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 :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 차기 정부 인수위의 정부조직 개편안에 관해서 의견을 말씀드리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두 가지 관점에서 의견을 말씀드리겠습니다. 하나는 내용과 절차가 일반적으로 타당한가 하는 점이고, 또 한 가지는 현 정부가 무조건 협력하는 것이 타당한가 하는 점입니다.
먼저 내용에 관하여 인수위에 몇 가지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정부조직 개편의 논거가 무엇이지요?
우리 정부가 큰 정부입니까? 크다면 세계에서 몇 번째나 큰 정부입니까? 공무원 숫자, 재정 규모, 복지의 크기, 각기 세계에서 몇 번째나 큰 정부인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까?
여러 부처를 합쳐서 대부처로 하는 것이 작은 정부 하는 것 맞습니까? 대부처 하는 나라에는 한 부처에 업무별로 여러 담당장관이 있고 그것도 모자라서 많은 수의 정무직이 있어서, 정무직의 수가 부처 수의 여러 배가 되는 나라가 많다는 사실은 잘 알고 계십니까? 장관 혼자서 그 많은 일을 다 할 수 없기 때문이지요. 결국 나중에는 우리도 다시 그렇게 가게 되지 않을까요?
대부처로 합치면 정부의 효율이 향상되고 대국민 서비스가 향상된다는 논리는 사실입니까? 그래서 대부처 하는 나라가 잘사는 나라이고 소부처 하는 나라는 못사는 나라입니까? 대부처 하는 나라는 선진국이고 소부처 하는 나라는 후진국입니까? 그렇게 검증된 것입니까? 인수위는 그렇게 알고 있습니까?
위원회가 그 숫자가 적은 나라가 선진국입니까? 위원회가 없으면, 학계, 업계, 시민사회의 전문지식과 여론을 수렴하고, 토론을 통해서 타당성을 검증하고, 이해관계를 조정하여 정책의 오류와 장애를 줄이는 일은 어디에서 하지요? 새 정부에서는 그런 일이 없어지는 것인가요? 대통령 혼자서 다 하는 것입니까? 그래도 민주주의가 되고 효율적인 행정이 된다고 보십니까?
조직개편에 드는 비용은 얼마나 되고, 업무 혼선으로 인한 행정력 손실은 얼마인지 혹시 분석 한번 해 보셨습니까?
정보통신부는 언제, 왜 생겼는지 아십니까? 한국의 정보통신 기술과 산업은 지금 세계 일류 수준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정보통신부가 없었더라면 우리 정보통신 기술이 세계 일류가 될 수 있었을까요? 앞으로 정보통신부가 없어져도 우리의 정보통신 기술이 세계 최고가 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겠습니까?
처음에는 교육부가 없어진다고 하더니 나중에 보니까 과학기술부가 찢겨서 없어지는 것 같습니다. 왜 그렇게 되었습니까?
과학기술부는 언제, 왜 생겼는지 생각해 보셨습니까? 과학기술부가 생기고 나서 한국의 과학기술 경쟁력이 얼마나 향상되었는지 분석해 보셨습니까? 참여정부가 왜 과학기술부 장관을 부총리로 격상하고 과학기술혁신본부를 신설했는지 그 이유를 한번 생각이나 해보셨습니까? 분석은 해 보셨습니까? 지금 한국의 과학기술혁신체계가 국제적으로 얼마나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지 들어본 적이 있습니까?
여성부가 왜 생겼고, 그것이 왜 여성가족부로 확대 개편되었는지, 그 철학적 근거가 무엇인지 살펴보았습니까? 보육과 가정교육의 중요성, 가족의 가치를 살려보자고 여성부의 업무로 해 놓은 것입니다. 여성부에서는 귀한 자식 대접받던 업무가 복지부로 가면 여러 자식 중의 하나, 심하면 서자 취급을 받지 않을까요?
통일부는 지키자고 하는 사람이 많으니 지켜지겠지요. 그러나 통일부의 업무가 정치적 상징만의 문제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중요한 점이 있어서 한 마디 보태겠습니다.
통일부는 북한을 잘 알고, 외교부는 국제관계와 미국을 잘 압니다. 그래서 그런지 지난 5년 내내 통일부와 외교부는 북핵 문제나 남북 협력, 북한 인권 등의 여러 문제에서 의견이 다른 경우가 많았습니다. 참여정부에서는 청와대가 이를 조정했습니다.
두 부처가 합쳐지면 부처 내에서 장관이 이를 조정하게 될 것입니다. 장관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어느 한 쪽으로 기울어질 것입니다. 과연 이런 사안이 부처 내부의 조정업무, 장관급의 조정업무가 되는 것이 맞는 것일까요?
기획예산처가 독립하고 나서부터 문화, 환경, 노동, 인권, 복지 예산이 늘어나기 시작해서 경제 분야 예산을 넘어섰습니다. 이제 예산 기능이 경제 부처로 들어가면 예산 구조가 어떻게 변화할까요?
우리의 경험상 경제 부처는 경제계의 이익을 대변하고 사회 부처는 시민적 권리를 대변해 왔습니다. 그런데 부처간 협의를 해보면 언제나 경제 부처의 목소리가 사회 부처의 목소리보다 컸습니다. 좌파정부라는 소리를 듣는 국민의 정부, 그리고 참여정부에서도 이 점은 마찬가지였습니다. 언론계, 정계 모두에서 재계의 목소리, 경제논리가 큰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그동안 사회 부처 예산이 계속 증액되어온 것은 예산 기능이 경제 부처로부터 독립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제 예산 기능이 경제 부처로 다시 통합되면 예산 구조도 다시 변화할 것입니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예산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위원회도 없어져서는 안 될 위원회가 많습니다. 한두 가지만 지적하겠습니다.
국가균형발전위원회는 여러 지역, 여러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서 균형발전특별회계 사업을 심의 조정하고 예산을 배분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업은 어느 특정 부처의 사업이 아니고 모든 부처에 다 걸리는 일인데, 균형위원회를 없애고 나면 어느 부처에서 이런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 균형발전정책은 사실상 무력화되지 않겠습니까?
인권위원회도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하는 것이 맞습니까? 이번 개편안에 대해서 왜 국제인권기구가 대한민국 인권 보호의 퇴보이며 독립성에 심각한 우려가 있다고 걱정을 했을까요?
질문을 하자면 더 할 것이 많지만 이 정도로 하고, 이제 절차 문제에 대해서 몇 가지 더 좀 물어보고 싶습니다.
45개 법안을 고치는 일입니다. 우리 정부의 조직과 기능을 전면적으로 바꾸는, 역사상 유례가 없는 대폭적이고 전면적인 정부조직 개편입니다.
정부조직법은 전면 개정이고 나머지는 일부 개정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일부 개정이라는 법안도 그 법 자체를 무력화하는 조항이 들어 있는 것 같습니다. 만들 때는 많은 토론을 거치고 국회를 통과한 법들입니다. 그중 어떤 법은 여야 합의로 통과한 법들입니다.
참여정부에서 수년에 걸쳐 공들여 다듬은 정부조직에 대해 인수위 출범 20일 만에 개편안을 확정하고 불과 1, 2주 만에 국회에서 처리한다고 합니다.
이처럼 큰 일이 정말 토론이 필요 없는 일입니까? 이 정도는 우리 국민들이 이미 잘 알고 있는 문제라서 토론이 필요가 없는 것입니까? 국민들은 알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까?
우리 언론은 제가 질문한 내용들을 이미 잘 알고 있는 것일까요? 그래서 질문도 제대로 하지 않는 것입니까?
우리 국회의원들은 다 알고 찬성하고 있는 일일까요? 그래서 토론도 하지 않고 통과시켜 달라는 것입니까?
국민들이 선거로 대통령을 뽑아 주었으니 이런 문제는 물어 볼 것 없이 그냥 백지로 밀어주어야 하는 것이 맞습니까? 지난 5년 동안 한나라당은 그렇게 했습니까?
지난 5년 동안 저는 근거도 없는 의혹 제기, 논리도 없는 반대 때문에 정말 힘들었습니다. 정말 저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앞으로 야당이 될 정당들이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여러 가지 문제가 있는 정책에 대해서 아무 토론도 없이 눈 딱 감고, 이미 당선된 정부이니 무조건 밀어줘야 한다, 그런 것은 저는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합리적으로 따져야 될 문제는 따져야 하는 것이 국회의 자세이고 언론의 자세이고 국민의 자세이고, 또한 물러나는 대통령에게도 당연히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통령 뽑아놓고 또 국회의원을 뽑아 국회를 구성하도록 만들어 놓은 것을 보면, 민주주의라는 것은 대통령을 뽑았다고 그 정권에 모든 것을 다 맡겨야 하는 것은 아닌 모양입니다.
바쁠수록 둘러가라는 말이 있습니다. 충분한 토론을 거치고, 문제가 있는 것은 고치고 다듬어서, 국민과 국회의 동의를 얻어서 그렇게 하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원리에 맞고 또한 실수를 줄이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리야 어떻든 물러나는 대통령이 나서는 것은 새 정부 발목잡기로 보일 우려가 있으니, 그러지 말고 뒷모습이 아름답게, 산뜻하게 그냥 물러나라는 충고를 많이 들었습니다. 말이야 좋은 이야기입니다.
만일에 우리 사회에 토론의 장이 제대로 열려 있다면, 그리고 국회가 미리 잘 대응하고 있다면 굳이 왜 욕먹을 일에 제가 먼저 나서겠습니까? 사정이 그렇지 못하니까 제가 나서는 것 아니겠습니까? 저도 답답하지요.
저도 제가 하는 이 일에 많은 비판이 따를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저는 무릅쓰고 이 말씀을 오늘 드리는 것입니다.
부처 통폐합이 단지 앞에서 제가 질문 드린 바와 같은 일반적인 정책 그 자체만의 문제라면, 떠나는 대통령이 굳이 나설 것 없이 국회에서 결정해 주는 대로 서명 공포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고 그것이 참여정부가 그동안 공을 들여 만들고 가꾸어 온 철학과 가치를 허물고 부수는 것이라면, 여기에 서명하는 것은 그동안 참여정부가 한 일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이를 바꾸는 일에 동참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떠나는 대통령이라 하여 소신과 양심에 반하는 법안에, 그리고 자기가 그동안에 애써 가꾸어왔던 모든 가치를 무너뜨리는 일에 서명을 요구하는 일이 당연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참여정부의 정부조직은 시대정신을 반영한 것이고, 민주적이고 신중한 토론 과정을 거쳐서 만든 것입니다. 이를 허물어뜨리는 데는 굳이 떠나는 대통령에게 서명을 강요할 일이 아니라, 새 정부의 가치를 실현하는 법은 새 대통령이 서명 공포하는 것이 사리에 맞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여성가족부, 과학기술부는 참여정부가 철학과 전략을 가지고 만든 부처입니다.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는 참여정부의 핵심가치가 담겨 있습니다. 예산처는 그 동안 탑다운 예산제도를 도입하여 재정운용을 합리화하고 사회적 약자를 위한 예산, 그리고 미래를 위한 예산을 늘려 왔습니다. ‘비전 2030’도 앞장서서 만들었습니다. 이것은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의 철학에 근거한 것입니다. 정보통신부는 국민의 정부 이전에 생긴 것이어서 철학을 말할 일은 아니지만, 훌륭한 성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부처들을 통폐합한다는 것은 참여정부의 철학과 가치를 훼손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재의 요구를 거론한 것입니다.
재의 요구를 검토하더라도 미리 하지 말고 국회가 하는 것을 지켜보고 말하자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국회에 맡겨둘 일이지 대통령이 왜 미리 나서느냐고 핀잔을 주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저도 정치권이 어떻게 하나 지켜보았습니다. 보도도 살펴보고 사람들에게 물어도 보았습니다. 그런데 통일부와 여성부 존치를 주장하고 있을 뿐, 다른 부분은 대체로 ‘부처 숫자를 줄여야 한다’는 인수위원회의 주장을 수용하면서 부분적 기능 조정을 모색하는 것 같습니다.
가족의 가치와 중요성을 살리고자 여성가족부를 재편하고, 국가과학기술체계를 정비하고, 과학기술 투자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을 가지고 과학기술부를 재편한 사실이나, 국가균형발전이라는 핵심가치를 구현하기 위하여 균형발전특별법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기억이나 하고 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예산처가 독립 부처로 존재하는 것이 진보의 가치와 정책을 실현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알고나 있는 것인지 정말 물어보고 싶습니다.
‘작은 정부론’에 주눅이 들어 있는 것인지 여론의 눈치를 살피고 있는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무작정 믿고 기다릴 수만은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다가 참여정부의 가치를 모두 부정하는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어 왔을 때, 그때 재의를 요구한다면 새 정부는 아무 준비도 없이 낭패를 보게 될 것입니다. 국회에서 통과된 법만 믿고 새 정부의 구성을 준비했다가 뒤통수를 맞았다고, 그야말로 발목잡기를 했다고 저에게 온갖 비난을 다 퍼붓겠지요. 그래서 미리 예고를 해 드린 것입니다.
인수위에 충고합니다.
인수위도 법을 지켜서, 법에서 정한 일을 하시기 바랍니다. 인수위가 부처 공무원들에게 현 정권이 한 정책의 평가를 요구하고, 새 정부의 정책을 입안하여 보고하라고 지시 명령하는 바람에 현직 대통령은 이미 식물 대통령이 되어 버렸습니다. 옛날 같으면 당장 청와대가 나서서 풀었어야 하는 문제를 지켜볼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사정도 있었습니다. 인수위가 마치 새 정부인 것처럼 그렇게 권한을 행사하는 것은 그것은 권한 범위를 넘는 일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어느 공무원이 장래의 자기의 운명을 좌우할 인사권자에게 그것이 부당하다고 항명할 수 있겠습니까?
참여정부의 가치를 깎아내리는 일, 그것도 공무원으로 하여금 그 일을 하게 하는 일은 새 정부 출범 후에 해도 될 것입니다. 아직 현직 대통령의 지휘를 받아야 할 공무원에게 그런 일을 강요하는 것은 너무 야박한 일 아닌가요?
새 정부가 할 일은 새 정부에서 하는 것이 순리입니다. 정부조직 개편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부조직 개편에 관해서 아무쪼록 국회가 이런 여러 가지 상황을 깊이 검토해서, 정부조직 개편안에 대해 책임 있게 논의하고 적절하게 반영해 주시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 홍보수석 : 기자 분들의 질문을 받도록 하겠습니다.
- 임동수(MBN) 기자 : 지난 22일 국무회의에서 노 대통령께서는 정부조직 개편안에 대해서 거부권을 행사하실 수 있다는 말씀을 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특히 정부조직 개편안에 대해서 국회 심의가 오늘부터 시작되는데 여야가 충분히 절충할 수 있고 논의할 수 있는 문제인데 이 부분을 사전에 언급하신 이유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고, 기자회견장에 서신 노 대통령께서 지금 현재 입장도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입장에서 변함이 없으신지 답변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대통령 : 그 질문의 앞부분, ‘왜 사전에 거론하는가?’ 하는 점에 관해서는 조금 전에 제가 회견문 본문 낭독을 통해서 말씀드린 것으로 생각합니다. 충분하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시지요?
암말도 안 하고 있다가 마음에 안 든다고 거부해 버리면, 다음 정부가 아주 어려워지겠지요? 혼선을 빚을 것입니다. 그리고 또, 실제로 일상적으로도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시사가 국회의 심의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지요? 그것은 자연스러운 정치적 과정입니다.
대통령이 별로 인기가 없는 대통령이다 보니까 당연한 것을 해도 항상 이상하다고 그렇게 생각하는 뭐 그런 경향이 있습니다만, 그것은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거부권 행사는 사전에 예고하고, 그것을 통해서 국회 심의에 영향을 미치고, 그래서 가급적이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내는 것, 그것이 정치 아니겠습니까? 합법적이고 합리적인 정치과정이라고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거부권 그것과 지금은 정권교체기에 다음 정부도 예고 없이 낭패를 봐서는 안 된다고 예고해 주는 것이고요. 변함이 없는 것이 있겠습니까? 국회에서 그야말로 심의를 할 것입니다.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해서 심의를 할 것이고, 국회 심의가 그래도 뭐 돌려보내는 것보다는 수용해서, 모두가 그래도 어느 정도 합의하고 수용된 모습으로 그렇게 되면 좋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 여지는 열려있습니다.
다만 지금까지 제가 말씀드렸던 매우 중요한 문제에 관해서 사회적 토론이 너무 없기 때문에 그 점을 오늘 또박또박 말씀을 드리고 국회 심의과정에서 반영시켜 달라는 그런 어떤 호소로 받아들여 주시기 바랍니다.
실제로 제가 너무 많은 논점에 대해서 질문을 했는데, 다 대답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왜냐 하면 학문적으로도 이 문제가 굉장히 아직 논란이 많고 검증되지 않은 이론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에 다 대답은 할 수는 없지만, 그러나 몇 가지 제가 지적한 점은 보기에 따라 명료한 것이거든요?
예산처가 경제 부처에 예속됐을 때와 예산처가 중립을 지키고 경제 부처와 사회 부처의 말하자면 서로 토론이나 이해관계를 조정해 나갈 때, 우리 사회적 가치가 균형을 잡을 수 있다는 점, 이런 점은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 100개 부처 지금 뭐 흩어지고 없어지고 하는 부처, 그 부처 이해관계가 아니라 문화, 환경, 노동, 인권, 그밖에 수많은 복지 규제들, 이런 사회적 가치들을 경제논리 앞에서 어떻게 지켜낼 것이냐, 이것이 독립된 예산처의 가치입니다.
그래서, 너무 한 가지만 예를 들었습니다만 균형발전 그것은 국가적으로 합의한 것 아닙니까? 국가적으로 합의한 것이거든요? 기둥뿌리를 뽑아버리고 지붕만 남겨놓으면, 껍데기만 남겨놓으면, 균형발전이 되겠습니까?
이런 여러 가지들을 잘 반영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 뒤의 결과가 어떻게 되든 어떻든 여러 가지 사회적 가치와 의견이 어느 정도 균형을 갖추면, 저도 거기에, 마음에 다 들지 않더라도 협상하는 마음으로 타협해야겠지요. 그러나 매우 중요한 가치들이 훼손되어 있을 때는, 그때는 제 스스로의 양심이라도 지켜야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 이심기(한국경제) 기자 : “차기 정부의 조직개편은 차기 정부가 출범한 이후에 이뤄지면 된다”라고 그 당시에 말씀을 하셨는데요, 대다수 국민들은 지난번 대선을 통해서 당선자 측이 차기 정부의 운영권에 대해서, 임기가 시작되기 전이지만 포괄적으로 위임을 받았다라는 데 대해서 일부 동의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자칫 오늘 대통령께서의 기자회견이 차기 정부의 국정의 발목을 잡는다라는 식으로, 혹은 신구 정권 간의 충돌이라는, 오히려 또 다른 정치적 혼란으로 이해될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떤 의견을 가지고 계신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지금 현재 국회에 이미 정부조직 개편안이 제출되어 있고 각 정당에서 논의가 진행 중입니다. 청와대는 논의의 당사자가 아니지요? 이런 법안에 대해서 과연 청와대가 어떠한 방법을 통해서 이견을 관철시켜 나갈지에 대한 의견도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 대통령 : 선거로 모든 것을 백지위임하는 것이, 백지위임했다고 보는 것이 맞는가 하는 점에 대해서 제 스스로 질문을 했었지요? 그리고 또 내가 그 회견문을 읽으면서 “그거 아무래도 좀 이상한 것 같다” 그렇게 말씀드렸지요?
저는 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저도 대통령에 당선됐는데, 지난 5년 동안 백지위임한 것 있습니까? 그 이전의 대통령은 백지위임 받았습니까? 또 그 이전의 대통령은, 또 그 이전의 대통령은? 노태우 대통령께서 국민의 선거에 의해서, 직접 선거에 의해서 당선되셨지요? 그분이 원하지 않은 많은 일을 했습니다. 많은 민주주의개혁을 떠밀려서 했거든요? 김영삼 대통령도 마찬가지이고요. 하고 싶은 것도 했지만, 하고 싶은 것을 못한 것도 있고 하기 싫은 일도 하고요. 김대중 대통령이 언제 백지위임 받아서 일사천리로 했습니까?
딱 정부조직 개편, 약간의 정부조직 개편을 김영삼 대통령, 김대중 대통령 두 분이 했습니다. 하나는 잘못된 조직개편이었던 것 같고 하나는 잘된 조직개편이었던 것 같습니다만, 그러나 하고 싶은 대로 다한 것이 아니고, 국회에서 많이 깎이고 일부분 했고요, 그 다음에 조직개편을 한꺼번에 다 해치운 것이 아니고 그 뒤 두 번에 걸쳐서 했습니다. 김영삼 정부도 두 번 조직개편을 더 했고, 김대중 정부도 그 뒤에 두 번 조직개편 더 했습니다. 저희 정부에서도 작지만 조직개편 했거든요. 그래서 이처럼 대폭적인 조직개편을 선거에 승리했다고 국회 심의도 생략하고 그냥 넘어가라, 그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 다음에 제가 물러나는 대통령인 건 맞습니다. 저도 모양내고 싶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사리가 뻔한데 그 사리에 대해서 말도 하지 않는 것이 정말 맞습니까? 제가 발목잡기를 하는 것이 아니고요, 저도 제 임기가 있습니다. 그리고 적어도 정치철학과 소신을 가지고 있고요. 첫 번째 요구는 신중하게 생각하고 깊이 토론해 달라는 것입니다. 여러 가지 사정을 잘 참작해서 깊이 있게 충분히 토론해 달라는 주문이고요.
두 번째 제 주문은 제 양심에 반하는 일을 강요하지 말아라…. 정권은 바뀌었지만 제 임기동안에 제가 양심에 반하는 법안에 서명하지 않을 권리는 존중해 달라… 그런 것은 미리 말씀드리는 것이지요.
5년 깁디다, 해 보니까…. 다음 정부 개혁은 다음 정부에서 해도 됩니다. 서로를 존중해야 될 것 아니겠습니까? 새 정부는 물러나는 정부의 소신과 철학을 임기까지는 존중해 주고, 그다음 물러나는 정부는 새 정부가 새로 출범해서 일 잘 하도록 여러 가지 정보 제공하고 협력할 것은 협력해 주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참여정부의 철학을 형편없이 깎아내리는, 어찌 보면 참여정부의 철학을 깎아내기 위해서 하는 것처럼 보이는 그런 법안에까지 꼭 서명을 해야 하는 것이 그것이 합리적인 협력입니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근거도 없이 이유도 없이 발목잡고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하면 물러나서도 제 스스로 제 가까운 사람한테도 제가 떳떳하지를 못하지요.
지금 여론이, 지금 여론은 분위기가 있지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론이라는 것은 항상 그대로 있는 것만은 아니다, 보니까…. 나중에 없어졌던 조직이 하나씩 둘씩 살아나기 시작하고, 줄였던 정무직이 하나씩 둘씩 슬그머니 살아나고, 위원회가 하나씩 둘씩 다시 살아나는 모습을 보면 여론들도 달라질 것입니다. 반드시 되살아나지 않으면 안될 많은 조직들이 지금 문패를 내리고 있지요?
그래서 그 후임정부가 물러나는 정부 철학과 소신에 맞추어달라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차기 정부의 개혁은 차기 정부에서 하라, 이 말입니다. 최소한 그것만은 지켜 달라, 그 얘기지요. 제가 앞부분 말씀드린 것은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국회에서 심의를 잘 해달라는 것이고, 뒷부분은 저의 임기를 존중해 달라, 이 얘기입니다.
우리나라의 두 번의 사례가 있지요? 정부조직 일부라도 개편하고 취임한 두 번의 사례가 있지만, 그외 어느 나라 어느 선진국에서 이런 일이 있습니까? 우리나라의 지난 두 번의 사례가 비정상적인 것이거든요. 특수한 정치적 상황이지요.
세계 선진국 어느 나라에서 선거에 당선됐다고 정부조직 다 뜯어고쳐놓고 취임하는 나라가 어디 있습니까? 물러나는 대통령에게 거기 서명하라고 요구하는 데가 어디 있습니까? 그것도 물러나는 대통령의 철학과 가치를 다 뚜드려 훼손시키는, 파괴하는 그런 법안에 서명하라는 나라가 어디 있습니까? 조금 시간이 더 걸리면 되지 않겠습니까? 그것이 정당한 것이라면.
제 앞부분의 문제제기가 별로 이유가 없는 것이고 또 국회에서 뭐 그거 이유 없다고 그렇게 하면, 그래도 대통령이 이것을 못 받아들이면, 시간 조금 더 걸리면 되는 것입니다.
저는요, 여야 합의했던 행정수도법 그거요, 헌재 가 가지고 깨지고 그래서 행정도시법으로 두 번씩 했지 않습니까? 그래도 행복도시는 지금 건설되고 있습니다. 조금 늦어진다고 무슨 큰 혼란이 있겠습니까?
저는 냉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선거분위기, 이제 좀 벗어났으면 좋겠어요. 선거는 끝났습니다. 그리고 벌써 4월 선거 분위기에 그렇게 휘말려 들어가는 것도 국가 경영을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냉정하게 언제나 따질 것은 따지고 해야지 분위기에 휩쓸려서 이것도 백지위임 저것도 백지위임… 나중에 보고 이상하게 됐다고 그렇게 하는 것은 마땅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강성주(전북도민일보) 기자 : 대통령께서는 새 정부의 조직개편안이 추구하고 있는 대부처주의에 근본적으로 반대하고 계십니다. 대통령과 청와대가 수용할 수가 있고 또 타협할 여지가 있는 개편안 수정의 기준은 가지고 계신지, 만약 가지고 계신다면 어느 정도의 수준이어야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으시겠는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또 한 가지, 지금까지 대통령께서 지적하신 문제가 인수위 안에서 폐지 또는 흡수통합하려 하고 있는 통일부나 과학기술부 등을 비롯한 이른바 참여정부 철학과 상징적으로 연결되는 특정 부처들입니다. 이들 부처를 살리기 위한 협상용이 아니냐 하는 그런 관측이 있는데, 이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 대통령 : 협상용이라기보다는 좀 신중하고 책임 있는 논의를 해서 정부조직 개편이 되더라도 큰 혼란 없이 안정적으로, 그리고 또 미래 정부 운영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대단히 가치 있고 효율적인 부처는 그 체계를 그냥 뭐, 특정 부처의 문제가 아니라 그 체계를 그대로 살려가야 되겠지요. 그런 것을 우려하는 것입니다.
여러 가지 잘 국회에서 신중하게 심의를 하면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여러 가지 대안들도 또 있을 수 있겠지요. 가치가 살고 전략이 살고…. 그런 대안들이 있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이대로라면 저는 우리나라 과학기술 발전에 심각한 문제가 제기될 것이고, 균형발전 정책은 물 건너갈 거다,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이 점에 있어서 좀 깊이 들여다봐 달라 하는 주문으로 그렇게 이해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협상의 제안이 아니라 그런 요청으로 그렇게 받아들여 주시면 좋겠고요. 어떤 것이 데드라인이냐, 어느 정도이면 수용하고 어느 정도이면 거부할 거냐, 저도 지금 딱 잘라 말씀드릴 수가 없습니다.
대개 이 법안들을 깊이 들여다보면 대개 누구라도 이해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구체적인 모양은 또 서로들 체면을 살려야 하니까 또 그런 대로 껍데기는 변해도 알맹이는 살아있는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저는 알맹이입니다. 그러나 또한 껍데기 없으면 알맹이도 도저히 버틸 수 없는 그런 구조도 있지요. 정부조직이라는 것은 여러 가지 관점에서 볼 수 있기 때문에 제가 그것을 지금 뭐라고 규정해 가지고 이리 주문하고 저리 주문하고 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나중에 국회에서 제대로 심의해서 법안이 오면, 그때 또다시 우리 참모들과 여러 관점에서 분석해 보고 각 분야별로 이 정도이면 그래도 균형발전이 좀 살아갈 수 있겠느냐, 뭐 이 정도이면 그래도 과학기술혁신체계라는 것이 그런 대로 작동할 수 있겠느냐, 이런 여러 가지를 봐야겠지요. 보고, 최종적으로 결정을 해야 할 것입니다.
내가 무슨 과학기술 이렇게 얘기한 것은 예를 들은 것입니다. 조금 전에 아주 중요하게 말씀드렸던 것이 예산기능이지요. 여러분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보십시오. 예산기능이 지금 이 시점에 어디에 서 있어야 되는지를 곰곰이 생각해 보십시오.
원칙적으로 예산기능은 대통령제 국가에서는 대통령 직속 권한입니다. 그것이 맞지요. 내각제에 있어서도 총리 직속의 권한입니다. 어느 특정 부처에 예속시키는 것이 아니지요. 가치의 균형이지요. 예산 중기재정계획을 여러분 한번 보십시오. 중기재정계획의 추세선을 한번 보십시오. 그 선이 어떻게 앞으로 변화할 것인지 가만히 들여다보십시오.
감사합니다. 깊이 살펴 주시기 바랍니다.
▲ 홍보수석 : 이상으로 대통령 기자회견을 모두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08년 1월 28일 청 와 대 대 변 인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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