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북핵 사태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북한당국은 지난 2월 10일 외무성 성명을 통해 핵무기 보유와 6자회담 무기한 중단을 선언했다. 북한당국이 이처럼 초강수를 두고 나옴에 따라 북핵 위기는 앞으로 더욱 격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그 경우 이른바 ‘코리아 리스크’가 상승하면서 우리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향후 사태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 것인지, 그 경우 우리 경제는 얼마나 큰 영향을 받을 것이며 이에 대해서는 어떤 대비가 필요한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미국의 대북정책이 핵심변수

향후 사태의 전개방향을 결정할 핵심변수는 역시 미국의 대북정책이다. 북한은 미국이 결정적인 태도 변화를 보이기 전까지는 대화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으므로 이제 공은 미국 편으로 넘어간 셈이다. 미국의 대북정책 옵션으로는 크게 네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는 북한이 6자 회담에 복귀하도록 외교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둘째는 주변 국가들로 하여금 북한과의 교역이나 북한에 대한 원조를 축소 또는 전면 중단하게 하는 등 경제적 제재를 가하는 것이다. 셋째는 북한 해역을 봉쇄하거나 한반도 주변전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등 군사적인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넷째는 그야말로 최후수단으로서 북한의 핵시설에 대해 정밀공격을 가하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미국이 이 가운데서 어떤 옵션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부시행정부는 오래 전부터 외교적인 해결방법을 우선시하면서도 상황에 따라서는 군사적 공격 같은 강경한 방법도 불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 이와 함께 한국과 중국이 어떤 역할을 수행하느냐에 따라 정책 효과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도 유의해야 한다. 이런 복잡성과 불확실성 때문에 북핵 위기의 전개방향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대화 재개 가능 한가

북한의 핵보유 발언이 나온 후 미국을 포함해 관련 당사국 정부에서 나온 최초의 공식 반응은 대체로 북한이 6자 회담에 복귀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으로 요약될 수 있다. 북한이 다시 대화에 응하도록 설득할 수 있는 방법은 과연 무엇일까.

우선, 북한이 요구한 대로 미국이 실질적인 태도 변화를 보이는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최근에 라이스 신임 국무장관이 말한‘폭정의 전초기지’같은 강경한 발언은 삼가고 협상 여하에 따라 북한의 요구를 일부 수용할 수도 있다는 전진적인 자세를 보이는 것이다. 특히 북·미간의 협상에서 가장 큰 장애물이 되어온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에 대한 논의는 뒤로 미루고 과거‘제네바 합의’의 대상이었던 플루토늄 프로그램에 대해 우선 협상하겠다는 의지를 북측에 전달한다면, 북한은 바로 6자회담으로 복귀할 것이다. 그러나 이는 미국의 대북정책이 기존의 강경노선에서 완전히 반전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부시 행정부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방안일 것이다.

생각해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외교적 해결방법은 중국이나 한국이 개별적으로 북한을 설득하는 것이다. 특히 한미동맹의 틀 때문에 독자적 행동이 부담스러운 한국보다는 중국 쪽이 이러한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중국이 6자 회담에서 미국보다는 북한 편을 도울 것이며, 가능한 한 북한에 유리한 방향으로 협상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확실한 메시지를 전한다면, 북한이 일단 6자 회담에 복귀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그러나 중국이 북한을 설득하는 데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며, 대화가 재개된다 해도 미국이 실질적으로 입장을 바꾸지 않는 한 6자 회담은 언제든지 다시 깨질 수 있기 때문에 협상을 통한 북핵 위기해결에는 여전히 많은 난관이 예상된다.

경제제재는 실효성 있나

북한과의 모든 대화 노력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생각해 볼 수 있는 다음 조치는 경제제재다. 그런데 경제제재는 미국이 단독으로 선택할 수 있는 정책옵션이 아니라는 데 어려움이 있다. 미국은 한국전쟁 이래 북한에 대해 경제제재를 취하고 있어 미국 자신은 북한과 경제거래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또 2002년 말 제네바 합의가 파기된 후로는 중유 제공을 중단하는 등 미국의 대북지원도 이미 최소 규모로 축소되어 있다.

현재 북한이 경제적으로 가장 크게 의존하고 있는 국가는 중국이고 그 다음은 한국이다. 북한의 대외무역 중 이 두 나라에 대한 교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최근 수년간 계속 높아져 지난해에는 근 2/3에 이르렀다. 또 대북지원 면에서도 한국과 중국이 가장 중요한 원조 공여국으로 추정된다. 한국과 국제사회(중국 제외)의 대북지원 추이를 보면 최근에는 한국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졌다.

참조). 중국의 경우 자료가 제대로 공표되지 않아 정확한 실상을 알기는 어려우나 공식적인 무상원조 외에도 비공식적으로 상당한 지원을 해주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북한에 공급되는 석유는 거의 전부가 중국에서 오고 있다. 한편 북한의 일본에 대한 경제의존도는 점점 떨어지고 있다. 북한의 대일교역 규모는 계속 축소되어 왔고, 조총련의 대북 송금 규모도 최근에는 크게 줄어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미국이 북한에 경제제재를 하고자 한다면 한국과 중국의 협조가 꼭 필요한데, 한국이 한미동맹의 틀을 유지하는 한 미국의 정책을 따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중국의 동참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다. 또 경제제재 문제를 유엔 차원으로 가져갈 경우에도 중국의 지지가 필요하다. 만약 중국이 동참하지 않는 상황에서 한미일 3국이 대북 제재에 들어간다면, 중국이 원조나 교역을 늘림으로써 이를 상쇄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강도 높은 제재로 북한이 큰 타격을 받게 된다면, 대규모 난민이 중국의 동북지방으로 흘러들어와 중국 사회에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중국으로서는 북한경제를 안정화시키기 위한 조치를 취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이제까지의 강경노선에도 불구하고 경제제재를 실행하지 못했던 것은 바로 이런 어려움을 예상했기 때문일 것이다(좀 더 상세한 내용은“대북 경제제재 실효성 있나”, LG 주간경제, 2003. 6. 4 참조).

군사적 조치의 위험성

군사적 조치는 미국이 중국의 협조 없이 독자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경제제재보다 우선적으로 검토될 가능성도 있다. 우선, 가장 유력한 조치로는 PSI(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 Weapons of Mass Destruction Proliferation Security Initiative)의 발동을 들 수 있다. PSI란 미국 주도로 2003년에 발족된 국제협력체제로서 해상봉쇄, 수색 및 압수 등 PSI 가입국의 협동 군사작전을 통해 대량살상무기, 마약 등의 국제적 확산을 방지하겠다는 구상을 말한다. 이와 함께 북한의 장사정 대포를 겨냥한 신무기의 배치, 한반도 해역으로의 항공모함 추가 파견, 각종 공군기 및 지상군 추가 파견 등 빠른 시간 내에 한반도 주변 전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함으로써 북한을 군사적으로 압박할 수 있다. 이러한 군사적 압박은 한국과 국제사회에 매우 심각한 위기 상황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북한의 입장에서도 군사적 압박은 경제제재보다 훨씬 더 큰 위협으로 느껴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북한에게 핵 보유는 이득이 될 수 없고 오히려 고립과 위험을 자초할 뿐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매우 효과적인 방안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북한이 위협을 느낄수록 더더욱 대화를 거부하고 핵개발을 비롯해 군사력 강화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군사적 압박이 핵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또한 이런 식의 군사적 압박은 자칫하면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너무나 위험한 방법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그중 가장 극단적인 방법인 북한 핵시설에 대한 공격은 즉각적으로 한국 수도권에 대한 북측의 대응공격을 초래할 가능성이 매우 높고, 전면전으로까지 비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상의 사정을 종합해 볼 때 앞으로 전개될 상황은 아래 네 가지 시나리오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시나리오는 반드시 서로 배타적인 것은 아니다. 즉 한 시나리오에서 다른 시나리오로 언제든지 국면 전환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1993~94년 북핵 위기 당시에도 북미간의 협상은 협상과 대결 국면이 번갈아 나타나는 지그재그 양상을 보인 바 있다. 북한의 핵보유 선언으로 조성된 현재 상황은 2번 시나리오의 개시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 당분간 2번 시나리오가 계속되다가 상황이 호전되어 1번 시나리오로 갈 수도 있고, 외교적 노력이 실패해 3번 시나리오나, 극단적으로는 4번 시나리오로 갈 수도 있다. 또 그 역방향으로의 전환도 가능하다.

● 시나리오 1 : 6자 회담 재개
미국, 중국, 한국 등이 공식적, 비공식적인 채널을 통해 북한을 설득하거나 또는 북한에 제재나 압력을 가한 결과, 북한이 6자 회담에 복귀하는 데 동의한다. 새로 열린 6자 회담에서는 이제까지 미국과 북한이 취했던 입장에서 한발씩 물러나 타협점을 모색한다.

● 시나리오 2 : 긴장 속 대치
북한이 여전히 6자 회담 복귀를 거부하는 가운데, 한, 미, 일 3국은 북한에 대해 취할 수 있는 강경 조치를 검토하면서 북한에 경고 메시지를 보낸다. 상당 기간 외교적인 압력을 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반응을 보이지 않을 경우, 남북경협 속도조절, 일부 품목 교역 제한, 조총련 대북송금 제한, 북한선박 입항검사 강화 등 비교적 가벼운 제재조치가 실행된다. 이 단계에서는 인도적 대북지원은 계속되며 군사적인 조치도 아직은 실행되지 않는다.

● 시나리오 3 : 위기 확산
대화 재개 노력이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고 판단내린 미국이 PSI를 발동해 해외, 특히 주요무기수출처인 중동지방으로 나가는 북한 선박을 차단한다. 이와 함께 한, 미, 일 3국이 중심이 되어 상업적 교역을 전면 또는 일부 중단하고 인도적 대북지원도 크게 감축한다. 북한이 이에 반발해 장거리 미사일 발사실험, 대규모 군사훈련 등으로 맞서면서 한반도 전쟁위기에 대한 우려가 국내외에서 크게 확산된다. 미 항공모함의 추가 파견 등 한미 연합전력의 강화도 이루어진다.

● 시나리오 4 : 군사적 충돌
북한이나 미국, 어느 한쪽의 선제공격으로 군사적 충돌이 발생한다. 이는 우발적인 사건일 수도 있고 계획적인 공격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 또 국지적이고 일시적인 충돌로 끝날 가능성도 있지만, 전면전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지전일 경우 피해는 경미한 수준에 그치겠지만, 위기감이 극도로 고조되면서 커다란 경제 사회혼란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전면전의 경우에는 막대한 인적 및 물적 피해가 불가피하다.

핵협상 타결/결렬 가능성은 반반

중장기적으로 북핵 위기의 결과는 어떻게 나타날까. 종전에는 최종적으로는 핵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북한 같은‘불량 국가’에 대해 단순히‘비핵화’에 머무르지 않고‘독재정권 종식’까지 목표로 삼는 미국 정부 내 일부의 강경노선을 고려할 때, 이제는 타결 가능성과 결렬 가능성을 반반으로 보는 것이 보다 현실적인 판단으로 생각된다. 즉 이제는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과 장기간 공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뜻이다. 핵협상이 타결될 경우 북한체제는 장기적으로 개혁·개방의 길을 걸을 가능성이 높으나, 외부 지원에 의지하면서 현 체제를 고수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또 핵협상 실패로 북한이 고립화된다고 해서 반드시 북한체제가 붕괴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북한체제는 경제적·사회적 혼란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안정성을 유지하는 능력을 과시해 왔다. 국제적 고립 속에서도 최소한의 지원만 얻어낼 수 있다면 기존 체제를 상당 기간 유지해 나갈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이렇게 볼 때 북한이 개혁·개방에 성공할 가능성과 현 체제를 고수할 가능성은 비슷하고 체제 붕괴 가능성은 그보다는 낮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판단된다.

● 시나리오 1 및 2의 경우
6자 회담이 재개되는 시나리오 1의 경우 북핵 문제는 우리 경제에 큰 부담이 되지 않을 전망이다. 도리어 회담이 상당히 진전될 경우 다소나마‘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되는 계기가 될 가능성도 있다. 예전에도 북핵 위기가 진정되는 과정에서 주가와 원화가치가 상승하고 외화차입 시 가산금리가 떨어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북한과의 대화가 중단되고 대북제재가 검토되는 시나리오 2의 경우 금융시장을 중심으로 단기적인 충격이 발생할 수 있으나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고 나면 다시 진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1993년 5월 북한의 노동미사일 발사실험과 2003년 1월북한의 NPT 탈퇴 선언의 경우 곧바로 주가와 원화가치가 동반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또한 북한 금창리에 대규모 지하 핵시설이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곧이어 북한이 미사일 발사 실험을 했던 1998년 8월과 북한의 핵 연료봉 재처리가 진행되었던 2003년 2월에는 달러화 표시 외평채(외국환평형기금채권) 가산금리가 각각 5.5%p와 1%p 급등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금융변수들의 급등락 현상은 계속 지속되지 않고 이후 대북 협상의 진전 및 시간의 경과에 따라 점차 진정되는 양상을 보였다. 더욱이 최근 들어서는 금융변수들이 북한관련 뉴스에 예전처럼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 경향마저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이번 북한의 핵 보유 선언은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북핵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우리 금융시장에 일종의 면역효과가 생긴 셈이다.

● 시나리오 3의 경우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뿐만 아니라 군사적 압박까지 가시화되는 시나리오 3의 경우, 고조되는 지정학적 위기가 우리 경제 전반에 걸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국제신용평가 기관들의 국가 신용등급 하향 조정에 대한 우려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98년과 2003년 북핵 위기 당시에는 국가 신용등급에 변화가 없었지만, 당시에는 북한과의 갈등이 경제적, 외교적 측면에 국한되었다. 만약 그 때와 달리 북한에 대한 경제적, 군사적 제재가 실제로 실행되면서 위기감이 고조된다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급격히 높아질 것이다. 투자자금의 국내 금융시장 이탈과 금이나 미 달러화 등 안전자산 매집이 현실화되면서 주가, 환율, 금리 등의 변동성도 급격히 확대될 것이다. 또한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악화됨에 따라 소비와 투자마저 위축되면 경기는 정상수준보다 큰 폭으로 움츠러들 수 있다.

군사적 긴장의 고조가 경제 전반에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했던 대표적인 사례로 1995~96년에 독립 선언 여부를 놓고 중국과 마찰을 빚었던 대만의 경우를 들 수 있다. 양국 간의 갈등은 1996년 3월 중국의 미사일 발사 실험과 대만의 방위체제 강화, 미국의 항공모함 파견 등으로 첨예화되었다. 양안간 긴장 완화를 주장한 이등휘 후보의 총통 당선으로 군사적 충돌은 피했지만 그 과정에서 대만 경제는 커다란 손실을 입었다. 1995년 중반 이후 대만의 주가는 약 31%, 통화가치는 8.7%나 하락했다. 1995년 상반기 7%를 상회하던 대만의 경제성장률은 1995년 4분기에는 4.9%로 급락했고 기업들은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렸다.

● 시나리오 4의 경우
군사적 충돌이라는 극한 상황이 발생하는 시나리오 4의 경우, 우리 경제에 막대한 손실이 발생하는 것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차 대전 이후 주요 선진국의 본토에서 심각한 군사적 충돌이 발생한 사례가 거의 없어 그 피해를 추산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설령 단 며칠간의 국지전일지라도 한반도에서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경우 그 충격은 미국 9.11 테러의 수 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9.11 테러가 비록 미국 본토에서 발생하였고 대규모 인명 및 재산 피해가 발생하기는 했지만 일회성 사건에 불과했고 전면적인 군사전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9.11 당시 미국은 테러 발생 직후 일주일 동안 주가는 14.3%, 미 달러화 가치는 4.1%나 급락했고 4분기 경제성장률은 0.2%로 하락했다. 만약 충돌이 전면전으로 확대될 경우 그 피해는 실로 추산하기 어려울 정도가 될 것이다. 우리 경제에서 거의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는 수도권이 북한과 인접하고 있어 대규모 군사 충돌 시 막대한 피해를 입는 것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슬기로운 대처 필요

이제까지 살펴 본 시나리오 가운데서 단기적으로 3, 4번 시나리오보다 1, 2번 시나리오의 가능성이 훨씬 높아 보인다. 이라크에 아직 발목이 잡혀 있고 이란 등의 핵개발 계획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 미국이 당장‘북한 다루기’에 본격적으로 나서기는 부담스러울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그 경우 우리 경제에도 큰 영향은 없을 전망이다. 그러나 상황이 악화되어 3, 4번 시나리오가 전개될 가능성 역시 상당히 높으므로 우리 정부는 최대한의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 북핵 위기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대처해야 할 것이다. 우리 기업들도 북핵 위기의 영향으로 경제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비상시의 대처 방안을 사전에 마련하고 재무구조 개선 등에 한층 힘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LG경제연구원 김석진 부연구위원/조영무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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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부연구위원/조영무 선임연구원 3777-0527