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스와이어)--국내 연구진이 혈액 한 방울로 질병을 진단하는 칩의 기반이 되는 소형 세포계수장비를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바이오시스템학과 조영호(曺永昊·48) 교수팀은 간편하게 세포나 혈구의 수를 셈으로써 그 농도를 정확히 알 수 있는 ‘극미세 세포계수기’를 개발했다고 최근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계수기는 기존 장비와 달리 정확히 유량을 제어하지 않아도 되고 크기가 작은 게 장점이다. 가로와 세로가 각각 2㎝인 칩 형태인 이 계수기는 다른 분석 장비와 함께 하나의 시스템을 이룰 경우 혈액으로 질병을 진단하는 칩에 쓰일 수 있을 전망이다.

이번 개발은 과학기술부 ‘창의적 연구진흥사업’의 지원 하에 설립된 ‘디지털 나노구동 연구단(단장 조영호 교수)’의 성과로 30일∼2월 3일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전기전자학회(IEEE) 주관 미소전기전자시스템(MEMS) 국제학회에서 발표된다.

세포나 혈구를 세고 그 농도를 측정하는 데 많이 쓰이는 기존 장비는 컬터 카운터(Coulter counter)다. 이 장비는 세포 하나가 간신히 통과할 만한 작고 가는 관을 이용하는데, 세포가 포함된 액체가 이 작은 관을 흘러가다가 세포 하나가 지나갈 때마다 생기는 저항 변화를 측정한다. 일정시간이 지나면 세포(혈구)의 수를 알 수 있다.

컬터 카운터는 시간당 흘러가는 유량을 정확하게 제어하는 펌프가 필요하다. 1분 당 어느 정도의 액체가 흘러가는지는 미리 알고 있으니까 시간이 정해지면 이 장비를 통과한 부피를 알 수 있다. 따라서 세포(혈구)의 수를 부피로 나누면 농도를 계산할 수 있다.

반면 조 교수팀이 개발한 세포계수기는 정확히 유량을 제어해야 하는 펌프가 필요 없다. 간단히 주사기로 액체를 주입해도 세포나 혈구의 수를 세는 데 문제가 없다.

중간에 액체를 저장하는 검사공간(control volume)을 두고 이 공간에 들어갈 때와 다시 나올 때 세포(혈구)의 수를 잰다. 액체가 검사공간을 꽉 채우게 되면 시간당 들어오는 세포 수와 나가는 세포 수가 같아진다. 이때 검사공간에 들어 있는 세포(혈구)의 수를 알아낼 수 있다. 물론 검사공간의 부피는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액체샘플의 농도를 간단히 잴 수 있게 된다.

혈액 한 방울로 질병을 진단하는 칩은 어떻게 가능할까. 조 교수팀이 개발한 계수기가 다른 시스템과 연결돼 하나의 칩을 이룬다고 생각해 보자. 혈액 한 방울을 넣으면 혈장과 혈구로 분리하고 다시 혈구 중에서 적혈구와 백혈구로 분리한 후 계수기로 각각의 수를 세면 질병 유무를 판단할 수 있다. 크기가 다른 혈구도 셀 수가 있다. 예를 들어 빈혈이 있는 사람은 적혈구의 모양이 다르다. 따라서 정상 적혈구 중에서 모양이 이상한 적혈구의 수를 파악해 빈혈 여부를 가려낼 있는 것이다.

(한국과학기자협회 작성)

웹사이트: http://www.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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