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숙 대통령직 인수위원장 임명에 대한 한국여성단체연합 논평

서울--(뉴스와이어)--이명박 당선자는 지난 25일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으로 이경숙 숙명여대 총장을 임명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이하 여성연합)은 인수위원장에 여성을 임명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이는 단순히 생물학적 여성이 아니라 여성주의가 지향하는 철학과 가치를 담보하는 여성일 때 의미가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경숙 총장은 부적절한 인물임을 지적하고자 한다.

이경숙 총장은 군부독재 정권인 제5공화국의 국가보위입법회의 입법위원을 지낸 경력으로 인해 군부독재정권의 하수인이었다는 꼬리표가 있어서 공직에 진출하지 못했던 인물이다. 그런 사정으로 인선과정에서 논란이 있었다고 전해졌지만, 실적과 능력을 우선시 한 이명박 당선자의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적과 능력에 기반한 ‘실용’일지라도 공직자는 CEO와 달리, 최소한의 민주성을 갖추고 국민에게 봉사한다는 신념 속에서 실용적인 정책을 펼칠 수 있다. 그러나, 이경숙 총장은 임명 후에도 문제가 된 경력에 대한 반성없이 위원장직을 수락했다.

또한, 이명박 당선자가 군부독재정권의 정통성을 부여하고, 군사쿠데타 및 내란행위에 동조한 전력이 있는 비민주적인 인사를 인수위원장으로 임명한 것은 ‘실용’을 위해 역사의식과 민주주의 가치를 등한시한 것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

이경숙 총장은 유능한 대학경영자로 인정받고 있지만, 여성 인권 발전을 위한 실천에 인색한 것은 여성계 내부에 잘 알려진 사실이다. 여성연합 등이 전개한 호주제 폐지운동이 한참이던 2003년, 호주제 폐지에 찬성하는 각계지도자 선언에 동참해달라는 요청에 뚜렷한 이유도 없이 거절했다. 당시 여성연합은 여성인력을 배출하는 대학 총장으로서 대표적인 성차별 제도인 호주제 폐지에 당연히 동참할 줄 알고 요청했다가 거절당한 것이다. 2008년부터 시행되는 호주제 폐지조차 거부했던 이경숙 총장의 안목과 철학이 심히 걱정스럽다.

인수위원장 임명이 이명박 당선자의 첫 번째 인사임을 고려할 때, 민주주의를 억압하고 독재권력에 협조한 이력이 있는 인사를 선임한 것은 이명박 코드인사의 진면목을 보여주었다. 향후 ‘실용정부’는 절약하며 일 잘하는 ‘실용’에 부합하는 행정 및 경영능력이 뛰어나면, 도덕성이나 역사적 평가와 무관하게 등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눈에 보이는 성과만을 ‘실력’으로 평가하는 이명박 당선자의 인사방식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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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단체연합 김은경 정책부장 02-313-1632 이메일 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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