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名品 뮤지컬’이 또 온다...대작 ‘레딕스-십계’ 크리스마스 내한
그간 대작 뮤지컬로는 주로 미국 브로드웨이 뮤지컬들이 공연돼온 우리 공연계에서 프랑스 뮤지컬의 약진은 이례적인 일이다. 프랑스 3대 뮤지컬의 하나로 꼽히며 현지에서 경이적인 관객 동원을 기록한 대작<레딕스>는, 초연 때도 유럽 뮤지컬에 다소 낯설어하던 한국 관객들 가슴을 뒤흔들며 경이적인 반응을 기록했다. 관객들로 하여금 “뮤지컬 보는 진짜 재미”를 알게했던 <레딕스>의 매력은 그 근원이 어디에 있을까. 우리가 그동안 보고 또 보았던 미국산 브로드웨이 뮤지컬과는 근본적으로 차별되는 프랑스적 아름다움을 한껏 머금은 노래와 춤이 주는 신선한 감동과 재미가 <레딕스>의 성공 요인이다. 틀에 박힌 노래, 남녀의 로맨스를 반복하는 미국 브로드웨이에 뮤지컬을 즐기면서도 뭔가 단조롭고 부족함 느낌을 가졌던 모든 뮤지컬 팬들에겐 프랑스 명품 뮤지컬 <레딕스>는 놀랍고도 신비한 대안으로 다가왔다. 어떤 관객은 말했다.“음식으로 비유하자면, 그동안 엇비슷한 맛의 아메리칸 패밀리 레스토랑 스테이크를 물리도록 먹다가 모처럼 고급 프랑스 식당에서 난생처음 보는 진귀한 풀코스 디너와 보르도 특급 와인을 마시고 한껏 들뜨고 취한 기분이다.”
브로드웨이보다 한 차원 업그레이드 된 음악과 노래, 가슴을 뒤흔든다
뮤지컬 <레딕스>에 ‘십계’라는 부제가 붙었다고 해서 구약성서 소재의 성극(聖劇)같은게 아닐까 예상했다면 잘못 짚어도 한참 잘못 짚은 것이다. 1956년작 영화‘십계’와 마찬가지로, <레딕스>는 이집트 왕자로 자란 모세가 자신이 히브리인임을 알게 되면서 히브리인들을 이끌고 약속된 땅 가나안으로 간다는 그 유명한 이야기. 하지만 따분한 스토리텔링 같은 것은 없다. 모세와 주변 인물들의 사랑과 미움, 기쁨과 슬픔, 안타까움과 희망에 관한 인간의 이야기는 상투적 로맨스보다 훨씬 재미있고 가슴저릿한 감동을 안긴다. <레딕스>는 스토리 텔링 하느라 시간을 허비하는 대신, 스토리는 스피디하게 넘어가면서 노래와 춤이라는 뮤지컬의 핵심 요소들을 작품에 가득 채운다. 멋진 노래 멋진 음악 멋진 춤을 최고의 실력을 가진 가수와 무용수들이 열연하는동안 관객은 잠시도 한눈 팔 새가 없다.
음악으로 승부를 걸었다는 이 작품에선 작곡 솜씨부터가 다르다. 흔히 말하는 뮤지컬 풍 노래들, 즉 감미로운 멜로디 라인과 어디서 들어본 듯한 가사의 노래는 <레딕스>엔 없다. 노래 한 곡 한 곡이 너무 멋지게 만들어졌다. 그리고 그 멋진 노래들을 출연진들이 너무 잘 부른다. 모세와 람세스의 가늘고 여린 남자 미성은 신비하고, 파워풀한 여성 배역들 노래는 가슴을 흔든다. <레딕스>출연진들의 그 놀라운 노래솜씨엔 이유가 있다. 주요배역들은 뮤지컬 배우가 아니라 노래 베테랑인 유명 프랑스 가수들이다. 모세 역 세르지오 모스케토는 록밴드 ‘레드뱅크’의 유명 가수이고 이 밴드는 2000년 산레모 음악제에서 우승까지 을 차지했다. 람세스 역의 아메드 무이시는 역시 밴드 ‘Pow Wow’를 로 2천5백만장의 앨범 판매고를 올린 프랑스 ‘국민가수’다. 여성 중에서 샹송을 연상시키는 감미로운 목소리의 안느 바린(모세의 생모 ‘요시벨’역)과 파워풀한 가창력을 선보인 아니사 스틸리(모세의 누나 ‘미리암’역)는 단연 돋보인다. 특히 아니사 스틸리가 부른 빠른 템포의‘Libre(자유)’는 공연장을 나와서도 귓전에 맴돈다. 모세와 람세스가 안타까운 형제애를 노래하는 ‘Mon Frere(나의 형제)’는 사람 목소리의 화음이 이렇게 멋진가를 생각하게 하는 명곡이다. 노래의 클라이맥스에선 소름이 돋는다. 이 노래들을 듣고 있노라면 뮤지컬을 보는 중인지 멋진 팝 콘서트에 앉아있는지 모를 정도다. 팝송에 재즈에 R&B까지 너무 다양한 음악과 배우들의 뛰어난 가창력을 한 무대에서 만날 수 있는 이런 뮤지컬은 <레딕스-십계> 이외엔 없다. 프랑스에서 발매된 이 뮤지컬의 OST(총 28곡 중 14곡 수록)가 그해 1백만장 이상 판매됐다고 한다.
아크로바틱에 브레이크 댄스까지 소화하는 역동적 춤.
<레딕스>엔 스케일 큰 군무가 많다. 이 춤들의 안무는 거의 아크로바틱 수준으로 뛰고 구르며 수십명 남녀들이 고단도의 동작으로 관중들 시선을 고정시킨다. 50미터가 넘는 공간을 넉넉히 채우며 휘어잡는 이 다이내믹한 춤들 때문에 처음부터 공연 끝날 때가지 잠시도 눈을 다른 곳으로 둘 수가 없다.
무엇보다 빼놓을수없는 차별성은 브로드웨이처럼 중심배역배우 몇몇이 춤과 노래를 다 주도하는게 아니라는 점이다. 즉 9명의 노래 잘하는 가수들은 거의 노래만 부르며 50명의 무용수는 노래는 거의 하지 않고 춤만 맡는다. 춤에 능한 사람은 춤추고 노래 베테랑은 노래를 하여 최고 기량의 노래와 춤을 무대 위에서 어울리게 하는 합리적 ‘분업’시스템이 시너지 효과를 빚는다.
<레딕스>의 안무는 현대무용에 아크로바틱과 브레이크 댄스가 접목되어 자유롭고 독창적인 분위기를 창출해 낸다. 이 춤들은 춤 본연의 매력은 물론이고 남녀 배우의 아름다움이 가득하도록 짜여져 있다. 아득한 구약성서 시대를 배경 삼은 것도 종교적 설파를 하려는 동기보다는 옷을 제대로 걸치지 않은 노예신분의 남녀들을 많이 등장시켜 원초적 몸매와 몸짓을 드러낼수 있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반라의 남녀들이 펄펄뛰는 군무 대목을 보고 있으면 사람의 몸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을까 하는 생각까지 든다. 이 작품에서 화제가 된 여배우의 가슴노출 장면도 전혀 외설적으로 느껴지지 않고 아름다운 조각상을 보는듯 황홀하다.
미술의 나라작품 다운 세련된 무대--시각적 아름다움의 극치
파리는 미술을 꿈꾸는 전 세계 모든 나라 사람들의 메카다. <레딕스>는 정말 그런 시각 예술의 고장에서 빚어낸 작품답다. 브로드웨이 대작 뮤지컬도 시각적으로 웅장하고 화려하고 아름답지만 그것만이 정답이 아니라는 듯 뒤통수를 치는 듯한 절묘한 대안으로 스펙터클한 뮤지컬 무대를 어떻게 채울수 있는지를 멋지게 보여준다.
대형 세트들을 들이밀었다 빼냈다 하면서 정신없이 장면을 전환하는 브로드웨이 대작과는 달리 심플한 색채와 디자인의 세트를 원세트 개념에 가깝게 설치해 놓고는 다양한 영상과 조명 효과로 아름다운 공간을 만들어낸다. 50미터가 넘는 <레딕스>의 무대 위에는 이집트를 옮겨놓은듯 거대한 피라미드가 올라서 있다. 단순하면서도 인상적인 프랑스 특유의 예술적 감각과 미술적 축약이 돋보이는 무대 세트는 그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여겨질 정도이다 . 세련된 자만이 구사할수 있다는 심플미의 극치를 보여주는 무대와 의상은 배우들을 돋보이게 한다. <레딕스>의 연출을 맡은 에리 슈라키 (Elie Chouraqui)는 영화감독 출신 답게 기존의 무대연출법에서 벗어나, 영화적 기법을 곳곳에서 구사하며 새로운 시각적 스펙터클을 빚었다. 양날개와 중앙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엔 모세가 시내산에 올라 계시를 받는 장면이나 홍해가 갈라지는 순간 등의 영상을 투영한다.
기계장치에 의해 잔꾀도 부리지 않는 대신 푸른빛 노란빛 붉은 빛등 원색을 과감하게 비추는 프랑스 특유의 조명 테크닉과 독특한 연출이 완벽한 조화를 이뤄 생명력 넘치는 무대를 보여준다. 물론 이 시각적 아름다움의 절정은 홍해가 갈라지는 아찔한 대목이다.
못 보던 아름다움이 주는 새로움이 우리를 더 충격하는 작품. <레딕스>는 뮤지컬이 사람을 어디까지 행복하게 할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레딕스..이 부분을 놓치지 말라>
1.압권... 모세가 홍해 가르는 장면>
영화에서와 마찬가지로 뮤지컬 <레딕스- 십계>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무대의 비주얼은 모세가 홍해를 가르는 장면이다. ‘십계’를 뮤지컬로 옮긴다고 할 때도 많은 사람들은 바다가 갈라지는 모세의 기적을 무대위에서 어떨게 재현할지 궁금해했다. <레딕스>에서 모세의 기적 장면은 특수영상으로 바다가 갈라지는 구체적 모습을 그려냈던 영화와는 또 다른 경지다. 어마어마한 양의 드라이아이스 포그와 여기에 비춰지는 조명과 영상이 바다가 갈라지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귀를 찢는 굉음이 객석 의자가지 흔들면서 기억에 남을 순간을 만든다.
2. 모세역 “세르지오모스케토”의 L'envie d'aimer(사랑하고픈 마음) 열창
랑비데메는 2002년 프랑스 올해의 노래에 뽑혔고 셀린디온의 앨범(곡명-The greatest reward)에도 수록된 이 작품의 대표곡. 커튼 콜에서도 모든 출연자가 이곡을 열창하는데 가슴 찡한 감동이 느껴진다.
또 이집트로 떠나는 모세를 향해 모세의 생모 ‘비티아’, 모세의 누나 ‘미리암’, 모세의 첫사랑 ‘네페르타리’, 모세의 마지막 사랑 ‘시뽀라’등 4인4색의 네 여인이 입을 모아 한 소절씩 이어받으며 연정을 표하는 노래를 부르는 대목도 각자의 매력을 한껏 뽐내며 관객들을 황홀하게 한다.
3.니트의 여왕 소니아 리키엘이 제작한 의상
무대와 역동적 안무 못잖게 이 작품의 의상들은 또 하나의 볼거리를 제공한다. 소냐 리키엘은 공연의상을 담당한 것이 처음이지만 세계적인 디자이너답게 당시 이집트의 의상을 대담하게 재해석해서 무대를 눈부시게 장식하며 몸의 아름다움을 극대화 하여 보여준다.
연락처
김민선- 프랑스 3대 뮤지컬 레딕스-십계 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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