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진출 한국기업 30%, “문 닫아야 하나?” 고민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가 최근 중국 현지에서 운영하고 있는 중국한국상회 회원사 350개 업체를 대상으로 ‘재중(在中) 한국기업 경영환경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25.0%의 재중기업이 ‘중국에서의 사업청산을 진지하게 고려해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고, 3.1%는 ‘현재 청산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청산 고려한 적 없음’ 71.9%>
실제로 진출기업들의 85.8%는 ‘앞으로 중국의 기업환경이 악화될 것’이라고 응답했다.<‘변화 없음’ 10.3%, ‘호전될 것’ 3.9%> 지난해 3월 같은 조사에서 ‘중국 기업환경 악화’를 점친 기업들이 33.1%였던 것에 비하면, 1년여 만에 비관적인 전망으로 돌아선 기업이 52.7%포인트에 이르는 셈이다.
현재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의 경영활동에 있어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부분으로 43.1%의 기업들은 ‘노무관리’를 꼽았고, 다음으로 ‘잦은 법규, 제도 변경’(21.4%), ‘내수시장 개척 어려움’(13.3%), ‘현지 금융조달 문제’(10.5%), ‘세제 문제’(6.1%) 등으로 조사됐다.<‘기타’ 5.6%> 이에 대해 상의 관계자는 “올해부터 실시하는 중국 노동계약법이 우리기업에게 상당한 어려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사례> 10년 전 칭다오에 진출한 의류업체인 S사. 중국의 평균 임금 상승뿐 아니라 올해부터 변경 시행되고 있는 노동계약법으로 인건비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회사 관계자는 “‘직원 퇴직시 경제보상금 강제 지급’, ‘최저임금 20% 상승’, ‘5대 보험 강제 가입’ 등을 감안하면, 지난해에 비해 인건비가 30~40% 추가로 들어갈 판”이라고 털어놨다.
정영진 상해한국상회 사무총장은 “최근 ’기업소득세 인상‘, ’가공무역 금지품목 확대‘, ’신 노동계약법 시행‘, ’토지사용세 징수‘ 등 중국진출 기업들의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면서 “최근에는 중국 위안화 절상압력까지 더해져 그야말로 ’진퇴양난‘이 아닐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최근 이슈화 되고 있는 ‘무단철수’와 관련, 우리 기업들은 청산을 할 때 ‘복잡한 청산절차’(56.7%), ‘토지사용료 및 세제상 감면 금액 소급반납’(18.7%), ‘지방정부의 비협조’(14.7%), ‘대출상환’(3.3%), ‘체불임금’(2.0%)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기타’ 4.6%>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북한’의 투자여건에 대해서는, 조사대상의 33.2%가 “한반도 평화정착과 3통문제가 선결된다면 북한에 진출하겠다”(‘법인 이전’ 15.4%, ‘법인 설립’ 17.8%)고 밝혔다. 이러한 수치는 ‘이전하지 않겠다’는 기업(28.8%)을 4.4%포인트 상회하는 것으로 중국의 악화된 경영환경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생각해 본적 없다’ 38.0%>
한편, 현지기업들의 80%가량은 중국과의 기술격차가 ‘4년 이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은 ‘중국과의 기술격차 해소기간’을 묻는 질문에 ‘3~4년’(44.7%), ‘1~2년’(35.7%), ‘5년 이상’(16.1%) 순으로 응답했다. ‘중국이 이미 우리 기술을 앞질렀다’는 응답도 3.5%에 달했다.
이러한 중국 내 경영환경 악화와 경쟁구조 심화에도 불구하고 약 70%(투자확대:33.3%, 현상유지:36.0%)에 달하는 진출기업들은 여전히 중국 내에서 비즈니스를 유지하거나 확대할 계획이며, 이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 및 유관기관의 지원도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최근 어려워진 중국 경영환경으로 기업 철수까지 심각하게 고민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어 합법적이고 원활한 사업정리를 위한 지원책이 단기적으로는 필요하지만 대다수 진출기업은 여전히 중국 내에서 사업유지를 희망하고 있어 내수시장 진출확대, 업종 전환 등을 포함한 중장기적인 정부-유관기관의 경영지원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대한상공회의소(북경사무소)는 이번 달부터 주중한국대사관과 공동으로 ‘애로기업 상담지원센터’ 운영을 통해 재중기업의 경영을 다각적으로 지원하는 한편 44개 지역 네트워크 및 권역별 거점 상회를 통한 경영상담 활동과 정보공유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개요
대한상공회의소는 전국적, 세계적인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가진 국내 유일의 종합경제단체로서 축적된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여 우리 기업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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