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문학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반역의 오르가즘으로 환골탈태하는 우듬지의 형상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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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문학신문사
2008-01-02 11:33
서울--(뉴스와이어)--창조문학신문사(대표 박인과)는 창조문학신문 2008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작과 심사평 등을 발표하였다. (참조 : http://www.sisarang.co.kr)

창조문학신문 2008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작 발표

창조문학신문의 2008 신춘문예는 패기 있고 끈기 있는 문학도들의 한 판 겨루기로 2007년 마지막 밤 내 뜨거웠다.

응모 작품은 2007년 12월 31일 24시까지 끊임없이 접수되었다. 4행의 짧은 시로부터 시조, 동시, 동화, 수필, 단편소설, 중편소설, 드라마와 200자 원고지 2155매에 이르는 거대한 분량의 장편소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들이 산더미처럼 응모되었다. 긴장과 흥분 속에서 최종심에 올라오는 푸른빛의 언어들을 만났다.

시 부문에서 이효숙의 ‘무당벌레의 사랑’, 백산의 ‘할미꽃 동산’, 전상순의 ‘바퀴통’, 고덕주의 ‘우리집 등나무’, 김낙형의 ‘톱니바퀴에 대하여’, 이상미의 ‘가을에 대한 짧은 소견’, 채율의 ‘길을 잃다’, 한문수의 ‘새벽 성자’, 강민수의 ‘불국(佛國)’, 김진희의 ‘형광등과의 대화’ 등의 작품들이 치열한 경쟁을 뚫고 올라왔다.

심사숙고 끝에 남은 작품들은 고덕주의 ‘우리집 등나무’, 한문수의 ‘새벽 성자’, 이상미의 ‘가을에 대한 짧은 소견’, 전상순의 ‘바퀴통’, 김진희의 ‘형광등과의 대화’ 등이었다.

끝까지 한 줌의 바람도 허락지 않고 고덕주의 ‘우리집 등나무’와 이상미의 ‘가을에 대한 짧은 소견’이 공동으로 당선되었다.

그 두 작품 중 고덕주의 ‘우리집 등나무’에 대한, 꾸밈없이 옭아맨 신춘의 꿈은 다음과 같다.


창조문학신문 2008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작

♣ 우리집 등나무 / 고덕주(서울 도봉구, 회사원)

밤 하늘에서 사라진 별자리의 흔적 더듬네
목구멍 가래 돋우는 열섬의 난기류
이파리 날갯짓 바람 일궈 꽃잎 흔드네
고개 숙이지 마 그늘에 갇혀 삭정이 되면 안 돼
지나는 발길질에 채여도 뒤 돌아보지 마
떨켜 여물지도 않아 별똥별로 떨어지면 안 돼
수직의 긴장 오른 가닥으로 쥐어 튼 우듬지
보란 듯 옆 가지 옭아 하늘로 솟아오르네

땅 위로 내려온 별들 제 별자리 이름 찾아 헤매네
밧줄 가닥처럼 꼬이고 또 꼬인 삭신
들숨과 날숨의 물갈이 갈수록 힘이 드네
그래도 개똥밭에 뿌리내려
연보랏빛 작은 나비 꽃잎 피운다
집 안에 등나무를 심으면
덩굴 꼬이듯 집안 일 꼬여요
그래도 청사초롱 등불 꽃잎 수백 송이 피운다
이파리 깃털 삼아 허공에 떠 있는
왼 가닥 칡과 함께 얽혀 피는 갈등의 꽃
진작 잘라 버렸어야 했었네
그래도 꽃말이 “사랑의 도취 ”인 꽃

이파리 날갯짓 바람 일궈 꽃잎 날리네
어둔 밤 등꽃잎 붙들고 혼자 눈물 떨구네
고개 숙이지 마 뒤 돌아보지 마
눈물 방울이 징검돌 되는
별자리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나 몰라라 덩굴 위로만 뻗어 지붕까지 다 덮는
보란 듯 살 패이도록 서로 꼬여 한 몸 이뤄 내는
보란 듯 꼬투리 열매 주렁주렁 매다는

우리집 등나무

♣ 반역의 오르가즘으로 환골탈태하는 우듬지의 형상체
― 신춘문예 시 심사평 / 박인과 문학평론가

우선 먼저 고덕주의 시를 보게 되면 무척이나 아린 슬픔과 인내의 옹이를 감지할 수 있다. 그러면서 끈질기게 소망의 꽃망울을 만들고, 눈물의 꽃을 피우고 누가 뭐래도, 짓밟혀도, 자신이 꼬여도 하나의 고지를 향해 위로만 호흡하는 일편단심의 물관과 체관의 싱싱한 생명의 덩굴로 ‘갈등’의 허공을 옭아매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고덕주는 그의 시 ‘우리집 등나무’에서 반역의 꿈을 꿰며 형상화한 생명의 심줄로 등나무의 ‘오른 가닥’을 튼튼하고 촉촉하게, 생동감 있게 묘사하고 있다. 그래서 그의 시(詩)의 심줄은 등나무처럼 우듬지의 촉각을 가지고 ‘별자리의 흔적’을 더듬는다. 그 별자리는 우리가 잃어버린 인간애의 ‘징검돌’로서 다시 찾아야할 우리의 꿈이다.

고덕주의 심향은 언제나 ‘수직의 긴장’으로 위를 향하고 있다. 그래서 ‘하늘로’, ‘땅 위로’ 시선을 꽂는다. 떨켜 여물기 전에 올라야 한다. 고통의 옹이가 단단해지고 사망의 언저리로 시간의 떨켜가 다가오기 전에 올라가야만 하는 상승의 필연성을 이 시는 내포하고 있다.

그래서 고덕주의 시향은 ‘수직의 긴장’으로 오른 쪽으로 시간을 감아돌린다. 우리의 평범한 글쓰기는 오른 손가락으로 행간을 일구며 간다. 그것이 정통적인 시작법이고 꾸밈이 없는 전통적인 글쓰기이다. 오로지 올라가기 위해 오른 쪽이다. 그래서 오른 쪽에서는 전진 기어의 에너지가 발생하고 왼 쪽에서는 후진 기어의 -(마이너스)에너지가 빠져나간다.

그래서 수나사를 오른쪽으로 돌리면 그 나사는 구멍으로 진입하고 수나사를 왼쪽으로 돌리면 그 나사는 후진하여 에너지의 자궁에서 빠져나온다. 고덕주가 파악하고 있는 등나무의 진행방향과 수나사의 진행방향은 닮아있어서 나사는 오른쪽으로 돌면서 나무의 결을 옭아매며 장롱 등 가구에 틀어박힌다.

남녀 관계도 왼쪽과 오른쪽의 애무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서로의 몸이 꼬여져야 애정은 상승한다. ‘별자리의 흔적 더듬’으며 애무하는 중에 서로의 흥분은 상승하는 것이다. 오로지 오르기 위해 서로를 옭아매고 애무하며, 오르가즘의 하늘로 오르기 위해 수나사와 암나사의 진행 방향으로 애무를 한다. 그래서 사랑은 진입(오른쪽)과 후퇴(왼쪽)의 방법으로 한몸이 된다.

이것은 ‘보란 듯 옆 가지 옭아 하늘로 솟아오르’는 행위이다. 또한 ‘왼 가닥 칡과 함께 얽혀’ 피우는 갈등의 꽃이다. 사랑은 끊임없는 갈등이며 ‘청사초롱 등불 꽃잎 수백 송이’로 갈등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사랑의 도취’라고 하는 것이다.

‘들숨과 날숨’으로 힘들어지지만 ‘왼 가닥 칡과 함께’ ‘오른 가닥으로 쥐어 튼 우듬지’의 끝은 남자의 심볼과 같이 치솟는 에너지로 충만해 있다. 확대하여 자세히 보면 모양도 남성의 귀두와 같다. 적어도 내것은 그렇게 생겼다.

남녀의 관계도 왼쪽과 오른쪽으로 함께 얽혀야 한다. 누워 있다가 같은 방향으로 몸을 돌리면 서로 얽히지 못한다. 그래서 고덕주는 ‘왼 가닥 칡’과 ‘오른 가닥 우듬지’를 등장시키는 것이다. 만약, 칡과 등나무가 똑같이 오른쪽으로 돌면 서로 얽히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둘 다 ‘땅 위로’ 향하지 못하고 아래로 추락하고 마는 것이다.

식물은 위로 올라야 한다. 그래야 풍요로운 햇빛을 모아 광합성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등나무처럼 삶은 얽히는 것이다. 혼자 고립되지 않고 그렇게 어울리며 왼쪽(-)과 오른쪽(+)의 관계성으로 일어서서 지탱하는 존재의 시너지 효과를 나타내는 것이다.

그래서 서로 옭아매며 뜨거워지는 행위로 전진과 후진의 힘을 활용하여 솟아오르는 것은 오직 오르가즘이다. 그 눈물의 오르가즘은 더 높은 하늘로 오르기 위한 ‘눈물 방울의 징검돌’들이 되는 것이다. 하늘엔 지금도 눈물 방울이 징검돌 된 별자리들이 나타났다 잠겼다를 반복하고 있다.

이 징검돌들은 인체생리학적으로 기술하면 혈자리들이다. 인체의 경락의 길목마다 버티고 서서 에너지를 통하게 해주는 ‘열섬’이 되는 것이다. 이 열섬을 통하게 되면 뜨거운 눈물을 흘리게 된다. 일종의 카타르시스 작용으로서 ‘열섬’은 이 시에서 주요한 에너지의 통로로서 사용되는 시어이다. 첫연에서 ‘열섬’이 나오며 셋째 연에서 눈물의 작용이 두드러지고 있다. 시행이 어떻게 흘러가든 ‘열섬’과 ‘눈물’은 연관되어 이 시의 목적지로의 운행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사랑의 행위에 있어서는 서로의 들뜬 호흡이 필요했다. 그래서 ‘목구멍 가래 돋우는 열섬의 난기류 / 이파리 날갯짓 바람 일궈 꽃잎 흔’들듯이 거친 숨소리의 날갯짓 바람으로 몸을 흔드는 것이다. ‘밧줄 가닥처럼 꼬이고 또 꼬인 삭신’으로 붙어서 ‘들숨과 날숨의 물갈이’로 순수 에너지의 정액을 하늘과 주고받는다. 여기서 들뜬 호흡은 ‘목구멍 가래 돋우는’ ‘열섬의 난기류’로서의 ‘이파리 날갯짓 바람’으로서 고덕주는 양손의 날갯짓을 사랑의 행위에 활용하고 있다. 사랑의 행위 자체가 삶의 혈자리를 두드리는 것이다. ‘밧줄 가닥처럼 꼬이고 또 꼬인 삭신’은 서로의 혈자리들을 끌어안고 몸을 비비며 혈자리마다 생명의 에너지를 투입시켜 존재의 바탕을 탄탄하게 일구는 것이다.

들뜬 호흡으로서의 ‘이파리 날갯짓 바람’은 첫연에서 ‘꽃잎을 흔’든다. 그리고 또 더 점층적인 상승의 이미지로 ‘이파리 날갯짓 바람’은 3연에서 ‘꽃잎을 날’린다. 그것은 “집 안에 등나무를 심으면 / 덩굴 꼬이듯 집안 일 꼬여요”에서 알 수 있듯이 자궁에 등을 꽂으면, 등의 뿌리를 심으면 사랑은 꼬인다. ‘밧줄 가닥처럼 꼬이고 또 꼬인’다. 그렇게 개화의 혈자리들이 자극되면서 ‘청사초롱 등불 꽃잎을 수백 송이 피우’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그 등불 꽃잎이 → ‘눈물’로 → ‘징검돌’로 점차로 환골탈태되어 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징검돌’은 하늘로 오르기 위해 준비되는 것으로서 등나무의 우듬지 쪽보다 더 높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3연의 ‘이파리 날갯짓 바람’이 필요했던 것으로 추측된다. 그 날갯짓 바람이 꽃잎들을=눈물방울들을=징검돌들을 둥둥 하늘에 띄우는 것이다. 그것이 별자리이다. 그래서 등나무 꽃잎들이 나비처럼 각자 떨어져 나풀나풀 하늘에 날리는 이미지를 ‘허공에 떠 있는 갈등의 꽃’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 시에서 ‘갈등’은 왼쪽과 오른쪽으로 힘의 방향이 반대로 도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며, 그것은 사랑의 행위의 방향으로 분석된다. 그 갈등으로 인해 한몸이 되는 것임으로 그것은 사랑의 정신이다. 그래서 갈등은 바로 사랑이다. 그래서 고덕주는 ‘집 안에 등나무를 심으면 / 덩굴 꼬이듯 집안 일 꼬여요’라고 하면서 “그래도 꽃말이 ‘사랑의 도취’인 꽃”이라며 독자에게 자신의 의도를 밝힌다.

우리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별자리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고덕주의 시어가 움트고 있듯이 고덕주는 고개도 숙이지 말고 뒤돌아보지도 말고 오직 앞으로 전진해 가야할 소망을 우리에게 던져주고 있다. 집안이 ‘덩굴 꼬이듯’ 화목해야 되고 남과 북이 화목해야 되고 자전과 공전의, 지구와 태양의 끌고 당기는, 360° 회전의 속성으로 이 땅이 화목해야 된다.

“나 몰라라 덩굴 위로만 뻗어 지붕까지 다 덮는 / 보란 듯 살 패이도록 서로 꼬여 한 몸 이뤄 내는 / 보란 듯 꼬투리 열매 주렁주렁 매다는 / 우리집 등나무”처럼 우리 서로 희망의 살을 섞고 의지하며 살자는 것이다. 그래서 ‘등나무’에 ‘우리’라는 복수어를 친근하게 붙여서 ‘우리집 등나무’가 된 것이다. 이것은 고덕주가 당선소감에서 ‘온 누리와 하나 되지 못한 죄’를 기억하고 있음에서 더욱 확연해 진다.

결론적으로, 왼쪽과 오른쪽의 방향에 서로가 반대로 힘을 얽어매는 반역의 오르가즘으로 형상화되는 생명과 환희의 우듬지가 바로 고덕주의 시정신으로 보인다. 반역 에너지의 젖을 찾는, 고덕주의 푸른시의 우듬지가 꽃 피우고 열매를 주렁주렁 달 때쯤이면 우린 길을 가면서 웃음의 ‘꼬투리’를 ‘주렁주렁’ 터트리며 행복해 할 것이다.

♣ 신춘문예 시 당선 소감 / 고덕주

공원 청용다리 밑에는 용이 살지 않는다. 오리가 산다.
어미와 새끼들이 노는 모습은 언제 봐도 즐겁다.
홀로 겨울숲을 지키는 소나무. 숲 속의 다람쥐와 토끼들.
공원에는 청솔모 꿩 토끼 너구리 철새…여러 동물이 산다.
도토리를 줍지 마세요. 스스로 살아가도록 먹이를 주지 마세요.
팻말이 서 있다. 나도 여러 번 이 녀석들에게 먹이를 주었다.
잘못인지도 모르고 저지르는 잘못들.
마음을 열고 온 누리와 하나 되지 못한 죄.
무엇보다 인생을 낭비한 죄.
빈 까치집에 누추한 영혼 유기하고 몸만 돌아선다.
낙엽 태우며 이 옹색한 몸 몇 번이고 화형에 처했다.
잿더미 속에서 불사조처럼 새롭게 태어나고 싶다.

<2008년 1월 1일 아침 고 덕 주>

창조문학신문사 개요
창조문학신문사는 한민족의 문화예술을 계승하여 발전시키고 역량 있는 문인들을 배출하며 시조의 세계화를 지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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