기와 이에 대한 정당한 검증을 행하려는 태도를 ‘악의적인 주장’, ‘흑색선전’, ‘인식공격’, ‘마타도어’와 구분하지 않은 채, 모두 싸잡아 ‘네거티브’라고 매도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 사설 역시 앞뒤 설명도 없이 ‘네거티브’는 무조건 나쁜 것이고, ‘네거티브 선거운동’을 하는 두 후보도 나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두 후보 뿐 아니라 대부분의 후보와 시민사회단체가 ‘포지티브’한 공약과 주장을 할 자신이 없어서 지금과 같이 이명박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
이명박 후보는 ‘BBK 의혹’을 비롯해 ‘성접대 의혹, 재산 8,000억 원대 의혹, 차명재산, 명의신탁’, ‘위장전입’, ‘다스’, ‘전국 각지 부동산 게이트 의혹과 처남 김재정 관련 의혹’, ‘은평 뉴타운, 서초법조단지, 도곡동 땅 차명의혹 등 부동산 비리 의혹’, ‘재산세 누락 의혹’, ‘위장취업 및 탈세 의혹’, ‘본인 건물에 성매매 유흥주점 임대 의혹’ 등 너무도 많은 의혹 및 도덕성 검증 사안의 중심에 있었다. 각 사안마다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구체적인 근거가 제시되었으며, ‘위장전입, 위장취업, 탈세’ 등과 같이 사실로 밝혀진 사안도 있다. 또한 BBK 검찰수사 결과 발표에 대해서도 신문은 이미 대법원 최종 확정판결이라도 난 것인 양 떠들고 있지만, 거의 모든 언론사의 여론조사 결과에서 검찰수사 결과를 믿지 않는다는 국민의 의견이 5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부동의 지지율 1위를 유지한 유력 대통령 후보에게 이처럼 너무도 많은 의혹이 제기되고, 신빙성 있는 자료들이 제기되고 있는데, 타 후보와 언론이 ‘포티지브’한 선거운동과 보도만을 하라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인가. 우리는 이런 주장이 특정 후보의 문제를 무조건 덮어주자는 말과 무엇이 다른지 이해할 수가 없다. 차라리 이명박 후보와 동아일보가 진정 ‘포지티브’한 선거를 원했다면, 이명박 후보는 ‘네거티브’ 의혹이 쏟아질 때, 앞장서서 좀 더 빨리 성실하게 답변하고 반성하고, 동아일보는 앞장서 도덕성 검증보도를 했어야 한다.
그런데 어떠했는가. 이명박 후보는 BBK와 같이 완전히 입증되지 않은 의혹에 대해서는 ‘말 바꾸기’, ‘무대응’으로 일관했으며, 사실임이 밝혀진 것에 대해서도 온갖 핑계를 대다가 ‘사과 같지도 않은 사과’를 하더니 급기야 ‘재산헌납’까지 선언해서 자신의 낮은 도덕성을 대충 덮으려 하고 있다. 동아일보는 어떠했는가. 모든 의혹에 대한 적극적 검증을 회피하는 건 물론이고 ‘자료유출 논란’으로만 프레임을 왜곡시키는데 바빴다. 따라서 선거를 열흘 앞둔 오늘까지도 정책보도가 아닌 후보검증 하나만이 모든 선거의제를 장악하게 된 근본 원인은 두 후보의 ‘네거티브’가 아니라 바로 수없이 많은 의혹을 불러일으키는 이명박 후보와 그를 대통령 후보로 뽑은 한나라당 그리고 정당한 인물 검증을 신속히 하기는커녕 옹호하기 바빴던 보수 언론들인 것이다.
여론조사까지 ‘이명박 의혹제기=비방 흑색선전’이라는 복음 전파에 활용하는가
한편 동아일보는 “본보 여론 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 10명 중 8명은 ‘네거티브 방지법’ 제정의 필요성에 공감할 정도할 정도로 네거티브 선거전에 반감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동아일보는 8일 코리아리서치센터와 실시한 여론조사를 실시하여 같은 날 1면과 5면에 걸쳐 그 결과를 보도했다. 그런데 이 여론조사에서는 “이번 대선에서는 비방 흑색선전 등이 여전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은데요, ○○님께서는 어느 후보 측이 가장 심한 비방 흑색선전을 하고 있다고 보십니까?”라고 묻고 바로 다음에 “○○님께서는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는 흑색 비방전을 막기 위해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을 한시적으로 일부 제한하는 등 이른바 '네거티브 방지법'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 공감하십니까?”라고 질문했다. 그 결과 가장 심한 비방 흑색선전을 한 후보는 정동영 후보(43.6%)라고 답했으며, ‘네거티브 방지법’에 대해서는 공감한다는 의견이 79.5%였다.
동아일보는 이명박 후보 관련 모든 도덕성 검증 의혹을 무조건 ‘네거티브’라고 부각시켜 보도한 것도 모자라, 이제 여론조사까지 활용해서 이명박 관련 모든 도덕성 검증 요구는 ‘비방 흑색선전’이라는 진리를 널리 전파하고 싶은 것이 아닌지 묻고 싶다. 무엇보다 “이번 대선에서는 비방 흑색선전 등이 여전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은데요”라는 단정적인 제시어를 사용하는 것은, 여론조사를 가장한 특정정당 홍보멘트에 가까운 행위에 해당한다.
또한 이러한 의도적인 질문과 순서로 도출된 결과를 사설에 끌어다가, 국민이 마치 이명박 후보의 도덕성 검증에 대해 모두 반감을 가지고 있는 양 설명하고, 두 후보를 비판한 것 역시 적절치 않다. 특히 현재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이 높다고 해서, 이명박 후보의 모든 의혹에까지 국민들이 면죄부를 주고 있는 것이 아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현재 BBK 관련 검찰 발표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는 ‘검찰수사에 공감하지 않는다’ 49.7% (5일 SBS-TNS코리아), ‘신뢰하지 않는다’ 50.4%(5일 한국일보-미디어리서치), ‘믿음이 가지 않는다’ 56.9% (5일 문화일보-디오피니언), ‘믿지 않는다’ 56.9%(6일 YTN-한국리서치), ‘신뢰하지 않는다’ 51.7%(8일 MBC-코리아리서치), ‘제대로 밝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55.2% (8일 한겨레-리서치플러스) 등으로 발표되고 있다. 조선일보-한국갤럽 조사만이 ‘믿는다’(46.4%)와 ‘믿지 않는다’(48.6%)라는 의견이 팽팽하게 갈렸을 뿐이다. 이처럼 많은 여론조사에서 유권자의 절반 가까이가 검찰 수사를 불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혹제기에 대해 ‘네거티브’ 운운하는 것은 유권자의 눈과 귀를 막으려는 것이나 다름없다.
동아일보는 사설 마지막 부분에서는 뜬금없이 “경찰과 대선 캠프는 후보들의 안전에 각별한 신경을 써야한다. 인천 강화도에서 발생한 총기류 탈취 사건으로 무슨 불상사가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만에 하나 후보가 테러로 유고(有故)되는 사태가 벌어진다면 국가가 대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동아일보는 역시 이번 이명박 후보 당선에 모든 것을 내건 모양이다. 동아일보부터 ‘네거티브 식 보도’를 멈추고 남은 시간만이라도 정상적인 ‘대통령 후보 검증보도’와 ‘정책보도’에 힘쓰기 바란다.
민주언론시민연합 ‘2007 대선 민언련 모니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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