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사편찬위, 개화기 생활상 엿볼 수 있는 사료 ‘하재일기(荷齋日記)’ 2권 발간

서울--(뉴스와이어)--그 동안 서울특별시사편찬위원회에서는 서울에 관련된 역사자료인 「동국여지비고」ㆍ「궁궐지」ㆍ「한성부북부장호적」 등을 번역ㆍ발간해 왔다.

이번에 발간한 「하재일기」 2권은 구한말 어용 공납청부업자인 공인(貢人) 지씨(池圭植)이 쓴 일기로, 양반 계층이 아닌 상놈[常漢] 신분에 속한 일반인의 ‘동학’·‘청일전쟁’ 등 중요 역사적 사건에 대한 생각, 계 모임, 사채의 성행, 이성 관계 등 일상생활 모습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주요 내용

분원의 적자와 ‘보존하기 어려운 형세’

이 책은 왕실에서 양근 분원(현 경기도 광주시 남종면 분원리)에 요청한 그릇ㆍ자기를 만들어 납품하고 값을 받았던 공인(貢人, 납품업자) 지규식의 일기 중 1892~1894년에 해당하는 것을 번역한 것이다.

(사옹원 분원은 18세기 이후 우천강변에 정착하였는데, 당시 양근군에 속해 있어 ‘양근 분원’으로 불려졌다. 그런데 연구자들이 이전의 광주지역 분원을 기준으로 ‘광주 분원’이라고 호칭해 왔으나, 양근 분원으로 부르는 것이 타당함.)

분원은 많을 때는 5천여 죽(竹)의 그릇을 왕실에 납품하였는데, 이는 5만여 벌에 해당하고, 낱개로 환산하면 10만 여개에 달하는 것이다(1893년 9월).

양근 분원은 원래 사옹원에 속했으나, 정부에서 구조조정을 단행하던 1883년 무렵 민영화되었으며, 이후 왕실 납품을 우선으로 하였지만 시중 판매를 허용하여 시전ㆍ칠패ㆍ이현 등지에 판매하기도 하였음.

양근 분원의 “부채가 100여 만 냥으로 보존하기 어려운 지경”에 처하여 정부에 상납대금을 달라고 자주 하소연함.

자기를 만드는 도공(陶工)들이 양반 세도가의 침탈과 학대에 항거하여 집단 등소(等訴:여러 사람들이 관청에 올린 진정서)함.

분원 근방 동학의 성행과 ‘의병’의 활동(동학농민운동 참여)

주민들에게 동학이 ‘대도(大道)’임을 강조하면서 입도(入道)할 것을 권장하였고, 동학이 크게 일어나자 양반들이 동학교도를 피해 서울로 상경하였다는 내용이 나옴.

동학군 진압을 위한 ‘의병’이 일어나 양근향약소(楊根鄕約所)가 중심이 되어 ‘양근의병소(楊根義兵所)’를 설치하고, 동학군의 색출, 병정ㆍ병기ㆍ군수 보급을 강요하였는데, 주민들이 그대로 수용하고 따름.

일본의 침략전쟁인 청일전쟁에 대해 “자주국을 만들려고 중국을 배척하고 일본과 암암리에 모여 계책을 꾸민다.”거나 “중국이 이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려고 은밀히 일병으로 하여금 흔단을 만들었다.”는 풍문이 유행함.

물가 : 소 1마리 400냥, 배 1척 1,600냥(쌀 40~55말)
❍ 꿩고기 1마리 4냥 3전, 소 1마리 400냥, 돼지 1마리 70냥, 교자(맞춤용) 1개 180냥, 배 1척 1,600냥
❍ 노임 : 돼지 1마리 잡아준 대가 3냥 5전, 가마삯 100냥 등 지출
❍ 공적 금융기관이 없어 사채 거래 등 사적인 금융거래가 빈번하였는데, 사채에 월 5푼변 고리 이자 성행(1천냥 대출시 1년 이자 600냥)

세시풍속과 일반인들의 생활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내용들

❍ 혼례ㆍ상례ㆍ도문연(到門宴:과거에 급제한 사람이 집에 돌아와서 베풀던 잔치) 등에 현금 10ㆍ15ㆍ20냥 정도를 부조하고, 떡 1시루, 술 1동이, 국수 1박스, 백지ㆍ초 등의 물품을 부조함.

❍ 지규식은 ‘춘헌’이란 불려진 애인이 있었는데, 춘헌이 다른 남성들과도 관계를 맺고 있던 것을 보고 ‘영원히 절교할 것’을 수 차례 반복하였음.

❍ 각종 계모임이 성행하였고, 활쏘기를 위한 사계(射契)를 조직하여, 마을간 활쏘기 시합을 겨루기도 함.

❍ 진고개 일본인 기국(技局)에 가서 묘기를 구경하던 동료들 중 일행이 안경을 잃어버리자 일본인이 요술을 부려 훔쳐갔다고 생각함.

❍ 10년 전에 죽은 남편의 빚 45냥을 갚기 위하여 개가하였으면서도 자신을 찾아온 부인을 보고, “그 뜻이 칭찬할 만하고 공경스럽다.”고 평가하며, 본전만 받고 오히려 노자로 15냥을 주고 그릇 2~3개를 주어 보냈음.

❍ 분원의 사무를 총괄하던 기관인 공소(貢所)에서는 종종 잔치를 베풀기도 하였는데, 때로 전주의 성창렬(成昌列)과 같은 당대 최고의 명창을 불러 춘향가 등을 듣기도 하였다. 당시 “정말 잘 불렀다”고 감탄하며, 2박 3일간 머문 성창렬에게 50냥을 지급함(당시 쌀 1되-3냥 5전).

❍ 섣달 그믐날에는 붉은 색으로 ‘천행이과(天行已過)’라는 4글자를 대문에 써 붙여 전염병이 무사히 지나가기를 빎.

열람과 구입

❍ 이 책은 서울역사자료실(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을 비롯하여 서울시 종합자료관과 국ㆍ공립도서관 등에서 열람할 수 있다.
❍ 이 책은 서울시청 2층 홍보관(731-6671~4)에서 구입할 수 있다.
❍ 구입가격 : 5천원, 분량 : 925쪽.

서울특별시청 개요
한반도의 중심인 서울은 600년 간 대한민국의 수도 역할을 해오고 있다. 그리고 현재 서울은 동북아시아의 허브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서울시는 시민들을 공공서비스 리디자인에 참여시킴으로써 서울을 사회적경제의 도시, 혁신이 주도하는 공유 도시로 변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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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청 문화국 문화재과장 이충세 02-2171-2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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